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한국 엄마에게 - 조작과 오류로 덧칠된 초국가적 입양 산업의 민낯
크리스틴 몰비크 보튼마르크 지음, 손화수 옮김 / 푸른숲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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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나는 1989년 MBC에서 방영한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을 보고 처음으로 해외 입양에 대해 알았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당시 받은 충격은 강력했다. 서양 가정에 입양된 한국 아이가 겪는 정체성 혼란과 인종 차별이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그것이 생모를 찾는다 해서 나을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수잔이 생모를 찾는 과정을 응원했다. 더 놀랐던 건 한국 전쟁 때 시작된 해외 입양이 수십 년이 지나도록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후 해외 입양 관련 기사나 책이 나오면 찾아 읽었다. 그럴 때마다 분노가 일었다. 한국 이젠 선진국이라며? 그런데 여전히 수잔 같은 이가 있다고?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아이를 수출하는 나라라는 오명이 부끄러웠다. 내 삶과 실질적 연관이 없는 일이지만 나는 이 문제에 촉각이 곤두섰다. 일반인인 내가 뭘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데 말이다.


이번에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출간된 <너의 한국 엄마에게> 책 소개를 보다가 눈이 번쩍 뜨였다. 그간 잊고 있던 해외 입양 문제를 오랜만에, 것도 전문가의 시각으로 만나겠구나 싶어 서평단에 신청했는데 당첨되었다. 먼저 출판사에 고맙고 송구스럽다. 관심 있는 분야라고 해놓고선 사지 않고 무료로 받다니... 그래서 집 근처 도서관 세 군데에 희망 도서 신청을 했다. 역자 손화수씨 덕분에 술술 읽을 수 있었다. 한국인이 쓴 책인가 싶을 정도였다. 번역서의 경우, 이 책처럼 분량이 400여 쪽에 달한다면 읽다가 덜컥덜컥 걸리는 부분이 꼭 있다. 그런데 문맥이 이해가 안 되어 여러 번 읽어야하는 문장이 전혀 없었다. 노르웨이의 기사나 자료, 통계가 있었음에도 가독성이 떨어지지 않았다. 찾아보니 <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도 손화수씨의 번역이었다. 이 소설도 인상 깊게 읽었는데 번역가가 얼마나 중요한지 재확인했다.


저자 크리스틴 몰비크 보튼마르크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 책은 사회학자의 저서인데 어렵지 않으며 자신의 경험이 일정 부분 들어 있지만 감정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한 때 내가 꾸던 꿈이 이루어진 것 같았다. 무슨 소리냐 싶고 뇌피셜이라 욕해도 어쩔 수 없지만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반가웠고 책을 덮으면서는 뿌듯했다. 내가 사회학자가 되어 쓰고 싶은 글의 전형이었기 때문이다. 사회학을 전공하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고 사회과학 서적을 읽으며 대리만족했으나 이렇게 마음에 드는 글을 만난 건 처음이다.


저자의 아들(한국 이름-박현욱)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장하다!”

이렇게 짧으면서 너른 품을 지닌 비슷한 낱말이 노르웨이어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심지 굳게 잘 자라준 것에 어울리는 한국어라 생각했다. 책 속에서 ‘너’로 등장할 때마다 체념한 듯, 달관한 듯 보여 마음이 아팠다. 친모와 만나기 위해 한국에 왔을 때 그제야 편안해 보였다. 텍스트로도 충분히 느껴졌다. 그의 얼굴에 자연스럽고 편안한 미소가 피어올랐을 것이다.


