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에게 말을 걸다 - 난해한 미술이 쉽고 친근해지는 5가지 키워드
이소영 지음 / 카시오페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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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5가지 키워드로 공부??하면 미술작품 감상이 쉬워지겠군요~~ 이 책 읽고 미알못인 옆사람에게 좀 가르쳐서 같이 미술관 가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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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클래식
김태용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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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데 음악이 없다면?

아마 우리가 영화에서 느끼는 감동은 없을 것이다.

영화에서 음악은 너무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음악은 영화음악을 작곡가들이 창작하기도 하지만 기존의 클래식 음악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클래식 음악이 영화의 분위기와 맛을 살려주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다보면 어디서 많이 듣던 음악인데~ 싶은 것들은 대부분 클래식 음악이다.

 

 

 

<영화관에 간 클래식>은 영화 속에 쓰인 클래식 음악에 대한 책이다. 영화도 좋아하고 클래식 음악도 좋아하는 나같은 독자들에겐 취향저격이다!

 

 

 

이 책을 쓴 사람은 김태용인데 약력을 보니 아~~~주 음악전문가이다. 서양음악사 저술가 겸 클래식음악 칼럼니스트라고 한다.

오호! 그렇다면 책 내용을 믿고 봐도 될 듯하다.

사실 출판사에서 이 책 출간전 연재 이벤트 할 때 몇 꼭지 읽어보니 기대가 되었다. 나는 물론 일반인이지만 그래도 영화 볼 때 나오는 음악에 꽤 관심가지고 들으며, 귀에 꽂히는데 제목이 떠오르지 않으면 꼭 검색해서 찾아내곤 한다. 출간 전 연재를 읽다보니 내가 모르는 음악 관련 지식들, 영화에 그 음악이 사용된 사연 등이 소개되어 더욱 읽고 싶었는데 운 좋게 서평단으로 당첨되어 책을 받았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에는 대여섯 꼭지로 구분해서 영화 속에 사용된 클래식 음악을 소개한다.

각 장의 주제 포인트는 네 가지다. 그 키워드는 실화, 상상력, 히어로, 드라마틱이다.

 

 

 

각 꼭지의 내용 구성은 이렇다.

영화를 소개하면서 음악으로 사용된 클래식을 설명한다. 당연히 작곡가와 그 곡에 대한 설명, 연주자나 성악가 이야기. 그리고 영화의 어느 장면에 쓰여서 어떠한 극적 효과를 냈는지까지. 여기까지만 있다면 평범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의 실력이 드러나는 것은 그 다음 부터다

 

 

1장의 첫 번째 영화는 <보헤미안 랩소디>에 사용된 오페라 3편을 자세히 설명하고 <스타 이즈 본>이란 영화를 곁들여 거기에 쓰인 오페라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사실 대부분 아는 내용이었다. 영화 속에서 '프레디 머큐리'가 최고의 음악을 만들거라고 큰소리치며 음반제작사 사장에게 틀어주던 노래는 오페라 <카르멘>하바네라였다. 그 아리아를 부른 목소리의 주인공이 마리아 칼라스라는 건 내 음악 상식으로 알고 있었다. 사실 너무나 유명한 가수니까.

 

 

 

하지만!! 첫 번째 내용에서 바로!! 새로운 정보를 발견했다. 나에겐 완전 처음인 정보 말이다. 이럴 때는 기쁘다! 프레디 머큐리의 오페라 사랑을 설명하면서 소개한 가수 몽세라 카바예’. 87년 발매된 2집 솔로앨범 <바르셀로나>에서 그녀와 듀엣으로 부른 노래 바르셀로나몽세라 카바예와 마리아 칼라스를 비교 설명하는 내용을 읽으며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쾌감을 느꼈다. 그리고 꼭 찾아봐야 직성이 풀린다. 바로 유튜브 검색을 해보았다. 역시!! 설명대로 부드러운 아름다움이었다.

