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편지 태화산 편지 1
한상도 지음 / 소명출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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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산 편지

마음으로 소통하는 농부작가의 글과 책

한상도


 

몇 년 전 농부로 살기 시작한 저자의 이야기는 한 통의 편지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성과 추억을 안겨주었다. 태화산 편지는 봄, 여름, 가울, 겨울 사계절로 나뉘어져 있는데 지금이 가을이니 만큼 가을 편지를 먼저 읽어 보았다.

밤나무의 알밤이 떨어지는 소리로 잠을 깨는 저자의 모습이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과의 모습과는 전혀 달라서 정겹게 느껴졌다. 태화산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은 별 천지라고 하는데 도시에 살고 있는 나는 별을 언제 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어두컴컴한 밤에는 그저 퇴근하기 바빠서 하늘을 쳐다볼 겨를도 없다. 깜깜하면 오히려 무섭고 전봇대라도 하나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별빛을 보며 길을 걷는 다는 것은 도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 가슴속에는 과연 별이 있을까? 내가 고개를 들어 쳐다보면 항상 빛을 내는 북극성이 내 가슴에도 있기를 바래본다.


저자가 가을냉이를 뽑아와 라면을 끓여 먹는 사진을 보니 회가 동한다. 라면과 냉이라니! 도시에서는 봄에나 가끔 맡을 수 있는 냉이향을 가을에도 맡을 수 있다니 태화산의 냉이 맛은 어떨까 궁금해진다. 저자가 살고 있는 영월에서는 어수리라는 나물을 특화 음식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한다. 점점 유명세를 탔는지 6시 내고향에서도 촬영을 해갔다고 한다.


책에서 본 사진 한 장에 겨울철 수확이 끝난 무밭이 나오는데 탐스럽고 허연 무가 밭에 내동댕이 쳐져 있다. 요즘은 무 뿌리는 안먹고 무청만 잘라가서 먹는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시래기가 몸에 좋은 건강식품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란다. 심지어 뿌리는 줄이고 잎을 키우는 품종까지 나왔다고 한다. 무처럼 가치가 역전되는 현상은 요즘 세상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지금은 남들이 하지 않고 사양하는 일이라고 해도 나중에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현실 세계에 슬퍼하지 말고 미래를 위해 열심히 맡은 바 책임을 다 해보는 것은 어떨가?


아직까지 사람들은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살고 싶어하지만 귀농, 귀촌 붐이 일면서 사람들이 다시 농촌으로 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저마다 마을의 특장점을 내새워 마을 브랜드까지 만들고 있는 것을 보면 농촌이 도시를 역전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어떤 경제학자는 농사가 제 6의 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비록 농촌에 가서 살지는 못하더라도 이런 팍팍한 도시 생활에 일년 내내 태화산 편지가 날아온다면 그 정겨움을 거름삼아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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