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가해자들에게 - 학교 폭력의 기억을 안고 어른이 된 그들과의 인터뷰
씨리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0월
평점 :
[여자 반]은 PD와 학교 폭력(가정 폭력이 포함된 경우도 있음)을 경험한 성인 여섯 다섯 명이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남자 반] 또한 같은 포맷이다. 다섯 시간이 넘게 진행된 인터뷰를 다듬고 다듬어 5분 남짓으로 만든 영상 '왕따였던 어른들'이 유튜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자 그 인터뷰 전문이 책으로 출간된 경우다. 나에게도 그런 상황들이 있었겠지. 그룹이 형성됐던 초등학교 5학년 때 나만 모르게 쪽지를 주고받던 나머지 친구들로부터의 소외됐던 순간도 있고, 고등학교 소풍 날 도시락 먹을 친구 정할 때 나만 마땅히 말할 친구가 없어 가슴이 콩닥콩닥 했던 기억도 스쳐 지나간다. 십이 년 동안 내가 상처받은 일이 설마 이 둘뿐이겠냐마는, 10명의 인터뷰이들처럼 나를 위해 잊었을 수도 있고, 나는 정말 다행히도 큰 상처 안 받고 기적같이 그 시간을 통과했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들이 당한 일, 당하기 전의 자신의 모습, 가해자들에게 하고픈 말, 내 가족이나 친구가 해줬으면 좋았을 말 등을 따라가다 보니 내가 앞으로 가져가야 할 말이 세 개로 축약됐다.
첫째, 내 탓이 아니다 . 내가 설명해야 하고, 상황을 극복해야 할 억울한 상황이 오긴 했지만 그 잘못을 나에게 돌리지 말자.
둘째, 도망갈 수 있으면 도망가라 . 삼십육계는 중요하고 효율적인 전략이다. 부딪혀서 아프면, 소중한 나를 보호하기 위해 내가 먼저 떠나는 것도 방법이다.
셋째, 나를 위해 노력하라 . 내 실력을 쌓아 복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나'를 만들기 위해 칼을 가는 시기로 쓰자.
이번 현장체험학습 가는 버스에서 '자유롭게 앉아'가 세상 떨리는 아이들을 위해서, 나는 교실 모둠과 짝꿍을 그대로 유지했다. 안심한 그 아이를 보면서 그렇게 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다. 우리 반 학생 모두가 제도 안에서 '안전함'을 느끼길 바란다.
‘왕따였던 어른들‘ 영상을 본 신랑이나 친구들은 어린 학생들이 높은 수위의 가해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많이 당황했고, 저에게도 위로를 건넸어요. 근데 오히려 저는 가해자들에 대한 화가 누그러들더라고요. 아무래도 수많은 타인들이 내 주변 사람들이 혼자 앓아야 했던 과거를 함께 공감해 주고 분노해 주는 게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