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강아지 - 어른을 위한 동시
이순영 지음, 최지혜 옮김, 조용현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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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강이지

어른을 위한 동시

이순영



동시집 솔로 강아지를 쓴 이순영 작가(지만 초등학교 5학년인 어린이)는 어린이가 쓴 거라고 보기에는 잔인하다는 평을 받은 동시를 발표하여 세간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나도 그 동시를 읽어보았고 그것과 함께 있는 삽화도 본적이 있다. 초등학생이 쓴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오히려 아이라서 그런 거리낌없는 시를 쓸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동시와 삽화가 함께 있어서 시의 내용이 더 깊이 들어오는 것 같다. 그리고 영어로 번역한 시도 있어서 한국어로 쓴 시와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있었다. 시를 보면서 대체 이 아이는 어떤 것을 보고 시를 썼는지 궁금해지는 것도 있다. 장롱 위에 있는 수십 개의 사람 얼굴이 그려진 그림이 대체 무엇이길래 실종된 얼굴 같다고 한 것인지 궁금하다. 장롱 위에 실종자 명단이라도 붙어있었던 것일까. 그래서 장롱을 불태워서 실종된 사람들이 모두 그림 밖으로 나와 가족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이었을까.


저자는 사춘기의 자신에 대해 동시로 쓰고 있다. 사춘기의 아이는 밝은 빛에서 나와서 계단으로 내려간다고 한다. 어둠 속으로 내려가는 아이는 얼굴, 손, 다리도 점점 어두워진다. 사춘기 때문에 마음의 갈피를 못잡고 있는 아이의 마음을 표현한 동시 같다.


그리고 아이들끼리 모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을 이야기 했는데 티라노사우루스, 지내, 귀신, 주사 등등... 그러나 저자는 제일 무서운 것이 엄마라고 말했다. 다른 아이들 모두 자신의 엄마가 제일 무섭다고 말했나보다. 엄마가 얼마나 무섭게 하길래 아이는 엄마를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라고 했을까? 아빠도 있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있는데 말이다.


'표범' 이라는 시로 상을 받았다고 했는데 그 시도 같이 실려 있었다. 눈밑으로 눈물이 흘러서 삼각형이 되었다는 표점의 얼굴을 보고 있는 작가의 생각은 어땠을까. 표범이 무섭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가엽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니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얼음판에서 펼치는 다양한 경기들을 보면서 최고가 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냉정하다고 생각했던것 같다. 그래서 친구였더라도 이기려고 이를 악물고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이 시를 쓴게 아닐까 싶다.

저자가 이런 감성을 다 끌어안고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바라보는 것도 독자들에게 즐거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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