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세계 세계의 검찰 - 23개 질문으로 읽는 검찰 상식과 개혁의 길
박용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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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정권이 세 번 집권하는 동안 검찰 개혁을 하지 못하니 결국 검찰총장이 대통령 자리까지 꿰찼고 대한민국은 검찰 공화국이 되었다. 세상 무능력하기 그지없이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던 인간이 그 자리 지키려고 계엄을 선포하니 또 국민들이 끌어내렸고 이번에는 검찰 개혁, 수월할 줄 알았다. 그러나 검찰 개혁은 물론이거니와 사법 개혁도 시급하다는 것만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국민들은 내란 세력을 징치하고자 하지만 법기술만 부리는 자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폭발할 지경이다.

<검찰의 세계 세계의 검찰>이라는 책의 소개를 보고 검찰 개혁 제발 좀 하자!는 심정으로 서평단에 신청했다. 그러나 부작용이 너무 컸다.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이 답답해져서 가슴을 퉁퉁 두드려야했다. 그간 검찰이 망나니처럼 멋대로 휘두른 칼을 보며 기막혔다. 화가 나니까 관련 뉴스에는 귀막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 검찰을 개혁할 사이다 방안이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제도를 보며 부러워하다가 우리나라의 상황을 읽으면 짜증이 슬슬 올라왔다. 부글부글 끓어올라 책을 확 덮어버리고 며칠 있다가 다시 열어보길 몇 번이나... 내란을 일으킨 수괴와 그 공범들의 재판이 하염없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 분노를 유발하고 있는지라 우리나라 검찰의 역사와 그 집단에게 과하게 부여되었던 권력을 오남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책은 분노에 기름을 붓는 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려면 읽어야 할 책이다. 저자 박용현씨는 한겨레 신문사 편집국장을 거쳐 현재 논설위원이며,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도 있다. 저자가 오래 연구한 결과를 독자들에게 쉽고 편하게 전하려고 이 책을 썼다고 했다. 다른 나라의 제도와 검찰 권력의 비대화를 막기위해 기울인 노력, 그런 활동을 한 당사자와 시민들의 행동은 더욱 눈여겨 보아야 한다.

전문이 부록으로 수록된 전 미국 연방법무부장관 로버트 잭슨의 연설 "연방 검사"는 꼭 읽어보아야 한다. 우리나라 검찰 권한에서 가장 불합리하게 작동하는 기소권을 견제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저자가 소개한 다른 나라의 제도가 있다. 미국의 대배심 제도와 일본의 검찰심사회, 프랑스의 예심판사제도 등 3부 외국의 검찰개혁 사례들을 읽으며 부러운 한숨이 나왔다. 3부 마지막 챕터 '검찰 개혁과 사법 개혁은 함께 가야 한다'는 괴물 검찰 못지않은 현 사법부의 썩은 면도 도려내야 한다는 의지였다.

읽기 좀 힘들수도 있지만 필요한 책이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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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아이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8
김혜정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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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아이들>이라는 책 제목만으로 이미 가슴이 먹먹해지기 시작했다. 실종이든 죽음이든 자식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부모의 심정이 바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부모는 시신으로라도 만나고 싶다. 자식의 육신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기다리는 방법 외엔 없는 것이다. 나도 부모이기 때문에 제목에 좀 오래 꽂혀있었다.

김혜정 작가의 신작 <돌아온 아이들>에 등장하는 담희, 민진, 보경은 뭔가를 잃어버렸다. 언어와 시간과 기억을 잃은 셋의 관계가 얽히게 된 곳, 밤숲에서 30년이 지나서야 풀리게 되었다. 그들에겐 각자의 고통이 있었다. 사랑하는 엄마의 죽음, 가족과의 이별, 아빠의 폭력은 모두 아이들에게 최대치의 고통이었다.

담희는 엄마를 잃고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고모 민진은 30년 전에 실종되었는데 그 당시의 모습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다. 30년이라는 시간을 잃은 것이다. 보경은 가정폭력에서 벗어나려고 민진을 담보로 잡았고, 비겁한 자신의 행동을 잊기 위해 기억을 봉인했다.

