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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숨 - 흙과 인간은 어떻게 서로를 만들어왔는가, 2026년 우수환경도서 선정
유경수 지음 / 김영사 / 2025년 8월
평점 :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기억하라"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창세기 이 성경 구절처럼 흙은 인간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생각을 누구나 품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흙에 대한 과학 지식을 알아보자는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던 이 책은 흥미로운 과학적 사실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감동적이고 가슴 저릿한 흙에 대한 서정성을 담고 있었습니다.
'흙의 숨(유경수, 김영사)'
인간은 죽어서 흙이 됩니다.
흙은 숨을 쉽니다.
죽어서 흙이 된 인간은 흙의 숨을 쉽니다.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삶의 여정에서 '흙' 공부는 생태학, 광물, 자연, 문화 등으로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영역으로 확장되어 가고, 삶과 죽음이 돌고 도는 이야기는 자연과학과 인문학, 죽음 너머를 생각하게 하는 철학적 사유를 하게 합니다.
40개 넘는 나라를 오가며 기록한 세계 곳곳의 흙에 대한 이야기는 실감 나고, 과학적인 풍성한 이야기를 담아 흥미롭게 술술 읽힙니다. 진솔되고 유머러스하게 저자의 개인적 삶의 이야기가 적재적소에 담겨있어 친밀감을 더해 줍니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
똥, 화전, 쟁기, 논, 물, 강, 지렁이, 흙의 몸, 흙의 숨, 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흙에 대한 이야기지만 사람들의 이야기와 저자의 경험이 유쾌한 강의를 수강하는 듯,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과학 교양서입니다.
흙을 매개로 한 10개의 장마다
하나의 책을 읽듯이 매번 새롭고 유익했습니다.
똥뿐만 아니라 화전, 쟁기, 논, 지렁이, 강 등 모든 장이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저자는 탄소중립을 깬 것은 인간의 몸이 아니라 인간의 활동이라고 합니다. 화학비료 및 농약의 생산과 살포, 쟁기질, 육식을 위해 숲과 초지를 밭으로 바꾸는 것, 화석연료를 투입한 비료와 농약 생산 등으로 흙의 숨, 지구의 숨은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가 해마다 증가한다고 합니다.
흙의 숨의 주체는 뿌리, 곰팡이, 박테리아, 흙 속 동물들이지만, '죽어서 흙이 된 인간은 흙의 숨을 쉽니다.'라는 문장을 함께 떠올려 봅니다.
결국 흙의 숨, 지구의 숨이 제대로 쉬어지는 지 살펴보고, 보살피는 일 또한 인간의 몸이 아니라 인간의 활동으로 가능한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모국어로 쓰면서 해방감을 느꼈고 우리말로 쓰면서도 세계인을 대상으로 썼다고 하였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지적 호기심으로 가득했던 연구와 탐사, 유학 후 한국으로 돌아올 줄 알았지만 미국에서 향수를 느끼며 가족을 이뤄 뿌리내리고 살게 된 삶의 이야기는 마지막 우리가 묻힐 땅의 이야기로 갈무리합니다.
저자는 무덤체험때 두려워했던 삼십이 채 못 되었던 나이에서, 오십을 훌쩍 넘겨 진도에서 무덤체험을 할 때에는 흙의 어두운 면에 대한 두려움마저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고백하며 두려움을 극복합니다.
저자가 평생을 연구한 흙에 대해,
몰랐던 한 줌의 흙안에 우주만큼 큰 세계가 있다는 것을 읽으면서,
흙의 몸, 흙의 숨, 흙의 나이, 풍상을 겪으며 변해가는 흙을 깊이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흙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알아가는 일이 즐거웠고, 저자의 마지막 고백에 뭉클했습니다.
저자와 출판사에 감사하며 읽었던 책이었음을 밝히며,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고, 오래 사랑받는 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흙은 숨을 쉰다, 몸을 가진 나는 오늘 하루도 숨을 쉬면서 700그램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뱉어 냈다. 가까운 숲에 들어가 나를 중심으로 반지름 6미터의 원을 그려 그 안에 누워보자. 꼭 그만큼의 흙이 나만큼 숨을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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