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나만 없어 - 꿈꾸는 도서관 추천 도서
호세 비센테 사르미엔토 지음, 호세 안토니오 베르날 그림, 한어진 옮김 / 파랑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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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듣게 되면서 스마트폰과 각종 전자 기기로부터 방어를 해왔던 부모들의 걱정이 한 단계 격상된 것 같다. 내 주변은 온통 교사들뿐이지만, 나처럼 스마트 기기 완전 허용부터 절대 비허용까지 그 레인지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교사 부모는 대부분 자녀의 스마트 기기 시간을 제한하는 편이고 필요하다면 학습을 위한 제한된 사용만 허용하는 편이다. 중독과 관련된 부작용과 폭력성 및 현실감 저하 등의 문제를 더욱 잘 아니 걱정이 돼서 그렇다. 나도 안다. 하지만 나는 스마트폰 결핍에 의한 후 폭발의 위험성을 공존을 통한 독립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아이를 포노 사피엔스로 길렀다 . 잘했는지 잘못했는지는 모르겠다. 아이가 성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10년은 더 기다려봐야 알 일이지만, 이 책은 딱 지금 우리의 상황을 너무 잘 표현하고 있다 .

 

챕터북 형식이다. 이제 막 독립적 읽기를 시작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이라는 주제와 닌텐도 모양의 페이지 아이콘, 픽셀 느낌의 제목, 아이폰 화면의 용어 소개 는 흥미진진할 것이다. 그림도 심심치 않게 나와 빠른 속도로 읽힌다.


내용 하나는, 2010년에 스마트폰 탄생과 더불어 Digital Native로 태어난 올해 4학년 학생들을 가진 전 세계 모든 집에서 벌어질 법한 아주 중요한 화두다.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허락할 것인가 막을 것인가?' 정말 그것이 문제다. 주인공 '후안'은 교실에서 스마트폰이 없는 유일한 학생이다. 모든 사회생활을 디지털 세계에서 하고 있는 디지털 원어민들에게 그 세계에 접속하는 스마트폰이 없다는 것은 입장권이 없다는 말과 같다. 기성세대인 '후안'''의 부모님은 디지털 이민자들이기 때문에 과학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하며 자라온 세대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탄생을 스마트폰과 함께 했다. 하지만 자녀의 생활 지도는 부모의 교육관에 따르고, 디지털 사용의 유해함이 걱정되는 부모는 당연히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고 싶을 것이다. '후안'의 부모가 그랬고, 그로 인해 '후안'과 그 외의 모든 친구들은 철저히 분리 되었다.

중간에 스마트폰이 없다고 친구들이 괴롭히는 장면에서 '후안'이 속으로 생각한다. '차라리 무시해 줘!' 왜냐하면, 그 순간만이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자아존중감으로 친구들과의 '다름'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으려면 보통의 정신력으로는 매우 힘들 것이다. 초등학교 중학년이 되면 '우리''그들'을 구분하기 시작하고, 서로 '다름'의 인식은 공격으로 이어질 확률이 크기 때문 이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단순히 다르다고 바라보는 시선에도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소수''약자'의 교집합에 속하면 으레 그렇게 된다. '후안'은 물론 부모님을 사랑하고, 부모님도 '후안'을 사랑하시지만 본인의 세대에서 옳다고 믿는 것을 후안의 상황에 그대로 접목하신 데에서 '후안'이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고 만다. 학교생활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혹시 부모님 중에 스마트폰 활용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동화지만 굉장히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내용 둘은, 만약 우리 삶에서 디지털이 '아디오스' 한다면? 갑자기 인터넷 바이러스로 디지털 인맥이 끊겨버린다면? 디지털로 하나 되기 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 부분은 독서토론을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디지털 원어민인 아이들끼리만의 대화로 들으면 참 재미있을 것 같다. 그런 시대를 살아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니까. 과학 기술의 발전은 가속화되고, 코로나가 대면 관계를 좀 더 떨어뜨려 놨다는데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흘러가는 걸까?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는 게 미래 사회 문제의 핵심이란다. 중심을 잘 잡고 어떤 문제에서든 흔들리지 않는 유연한 대처 능력이 답인 것 같다. 여하튼 자주 오지 않는 스페인 챕터북과의 만남을 꼭 가져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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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리 기자의 가족의 발견 - 사회·문화 처음 만나는 사회 그림책 4
서보현 지음, 홍기한 그림 / 개암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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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코끼리 '끼리'라는 사람 가족들의 구성과 수가 자신들과 다른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대한민국 인천공항에 가족의 모습을 취재하러 옵니다. 삽화 그림이 인천공항의 모습을 쏙 빼닮아서 깜짝 놀랐어요.