 

 

 

이 꼭지에서 디테일은 또 있다. 영화제목이 보헤미안 랩소디이니까 보헤미안의 어원과 집시에 대한 설명, 랩소디가 클래식 음악에 쓰인 사례등을 알려준다. 각 꼭지의 끝은 추천음반을 소개하면서 마무리한다. 이 영화에 사용된 클래식 곡은 오페라였으므로 오페라 명반 두 장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각 꼭지마다 새로운 정보들이 아주 많다. 그것들을 체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바로 음악이다. 추천 음반을 꼭 구매하지 않더라도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충분히 감상할 수 있고 자체 추천 영상들을 연속 재생한다면 하나의 곡을 다양한 연주자의 곡으로 감상 가능하다.

이처럼 이 책은 장점이 많고 활용도가 높다. 나처럼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다른 것으로 파생, 확장시키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활용법이 무궁무진 할 것이다. 클래식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클래식의 세계에 입문할 수 있다. 그 정도로 다양한 곡들과 음반들을 소개하고 있다. 음악뿐 아니라 영화에 대해서도 재미있는 숨은 이야기를 풀어주기 때문에 그 맛도 짭짤하다.

 

 

 

이런 책은 한번만 읽고 마는 것은 좋지 않다. 목차를 보고 자신이 본 영화가 있다면 그 부분을 펼쳐서 읽은 후 사용된 음악을 들어보고, 여차하면 영화를 다시 보는 것도 좋겠다. 왜냐하면 책으로 음악 정보를 배웠으니 그 것을 알고 음악도 들어본 후, 영화를 본다면 처음 영화를 봤을 때보다 훨씬 풍성하게 감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음악 찾아보는 것까지는 했지만 영화 다시 보기는 아직 시도하지 못했다. 책만 읽는게 아니라 음악을 같이 찾아서 듣다보니 서평제출마감일이 다가와 있는 것이다.

 

 

 

서평 제출후 다시 감상할 영화는 이미 정해놨다. 1번은 <더 랍스터> 그 다음은 <로마 위드 러브>.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읽다가 보고 싶어진 영화가 있는데 <플로렌스><버드맨>이다. 두 영화 모두 개봉 때 놓친 영화이다. 이 책은 내게 여러 가지로 음악적 지식을 확대시켜주어 기분이 좋았다.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에 처음 쓰였다는 악기를 알게 되었다. 환상교향곡 전곡 감상은 딱 한번이었기에 이런 악기가 쓰였는지도 몰랐다. 오피클레이드란 악기인데 트럼본과 유사한 음역대라고 한다. 그러면 또 환상교향곡을 찾아서 들어봐야한다!

헉헉...

할 일이 너무 많아졌다.

 

 

 

또 하나 더! 

작가님 덕분에 발견한 음악이 있다. 

베토벤의 7중주이다.

영화 <터널>에서 이 곡이 사용된 장면을 설명하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아마 모르는 곡이니까 흘려 들었을 것이다. 이 부분을 읽다가 또 검색해서 들어봤다. 베토벤의 곡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것도 많다! 이 책에서 가장 큰 수확은 베토벤의 7중주를 알게 된 것이다. 현악기 네 종류(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모두에다가 관악기 클라리넷, 바순, 호른이 합세했다. 현악4중주와는 또 다른 맛이다. 앞으로 이 곡은 즐겨 들을 것 같다.

 

 

 

이 책은 영화에 대한 지식, 클래식에 대한  지식 모두 준다.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 이 책은 그걸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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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요리를 합니다 - 나답게 살기 위한 부엌의 기본
주부와 생활사 지음, 정연주 옮김 / 샘터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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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이름 없는 요리를 합니다>

부제는 나답게 살기 위한 부엌의 기본

그리고, ‘간편하게 먹어도 제대로 내 삶이 드러나는 매일의 식탁

 

!!!

나와 너무나 상관없다!