저자는 노르웨이의 사회학자이자 입양모이다. 첫 딸을 낳고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입양을 준비했다. 힘든 시간을 거쳐 한국에서 남자 아이를 입양했다. 그 아이와 동질감을 느낄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2년 후 여자 아이를 또 한국에서 입양했다. 절차가 까다로웠지만 참고 기다려 남매를 두게 되었다. 노르웨이인 엄마는 한국인 남매에게 무한 사랑을 쏟고 싶었다. 양육하기 힘든 사연이 있었을 게 분명한 미혼모(서류상 미혼모라고 쓰인 친모)의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면 그 미혼모에게도 좋은 일이라 굳게 믿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다. 북유럽 가정에 입양된 동양인 아이가 성장하며 받게 될 차별과 배제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못했다. 그것은 가족, 친척, 학교, 사회까지 전방위적으로 벌어졌다. 게다가 입양한 딸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그 아이를 케어하는데 온 신경을 쏟게 되었다. 먼저 입양한 아들에게 가는 손길과 마음의 빈도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입양 가정이 아니어도 아프거나 장애가 있는 형제가 있을 때 그렇지 않은 아이는 조숙해진다. 혼자 하는 것에 익숙하며 스스로 마음을 단속하는 법도 일찍 깨친다. 현욱을 이방인으로 대하는 백인의 눈빛을 견디면서 괜찮으냐고 자꾸 묻는 노르웨이 엄마에게 아무 일 없다고 말해야 했다. 자신이 바꿀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랬던 현욱은 2020년 1월, 의문을 품는다. 한국에서 노르웨이로 올 때(1998년) 자신에게 딸려 온 몇 안 되는 정보를 보며 묻는다.


“정말 이게 전부인가요, 엄마?”


저자는 아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알아내기 위한 여정에 함께 하기로 한다. 그리고 자문해보았다. 아들을 낳은 친엄마에 대해 왜 궁금해 하지 않았을까? 한국은 왜 그렇게 많은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 보냈을까? 노르웨이는 어째서 입양 가정이 겪을 어려움에 대해 아무런 준비나 대책도 없이 입양을 허가했나? 이런 의문을 해결하는데 저자의 전공이 큰 역할을 했다. 해외에서 노르웨이로 입양된 아동에 대해 조사하고, 한국의 해외 입양사 대해 알아본다. 문제점을 찾아냈고 신문에 그것을 알리는 기사를 냈다. 노르웨이를 포함한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해외입양 사례를 찾아 인터뷰하며 자신이 무지하고 무신경했음을 깨닫는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해외입양’이 몇 십년간 두르고 있던 ‘선의’라는 옷을 벗겨냈다. 실체 없는 ‘선의’를 입고 있던 국가와 입양 알선 단체, 벌거벗은 줄 알면서 말하지 못한 채 눈 가렸던 우리는 모두 벌거벗은 임금님이었던 게 아닐까. 나는 이 책이,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말한 아이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해외입양이라는 사회구조적 문제와 어쩔 수없이 그에 속해버린 개인의 상황을 씨실과 날실로 촘촘하게 엮였다. 특히 당사자가 내는 목소리이기에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저자가 엄마이기에 친모가 겪었을 고통에 비중을 두었다.


박현욱이 궁금해 했던 것들을 한국에 와서 찾게 되었는지, 한국 정부와 노르웨이 정부, 그리고 홀트 아동복지회는 무슨 잘못을 했는지, 확인해보고 싶다면 <너의 한국 엄마에게>를 필독하시길!


나는 ‘대한민국 해외입양 숫자 0명!’이라는 통계를 빨리 보고 싶다.


사회과학 서적의 전문성을 충분히 확보하면서도 개인의 경험이 잘 녹아든 이 책이 노르웨이와 한국을 넘어 다른 나라에도 많이 번역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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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호랑이
네주 시노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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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네이버카페 컬처블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슬픈 호랑이>를 읽으면서 막막했다. ‘이 책의 리뷰를 어떻게 쓰지...’ 이런 생각을 하다가 아찔한 순간이 닥쳐 여러 번 책장을 덮어야 했다. 다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리뷰를 쓰기도 힘들었다. 이 책은 의붓아버지에게 강간을 당한 딸의 회고록 형식이다. 그러나 순차적이지 않으며 에세이와 소설, 비평을 넘나든다. 작가는 쓰기 싫은데도 책을 쓰는 이유를 내내 자문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도 아니고 나 자신을 위한 것도 아니라면, 이 책에 무슨 소용이 있을까?"


독자인 나는 작가에게 묻고 싶었다.

‘리뷰를 어떻게 써야 하나요?’


