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예언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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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자전적 에세이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를 통해 그의 세계관과 작품의 특성을 알게 되니 이번 신작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가가 관심을 가지고 깊이 있게 이야기하던 명상과 최면을 이번 작품에서도 주된 소재로 사용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현재의 선택을 통해 우리의 미래는 다양한 모습을 지닐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꿀벌의 예언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1편에 이어 2편에선 르네와 랑주뱅은 각자의 전생이 쓴 예언서가 이 꿀벌의 예언서가 되도록 서로 경쟁을 벌이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 협심해 끝까지 이 예언서의 흔적을 쫓아 이스라엘에 이어 키프로스를 거쳐 다시 프랑스로 돌아온다. 교수의 딸 멜리사도 함께 전생을 만나고 예언서를 찾는 데 동참한다. 하지만, 이 예언서가 이들의 손에 들어오는 것을 방해하는 인물이 끊임없이 등장하며 이들의 여정은 끝이 없어 보인다.

 

전체 식물 종의 80퍼센트가 꿀벌이 있어야 번식을 할 수 있어요. 꿀벌의 실종은 우리가 그 파장을 예측하기 힘든 어마어마한 환경 재난을 불러올 거예요. 꿀벌에 의한 수분을 사람이나 로봇을 이용한 인공수분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를 이미 중국에서 한 바 있어요. 하지만 효율이 형편없었죠. 꿀벌을 구하는 일은 여러 가지 환경 문제 중 하나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생존을 위한 투쟁입니다.(p.221)

 

예언서에 따르면 이 세계는 3보 전진 2보 후퇴의 법칙을 따를 것이라고 하네. 3보 전진의 단계에서는 공감과 연민에 바탕을 둔 조화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지. 인류의 평화와 연대를 위해서 말이야. 그러다 갑자기 폭력과 몽매주의와야 만이 지배하는 위기의 순간이 찾아온다는 거야. 그러면 인류는 진보를 멈추고 후퇴하는 거지. 2보 후퇴의 시기야.(p.232)

 

암울한 미래를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솔로몬 성전에서 찾은 호박 속 여왕벌과 예언서, 과거 속 십자군 전쟁 때의 성전 기사단의 활약 그리고 르네 일행의 전생 여행은 아주 흥미롭다. 기원전 역사로부터 시작해 현재와 미래까지 넘나드는 작가의 상상력이 매우 놀랍다. 역사적 배경을 잘 안다면 더 흥미롭게 이 작품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꿀벌의 예언은 지금, 이 순간의 편리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구의 미래를 위해 현재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이 무엇인지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지구 환경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일부 사람의 책임이 아닌 우리 모두의 책임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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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예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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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자전적 에세이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를 통해 그의 세계관과 작품의 특성을 알게 되니 이번 신작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가가 관심을 가지고 깊이 있게 이야기하던 명상과 최면을 이번 작품에서도 주된 소재로 사용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현재의 선택을 통해 우리의 미래는 다양한 모습을 지닐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꿀벌의 예언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순간 인간에게 남은 시간은 4년뿐이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저자의 전작 기억에서 주인공 르네 톨레다노가 이번에도 이야기를 이끈다.

역사 선생님이던 르네가 이제는 오팔과 함께 <판도라의 상자>라는 최면 공연을 통해 사람들이 전생을 경험하도록 이끈다. 공연 참가자였던 베스파가 30년 뒤의 미래를 경험한 것을 발단으로 지구 온난화, 인구 폭발 시대와 더불어 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르네는 과거, 현재, 미래를 오간다.