이들 중 현재 성인인 보경의 행동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고통스런 과거지만 다시 마주하는 용기를 냈다. 어른이면 해소해야 할 일을 회피하고 외면하지 않는 것이다. 민진과 담희도 성숙한 어른으로 가기 위해 애썼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하는 '교환독서'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아 읽었다. 누군가와 '아미'(이 책에서 마인계 말로 친구, 옆에 서있는 사람이라는 뜻)로 연결되어 편지를 주고받았다. 책을 읽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런 활동은 처음이라 어색하게 시작했지만 같은 책을 읽고 편지를 주고 받다보니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랜선 아미와 한 달간 총 10통의 편지를 주고받았는데, 예상했던 것보디 적었다는 생각이다. 둘 다 직장인이고 개인적인 일들이 있어서 더 빈번하게 편지 쓰지 못해 좀 아쉽다.주로 보경을 주제로, 어른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는데 아무래도 어른의 태도, 책임감에 대해 천착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번 활동을 하면서 서간문 <디어 올리버>를 읽었다. 올리버 색스와 수전 배리라는 두 과학자가 주고받은 편지의 내용은 과학, 예술, 건강, 일상을 넘나들었고 읽으면서 정말 부러웠다. 우리는 평범한 독자이다보니 낯모르는 이에게 쓰는 편지에 자신의 생각을 온전히 다 드러내지 못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예의를 지켜야한다는 강박이 작용했을 것이다. <디어 올리버>를 읽지 않았다면 들지 않았을 생각이지만...

이런 특별한 활동을 할 기회를 주신 현대문학 출판사에 감사드리고, 주절주절 수다스런 글을 잘 받아 준 랜선 아미 하셔님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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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전쟁 - 제국주의, 노예무역, 디아스포라로 쓰여진 설탕 잔혹사
최광용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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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과 전쟁이라! 제목만 봤다면 건강을 지키기 위해 설탕과 전쟁을 하는 이야기일까 싶을 것이다. 설탕은 인류에게 오랫동안 달콤한 존재였는데 이제는 성인병을 비롯한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버렸다. 이런 설탕을 주제로 한 미시사 <설탕 전쟁>을 집필한 저자 최광용씨는 30여 년간 약 80개국을 넘나들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사업가 겸 여행가이다. 오늘날 세계가 형성되는 데 설탕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이 책에서 알려준다.

 

역사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책이다. 설탕의 존재를 알게 된 서구 열강이 어떻게 원주민을 착취했고 흑인들을 노예로 삼았는지, 아메리카 대륙이 현재의 국명과 언어를 가지게 된 지리 역사를 알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설탕 전쟁은 필연적이었다. 나는 역사를 좋아하기 때문에 역사책을 즐겨 읽는다. 학창시절 배운 역사는 왕조사였다. 세계사 역시 근대사 이전까지는 왕조사 위주였고 그 사이사이에 일어나는 큰 전쟁을 배웠다. 나이가 들어 세계사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그동안 나는 정복을 지극히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유럽인이 아닌데도 말이다.

 

이번에 <설탕 전쟁>을 읽으면서 또 발견했다. 유럽인들이 항로를 개척해 신대륙을 발견하고 보험업을 위시한 상업을 발달시킨 행위들을 나는 꽤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한국인인 내가 무적함대 에스파냐인으로,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인의 마인드로 살았던 것이다. 그동안 배운 세계사와 읽은 역사책이 그런 시각이었으니 세뇌를 당한 게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럽인들의 오만함과 잔인함을 확인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하고 결과론적으로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는 식의 평가도 있지만 나는 사탕수수 때문에 죽어나간 사람들을 계속 생각했다. 남의 땅에 배를 몰고 쳐들어가 새로운 땅을 발견했다며 자기 소유라고 외친 후 그 곳의 자원을 수탈하고 사람들을 착취했다. 그것을 본 다른 유럽인들도 똑같이 행동하다가 전쟁을 했다. 원주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유럽인들 멋대로 땅을 나누고 나라 이름을 붙였다. 속국으로 만든 후 금을 캐고 사탕수수를 재배하여 차곡차곡 부를 쌓아나갔다. 오늘날 강대국이라 불리게 된 시작이었다. 그간 유럽인의 시각으로 살아온 나 자신이 부끄럽다.

