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안에 뭐야? ㅣ 사계절 그림책
김상근 지음 / 사계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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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네이버카페 컬처블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김상근 작가의 <가방 안에 뭐야?>는 빨간 치마 개구리가 알을 사수하는 여정이 펼쳐지는 그림책입니다. 반복, 점층의 방식으로 매 장마다 귀여운 동물들이 점프점프하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가방 안에 뭐가 들었는지 계속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작가의 신간 <동굴 안에 뭐야?>는 <가방 안에 뭐야?> 속 주인공의 육아기이자 그 아기들 13마리의 호기심 뿜뿜 이야기입니다.



첫 장면부터 넘나 귀엽습니다. 아기 세 마리를 업고 빨래를 널고 있는 엄마에게, 동굴에 뭐가 있다며 가보자고 하는 아이들의 얼굴은 아주 그냥 궁금해 못 살겠다는 표정이네요~ 엄마는 당연히 뭐가 나올지 모르니 위험하다고 하지요. 동굴 속엔 괴물이 있으니 무섭다고 강조하지만 아이들은 잠도 못 이룰 정도로 호기심이 그득그득합니다. 다음날 아침, 아이들은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숲속 아저씨들한테 물어보지만 그 답이 만족스럽지 못하죠... 녀석들의 호기심이 줄어들까요?


뭐든 직접 경험해 봐야 하는 법!

아이들이 동굴 속에서 만난 반짝이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스포할 수 없으니 줄거리는 여기까지입니다.



엄마 눈으로 보니 등장인물들의 표정이 너무 귀여워 콱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아기는 잘 때 제일 이쁘다는 말도 그림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육아에 지친 주인공 엄마가 안쓰럽기도 했지만 아이들을 바라보는 얼굴에 사랑이 넘쳐흐르는 걸 보니 역시 육아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극한 경험이 맞는가봅니다.


이 책은 텍스트가 적기 때문에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도 충분히 볼 수 있어요. 그림 하나하나 들여다 볼수록 이야기가 숨어있거든요.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양육자가 어떤 이야기를 끌어내느냐에 따라 더욱 풍성한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좋은 그림책의 요건을 다 갖춘 책이라 하겠습니다.


마지막에는 동굴 속에 살고 있는 생명체가 바깥을 궁금해하며 끝이 납니다. 동굴 속 아이가 바깥으로 나가 경험하는 이야기가 세 번째 책으로 나올 것 같군요. 다음 연작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벌써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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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첫이 있다 ㅣ 낭만 가이드 1
크루 편집부 지음 / 크루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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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이 나이에 첫 경험할 일이 뭐가 있을까?
혹시 첫경험이라고 하니 성적인? 걸 떠올렸다면, 그거슨! 오산! 그만큼 우리가 "첫"이라는 접두어를 붙일 때는 꽤 큼지막한 의미를 두는 게 아닌가 싶다. 

책 <우리에겐 첫이 있다>는 책을 만드는 일을 하는 일곱 사람이 각자의 ‘첫 경험’을 꺼내어 이야기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답장을 보내는 에세이다. 핵심은 '첫 경험에는 낭만이 있다'는 생각이다.
일곱 명의 저자는 각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특별한 ‘첫’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특이한 방식이 있다. 한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끝낸 뒤 ‘낭만 가이드’라는 작은 미션을 다른 동료에게 건넨다. 다른 사람은 그 제안을 실제로 해보고, 자신의 경험을 답장처럼 다시 글로 돌려준다. 1부에는 일곱 편의 ‘첫’ 이야기가, 2부에는 그 이야기를 받아 경험한 사람들의 일곱 편의 답장이 실려 있다.

책 속 낭만 가이드 중에 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오늘 하루 한 번이라도 아무런 조건 없이 강아지처럼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봐 주세요."

토성의 중재자씨는 조건없이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세상 대신 사람으로 바꿔봤단다. 짜증과 분노를 유발하는 빌런을 사랑해보기로 했다고. 그러나 3일만에 억지 선함에 지쳐 때려쳤단다.

p.143
세상의 빌런을 조건없이 사랑하는 것은 실패했으나, 대신 미운 사람을 볼 때마다 나를 아낌없이 사랑해준 강아지 앵두를 떠올리는 것. 그렇게 해서 미운 마음을 그리움으로 치환하는 일은 가능하다고 느꼈다.

