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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평점 :
조선의 왕권이 무너지고 사대부들이 국권을 넘겼는데도 조선의 방방곡곡, 면면촌촌에서 백성들이 일어서고 또 일어섰다. 순종이 억지로 내린 문충(文忠 : 덕을 널리 펼치고 국가에 헌신(?)함)이라는 시호를 받은 이토는 두려웠다.
총독에서 쫓겨나 제멋대로 갖다 붙인 이토의 풍류여행과 이를 맞으러 가는 안중근과 우덕순은 하얼빈을 정점에 두고 이토는 죽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체 대련에서 북상하여 오고 두 사나이는 우라지에서 하얼빈을 향해 내려갔다.
하얼빈으로 가는 안중근의 각오는 이토의 목숨을 죽여 없앤다기 보다는 살아서 이 세상을 휘젓고 돌아다니지 않도록 소거하는 것이 자신의 마음이 가르키는 바였고, 이토를 조준하여 쏠 때 죽여야 한다는 절망감과 복받침 그리고 표적 너머에서 어른거리는 전쟁과 침탈과 학살과 기만의 그림자까지도 끊어 버리고 총의 손잡이를 잡은 손가락 둘째 마디의 적막과 평온을 허용해야 할 것이라 다짐했다. 그리고 넘어지는 이토......
객관적으로 보기에 현재 일본이 암담한 이유는 대동아 전쟁 패망 이후 각 대학교의 교수들이 초등학교(?) 교사로 자체 강등되어 갔고, 또 다른 산봉우리가 우뚝 솟듯이 다시 강대국으로 일어서려는 발버둥을 보였으나, 교수로서의 위엄과 절대 권력이 주입 시킨 획일적인 교육은 왜곡된 애국을 위한 지식으로 축적되어 노벨상 수상 등 소기의 성과를 보였으나, 자율성과 독립성을 상실하여 인(仁)과 의(義)가 넘치는 국가가 되지 못하였고, 관료 사회의 경우 정제된 메뉴얼이 없으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백지 상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토의 또 다른 두려움 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