작가는 어릴 때 계부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학대를 당했는데 성인이 되어서야 주위에 알렸고 그를 법정에 세웠다. 그러나 처벌은 가벼웠으며 형 집행 후 그의 삶은 놀라우리만치 평화롭고 생산적이었다. 작가는 자신과 비슷한 경험이 있는 작가나 유사한 소재로 다루어진 문학을 비교했고, 다큐나 실제 상담 뿐 아니라 프랑스 유명인 가족의 사례까지 소환한다. 이것은 아동 성학대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데 반해 묻혀 있는 경우가 많으며 처벌도 미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작가는 또 묻는다. 이러한 것을 알리는 프로그램이나 책의 방향성과 그것을 보거나 읽는 이의 초점에 대해. 작가는 자신이 쓰는 글이 그러한 소비에 부응하는 것인지, 아니면 의미가 있는 것인지, 구원받길 바라는 것인지, 계속 묻는 것이다.


독자 입장에서는 이런 질문을 만나면 당황스럽다. 이 책을 선택한 자신은 무얼 기대한 거지? 책을 읽다가 스스로를 검열한다. 관음증이 있었던가? 죄의식도 생겨난다. 피해자의 고통에 얼마만큼 공감이 되는가...


나는 작가의 고통에 힘겨워 여러 번 책을 덮었다 폈다 했다. 한편으로는 그의 글이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을 깊이 생각하게 했다. 세상이 아름답고 평온해 보여도 악한 인간은 위장한 채 숨어 있고, 법은 여전히 소아성범죄에 관대하며, 피해자의 고통을 이해하기란 힘들다는 것을. 내가 이렇게 밖에 쓸 수 없어서 답답하다. 책에서 다룬 것들을 하나하나 인용할 수도 없고 격렬한 공감을 하기엔 과도해 보일 것 같다. 작가가 자신의 경험과 가족, 계부 이야기를 자세히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 역시 나 같은 독자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드러내야만 했던 더 큰 이유는 자신의 딸 때문이었다. 작가 뿐 아니라 여러 사례를 보면 소아성범죄 피해자는 주위에 알리지 못한다. 끝끝내 피해 사실을 밝히지 못한 채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삶이 어떨지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 피폐해진 정신과 육체로 성인이 되었을 때 암으로 발현되거나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작가는 자신과 닮은 모습으로 성장하는 딸을 보며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작가는 가해자에게 영향을 받은 자신이 그와 같은 인간종이라는 것을 견디기 힘들어 했다. 그럼에도 작가는 괴물과 자신을 구분하고자 이 책을 썼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한 질문 중에서 아래 문장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p.333


내가 과거의 처지를 잊고 나보다 작은 존재를 억누를 위험은 없을까? 나보다 강한 어떤 힘에 맞서 일어서면서도 다른 힘을 억압하는 쪽으로 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떻게 악을 초월하면서도 새로운 악을 향하지 않고 선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그 선이 우리에게 중요하고 매력적인 것으로 계속 남아 있게 될까?


소아성범죄는 섹스보다는 권력으로 휘두른 폭력에 더 무게를 둔다. 가해가 멈추거나 가해자가 사라진다 해도 한 인격이 당한 피해는 성인이 되어서도 육체와 정신을 황폐하게 한다. 작가는 자신에게 묻는 것이지만 모두에게 경고한다. 세상에는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데 가해자와 피해자도 섞여있고 선과 악의 구분조차 모호하다고. 저도 모르게 악에 빠져들 수 있으므로 경계하자고. 경계에 서 있으면서 그 안으로 들어가지는 말자고 한다. 비틀거릴지언정 그 속에 떨어지지 말자고!


책의 주제와 조금 어긋나긴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사실적이고 진실된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작가는 글쓰기가 치료법이 된다는 생각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정석처럼 알고 있던 ‘자신의 고통을 드러내는 글을 쓰다보면 어느 정도 치유가 된다.’는 말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말이다. 나는 항상 내 이야기를 쓰면서 호주머니 뒤집듯 다 꺼내놓지 못했다. 거짓을 쓰는 건 아닌데 늘 찜찜함이 있었다. 그럼 아예 소설을 쓰면 되겠다 싶었지만 그건 또 깜냥 부족이다. 진실과 진솔 사이를 헤매다 사실에라도 근접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 글쓰기는 쓰면 쓸수록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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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안녕하기를 - 나의 깃든 이에게 ㅣ 저스트YA 15
남유하 지음 / 책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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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내 몸에 다른 영혼이 들어온다? 간혹 빙의라는 이름으로 그런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무속 신앙에서나 벌어질법한 일이라고 여겨진다. 이처럼 드문 일이 반대로 일어난다면 어떨까? 거의 모두에게 다른 영혼(사람일 수도 있지만 식물, 동물일 수도 있음)이 깃들지만 일부는 그렇지 못하며 그런 이들은 소수이기에 차별받는다면? 이런 상상력으로 풀어낸 소설이 남유하 작가의 신작 <부디 안녕하기를>이다. 이 책을 가제본 서평단으로 받아 읽었다.