나는 '아무런 조건없이'에 방점을 찍었다. 나는 어떻게 세상을 보았나?
늘 조건을 달고 세상을 봐왔다.
아무런 조건없이!
이거이거 쉽지 않았다. 평생 살아온 방식, 태도가 쉬이 바뀔리가...
내 옆 사람의 행동이 마뜩찮아도!
미운 말을 해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봐주기!
노오오오력하면서...
어어, 이거 낭만 가이드가 맞나?
훔, 마음 수련이 아닌가?싶었다. 매순간은 힘드니 하루 한번씩만 흐린 눈으로 보자고 합의했다. 나 혼자!ㅎㅎ

어쨌든 안 해본 짓을 하면서 깨달은 게 있다. 지극히 동일한 시간의 반복 속에 산다고 여겼는데 아직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오늘 이후의 나’가 있다는 것이다.
아직 내겐 많은 첫이 남아 있다~
재밌는 첫을 시도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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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읽고 말하다
아사쿠라 가스미 지음, 전화윤 옮김 / 현암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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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가이도 오타루의 카페 시트론에 새로운 점장 야스다 마쓰오가 왔다. 4년전에 신인상을 받은 소설가지만 최근엔 소설을 못쓰고 있다. 고모가 하던 카페를 맡아 운영하게 되었는데 그에게 난제는 독서모임 진행이다. 20년째 이어오고 있는 '언덕 중간에서 책을 읽는 모임'의 평균 연령이 85세이기 때문!

헉, 그럼 멤버들이 60대 때부터 이어져오고 있단 뜻? 그렇다.
과연 노인들의 독서모임은 어떨까?


위는 아사쿠라 가스미가 어머니의 모임을 참고해 쓴 소설 <읽고 읽고 말하다> 속 독서모임의 소개다. 등장인물들의 나이를 보다시피 뭔가 특이한 일이 벌어지지는 않는다. 모여서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수다를 떨고 책을 소리내어 읽는다. 읽고 읽고 말한다. 그리고 알게 된다.


"독서모임에서는 의외로 각자의 사생활에 대해 말하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소감을 주고받을 때 새어나오는 사생활의 조각 들이 아주 조금씩 쌓여갈 뿐입니다.
저는 독서모임 회원들의 '그 사람이기에 가능한 어떤 것'을 보면서 누구라도 어딘가에 결핍과 상처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갖춰진 찻잔이 아닌 것은 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저만 불쌍하고 고생하는 사람인 것 같은 얼굴로 흥흥, 투덜투덜,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정말 너무도 창피할 따 름입니다. 창피하다고 해놓고 이렇게 장황하게 써버린 것도 창피하네요! 실례했습니다!"


노인들이 꼭 하는 말이 있다. 자기 이야기를 풀면 소설 한 권은 될거라고. 제 삶이 세상 제일 기구하다 생각하듯 남들도 스스로를 그렇게 여길 것이다. 그런데 자기만 힘들다 생각한다. 위 회장의 말처럼 뒤늦게나마 깨달으면 다행이다. 노인은 완고하다지만 배우고 깨달음에 있어선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야한다. 


올해 다른 작품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이 소설의 작가가 최고령이었다고 한다.  매일 읽고 쓰는 생활에 영예가 주어졌으니 행복할 것 같다. 소설은 '노년에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사실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그 사실 앞에서 인물들이 무너지기보다 계속해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낭독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죽음이 삶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한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편입되어 있다는 감각, 그것이 이 소설이 독자에게 건네는 위안처럼 느껴졌다. 다음달에 만나자는 인사가 이토록 뭉클하게 들렸던 적이 없다.


**위 리뷰는 네이버카페 컬처블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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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고 아름다운 나의 세계
모은수 지음 / 물결서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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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을 보는 사람이라니!

무당인가? 싶을 것이다.

아닙니다~ 천사랍니다.^^

설마 방금 ‘풋!’하고 헛웃음 치신거 아니쥬??

​

11년차 시나리오 작가 모은수씨가 누구에게 천사로 명명 받았으며, 어쩌다가 신을 모시게 되었고, 어떻게 밥 짓고 농사 짓고 글 짓고 사는지(이런 삼종 짓기 기능사라니~~), 이 책 <신기하고 아름다운 나의 세계>에서 알려드립니다~ 앗차차! 빼먹음 안 되는 거~ 아이가 셋입니다요~ 남편도 있고요~~

​

언빌리버블이쥬?

저 역시 책을 읽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했답니다.

고백하자면 3분의 1정도 읽을 때까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아, 이거 정말 믿기 어려운데... 시나리오 작가라고 했으니까 아무래도 책 마지막에 가서,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이럴 것 같은데...’

그런데 신기한 일입디다. 책장을 넘길수록 작가에게 넘어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직접적으로 말하자면, 작가의 구라에 말렸단 뜻입죠!)

​

그래서 어쩌라고? 이 책 읽어 말어?

라고 물으신다면?