 

나는, 요리다운 요리를 안 한지 꽤 됐고,

가장 무심하게 관리하는 게 부엌 살림이고,

맛보다는 그저 허기를 잠재우기 위해 차리는 식탁이므로

 내 삶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러니 이 책은 표지에 쓰인 텍스트부터가 너무나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책을 열어 칼라화보같은 사진들을 보는 순간 침이 고였다.

이건 거의 조건반사적이었다.

주방과 음식과 재료와 도구들에 눈이 팽 돌아갔다.

이렇게 자연 재료를 가지고,

이렇게나 간단하고 정갈하게,

이렇게 맛나게 음식을 해먹는 사람들이라니!!

 

이 책 <이름없는 요리를 합니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일본에서 음식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로 요리 연구가, 스타일리스트, 작은 식당 운영자들이다. 1~7장까지는 그들의 매일 식탁과 음식에 대한 철학을 보여주고 부록으로 소개하는 3명에게서는 노년의 식탁, 60세에게 필요한 요리 10계명, 반찬 만드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이 모두 50~60대이고, 자녀를 모두 출가시킨 후 두 부부가 살면서 매일 만들어나간 자신들의 식탁을 공개했다.

중년이 되면서 심신 모두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생활 습관을 정리하고 지금의 자신에게 딱 맞는 식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은 누군가를 위해 밥을 차려왔지만 앞으로는 자신을 위한 식탁을 준비해야 하니까.

 

 

사진으로만 봐도 정갈한 건강식의 느낌이 올 것이다.

플레이팅도 남다르다.

기본기에 충실하라는 수필가 히라마쓰 요코씨.

제철 재료를 사용하며 레시피 없이 자유로운 요리를 한다는 그녀는,

전자레인지를 없애고 더 단순하면서 의미있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요리할 시간이 없을 때를 대비해 밑재료를 미리미리 준비해둔다면서 다양한 것들을 소개했다.

만능 양념, 달걀 소금 절임, 양배추 초절임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레시피보다 자유로운 발상이 요리에서 더 필요한 것이라며 달걀 푼 물에 소면 삶은 것을 넣어 휘이 저으면 끝인,

가마타마 소면을 뚝딱 만든다.

 

!

설마 날달걀 그대로?

레시피에 익힌다는 말이 없는데...

날달걀 못먹는 나로선 놀라운 요리였다.

 

푸드스타일리스트 다카하시 미도리씨의 아침은 토스트인데 이것 역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사진처럼 포크에 식빵을 끼워 가스레인지 불에 구워먹는다고 했다.

 

...

직화구이?

토스트기계에 넣어 굽는게 아니라,

장작불도 아닌 가스불에 직접 빵을 굽다니...

왠지 빵에서 가스맛 날 것 같다.

 

이 책은 요리법 외에도 부엌 및 싱크대 수납관리법, 요리 도구와 그릇 관리에 대한 내용들도 참고할 만하다.

요리와 먹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나에게 이 책은,

그림의 떡이란 말이 적확하다.

 눈이 휘둥그레지며 보지만 보는 것까지만~~

 

그런데 쇼진 요리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자매의 요리법을 보면서는 마음이 좀 바뀌었다.

 

쇼진 요리란 고기나 생선을 사용하지 않으며 제철 식재료를 살리는 요리다. 6세기경 중국에서 일본으로 불교와 함께 전해졌으며 수도승을 위한 식사였다. 살생을 피하고 자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불교의 가르침을 나타내는 요리다.

 

비건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채식주의 요리인 것 같다.

콩고기를 이용해 고기의 질감을 살리고 제철 재료를 이용해 사진처럼 다양한 요리들을 선보인다.

이 부분에선 흐르는 침을 닦아야 했다.

 

 

표고버섯과 유부, 달걀볶음, 초대리를 섞은 밥을 창층이 쌓은 라이스 케이크이다.

비주얼에 놀라고 창의력에 또 놀랐다.

그리고! 진정 한 입 먹어보고 싶었다!!