<부디 안녕하기를>의 배경은 먼 미래, 태양계가 아닌 다른 은하계의 어떤 행성이다. 주인공 소로는 열일곱이고 이제 곧 영혼이 깃들 예정이다. SF와 무속 신앙, 오컬트적 요소가 결합된 소설이라 난해할 것 같지만 등장인물들의 사고와 행동이 우리와 그리 다를 바 없이 묘사되어서 그렇게 낯설지는 않았다. 독자마다 공감할 지점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나는 이 소설의 설정에 대해 오래 생각하다 상상의 나래를 폈다.


내 평생 ‘소울 메이트’는 없다는 자조가 일 때면 참 가엾은 인생이구나 싶다가도, 어차피 인간은 혼자 왔다 혼자 가는 거라는 자위로 이어지곤 했다. 이제는 거의 체념의 상태로 내 팔 내가 흔들면서 잘 살지 않냐며 자위하는데 이 쯤 되면 인간승리에 도달한 게 아닌가 싶다. 이런 내게 만약 다른 영혼이 깃든다면? 지난 일 년 간 이어지고 있는 스트레스를 해결해주지는 못하겠지만, 내가 하는 말을 다 들어주면 좋겠다. 내가 당한 일을 평가, 비난하지 않고 앞으로 계속 이어질 일들에 대한 예상이나 조언도 하지 않고... 요즘 수시로 튀어나오는 욕 때문에 자꾸 주위를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누군가 들으면 안 될 것 같아서다.


열일곱 살 소로에게 깃든 영혼은 70대 여성 조영인이다. 화성으로 가던 우주여객선이 소행성과 충돌하여 전복되었고, 조영인은 아주 오랜 시간 우주를 떠돌다 소로에게 깃들었다. 아직 20년도 살지 않은 소로와 할머니의 만남은 꽤 안정적이다. 소로는 조영인의 기억 속 지구와 태양계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다. 소로가 신성한 아이(스포라서 추가 설명 못함)라는 비밀이 밝혀지고 조영인이 무당의 딸이었다는 것도 드러나는데, 이것은 두 영혼의 만남이 필연적이었음을 보여준다. 조영인의 어린 시절과 소로의 현 상황이 대비되면서도 묘하게 닮아 있다.


다른 듯 닮은 소로와 조영인의 영혼이 공존하며 서로를 지켜낸다. 다른 영혼이 있다면 스트레스를 풀 생각 먼저 한 자신이 좀 부끄럽긴 한데... 그만큼 극심한 고통 속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변명을 해본다. 내게 다른 영혼이 깃들 리는 없다. 내 안에 깃드는 것은 지나온 시간이 누적된 것들인데 최근 일 년 간(어떠한 이유로든) 나는 나쁜 것들을 깃들게 한 게 아닌가 싶다. 늘 그래왔듯 스스로를 책망했다 위로하며 살아가겠지만, 자신을 도닥여주고 싶다.


이 글을 쓰다 보니 책 제목에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어렴풋이 다가온다. 당신은 안녕한가? 안녕하기를 바란다고... 지난 일 년 간 분노와 책망만 쌓아왔다. 내 안에 부정적인 것들만 깃들게 한 것은 나 자신이었다. 그런 것을 내 영혼에게 쏟아 부은 것이다. 거울을 본다. 어두운 표정을 한 추레하고 늙은 여자가 있다. 입 꼬리를 추어올려본다. 밝고 맑은 영혼이 깃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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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버와 고양이 음악단
최은영 지음, 서은영 그림 / 꼬마이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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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앰버와 고양이 음악단>은 표지부터 심쿵합니다. 악기와 고양이가 이렇게 잘 어울리다니요! 하기야 고양이 이즈 뭔들~~ 고양이가 음악단을 한다니, 브레멘 음악대가 떠오르네요. 브레멘 음악대에는 주인에게 쫓겨나거나 도망친 동물 네 마리가 힘을 합쳐 도둑을 물리치는데, 그 중에 고양이도 있지요. 고양이는 언제 어디서나 빠질 수 없나 봐요.