먼저 사회가 변함에 따라 규모와 역할이 달라진 가족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가까운 근대 시대에는 성별에 따라 역할 구분이 뚜렷했죠? 하지만 자동화, 전문화, 기계화 등의 변화로 남녀 일의 구분이 적어짐에 따라 가정에서의 역할 기대 또한 달라지고 있음을 그려냅니다.

호칭도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인데, 친척들끼리 만나는 횟수도 적어지고 가족 규모가 작아지면서 실생활에서 경험하지 않은 것들은 생소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29쪽의 '지은'이와 '은석'이가 바라본 가족 관계도를 보면 구분이 확실해지는 것 같더라고요. 좋은 아이디어였어요!

다문화 가정도 정말 중요한 화두인데요. 대체적으로 '진우'와 같이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건강한 자아로 자란 아이들도 학교나 사회 구성원들의 시선을 받으면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우'는 정말 잘 자란 아이 같아요. 진우 엄마가 진우가 차별 대우 당할까 봐 걱정하시는 걸 오히려 걱정하는 수준이니까요.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이런 자존감을 가질 수 있다면 정말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미래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 보면 숨겨왔던 싱글맘과 싱글대디의 삶을 공개하는 연예인들이 있는데요. 그들이 처음부터 오픈하지 못하고 활동해야만 했던 사회적 분위기가 경직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낍니다. 아이가 귀해지고, 자신의 삶에 한 부모 가장이란 역할을 받아들였다는 것이 박수받는 문화가 시작되었기에 가능해진 일이 아닐까요? 이 밖에도 반려동물이나 로봇 등과 같은 구성원의 조합이 미래의 다양한 가족의 형태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코로나19 대처로 세계 속에 우뚝 선 한국의 아이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 중에 하나는 '다양성의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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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도서관 개암 그림책 12
우지현 지음 / 개암나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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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도서관'은 저와 찰떡궁합인 소재들입니다. <느릿느릿 도서관은>은 봄 향기 풋풋한 예쁜 삽화 그림책이에요. 코로나-19로 도서관이 문을 닫은 요즘, 이 책을 읽으니 동네의 작은 도서관에 산책가서 쉬다 오던 일이 그리워집니다. 얼른 사회적 거리 유지 기간이 종료되길 바라며, 책을 한 번 소개해드릴까 해요.

 

주인공은 민달팽이 '느린이'예요.

가을을 지나 땅속 나라에서 만난 지렁이 할머니로부터 겨우 내 읽기와 쓰기를 익혔지요. 물론 잠도 쿨쿨 자고요. '동면'을 자연스럽게 설명해 주는 대목 같습니다.

봄이 와서 땅 위로 나온 느린이는 할머니가 주신 '농사 일기'라는 책을 들고 그루터기에 올라요. 지나가던 나비가 그 책을 빌려 갔지요. 필요와 쓸모에 관한 대목입니다. 지금처럼 인쇄술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에는 손으로 꾹꾹 눌러 쓴 단 한 권의(혹은 소수) 책이 있었을 거란 말이죠. 어린이들에게 이 부분을 보여주고 싶어요. 지금처럼 책이 흔하지 않았던, 책 한 권이 너무 값지고 귀했던 시절을 아이들은 모르니까요.

나비가 책을 빌려 간 후로, 느린이에게 많은 동물들이 책을 빌리러 찾아왔어요. 하지만 단 한 권의 책밖에 없던 느린이는 책을 빌려줄 수가 없었죠. 그 뒤에 어떻게 됐을까요? 이 평화로워 보이는 숲속에도 갈등과 클라이맥스를 위한 시련 장치를 넣었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살다 보면 열심히 공들여 만든 작업이 수포가 되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직접 당해보기 전에는 모르지만, <느릿느릿 도서관>을 준비하는 '느린이'가 경험하는 간접 경험을 통해서 아이들이 이 상황에 공감을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친구들의 도움으로 이 위기를 헤쳐 나가는 것도요.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 상태를 처음 경험합니다. 평상시에는 혼자의 힘으로 사는 것이 필수 역량이지만, 요즘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모두가 힘을 합쳐야 위기를 넘기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 작은 땅속 친구 '느린이'가 숲속 친구들과 함께 도서관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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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집 같아요 누구나 그림책 1
오로레 쁘띠 지음, 고하경 옮김 / 개암나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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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굉장히 고단하고 힘든 직업임을 그들의 입을 통해서도 많이 듣지만, 작품으로 미루어 짐작도 가능하다. 하지만 가장 부러운 부류의 작가는 그림과 글의 플레이가 둘 다 가능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학생을 돕는 교사로서는 그렇다. 텍스트로 온갖 상상을 가능하게 하는 신과 같은 이들이 대단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림 한 컷으로 담고 싶은 모든 말을 압축하는 이들의 능력 또한 별세계라고 생각한다.