 

무분별한 살충제의 사용으로 수분() 곤충의 70퍼센트가 사라졌는데도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 꿀벌 실종에 결정타가 된 일이 있었어. 2004년부터 프랑스에 대량 유입된 등검은말벌의 등장 말이야.(p.70)

 

미래의 르네는 2047년 지구상에서 꿀벌이 사라진 후 식량부족 사태가 결국 20533차 세계대전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꿀벌의 예언이라는 책을 찾으라고 당부한다. 이를 위해 대학교 스승인 알렉상드르 랑주뱅 교수와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들의 전생은 예언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1099년 예루살렘의 십자군 전쟁의 과거를 기점으로 하고 현재는 이 예언서를 찾기 위해 이스라엘에서 험난한 여정이 시작된다. 또한, 르네의 모험 이야기와 <므네모스>의 역사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나오는데 이는 역사적 사실과 상상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들어맞아 이야기의 흥미도를 상승시킨다. 이 예언서를 찾아가는 여정의 남은 과정은 2부에서 만나보자.

 

 

므네모스 : 존재의 세 가지 이유

우리가 태어나는 이유는 세 가지 때문이다.

1. 배우기 위해.

2. 경험하기 위해.

3.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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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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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공상 과학과 철학적 성찰과 풍부한 스토리텔링의 독특한 조화를 이뤄냈다고 평가받는다. 그의 다양한 방면의 깊이와 성찰이 어떻게 이야기로 탄생할 수 있었는지를 이번 신간 베르나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는 어릴 적부터 평범한 아이라기보다는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에 더 흥미를 느끼며 학교 선생님들에게는 암기력이 떨어지는 엉뚱한 아이로 평가받았다. 공부에 대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9살부터 시작된 강직척추염으로 신체적인 건강마저 허락받지 못해 힘들었던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좌절의 한가운데서도 책을 통해 사람을 통해 삶의 용기와 글을 쓸 용기를 얻는다. 현재의 성공한 작가인 그를 보면 과연 그가 이런 좌절의 기간이 있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책과 사람을 통해 자극받은 것도 그러하지만 자신만의 확고한 색채를 지닌 작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매일 정해놓은 시간에 글을 쓰는 꾸준함과 성실함 그리고 주변에선 성공하지 못했을 거란 장르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었다.

 

물에 빠졌을 때 밑바닥까지 가라앉아야 비로소 바닥을 차고 위로 솟구칠 에너지가 생기는 걸까.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고등학교 과학 계열 진학에 실패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직척추염까지 재발해 몸이 마비되었던 그해에 내 삶의 모든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해 준 인물을 만나게 되었다. (p.53)

 

내 글쓰기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글 쓰는 당사자인 내가 느끼는 기쁨이기 때문이다. (p.302)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는 그런 기회는 얼마나 소중한가...... 모든 것이 <당연하지도>, 필연적이지도 않고, <응당> 그래야 하는 것도 아님을 자각하는 건 또 얼마나 중요한가. (p.416)

 

그가 삶의 본질과 의미, 영성, 윤회와 같은 분야에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된 과정을 보면 그가 매우 개방적이고 열린 생각을 하는 사람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본국 프랑스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고 그의 작품 총판매량의 절반인 한국에 대한 그의 특별한 애정을 이 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에 대한 에피소드도 반가웠지만, 그가 신혼여행지인 인도에서의 일화 또한 이번에 읽었던 화이트 타이거에 이어, 또 한 번 인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더 반가웠다. 자전적 에세이인 이 책은 작가 베르나르의 작품 탄생의 여정에 대해 알아가는 것 외에도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도 분명 좋은 지침서가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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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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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강의 부커상 수상 이후 매년 부커상에 관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2022이처럼 사소한 것들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아일랜드 작가 클레어 키컨의 국내 초역 작품인 맡겨진 소녀2009년 데이비 번스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이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말없는 소녀또한 세계 관객들의 열렬한 호평을 받으며 올해 53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소녀에겐 언니 둘에 남동생 하나 있다. 그리고 이제 곧 엄마 배 속에 있는 동생이 태어날 것이다. 먼 친척인 킨셀라 부부 집에 맡겨진 이 소녀는 부모에게서 받아보지 못한 따뜻한 포용, 애정 그리고 사랑이 낯설고 어색하다. 이런 어색한 불편함은 점차 사라지고 킨셀라 부부와 지내며 서로 간의 애정과 사랑이 깊어지며 서로에게 필요했던 빈 공간을 메꿔나간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함을 알기에 이 행복한 시간이 편치만은 않다. 이웃을 통해 킨셀라 부부의 아픔을 알게 되고 또한 이 일로 해야 할 말만 해야 함을 배우게 된다. 집으로 돌아오라는 엄마의 편지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불쌍하기도 하지." 아주머니가 속삭인다. "네가 내 딸이라면 절대 모르는 사람 집에 맡기지 않을 텐데." (p.34)