<앰버와 고양이 음악단>의 단원은 고양이가 여섯이에요. 앰버는 피아노 앞에 선 고양이죠. 그런데 귀 끝도 잘려 있고 눈도 한 쪽이 없네요. 앰버의 삶이 꽤 고단했을 거라고 짐작이 가는군요. 아, 가만 보니 나머지 고양이들도 귀 끝이 잘려 있어요. 모두 길냥이인 모양이에요. 참고로 귀 끝이 잘렸다는 건 TNR(Trap포획해서 Neuter중성화한 후에 Return원래 살던 곳으로 돌려보냄)된 고양이라는 뜻이에요. 지자체에서 하는 사업으로 개체 수 조절과 갈등 예방이 목적입니다.



악기 창고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은 모두 이름이 있답니다. 앰버, 레오, 토티, 심바, 설기, 칼리까지 하나같이 귀여워서 어떤 녀석을 좋아해야할지 모르겠어요. 표지에서 악기 앞에 자리 잡고 있는 고양이들이 어떻게 연주할지 기대가 되었지요. 아하, 앰버는 피아노 소리가 시끄럽다고 싫어했군요. 그런데 설기가 제대로 연주하면 소음이 아니라 음악이 될 거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앰버는 피아노를 치는 사람을 자세히 관찰했어요. 밤마다 오케스트라에 맞춰 피아노를 연주하는 꿈을 꾸었고 열심히 연습도 합니다. 어린이들은 고양이들이 각자 맡은 악기를 연습하는 과정을 보며 아름다운 음악은 관심과 연습에서 나온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실수도 하고 힘들 때도 있지만 함께 빚어낸 화음은 모두에게 충만감을 주지요.




드디어 음악단 결성! 그리고 숲속 친구들을 초대합니다. 다섯 고양이의 연주와 설기의 노래! 어떤 멜로디일지 정말 궁금합니다. 설기가 부르는 노래 가사에 맞춰 흥얼거려봅니다. 고양이 음악단도 감상하고 있는 동물 친구들도 모두 행복해 보여요. 마지막 생쥐의 초대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어요.


“차가운 길 위에서 사는 쓸쓸하고 외로운 모든 생명들을 초대합니다.”


길 위의 생명을 사랑하는 최은영 작가님의 마음이 담뿍 담겨 있지요? 서은영 작가님은 각자의 귀여움을 제대로 발사하는 여섯 고양이를 그려내었습니다. 이 그림책을 보면 음악을 사랑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절로 생길 거예요. 아이들과 같이 읽고 그림과 음악으로 표현 활동을 해보면 어떨까요. 가장 마음에 드는 고양이를 골라 연주하는 모습을 그리거나 고양이가 연주한 악기 소리를 들어보게 합니다. 만약 책에 나오는 악기가 있다면 직접 연주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책의 마지막에 악기 소개가 있으니 참고할 수 있습니다.




또 우리 동네에서 볼 수 있는 고양이들을 관찰해 보는 겁니다. TNR을 알았으니 우리 동네 고양이들의 귀 모양은 어떤지 살펴보고 내가 사는 곳의 지자체가 이 사업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면 어떨까요? 초등학교 3학년 사회에서는 우리가 사는 곳에 대해 배우니 연계한 활동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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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IB 이렇게 시작합니다 - 사교육 없이 진짜 실력을 키우는 초등 IB 가이드
김한옥.이현민 지음 / 경향BP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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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네이버카페 컬처블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아이가 있는 학부모라면 교육 정보에 귀를 쫑긋하게 된다. 누구네는 무슨 무슨 학원을 보낸다더라, 이제 AI시대다, 이런 말들을 듣고 있으면 대체 뭐부터 해야할지 막막한 때다. IB교육, 이건 또 처음 듣는 건데? 또 무슨 새로운 게 나왔나, 나만 모르는 거 아닌가 싶어서 찾아볼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초등 IB 이렇게 시작합니다>를 추천한다. 부제 ‘사교육 없이 진짜 실력을 키우는 초등 IB 가이드’만 봐도 조금 안심이 될 것이다.