 

이 책에서 소개한 일본 가정식 레시피들의 공통점은 달걀의 활용이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 꼭 필요하며 완전식품으로 인정받는 달걀을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해서 식탁에 올린다.

밑반찬 수준인 것도 있고 우리도 흔히 해먹는 오믈렛도 있다.

 

이 책이 일본 책이라서 재료나 요리법등에 있어 우리와 조금의 차이는 있어도 대부분 활용 가능한 것들이다. 마지막 부록편에 텍스트 위주로 나온 레시피들을 보며 한번 해보는 것도 좋겠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텍스트 버전으로 생각하면 된다. 평소 요리나 플레이팅에 관심 많은 독자라면 만족할 만한 책이다.

나는 그저 침만 흘렸지 실천하지 않을 건 확실하다.

단 쇼진요리에 쬐금 관심이 생기긴 했다.

언제 따라해 볼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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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 진화하는 페미니즘
권김현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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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페미니즘이라는 부제를 달고 권김현영의 책 <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가 출간되었다. 왜 진화하는~ 이라는 부제를 달았을까? 이 책에는 총 5장에 걸쳐 60꼭지의 글이 실려 있고 이 글들은 저자가 2003년부터 2019년까지 각종 매체에 기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16년이라는 시간동안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으로 담론화되었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비롯,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있지도 않지만 짚고 넘어가야만 할 것들 등등을 다룬 내용들이다. 저자는 일련의 사건들을 톺아보며 한국 사회에서 진화하고 있는 페미니즘을 자신의 시각으로 정리하고 있다

 

누군가 내게 페미니즘, 페미니스트가 뭐냐고 묻는다면(그럴 일은 거의 없겠지만ㅎㅎ)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하겠다. 페미니즘이 뭐라는 걸 어디서 들었든 글로 읽었든 그 때 뿐이고 내가 누군가에게 정확하게 설명해 줄수는 없다. 페미니즘은 노동법이랑 비슷한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임에도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그때그때를 넘기며 살아간다.

 

나도 여자이기에 어렸을 때부터 결혼후까지 무수한 남녀차별의 경험을 했다. 부당하다고 식식거렸어도 그냥 여자는 그렇게 사는 거겠거니... 하며 살았다. 나 하나가 뭐 그리 크게 할 수 있는 일이 있겠나? 체념하고 살았다는 말이 더 적당하겠다. 최근에 자주 들리는 페미니즘과 관련된 말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것이었다. 상황에 그리 맞지 않음에도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경우를 보면서 페미니즘이 일상화 되었고 그것을 이제 더 자주 말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여혐, 남혐이라는 말이 빈번하게 쓰이는 걸 보니 남녀간에 대립과 갈등의 구도만 만들어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페미니즘에 대해 알아보려고 서평단에 신청해서 받아 읽게 되었다.

 

p.8~9

나에게 페미니스트란 차별과 폭력을 경험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해석할 수 있는 언어를 가진 사람, 알고자 하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다. 페미니스트는 올바름의 이름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지를 질문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은 늘 쓸모를 증명하라는 요구를 받는다. 여성을 둘러싼 현실은 지겨울 정도로 비슷한 문제에 부딪히고 있으므로 페미니즘의 유용성을 인정받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피해 증거를 수집해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 여성은 진화하지 않는 존재처럼 그려졌다. 하지만 지난 100년간 여성의 삶은 어떤 사회 혁명보다도 놀라운 수준으로 변화했다. 페미니즘은 이렇게 변화한 여성의 궤적을 담아내는 그릇이어야지, 몇몇 예외적인 여성의 영웅담만을 기억하는 도구가 아니다. 이 책에는 그 과정이, 생각의 여정이 담겨 있다. 어떤 이야기는 흑역사이고 어떤 건 특정한 상황에서만 의미 있는 기록이다. 이런 흔적들을 남겨둔 것은 진화하고 싶기 때문이다.