 

아저씨가 손을 잡자마자 나는 아빠가 한 번도 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음을 깨닫고, 이런 기분이 들지 않게 아저씨가 손을 놔줬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힘든 기분이지만 걸어가다 보니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나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의 차이를 가만히 내버려 둔다. (p.71~72)

 

짧지만 긴 소설을 읽은 듯한 느낌과 여운으로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킨셀라 부부와 아이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이 잔잔히 그려지는데 그 감동의 여운은 오래도록 남는다. 열린 결말로 인해 소녀에게 이 행복을 영원히 주고 싶은 마음을 혼자 그려보았다. 낳는다고 해서 부모의 소임을 다 한 게 아니며 아이를 위한 따뜻하고 진정 어린 사랑과 애정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러시아의 문호 안톤 체호프, 같은 아일랜드 작가 윌리엄 트레버와 견주어지며 국제 문학계의 떠오르는 별로 꼽히는 클레어 키건의 다른 작품도 번역본이 나와 만나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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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미궁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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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포문학단편선3에 단편소설 <선잠>으로 데뷔한 후 공포 미스터리와 스릴러 장르를 병행해 작품을 쓰고 있는 전건우 작가의 신작 안개 미궁속 출구 없는 미로 속에 갇힌 이들의 죽느냐 사느냐의 탈출 게임을 만나보았다.

 

붉은 안개가 내려오면.……

세상이 무너지고……

새로운 차원이 열려……

이계의 것들이 쏟아져 나온다.

선택된 자들만이 ……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p.147)

 

10명이 미궁에 갇혀 목숨을 건 미션을 통과해야 한다. 자신의 이름, 나이, 직업만 기억할 뿐 다른 어떤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은 왜 이곳에 모이게 된 것일까? 어린아이가 그려놓은 조잡한 그림 같은 이 공간은 미션 단계마다 순간 이동처럼 변한다. 자신들을 누군가 지켜보며 소름 끼치는 목소리로 지시하는데 늑대인간, 홍수, 살인 나방, 공룡, 악귀 등이 나타나며 미션은 쉬운 단계부터 어려운 단계로 이어진다. 미션을 통과하면서 죽게 되는 사람들과 살아남은 이들은 드디어 이곳에 갇힌 이유를 떠올리게 된다. 한 사건과 연관된 다른 이들과 달리 유민욱은 이 사건과 관련이 없지만 그의 직업은 다른 이의 무의식에 들어가 전이를 하는 다이버임을 기억해 낸다.

 

우리를 가지고 노는 이 자들은 끊임없이 선택을 하게 만들어. 그리고 그 선택들은 우리의 죄책감을 자극하고. (p.142)

 

한편 실종된 사람들을 찾던 민간조사원 나도희는 실종된 사람들의 공통점이 <안개 미궁>이라는 게임과 관련이 있음을 발견한다. 나도희는 민욱과 친분이 있었고 그 또한 나도희에게 긴박한 음성 메시지를 남긴 후 실종된 사실이 밝혀지며 <안개 미궁> 게임과 무의식 전이의 관계점을 찾아 나선다.

 

미션을 통과하면서 매 위기의 순간 사람들은 타인을 돕고 협력하려는 모습과 자신만 살아남기 위한 이기적인 본성을 드러내며 난관의 난관을 거듭한다. 순간적인 충동과 귀찮다는 이유로 간과한 사건의 피해자가 받은 상처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복수를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결국 살인에 이른다. 이런 복수심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또 다른 악의 등장은 문제해결의 긴장감을 더 배가시킨다. 다음 미션이 궁금하고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증과 함께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마주한다. 흥미진진한 미스터리와 인간의 본성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이야기에 빠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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