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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의 청년들 - 한국과 중국, 마주침의 현장
조문영 외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10월
평점 :
2022.01.05.수 #21_115 #협찬도서
[문턱의 청년들_한국과 중국, 마주침의 현장]
글_ 조문영,류연미,김수아,이응철,유빙,양승훈,채석진,김기호,우자한,한선영,문경연,펑진니,이보고 / 엮음_ 조문영 / 펴냄_ 책과함께
한국과 중국, 그 사이와 너머의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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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두 나라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이 국경이라는 주권적 경계뿐 아니라 자신을 가로지르는 여러 다른 경계와 씨름하면서 어떤 궤적과 실천을 만드는가를 현장 연구를 통해 살펴본 이 책은 총 3부로 나뉘었다.
1부에는 기존의 통념, 불안, 혐오와 고투하며 때로 친밀성을 위태롭게 자본화하는,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운 의미의 집-가족을 실천 중인 한중 여성 청년들의 모습을 담았다.
2부에는 한국과 중국의 청년들이 취약한 노동 환경, 지역 편차, 공론장의 위계와 씨름하면서 제 일터와 삶터를 모색하고, (불)공정에 대한 감각을 벼리는 과정을 살폈다.
3부는 한국과 중국이 유학과 팬덤, 기술과 창업을 매개로 연결되고, 남한과 북한, 중국 대륙과 대만이 청년들의 여러 활동을 통해 교접하면서 '마주침의 장소들'을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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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여성'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 난 이 책에서 처음 접했다. 중국에서 일반적으로 고학력, 고소득의 27세(!) 이상의 여성들로 2010년을 전후하여 결혼하지 않은 여성을 '잉여여성'이라고 칭하며 노동력 부족, 낮은 출생률, 노인 요양 등의 여러 문제를 여성의 비혼 탓으로 돌리며, 독신으로 사는 것을 자기 의지에 따른 결정이 아니라 무엇인가 부족하고 모자라 타의에 의해 '선택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잉여여성'은 실패한 사람으로 치부되고,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이런 경멸적 시선의 대상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89)
잉여여성이라는 용어는 여성을 오로지 결혼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살아가는 존재인 것처럼 묘사하며 여성들의 재능과 능력을 애써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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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서 1가구 1자녀를 요할땐 언제고, 남녀를 막론하고 그 자녀들이 교육과 생활이 잘나가 자신의 삶을 영유하고픈 마음은 당연할테고, 그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결혼하지 않는 것일 뿐인데 유독 여성에게만 '잉여여성'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죄인 취급하는 것일까?
임신출산으로 경단년가 되는 우리나라 여성들.
돈이 없어 아이를 낳지 않는 것보단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에 더 많은 시간과 돈이 들고 아이가 생기기 이전의 자신의 삶이 중단되기에 아이(낳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 몇 명 낳으면 돈 준다며 정책을 남발하기 보다 낳은 이후에 아이를 키우면서도 경력이 단절되지 않게 하는 정책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중국 여성에 관한 글이었지만 우리나라 정책 생각이 드는 꼭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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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누구' : 미디어에 재현되는 청년들은 대개 '모범생'들이다. 중고등학교 한 반에 30명만 있을 때 1~5등에 속했던 청년들이다. 80%가 넘는 나머지 청년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ㆍ'어디' : 미디어에 투사된 청년들을 조금 거리를 두고 살펴보면, 서울, 특히 마포구 반경 5km 이내에만 청년들이 존재한다는 느낌이 든다.
ㆍ'무엇' : 시험을 잘 보고 시험을 치르고 또 치르고, 마치 일련의 RPG 게임 퀘스트나 미션을 수행하는 청년들만 청년이 되고 만다. 오로지 몇 가지 종류의 '취준(취업준비)'을 수행하는 학생들만 청년의 범주에 잡히기 일쑤다. 지역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중앙 미디어에 등장하지 않을 뿐일지 모른다.
(138~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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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청년이 아니기에, 나는 19세 중반부터 꾸준히 회사를 다니고 있기에(중간에 임신출산으로 2년정도 쉰 텀은 빼고) 청년 실업률, '청년'이 '누구(who)'인지, '어디(where)'에 있는지, '무엇(what)'을 하는 사람으로 봐야하는지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언론에서 다루는 사안에 대해 심각하다 여겨본 적도 없다.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 국회의원들. 상위 15% 내외의 청년들을 위한 정책보단 모든 청년들을 아우를 수 있는 정책도 생각해 봐야하는 건 아닐까? 자신들의 자녀 및 부를 누리는 자의 자녀는 선택받은 존재이고 15% 범주 안에 들어가니 알맞은 혜택을 누리고, 그 외의 청년들은 무엇하러 대학을 가는지, 그냥 마이스트고등학교 등 직업계 고등학교를 나와서 바로 직업을 갖게하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런 의미로 말했든 아니든 말이다.) 어느 청년들이든 기회부터 주어지지 않는다면 누가 공정함을 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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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수록된 13편의 글 중에 내 눈에 띄고 생각거리를 던져준 글은 역차별을 논하는 2번째 글, 잉여여성을 말하는 3번째 글, 쇼장방송의 4번째 글, 청년과 공장을 얘기하는 5번째 글이었다. 내가 10년만 젊었더라면 중국 한류 팬덤 글에 두눈이 반짝일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아이돌은 팀명만 아는 아이돌이 더 많은 상태이기에 패쓰~ 했다.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많은 어른들이 청년들의 이야기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나부터도 그래왔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문턱의 청년들이 세상에 나가기 위해선 누구든 관심을 가져줘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국가를 주무르는 (국민의 손발이 되어주겠다던) 그분들이 당신들의 밥그릇 싸움에 힘쓰기 보다 소외된 청년들의 정책에도 시선을 돌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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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어렵게~ 잘 읽었습니다.
고마워요~ 책과함께 @withbook_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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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말에 받은 책을 11월에 반 읽고 여태 버티다 이제사 다 읽었다.
초반 반이 넘나 힘들었.... 그 고비를 넘겼으면 2021년 안에 끝냈을텐데.. 어쨌거나 나의 끈기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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