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 사는 남자 - 괴짜 의사 토이셸의 수상한 진료소
페터 토이셸 지음, 이미옥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미쳐야 사는 남자

괴짜의사 토이셸의 수상한 진료소 

페터 토이셸





불안. 초조. 우울. 공허감. 우울증.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의 대다수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 있는 환자들은 무조건 우울함만 가진 채 의사를 만난 것은 아니었다. 자신은 지극히 평범하지만 주위에서 자신을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누군가 자신을 쫓아 오기 때문에 도망을 쳐야 하는 사람, 반대로 누군가를 쫓아가기 위해 매번 도망치는 사람 등 다양한 부류의 환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저자인 토이셸은 환자들을 기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깊이 있게 마음 까지 다가가기 위해 노력을 한 모습들이 보였다.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들과 사적으로도 친밀하게 느껴지면 안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둬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토이셸은 본능적으로 환자가 집으로 초대한 것에 응했고 그 결과 환자가 치료가 완치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기도 했다.


토이셸은 의사로서 환자를 치료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신과 치료를 받기 이전에 그들도 인간이고 한 명의 인격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서 적절하게 상처를 치유해주고 있었다. 이 책은 환자들에 대한 임상기록이니 만큼 동화책 처럼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라는 해피엔딩을 가진 이야기가 아니다. 환자가 치료가 잘 된 경우도 있는 반면에 치료가 되기 이전에 안 좋은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 책은 7명의 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남녀노소 모두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신과 상담이 안 좋은것으로 인식되어 꺼려지고 있지만 유럽의 선진국인 독일에서는 정신과 상담을 몇 년에 걸쳐 할 정도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첫 번째 이야기인 미쳐야 사는 남자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데 무려 80세에 만성 정신분열증으로 병원에 입원을 한 사람이었다. 그는 얼룩말 여자를 찾아야 한다며 탈출까지 하고야 만다. 토이셸은 얼룩말 여자가 과연 누구인지 찾아보게 되는데 그 과정이 꼭 추리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로웠다. 사실 환자가 어떻게 마음의 상처, 정신의 상처를 입게 되었는지 찾아가는 여정은 어느 탐정 소설 못지 않게 재미있는 부분이다. 아주 작고 사소한 부분이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 알게 되면 정신과 의사들의 임상이야기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느낄 수 있다.


얼마전 올리버 색스가 타계하면서 그의 책과 다른 정신 의학 책들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책이 저자인 페터 토이셸도 올리버 색스 처럼 환자를 따뜻하게 인간적으로 살펴봐주는 것과 많이 닮아 있다.

불완전해 보이는 그들을 완전하게 만들어놓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에서도 삶의 의지를 환자에게 느끼게 해주는 것이 토이셸의 치료 방식 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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