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 마
에스더 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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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구나 여러 개의 자아로 살아간다. 페르소나라고 표현하기도 하지. 여러 개의 자아(ego)들은 한 개인이 처한 장소와 시간, 부여된 역할 에 따라 적재적소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

완전히 다른 문화권에 잠시 머무르는 것과 학령기를 통과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나는 작년까지 3년 동안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남미 국가에서 살았지만, 이미 취업과 가족형성이 끝난 시기였고 잠시 머무르는 것일 뿐, 뿌리내릴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 마>의 작가 에스더 김처럼 다문화 환경에 방황하거나 정체성 혼란을 느끼지 않았다. 작가는 어린 나이에도 다양성과 차이가 공존하는 곳에서 살아와서인지 '자기 돌보기' 면에서 내공이 느껴진다 . 나도 서른일곱이 되어서야 겨우 느끼는 것들을 통과하고 있는 사람의 글과 그림이었다.

 

1. 늘 궁금증을 갖고 지내요

여전히 세상에 대해서 배가 고파요. 늦은 밤은 깊은 대화, 다른 분야 사람들과의 만남, 처음 방문한 도시에서 만난 사람들, 낯선 도시를 구경하기, 늘 다니던 길목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산책하기, 새로운 운동, 창의적인 친구, 자발성, 창조적인 에너지, 좋은 음식, 미소, 함박웃음, 새로운 생각, 내 경험치를 넓혀줄 수 있는 책 . 늘 궁금하고 보고 싶어요.

 

 

2. 타인을 너무 이해하려고 하지 마세요

원래 불가능한 것을 내가 궁금해하는 것은, 이해 안 간다고 불평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란 걸 요즘 더욱 실감한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내가 이해할 수 없으니 그냥 다름만 인지하는 것으로 멈추어보자.

 

3. 분노 취급 설명서

화가 날 때가 있고, 그 화를 보인 것에 시간 지나 얼굴이 화끈거린 적도 있다. 그 순간 참을 것을, 왜 화를 냈을까 후회한 적도 많다.

나의 분노(anger)를 다른 곳에 쓰도록 하자. 분노를 원천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의 에너지를 삼아 불태워보자

 

욱하는 순간, 남는 것은 통제력을 잃은 내 모습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것뿐이거든요 . "

 

4. 생각의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줘요.

감성적이고 사려 깊은 '로즈 버니(Rose Bunny)'가 전하는 메시지다. 뇌가 열린 일러스트가 '맨 인 블랙(Men in Black)'을 떠오르게 한다. 러그에 편안하게 엎어진 로즈 버니가 책을 읽으면 뇌 속에서 새로운 버니들이 생산되는 걸 의미한다. 사실 '' 없이 창의적인 사고가 가능하긴 어렵다. 한가로움, 심심함이 창의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할 때가 많다 . 가끔 불필요한 파일을 제거해서 휴대전화 가용 공간을 넓히듯, 뇌 속도 깔끔하게 정리해서 공간을 확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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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읽는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다가오는 메시지와 그림이 다를 것 같다. 당신의 베스트는 무엇일지 직접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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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강아지 초롱이 읽기의 즐거움 35
박정안 지음, 이민혜 그림 / 개암나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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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암나무 출판사에서 이번에 <귀신 강아지 초롱이>라는 초등학생이 읽으면 좋을 어린이도서가 나왔습니다. 요즘은 세계책축제라고 하여SNS에서 다음 사람을 지명하여 책 몇 쪽의 다섯 번째 줄 적기 등의 릴레이 활동하는 모습이 눈에 자주 띕니다선선하고 따뜻한 주말에 나들이 장소에서 책 한 권씩 읽는 가족들의 모습도 낯설지가 않습니다.

