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작가수업 2
김형수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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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아무나 쓸 수 있는거 아니야? 요즘은 연예인도 책을 많이 내던데 그런 사람도 다 작가인가?

넘쳐나는 책의 홍수 속에서 자기계발을 위한 책도 많고 독서를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도 있고 글쓰기를 알려주는 책도 많다. 그러나 그런 책들을 과연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수 없이 많은 글을 쓰는 사람들 중에서 과연 작가라고 부를 사람이 몇이나 되며 자신을 작가라고 칭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는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의 두번째 이야기로 김형수 작가의 문학 강의를 정리한 책이다. 작가수업 1권과 마찬가지로 2권도 정말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문체가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하는 말인 것처럼 편안해서 진짜 김형수 작가의 수업을 면전에서 듣는 느낌이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내가 쓴 책을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기계처럼 찍어내는 책을 쓰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몇 십년에 걸쳐 한 권의 책을 내는 사람도 있다. 그런 책의 경중을 논하기는 쉽지 않지만 아무래도 후자의 책이 좀 더 깊이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김형수 작가는 이 책에서 글을 쓰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과 비법들을 알려주는데 요즘은 원고지에 손으로 써서 작품을 써내려 가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작가는 써야 할 내용이 또렷해질 때까지 자판을 만지작거리면 안 된다!' 라고 말하고 있다. 글이 정리가 될 때까지 참고 준비가 완벽이 끝난 상태에서 글을 써내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글은 신이 어깨위에 내려와야, 마음의 격동이 바람처럼 일어나야 써지는 것인데 그것이 밤이 될지, 낮이 될지 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작가라 함은 항상 글을 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그로 인해 신경증에 걸릴 수도 있다고 한다. 사실 태평한 사람 중에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작가는 항상 담배를 물고 있거나 술을 마시거나 왠지 우울해 보이는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글을 쓰는 것은 물방울이 잉태되어 10개월 뒤에 아이를 낳는 마음으로 써야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자판을 두드린다고 나오는 것이 작품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김형수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작가가 되기 위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글을 써야 하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주는 것 같다.





첫 문장은 신이 내린다!

첫 문장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억지로 되는 것도 아닙니다. 마치 파블로 네루다가 그것이 오는 때를 나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던 것처럼 난데없이 오는 때가 많습니다.

-103p 


문학과 작품의 그 경계가 무엇일까 생각을 하던 차에 글이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하여 작가가 될 수 있는 걸음마를 뗀 것 같은 기분이다. 과연 나의 삶이 예술이 되게 만들 수 있을까...



되도록이면 성격이 투영되지 않은 언어들을 골라서 '안정빵주의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문화적 범죄라고 볼 수 있어요. 언어생활이 이렇게 가다 보면 머지않아 언어가 인간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세속적 욕망을 관철하는 도구로 남김없이 전락해버릴지도 몰라요. 그런 의미에서 문학적 수사는 꽤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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