 

 

위 인용한 프롤로그의 내용으로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따라갈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무엇이 올바른지 찾아가고, 진화하고 있는 페미니즘을 기록하는 기록자이다. 그녀가 짚어나가는 이 길이, 나같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의 세계에 쉽게 발을 디딜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세계는 우리의 일상과 격리된 먼 곳에 있는 곳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뿐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저자가 책에서 다룬 사건들의 시간차는 16년이나 됨에도 불구하고 그리 먼 거리감으로 체감되지는 않았다. 일련의 일들은 우리 주위에 일상적으로 일어났던 것들이 대부분이고 특별한 케이스도 있긴 했다. 그런데 놀라웠던 건 내가 문제적이라고 여기지 못하고 살아온 것을 발견한 것이다

.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사건을 다룬 꼭지, ‘안희정과 재판부가 유죄다에서 저자는,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고 증거를 인멸하고 무시한 그들이 유죄라고 했다. 물론 안희정은 지난 9월 대법에서 징역을 받았다. 이 글은 그 전에 쓰여진 듯하다. 사실 나는 안희정의 판결에 별 관심이 없었고 그저 저런 인간들은 자신의 권력으로 여자들을 농락할 여력이 있고 그것을 충분히 행사했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그 여자비서가 폭로한 저의가 궁금했다.

다른 경우는 일명 개똥녀 사건이다. 그저 지하철에서 개똥 안치우고 내린 여성을 비난한 사건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그 여성에게 어마무시한 공격이 있었다. 저자가 이 사건에서 짚은 포인트는 그녀의 무례한 행동이 그 정도로 공격받을 사건이었나? 그렇다면 다른 지하철에서 무례한 남성들에 대해서는 왜 공격하지 않나고 물었고, 그렇게 공격에 동참한 남성들의 행동을 이렇게 평가했다.

 

감히 어린 여자가 사람도 아니고 개를 우선시하며 나이 많은 남성을 무시하다니, 뜨거운 맛 좀 보라며 남성사회의 동맹과 힘을 과시한 소규모 전투였다. 여성이 취약한 집단이기에 더 쉬운 표적으로 지목되고, 여성의 무례함에 대한 대중적 공감을 쉽게 이끌어낼 수 있었기에 이길 것이 뻔했던, 너무도 지독하게 가학적인

 

최근 영화개봉으로 다시 핫이슈로 떠오른 책 <82년생 김지영>을 다룬 꼭지도 있다. 나는 책도 영화도 아직 보지 않았다. 주위에 그 책을 읽은 사람들이 소설이라기보다 고발르포에 가깝다며, 우리가 겪어온 이야기들이니 굳이 읽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영화는 소설보다 괜찮더라고 하는 평가는 들었지만 아직 극장에 가질 못했다.

이 소설에서 포착한 시대정신을 저자는 이렇게 평가한다. “요즘 무슨 성차별? 여성 상위시대지~”라고 말하는 것을 포스트 페미니즘적 감성이라고 부르는데, 성차별은 이미 지나가버린 문제거나 저 멀리 있는 다른 후진적 사회에서나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태도를 말한다. 이렇게 낡아버린 문제처럼 보이게 만든 것 자체가 새로운 형태의 성차별적 현실이라고 비판한다.

이 소설이 우리 시대에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라고 했다.

 

자꾸만 다른 여성으로 빙의하는 김지영 씨를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밝혔다시피 책을 읽지 않았지만 나는 이 책을 불편해하는 젊은 남자들의 태도에 더 관심이 있었다. <90년생 김지훈>이란 책을 통해 자신들도 역차별을 받고 있으며 페미니즘을 외치면서도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여성들을 까발리고 부패한 페미니즘도 알려야겠다고 한 이들이 있었다. 펀딩으로 책을 내려고 했다가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82년생이고 미혼인 내 남동생의 입을 통해서 이미 여성 비판을 충분히 듣고 있다. 그 내용들은 자신의 경험도 있고 일베에서 회자되는 이슈들을 끌어와 말하는 것도 있다.