 

요즘엔 학급에서 학생 전체 학생들과 '한 책 읽기' 활동을 함께 하곤 하는데요. 저희 반에서는 <귀신 강아지 초롱이>를 선택해 보았습니다. 학생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비율이 높고, 동물은 아이들이 많이 좋아하거든요. 실제 댕댕이들을 키우는 주비가 제일 먼저 독후감을 발표했네요. 준비는 제가 담임의 시선으로 봤을 때 판사가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자애롭고 객관적인 학생인데요, 감성 또한 풍부하여 어떤 우아한 여성으로 자랄지 늘 기대가 되는 학생입니다.

 

   

 

귀여운 초롱이 그림과 함께 실제 키우고 있는 강아지들이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 너무 가슴이 아플 것 같다는 문장에선 키워본 입장에서 공감이 많이 갔어요. 읽다보니 멕시코를 배경으로 했던 'Coco(코코)'라는 영화도 생각나구요. '죽은 자들의 날'에 저승에서 이승으로 건너와 후손들이 준비한 음식을 먹고, 살아있는 가족들을 볼 수 있는 1년 중의 유일한 날이죠. 우리나라에선 '제사'라는 문화로 설명이 되겠죠. 초롱이를 키우던 가족들이 '제삿날마다 오라'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그 날만을 기억하며 지내는 초롱이가, 용재 가족을 찾아와 건강하게 잘 살라고 말하고 떠나는 장면에선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합니다.

 

반려동물을 사랑하고 키우며 정도 들었다가, 어쩔 수 없이 그들과 이별을 해야 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한 번쯤 다가올 '죽음'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주기도 하네요.

 

동물을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얇고 아주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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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해자들에게 - 학교 폭력의 기억을 안고 어른이 된 그들과의 인터뷰
씨리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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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반]PD와 학교 폭력(가정 폭력이 포함된 경우도 있음)을 경험한 성인 여섯 다섯 명이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남자 반] 또한 같은 포맷이다. 다섯 시간이 넘게 진행된 인터뷰를 다듬고 다듬어 5분 남짓으로 만든 영상 '왕따였던 어른들'이 유튜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자 그 인터뷰 전문이 책으로 출간된 경우다. 나에게도 그런 상황들이 있었겠지. 그룹이 형성됐던 초등학교 5학년 때 나만 모르게 쪽지를 주고받던 나머지 친구들로부터의 소외됐던 순간도 있고, 고등학교 소풍 날 도시락 먹을 친구 정할 때 나만 마땅히 말할 친구가 없어 가슴이 콩닥콩닥 했던 기억도 스쳐 지나간다. 십이 년 동안 내가 상처받은 일이 설마 이 둘뿐이겠냐마는, 10명의 인터뷰이들처럼 나를 위해 잊었을 수도 있고, 나는 정말 다행히도 큰 상처 안 받고 기적같이 그 시간을 통과했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들이 당한 일, 당하기 전의 자신의 모습, 가해자들에게 하고픈 말, 내 가족이나 친구가 해줬으면 좋았을 말 등을 따라가다 보니 내가 앞으로 가져가야 할 말이 세 개로 축약됐다.

첫째, 내 탓이 아니다 . 내가 설명해야 하고, 상황을 극복해야 할 억울한 상황이 오긴 했지만 그 잘못을 나에게 돌리지 말자.

둘째, 도망갈 수 있으면 도망가라 . 삼십육계는 중요하고 효율적인 전략이다. 부딪혀서 아프면, 소중한 나를 보호하기 위해 내가 먼저 떠나는 것도 방법이다.

셋째, 나를 위해 노력하라 . 내 실력을 쌓아 복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나'를 만들기 위해 칼을 가는 시기로 쓰자.

이번 현장체험학습 가는 버스에서 '자유롭게 앉아'가 세상 떨리는 아이들을 위해서, 나는 교실 모둠과 짝꿍을 그대로 유지했다. 안심한 그 아이를 보면서 그렇게 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다. 우리 반 학생 모두가 제도 안에서 '안전함'을 느끼길 바란다.

