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 자르기 Fired K-픽션 13
장강명 지음, 테레사 김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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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 자르기

이상한 나라의 갑과 을

장강명




이제는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갑을 이야기'. 책을 보고 나서도 뭔가 뒷맛이 개운치 않은 이야기. 그래서 한번 더 펼쳐보게 되는 마약같은 이야기. '알바생자르기'

요즘 시대에 알바생은 어딜가나 볼 수 있는 직업이다. 편의점에 가도 알바생, 놀이공원에 가도 알바생, 음식점, 커피숍 등등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더 많은 나라 대한민국.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를 '알바생 이야기'에서 볼 수 있었다.

나도 겪어봤던 일이고, 주위에서 누구나 이런 일을 겪은 사람을 볼 수 있는 흔한 할바생이 잘린 이야기... 어느 대기업은 젊은이들에게 '열정페이'라고 하면서 하루에 12시간 이상 일을 시키고 쥐꼬리만한 월급을 준다고 한다. 그래도 그렇게나마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장년층의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비정규직의 설움을 보여주는 미생 열풍을 뒤로하고 과연 우리나라 노동계가 얼마나 바뀌었는지는 자세히 모른다. 높으신 양반들은 그런 드라마를 보지도 않을테니까.

책에서 알바생으로 나오는 혜미는 항상 뚱한 표정에 차 한번 내오지 않고 매일 웹사이트만 뒤적거리는 쓸모 없는 존재로 보여진다. 그래서 새로 부임한 사장의 눈밖에 나고 회사의 정규직인 은영이 혜미를 자르게 된다.

88만원 세대인 혜미는 매일 3시간씩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고 저녁에는 종로에서 영어강의를 무료로 듣고 칠판을 닦는 일을 한다. 강의를 무료로 듣기 때문에 칠판을 닦거나 시험지를 채첨하는 일을 해도 돈을 받을 수 없다. 이렇게 여러 학원에서 꼼수로 돈을 안주고 학생들에게 일을 시킨다는 것을 본적이 있었다.


저자인 장강명은 기자 출신이어서 그런지 이런 세세한 것들까지 알고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해고가 된 혜미는 서면으로 해고통지를 하지 않았다며 3개월치 월급을 더 받고 퇴사를 하게 된다. 힘없는 을인 줄만 알았던 은영은 왠지 자기가 억울함을 느낀다. 이것이 바로 갑의 모습이다. 혜미는 정당한 권리를 주장했을 뿐인데 그것을 좋게 받아들이지 않는 갑의 모습을 보니 오히려 내가 더 불편해졌다.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받지도 못하는 이 땅의 젊은 알바생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과연 소설에서 나오는 것처럼 제대로 돈을 다 받고 해고 당하는 알바생이 대한민국에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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