나는 궁금했다.

저들은 왜 억압받았던 여성들의 과거는 인정하지 않고 현재 자신의 불이익이 그녀들 탓인 것으로만 치부할까? 자신이 경험했던 극히 일부 여성들의 이중적 태도로 전체를 아우르려고 하는 건 어불성설 아닌가? 결론은 항상 그러니까 여자는 나쁘다, 이기적이다.’ 이런 식이었다.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을 사실대로 풀어놓으면 어떤 이들은 그게 더 어불성설이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뭐 어떠랴? 내가 쓴 이 리뷰를 읽어봐야 몇 명이나 읽으랴 싶어서 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류 역사 이래로 공고히 유지해온 남성의 기득권에 금이 가는 것을 위협이라고 느끼는 그들의 몸부림으로 보인다. 물론 오늘날 남성들이, ‘지금 여성들이 무슨 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들의 조상이 오랫동안 누려온 것을 여성들도 정당하게 같이 누리자고 하는 것을 못견뎌 하고 있다. 90년생들을 평가한 책에서 보니 그들이 원하는 건 공정이라고 하던데 여성의 정당한 권리 찾기는 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는 건가? 그들이 말하는 공정의 대상은 남성만인가? 이해할 수 없다. 그들도 변화하는 시대와 여성의 권리찾기를 받아들여야 한다. 역사는 아주 서서히 변하고 있고 여성들은 그것보다 훨씬 더 느린 속도로 자신이 당한 억압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그것을 수용하지 못하고 자신의 밥그릇을 뺏기는 것으로만 여겨 혐오의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태도는 차~~암 못났다고 밖엔 할 말이 없다.

 

이 책을 읽고 페미니즘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알았고 페미니즘에 대한 이론을 정립한 것은 아니다! 그러기를 원하는 독자라면 다른 책을 알아보는 게 좋겠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내가 얼마나 무감한 인간으로 살아왔는지를 깨달았다. 가사노동과 명절 지내기에서 겪은 억울함과 부당함을 당연한 일로 여기며 살았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그 반응들을 보면서는, ‘참 유별나다, 누군 뭐 안 당했나? 경중의 차이일 뿐이지.’라고 시크한 척 했다. 이젠 어렴풋하나마 알겠다. 생물학적으로는 여자로 태어났지만 평생을 남자도 여자도 아닌 중성과 같은 태도로 살았으며 여성이라 당한 일들에 문제의식을 가지거나 행동하지 않은 채 길들여진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아마 대부분 여성들은 나처럼 살았을 것이다. 자신이 직접 성폭행이나 살해를 당하지 않은 것을 그저 다행으로 여기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런 책을 통해 나의 문제, 사회의 문제를 알고 무엇이든 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간 누린 권리는 무임승차 편이었으나 이제는 어떤 식으로든 발걸음을 떼야 할 때가 아닐까. 페미니즘의 진화에 아주 작은 발자국을 찍고 싶은 마음이다. 이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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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
마커스 버킹엄.애슐리 구달 지음, 이영래 그림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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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은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그런데 띠지에는 더 놀라운 문구가 들어있다.

 

이제까지 당신이 믿어온 일 잘하는 법은 다 거짓말이다!”

 

그럼 그동안 우리는 헛발질만 했다는 말인가?

설마??

살짝 찔리는 게 있다.

회사 다닐 때를 떠올려보니, 출근하면 점심시간만 기다렸고 점심 먹으면 퇴근 시간만 기다렸었다. 회사를 다니긴 다니는데 일에 몰입하여 업무 성과를 내려고 애쓰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싶다. 그럼 이 책에서 다루는 일과 관련된 거짓말이 어느 정도 맞는지 궁금해진다.