‘왕따였던 어른들‘ 영상을 본 신랑이나 친구들은 어린 학생들이 높은 수위의 가해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많이 당황했고, 저에게도 위로를 건넸어요. 근데 오히려 저는 가해자들에 대한 화가 누그러들더라고요. 아무래도 수많은 타인들이 내 주변 사람들이 혼자 앓아야 했던 과거를 함께 공감해 주고 분노해 주는 게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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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이네 퇴비 하우스에 놀러 오세요
시마 오즈칸 지음, 오르한 아타 그림, 박진영 옮김 / 개암나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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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류와 함께 사체와 식물 등을 분해시켜 주는 고마운 생물, 지렁이에 관한 그림책입니다.

터키인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는데, 제가 언제 터키 그림책을 본 적이 있어야 말이죠.

처음 만난 터키 그림책인데 너무 귀여워서 꼭 소개해 드리고 싶어서 리뷰 남깁니다.

 

주인공 꿈틀이는 아파트 뒷마당 퇴비 상자에 사는 지렁이 입니다. 커피와 티백 찌꺼기, 달걀 껍데기 등과 같이 땅에서 분해되는 것들은 좋아하고, 플라스틱이나 깡통, 도자기처럼 땅에서 분해되지 않는 것들은 싫어합니다.

 

꿈틀이와 박테리아와 미생물 친구들은 함께 흙 속에서 퇴비를 만드는데요. 나무도막이나 음식물 쓰레기에서 양분을 얻고 똥, 오줌을 싸고 방귀를 뀌면 비옥한 '퇴비'가 만들어집니다.

 

5학년 1학기 과학책에 분해자로 균류나 박테리아가 나오는데요. 그 때 함께 읽어봐도 좋고, 더 어린 학년에서 접해도 어려움이 없을 듯 합니다.

 

너무 귀여운 꿈틀이가 퇴비 만드는 과정을 친절하게 설명한 <꿈틀이네 퇴비 하우스에 놀러 오세요>. 자녀와 혹은 제자들과 함께 읽어보세요!

갈색 재료, 녹색 재료, 공기, 물! 이 네 가지가 나와 퇴비를 행복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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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권의 기억 데이터에서 너에게 어울리는 딱 한 권을 추천해줄게 - 책을 무기로 나만의 여행을 떠난 도쿄 서점원의 1년
하나다 나나코 지음, 구수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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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딱 맞는 책을 추천하는 것은 굉장히 많은 능력을 필요로 한다 . 옛날부터 중매는 힘든 일이 아니었던가!

 

책을 소개하고자 할 때는 책에 관한 지식은 물론 상대방을 분석해서 간파하는 힘이 필수다.

그래도 지식이나 분석하는 힘만으로도 아직 무언가가 부족하다.”

만 권의 기억 데이터에서 너에게 어울리는 딱 한 권을 추천해줄게, 하나다 나나코(2019).

 

세상에 애서가는 많고, 다독가는 더 많다 . 책을 추천하기에 앞서 이렇게 많은 책을 읽거나 알고 있는 것은 분명 필수 조건이리라. 이 책의 제목도, 저자 '하나다 나나코'<빌리지 뱅가드>라는 일본의 서점 겸 잡화점에서 10년간 일하면서 관리한 책이 만 권이 넘는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 하지만 세상의 책을 엄청 많이 알고 있는 것과, 내 앞의 '한 사람'에게 딱 맞는 '책 한 권'을 잘 연결해 주는 일은 별개의 문제다. 이 별개의 문제를 풀기 위해 작가는 고민을 하고, 새로운 만남을 시도하고, 직장을 옮기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책 추천하는 일'에 다가간다 .

 

 

이 책은, 어른이지만 직업과 인간관계에 대해 계속 고민중인 한 개인의 성장 일기다.

 

작가가 진행한 '모르는 사람을 만나 책 한 권을 소개하기' 프로젝트는 1년이 안 되어 종료되었지만, 작가의 별거에서 이혼, 직장에서의 방황 및 구직과 전직에 관한 경험담은 WEBmagazine사이트에 연재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몰아 책으로 출판되기에 이르렀다. 하긴 인간의 생은 롤러코스터 같아서 어느 짧은 한 구간을 자른다 해도 다 드라마가 될 수 있는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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