 

개암나무 출판사 지난번 책, <어린이가 알아야 할 음식 이야기>도 그렇지만, 프랑스 작가들과 콜라보를 활발히 진행하나 보다. 아빠, 엄마, 아이의 스푼(spoon) 자세가 너무 인상 깊은 이번 책도 프랑스 작가의 그림책이다.

 

신이 바빠서 대신 보낸 존재가 '엄마'라고 한다. 라이를 갖고 출산해서 키우는 십 년 동안 내 인생에 주인공은 라이였다. 이 아이가 내 삶의 포트폴리오인 셈이다. 라이의 눈에는 이런 내가 어떻게 보일까?

 

<엄마는 집 같아요>,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엄마가 어떤지 '한 컷의 그림''한 줄의 문장'으로 구성된 책이다. 정말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들만 모은 거라 공감 안 가는 것이 없다. 엄마라는 세계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들이면 그냥 눈물이 또르르 떨어지는 그런 책, 최근에 둘째를 갖은 M 언니에게 선물해야겠다.

 

"엄마는 분수 같아요"에서 남편이 와인과 함께 차린 간소한 식사 자리에서 모유 수유를 하는 부인에게 숟가락으로 음식을 건너는 장면이 멋졌다. 난 아이가 먼저이거나, 남편이 먼저이거나 하는 상황이 별로다. 모유를 줄 수 있는 엄마는 아이에게, 모유를 줄 수 없는 남편은 부인에게. 자기의 순서를 양보하는 모습이 찡했다.

 

"엄마는 약 같아요"는 아이가 열이 나서 잠이 들지 않는 밤을 겪어본 모든 엄마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일 것이다. '차라리 내가 아픈 게 낫지'란 말이 무엇인지 그전엔 미처 알지 못했다.

 

"엄마는 창문 같아요"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엄마의 몸이 이루어내는 수많은 각도와 물건들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작가들의 순간 포착이 탄성을 자아내게 할 때가 있는데, 이 장면이 그랬다.

 

"엄마는 심각해요""엄마는 항상 심각하지는 않아요"는 깔깔대며 즐거웠다. 어떤 날은 안 봐주지만, 어떤 날은 허용이 되니깐.

 

엄마여서 행복한 내가 곧 엄마가 될 이들에게 주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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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고 싶은 미래 직업
양서윤 지음, 김윤정 그림 / 개암나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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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유튜버 컴퓨터 개강을 선전하는 플래카드를 봤다. 초등학생 워너비 직업 1위의 판도가 바뀐 줄은 알았으나, 학원에서 유튜버 과목이 생길 줄이야. 선각자처럼 유튜브 바다에 먼저 뛰어든 사람들이 시행착오 끝에 획득한 꿀팁들을 책으로 공유하기도 한다. 작년에 대도서관의 책이 나왔길래 호기심에 구입했었다. 청소년들의 워너비 직업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도 내겐 익숙지 않지만, 지금 초등학생들이 자라서 갖게 될 직업은 분명 지금과도 다를 것이다.

개암나무 출판사에서 이번 달에 나온 따끈따끈한 신작 <나만 알고 싶은 미래 직업>을 소개한다. 스무 가지의 미래 직업을 소개하는데, 첫 장에서는 직업 이름과 관련 학과를 소개하고, 직업을 객관적으로 설명한다. 두 번째 장에서는 이 직업을 가진 가상의 인물이 일기 쓰듯 자연스럽게 구어체로 이야기한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봤다면, <가상 현실 디자이너>를 상상하기 쉬울 것이다. 가상 현실(Virtual Reality)은 어떤 상황, 우주정거장이나 축구장,이나 세계를 직접 가지 않고도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게끔 인터넷망에서 구축한 세계다. 가상 현실 디자이너 서준은 항암 치료 중인 조카 민호에게 힘을 주기 위해 VR 디자이너 일을 하게 됐다. 암 수술 후 병원에서 치료 중인 민호는 침대에 누워서도 삼촌이 만든 데이터 글로브와 특수 안경을 끼고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는 것과 같은 가상 현실을 체험하며 건강해진 후의 생활을 꿈꾼다. 이렇게 미래 직업 설명과 인물의 사연이 한 쌍이 되어 직업 정보에 대한 갈증도 해결하고, 구체적 사연을 통해 현실적인 생각도 해볼 수 있게 구성되었다. 확실히 요즘 책은 스토리텔링이 대세다. 분당의 잡월드도 서울의 키쟈니아도 좋지만, 미래의 직업 교육으로는 방구석에서 이 책으로도 가능할 것 같다. 많은 직업이 없어질 테지만, 그만큼 많은 직업이 생겨날 것이다. 시대는 빠른 속도로 변하는데, 기성세대의 지식으론 앞으로의 직업을 짐작 키란 어려울 수 있다. 어른들도 읽고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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