네네~~ 신기한 체험 함 해보시라니까요~~

첨엔 고갤 갸웃 거렸다면 뒤로 갈수록 끄덕끄덕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겁니다.

​

보통 리뷰를 쓰다보면 책 내용을 인용하게 되는데 작가의 사연? 혹은 귀신 경험담? 같은 걸 쓰면 왠지 스포 같달까요...

그렇지만 하나도 안 쓰려니 초큼 아쉽군요.

제가 젤로 부러웠던 거 하나 인용합니다.

​

계룡산에 들어가 자리를 잡으면서 만난 언니 셋과의 인연에 대한 이야깁니다. 의용소방대에 들어갔는데 마음에 맞는 언니들이 있었고, 그들과 제주도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서로 정체성 확인을 하게 되었어요. 언니 셋도 귀신을 본다는? 또 한번 언빌리버블!! 30대부터 60대까지 나이도 다양한 귀신 보는 그녀들은 다른 사람들과는 썩 다른 삶을 살면서 외로웠는데 이젠 계룡산 사총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귀신도 사람도 아닐지 모른다. 세상에 나 혼자뿐이라는 외로움, 그것이 사람을 주저앉혀 일어서지 못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나는 더 이상 외롭지 않다. 우리는 불을 끄기 위해 만나 서로의 마음에 난 불을 꺼줬다. 울고 웃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존재가 있다는 것, 정말 감사한 일임을 알아간다.

서로의 아픔을 툭툭 털어낼 존재들. 나는 그녀들을 사랑한다. 그리고 부족한 내 삶에 그녀들을 보내준 나의 신께도 감사를 전하며.

Thank God for small miracles!

p.76

어찌나 부럽던지... 울고 웃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존재가 셋이나 있다니!! 그것도 가까이에. 내가 원체 책 읽다 부러워하는 거 잘 하지만 이번엔 진짜진짜 부러웠네요.

​

작가의 이력이 특이하고 신기한 소재라서 호기심에 이 책을 집겠지만(물론 나도 그래씀다~) 사실 이 책은 사람 사는 이야깁니다. 황당하고 기막힌 이야기, 믿기 힘든 이야기, 기적 같은 이야기가 어쩜 이렇게 많을까 싶지만 뉴스만 봐도 그렇지 않나요?

​

경찰이 아들의 살인 증거를 숨기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심정지 직전까지 갔던 아이를 지나가던 사람이 살리고, 간암으로 6개월 시한부를 선고받은 아버지가 자신이 떠난 후 혼자 남을 아들(중증자폐스펙트럼)을 받아줄 시설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다보니 1년 넘게 생존중이랍니다. 오늘을 무탈하게 살아낸 우리의 하루도 기적과 같습니다.

​

신을 모시는 일은 어떤가요? 종교를 믿는 사람은 저마다의 신을 모시고 사랑하죠. 모은수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뭐 그리 다른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나저나 그녀의 신은 설화라는 이름답게 좋은 시나리오 하나 점지해 주시지 않고선...ㅎ ㅎ 천만 영화 크레딧에 모은수의 이름이 오르길 기다리고 있을게요!

작가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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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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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이라는 전쟁터 - <뷰티풀 군바리>부터 <이세계 퐁퐁남>까지, 웹툰을 둘러싼 논쟁적 순간들
위근우 지음 / 돌베개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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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웹툰을 거의 보지 않았고 유명하다는 작가나 제목도 몰랐다. 최근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봤다. <김부장>을 1,2편까지 재미있게 봤고 웹툰 원작이라는 건 나중에 알았다. <참교육>은 웹툰 원작이라는 걸 듣고 봤는데 전편 모두 재미있었다. 단,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아니까 대리만족할 뿐이었지만. <웹툰이라는 전쟁터>의 리뷰를 쓰면서 드라마 얘기를 먼저 하는 이유는 웹툰을 거의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 책을 읽었느냐, 책 소개에서 혐오 언어에 관한 부분이 눈에 크게 들어왔고, 왜 전쟁터라 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출판사 책 소개에 나온대로,

“본격 웹툰 문화비평집을 표방하는 이 책은, 웹툰을 통해 한국의 문화전쟁을 바라보는 묵직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동시에 웹툰 및 웹툰 작가, 웹툰에 얽힌 문화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고 생각을 확장해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해도가 깊을 테지만 나처럼 웹툰 잘 모르는 일반인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또한 독자가 주의를 기울이는 주제에 대해서는 더 자세히 읽고 연계 독서로 나아가면 좋다. 이 책에서 다루는 웹툰이 많기 때문에 모두 볼 순 없겠지만, 이미 웹툰을 본 독자에게는 다른 방식의 사고를 할 기회가 될 것이다.


