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의 미스터리한 이방인
마크 트웨인 지음, 오경희 옮김 / 책읽는귀족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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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의 미스터리한 이방인

The Mysterious Stranger

마크 트웨인 



 


충격과 공포. 이 책을 보고 나서 느낀 감정이다.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보고 나서 마크트웨인은 대체 누구인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톰 소여의 모험을 쓴 그 작가가 맞단 말인가? 이 책을 왜 세상에 내지 않았었는지 조금은 이해가 갈것도 같았다. 그가 이런 책을 냈다면 다른 사람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생각 했을 것 같다.


우선 책에 등장하는 미스터리한 이방인은 사람이 아니다. 현대의 이야기도 아닌 1590년대 오스트리아에서 일어난 일을 소설로 꾸미고 있다. 책에는 니콜라우스, 세피, 테오도르 세 아이가 붙어다니는 것으로 나온다. 그들은 어느날 풀밭으로 놀러갔는데 그때 한 소년이 나타난다. 그 소년은 온갖 초능력을 부리며 삼총사에게 신기한 것을 보여준다. 그들은 그 소년이 누구인지 물어봤고 그 소년은 자신이 천사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그 소년의 진짜 이름은 '사탄'이었다. 사탄은 흙으로 사람을 만들고 그 사람들을 무참히 죽여버린다. 그 미스터리한 이방인은 삼총사가 사는 마을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킨다.


사탄은 인간의 도덕관념에 대해 가차없는 말을 내뱉는다. 인간은 짐승에게 도덕이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 도덕은 짐승에게만 있는 것이라 말한다. 짐승은 잔인한 짓을 하지 않고 누군가를 괴롭힐 수는 있지만 악의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죄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짐승들에게는 죄는 존재하지도 않고 그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 때문이라는 것이다.

진정으로 모든 죄를 없애고 싶다면 도덕관념을 없애버리면 죄는 없어진다고 한다. 도덕 관념이 없다면 죄가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사탄은 테오도르의 친구인 니콜라우스의 운명을 바꿔서 니콜라우스를 죽게 만든다. 니콜라우스는 62년 동안 더 살 수 있는 운명이지만 아주 사소한 일로 인해 사탄이 니콜라우스의 운명을 바꾼 것이다. 니콜라우스의 삶은 10억개가 있는 데 그중 가치 있는 인생은 하나도 없다고 말하면서 니콜라우스는 하나의 용감한 행동으로 46년간의 고통스러운 삶을 살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과연 사탄의 말이 맞는 것일까? 정말 사람의 인생에 가치가 없는 삶이란 것이 있을까? 생명은 하나하나 소중하고 가치 없는 삶은 없다고 알고 있는데 사탄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오히려 내가 그의 말에 말리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사탄은 한 신부님을 미치광이로 만들어버렸는데 온전한 정신과 행복은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멀쩡한 정신으로는 삶이 현실이고 두렵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란다. 마크 트웨인은 인간의 존재에 대해 철학자보다도 철학적이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인간의 방식으로 행복해지는 일은 세상과 단절되는 미치광이가 되는 일 뿐이라니... 생각해 보면 그들은 삶에 집착을 하는 것 같지 않긴 하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성공하려고 하고 잘나가고 싶어하는 욕망이 가득한 동물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미스터리한 이방인에서는 작가의 인간에 대한 차가운 눈길을 벗어날 수가 없다. 마크 트웨인은 이 책을 쓸 무렵에 사랑하는 딸을 잃고 아내와 다른 딸도 저세상으로 먼저 보냈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어두운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마크 트웨인의 새로운 면모를 알 수 있는 놀라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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