사람으로 왔는데 중생으로 갈 수는 없잖아 - 지극히 평범하고 게으른 산골중의 성장기
법혜 지음 / 빈빈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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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 왔는데 중생으로 갈수는 없잖아"라는 제목에 아~ 스님이 쓰신 책이구나 해서 읽은 책이다.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기독교에대한 언급은 많이 되는데, 불교쪽은 책 한권정도 읽어본게 전부라.. 그냥 궁금했다. (아, 법정스님 책을 몇권 읽기는 했었다.ㅎ)


이 책은 내가 생각했던 불교에 대한 책은 아니다. 책의 부제에 있었다. "산골중의 성장기"  어쩌다보니 스님이 되신 법혜스님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책은 모르는중, 헤매는중, 어리석은중, 찾아가는중 등등의 스님의 성장기에 따라 중제목과 그 제목에 해당하는 소제목들로 구성되어 있다. 불교라는 종교에 대한 가르침도, 스님으로써 불자들을 인도하기 위한 가르침도 어떤 것도 없다. 이 책은 그저 스님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읽고 있다보면 스님의 가신 길과 스님이 그 길속에서 깨달으신 것들에 숙연해진다. 그 길이 스님의 가르침이란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종교를 믿지 않지만, 누군가의 인생에서 종교를 믿으라고 설득하고자한다면 한낱 말로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종교를 믿고 있는 자신을 존경하게 만들어, 그사람을 닮고자하는 마음을 갖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참 종교인의 자세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는데, 내게는 책의 저자인 법혜스님의 삶이 그런 모습으로 보였다.


어쩌다 중이되신 법혜스님은 훌륭하신 첫번째, 두번째 은사님으로부터 가르침을 얻어, 산골 100년쯤 된 암자를 고쳐 수행을 하시다 더 깊은 공부를 해보고자 미얀마로 가셨다. 우리나라와 많이 다른 미얀마에서 '담마'를 만나 불자의 길의 방향을 깨닫고, 서울로 돌아와 봉평의 암자에 자리잡아 공부하는 스님으로 살고 계신다고 한다. 첫번째 암자에서, 미얀마에서, 지금의 봉평에서 스님이 살아내신 삶을 죽 읽다보니, 내가 불교를 믿는다면 나는 "중생으로 가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사람은 못 되겠구나...ㅠ) 육체적 불편함도, 사회적 불편함도 뭐가됬든 불편함 자체를 요만큼도 못참아내는 사람으로 나는 이리는 못살겠네...하는 생각에 정진은 커녕 투덜대다 안해!이러고 그만둘 사람이라..ㅠ


책을 읽다 문득 생각이 딴길로 빠졌던 부분이 있다. 스님께서 미얀마에 계시던 때의 글인데, 그 당시에 미얀마 정부가 행정수도를 옮기면서 지출이 늘어 물가를 올렸는데, 버스요금이 무려 2배에서 4배가 올라 승려분들께서 평화시위를 했었단다. 이유는 그로인해 국민이 물가상승으로 인해 고통과 불안에 시달리기에 그걸 알리고자 발우를 거꾸로 엎어들고 마을을 돌며 불경을 읊는 평화시위를 한것이다. 허나 그 이틑날부터 군대진입해 온 절을 돌아다니며 승려들을 체포하고 때리고하다가 저항이 일어나니 계엄령을 선포하고 무력진압을 한것이다. 그때 한국스님들께서 미얀마의 절에 묵고계신 스님에게 비행기표를 내밀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귀국을 종용하셨다고 한다. 그때가 2007년 이였다. 1997년에서는 군부에의한 미얀마 시민의 대학살이 있었고, 그때는 산채로 불태워지거나 묻혀죽은이도 태반이였다니, 지금 다시 군부가 세력을 잡고 시위하는 일반인을 어떻게 대하고있을지, 상황 자체가 감히 상상도 할 수 조차 없었다.  우리나라의 민주화운동시기보다 더 가혹하지 않을까하는 끔찍한 생각이 자꾸들어서. 어서 빨리 저 쿠테타가 종식되기를 기원한다.


책에서 나에게는 종교적인 부분을 생각치 않더라도 한 인간의 삶을 놓고보더라도 배울점은 분명히 있다. 조금의 불편함도 참지 못하는 내게, 무엇하나 제대로 못해내는 내게, 타인의 시선과 말에 일희일비하는 내게, 무엇이 나에게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Good!


' "나는 장미 한 송이를 사지 않겠다"라고.

어떤 이가 장을 보러 갔다가 아름다운 장미꽃을 보고 너무나 마음에 들어 무엇을 사러 갔는지도 잊고 장미 한송이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더란다. 꽃을 사 왔건만 꽂을 데가 없어 꽃병을 샀고, 꽃병을 사고 보니 꽃병을 둘 식탁이 없어 식탁을 샀는데 식탁과 부엌과 어울리지 않더란다. 식탁을 사고 보니 부엌이 마음에 안 들고, 식탁과 어울리는 부엌을 지었더니 집이 부엌과 어울리지 않더란다. 하여...

욕심의 끝은 가엽고 한없다.'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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