이 책은 30년간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온 김한옥 선생님과 IB교육 기반으로 아이들을 지도하며 저학년 교실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이현민 선생님의 공동 저서다. 이들은 머리말에서, IB교육이 특별한 아이들만을 위한 게 아니라 모든 아이가 가진 잠재력을 깨우는 교육이라고 말한다. 꼭 학교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이 책에 나온 모든 활동은 일반 학급과 가정에서 충분히 실천할 수 있다. 거창한 준비가 필요하지 않고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과 질문하는 방법을 조금만 바꾸어보자 고.


책에서 말하는 IB는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re)라는 뜻으로 질문하고, 대화하고, 함께 이해를 만들어가는 배움의 태도이다. 1장에서는 왜 1학년에서부터 IB교육인지에 대해 말하고, 2장은 1학년 아이들과 1년 동안 교육한 실제 사례별로 변화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4단계로 나누어 보여준다. 3장에서는 아이들의 변화를 위해 교사와 양육자의 태도가 어때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먼저 IB가 어떤 교육인지부터 살펴보자. IB교육은 우리 나라 교육과정과 특별히 다른 점이 없다. 학습자상(Lerner Profile)이라는 이름으로 제시하는 10가지 자질이 우리 교육과정의 핵심 역량과 거의 같은 내용이다. 단순히 학습 목표에 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꼭 갖춰야 할 핵심 역량까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단순 지식습득을 넘어, 스스로 배우고 생각하며 변화할 수 있는 진짜 주인공으로 거듭난다. 





1장은 왜 1학년에서 IB교육을 시작해야 하는지, 공교육에서 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1학년 교실은 세상의 축소판이다. 아이들은 작은 탐구 속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작은 관계 속에서 서로를 배워가며 IB가 말하는 ‘탐구하는 평생학습자’의 기초를 완성한다. IB를 몰라도 가정에서 시작할 수 있는 활동이 “가정 활용 TIP”에 나와 있다. 예컨대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IB식 질문’은 이렇다. 



2장은 IB학급의 1학년 1년간의 교육 활동을 볼 수 있어서 교사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내용이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학부모들도 이번 장에서 해소하기에 충분하다. 가정에서 실천해볼 수 있는 한글교육 팁이 나와 있어 실천해보기 좋고, 초등학교 적응 단계인 1학년들이 학교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할 수 있도록 학부모가 활용할 팁도 있다. 


글자색을 달리한 부분이 두 개가 있는데 그 중 ‘교사 성찰’은 교단일기 같았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오히려 배워가는 여정이라는 것을 독자도 느낄 수 있었다. IB활용팁 외에도 ‘학부모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를 다른 글자색으로 두었다. 학부모들에게 수업한 내용을 알려주는 알림장 같으면서도 교사의 진심어린 노력이 보였다.


교육이기 때문에 교사가 주도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IB는 자기주도가 기본이며 결과보다 과정에 중심을 둔다. 학교에 적응하고 탐구하는 단계를 넘어서면 3단계부터는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을 키운다. 학부모가 학교에서 배운 것에 대해 질문할 때, 무엇을 배웠는지 묻기보다는 “오늘 배운 것 중에서 우리 생활에서도 써 볼 수 있는 게 있을까?”라고 물어보면 좋다. 부모와 교사는 아이가 오늘 배운 작은 지식이 내일 더 넓은 세상에서 쓰일 수 있도록 따뜻하게 격려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응원이 아이가 스스로 이해하고 앞서 나갈 수 있는 첫걸음이 된다.


3장 내용은 짧은데 대부분 부모의 태도에 대한 것이다. 아이의 성장에 발맞춰 부모도 성장할 수 있으며 마음가짐의 변화도 필요함을 말한다. 아이를 사랑한다면 다그쳐서 결과에 목맬게 아니라 믿고 기다려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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