웹툰 자체(주제 및 표현 방법)는 물론 댓글란에서 벌어지는 의견들이 온라인에서 전쟁이 되었다는데 웹툰을 읽지 않는 나로선 생경했다. 웹툰별로 쟁점화 되었던 내용과 언론에서 어떻게 다루었는지에 대해 작가가 비판적으로 쓴 내용을 읽으며 혐오 발언의 생산과 유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고, 이대남이라 불리는 이들이 극우화 된 이유, 혐오와 조롱의 발언이 도를 넘어가는 현 상황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웹툰 <참교육>의 사례를 인용한다. 음모론에 근거한 에피소드 연재 당시 댓글 ‘초등학생 페미니즘 사상 주입하려고 초등 여고사들끼리 사이트 만들어서 정보 주고받고 했던 거 저격하는 거네.’가 68,000명의 추천을 받아 베스트 댓글이 되었다. 위근우 작가는 <참교육>의 작가가 잘못 이해한 현실을 정당화하기 위해 대안사실의 세계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다른 웹툰(여혐, 능력주의 등)도 이와 유사하게 작동하고 있다. 아래 내용들로 가장 궁금했던 것이 해소되었다.


p.116~117


작중 나화진은 ‘양성평등’교육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며 왜곡된 페미니즘 교육이 세상을 반으로 갈라 혐오하게 만든다고 지적하지만, 정작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하고 싶은 이들이 현실 대신 대안사실을 믿는 방식으로 세상은 갈라지고 소통의 토대는 무너진다. 이것이 웹툰의 혐오표현을 그저 현실과 분리된 가상 세계에서의 일탈이나 대리만족으로 허용할 수 없는 이유다. 교원평가 성희롱 사태 같은 현실의 사건이 가리키는 것과 별개로, 온라인 공간은 혐오에 취약한 특정 대상에 대한 부정적 정념과 그것을 정당화할 가짜 근거들로 가득하다. 오프라인이냐 온라인이냐, 뉴스냐 커뮤니티 게시물이냐 같은 구분은 무의미하다. 그것을 믿고 행동하는 이들이 많을수록 이 세계는 더더욱 실재하는 현실이 된다. 혐오를 정당화하는 인기 웹툰과 그 댓글란은 언제든 이러한 믿음을 끼리끼리 증폭하는 온라인 우범지대가 될 수 있으며 <참교육>은 그것이 어떻게 실제로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그들이 즐기는 ‘참교육’엔 당연히 ‘교육’도 없지만 무엇보다 ‘참’이 없다. 그리고 현재 사이다 ‘참교육’이라 불리는 일들이란 게 거의 다 이 모양이다.


밑줄 그은 부분은 온라인 게임 댓글창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안사실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다. 최근에는 초등학생들이 일베식 조롱의 언어를 아무렇지 않게(맥락없이) 사용하고 있는데 그들이 이런 언어를 접하는 창구가 온라인 게임 댓글이다.


내가 만나는 학생들도 이전보다 혐오와 조롱의 언어를 많이 쓰고 있다. 부모가 아니니 온라인 게임을 못하게 할 수도 웹툰을 못 보게 할 수도 없다. 부모라 해도 요즘은 컨트롤하기 많이 힘들어졌다고 한다. 온라인에서 만나는 오염된 언어와 세계관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어렵다. 어른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경도되기 쉬운데 학생들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이 책의 내용과는 좀 다른 부분이긴 하지만 평소 웹툰을 즐겨보는 교사나 학부모라면 자신을 돌아보고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해 줄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웹툰 비평의 어려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말하는 부분을 인용한다.


p.262


글 한편의 힘이란 미미할지라도 이런 작업은 언제나 지평을 조금이라도 흔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가령 특정 작품에서의 차별적 표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면, 그것은 그 작품에 대한 옹호냐 비판이냐 혹은 그 근거가 충분하냐 비약이냐 같은 차원에 그치지 않고, 같은 장면을 본 무수히 많은 이들에게 질문하고 그들의 해석적 지평에 개입하고 그들의 반응을 통해, 무엇이 차별이고 창작의 표현은 어디까지 허용되며 작품의 의도 해석의 적정선은 어디이며 창작의 책임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논의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이 책에서 특히 문화전쟁이라는 굵직한 전선 안에서 웹툰 비평의 효용을 찾으려 한 것은, 작품에 대한 세밀한 해석이 이 전선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동시에 비평이라는 협소하거나 자칫 고립될 수 있는 담론을 정치적 투쟁과 문화 변동의 더 큰 담론에 접합시킬 수 있길 바라서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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