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의 고해 - 스스로에게 건네는 마지막 고백
신창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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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의 '고해'는 너무 기대를 많이 한 탓인지 솔직히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고, 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책 읽기라고 하는 것이 재미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다른 방향에서 만족을 찾아야 하겠지요.

 

이 책은 정약용 자신이 직접 쓴 묘지명(후세에 길이 전하기 위하여 묘지에 죽은 이의 덕이나 공로 따위를 세겨 놓은 글)입니다. 묘지명은 자식이나 친인척, 친구 등이 쓰는 것이 관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지명을 자신이 직접 쓴 이유는 자신을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산 자신이 본인에게 보내는 고해성사 였습니다.

 

공맹을 따르며 정성껏 제사를 지내던 유학자가 어느날 갑자기 하느님을 모시는 종교를 갖게 되고 이에 따른 인간적 고뇌와 내면의 갈등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나는 다산으로 불리고 싶지 않았다'라고 했을까요. 현세의 어려움을 깊고 끝없는 바다에 비유한 '苦海'라는 단어를 통해 객관적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고 위대해 보이는 삶을 살았지만 한 발짝 더 다가서면 인간의 진면목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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