 

그동안 열심히 일해 온 직장인들이 보면 놀랄 문구로 눈길을 사로잡는 이 책을 한 번 파헤쳐보자. 지금 나는 직장인은 아니지만 직장생활 했던 옛날을 떠올려보며 여기서 말하는 거짓말, 우리가 속고 있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먼저 책에서 말하고 있는 9가지 거짓말부터 살펴보자.

 

첫 번째 거짓말 : 사람들은 어떤 회사에서 일하는지에 신경 쓴다.

두 번째 거짓말 : 최고의 계획은 곧 성공이다.

세 번째 거짓말 : 최고의 기업은 위에서 아래로 목표를 전달한다.

네 번째 거짓말 : 최고의 인재는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다섯 번째 거짓말 : 사람들은 피드백을 필요로 한다.

여섯 번째 거짓말 : 사람들에게는 타인을 정확히 평가하는 능력이 있다.

일곱 번째 거짓말 : 사람들에게는 잠재력이 있다.

여덟 번째 거짓말 : 일과 생활의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홉 번째 거짓말 : 리더십은 중요한 것이다.

 

위 내용들을 얼핏 봤을 때, '뭐가 문제지? 맞는 말인 것 같은데?' 라고 생각했다. 다재다능한 사람을 인재라고 하지 않나? 직딩들에게 피드백은 필요하고, 워라밸도 중요하며 리더십도 중요한거 아닌가?

나 조직생활 그만둔지 너무 오래 됐나보다. 아니면 조직에서 리더였던 적이 없어서 영 감이 안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럼 이제 표지의 강력한 문구대로 일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던 모든 것을 박살내주는 혁명을 맛보아야 하겠다. 회사에 다니거나 리더라면 나와는 또 다른 자세로 이 책을 읽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일과 사람의 진실에 대해 확인하고 자신의 속한 조직에서 활용해보면 좋겠다.

 

일 망하게 하는 사람 아니고 일 잘하게 하는 사람, 즉 일에 관한 거짓말 말고 진실을 알아보자.

 

첫 번째 진실 :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팀에 있는지에 신경 쓴다.

두 번째 진실 : 최고의 정보는 곧 성공이다.

세 번째 진실 : 최고의 기업은 위에서 아래로 의미를 전달한다.

네 번째 진실 : 최고의 인재는 특출한 사람이다.

다섯 번째 진실 : 사람들은 관심받기를 원한다.

여섯 번째 진실 : 사람들에게는 자기 경험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일곱 번째 진실 : 사람들에게는 추진력이 있다.

여덟 번째 진실 : 일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홉 번째 진실 : 우리는 특출한 사람을 따른다.

 

이 책은 9가지의 거짓말을 다룬 각 장에서 왜 그게 거짓말인지 하나하나 반박하고 마지막에 일을 잘한다는 것은 이러한 진실이라며 거짓말에 대웅하는 문장을 선보인다. 각 내용마다 풍부한 통계자료와 사례를 이용하여 독자들을 설득한다. 나는 현재 직장인이 아니라 단박에 와닿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익히 유명한 사람들을 사례로 사용할 때는 이해가 쉬웠다.

 

예컨대 메시의 왼발 능력으로는 인재란 다재다능한 것이 아니라 한 분야에 특출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조직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더십의 사례에서도 마틴 루서 킹목사를 인용한다. 오늘날까지 미치고 있는 그의 강력한 영향력은 그의 능력이 다양해서가 아니라 집중적이고 독특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오늘날 리더는 프리싱킹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개인의 개성을 짓밟아야 할 결점으로 여기지 않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혼란이자 건전하고 윤리적이며 번성하는 모든 조직의 원료로 보는 포용력 있는 리더, 독단적 견해를 거부하고 분명한 증거를 찾는 리더.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지혜보다 새로운 경향에 가치를 두는 리더, 무엇보다 내일의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의 세상이 진정 어떤 모습인지 직시할 용기와 기지를 발휘하는 데 있음을 아는 리더가 바로 프리싱킹 리더이다.

 

조직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일원들이 리더로 발전하기 위해 이 책을 읽는다면 분명 도움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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