 

이 책으로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은 6장 브라질에 대한 역사다. 포르투갈의 지배로 남아메리카에서 유일하게 브라질만 포르투갈어를 사용한다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금과 사탕수수가 그 땅에 사는 사람들에겐 비극이었다. 브라질 국명은 그곳에서만 자생하는 나무 '파우브라질' 혹은 '페르남부쿠'에서 유래했다. 과거 플랜테이션 식민통치 영향으로 브라질 경제의 핵심은 여전히 농업이다. 설탕 왕국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설탕 생산국이며 설탕에서 에탄올을 추출해 자동차 연료로 활용하고 있다.

 

하와이 한인 이주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독립운동이다. 하와이에서 노예와 같은 노동을 하면서도 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보냈는데 열악한 노동환경을 견디지 못한 이들 중 상당수가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했다. 그들 중 장인환과 전명운이 스티븐스를 저격했다. 일본의 조선지배가 정당하다는 망언을 일삼았던 대한제국 외교고문 더럼 화이트 스티븐스가 1908321일 샌프란시스코에 휴가를 와서도 조선 비하 발언을 했고 이틀 후 장인환과 전명운이 나선 것이다. 이 사건 이후로 미국에 산재했던 10여 개의 독립 단체들이 하나로 통합되어 대한인국민회가 창립되었다. 설탕전쟁의 역사가 대한민국 독립운동사로까지 연결되었다.

 

혀끝에 닿는 달달함이 얼마나 지난한 역사를 거쳐왔는지를 알게 해주는 책이었다.

 


**위 리뷰는 하니포터 11기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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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처 Dear 그림책
변영근 지음 / 사계절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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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와처>는 초보 탐조인의 그래픽 노블인데 글자가 없다. 글 없는 그림책처럼 그림으로 모든 서사를 말한다. 수채화 일러스트레이터이 변영근씨가 코로나 때 일본에서 지내면서 탐조의 세계에 발을 디디게 된 이야기를 그렸다.


책을 처음 받고 스륵 훑어보면서 글자가 없어서 놀랐고, 두 번째 볼 때는 새의 이름을 몰라 당황스러웠고, 세 번째는 그림마다 들어있는 스토리가 읽혔다. 아니, 새 이름이 없는데 어쩌라고? 겁먹지 마시라~ 마지막 면지에 새가 등장는 페이지와 새 이름이 나와 있어서 확인해 보면 된다. 숨은그림찾기 하듯 새를 찾는 재미도 있다. 대놓고 새만 있는 페이지도 있지만 인간이 많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눈을 크게 뜨고 새를 찾아야 한다.


앞부분에서는 별일 없는 일상을 덤덤하게 살아가는 남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 남자는, 공원에서 카메라로 뭔가를 찍는 사람들, 망원경으로 보는 사람들의 뒤를 따라간다. 그러다가 전체 화면에 홀로 등장한 물총새 한 마리! 차락차락 소리가 나는 듯하다.



그 남자의 방에 망원경이 있다. 그도 탐조인, 버드 와처가 된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새들이 등장하고 계절이 바뀌고, 남자의 활동 범위도 넓어진다. 그는 여전히 홀로 새를 만나러 가지만 외로워 보이지 않는다. 그림에서 느껴졌다.

바로 이 장면가장 마음에 드는 페이지다.



내가 아는 새 이름이라곤 열손가락으로 다 꼽지도 못할 만큼 적다. 이 책을 세 번 이상 읽으면서부터는 계속 새 이름을 확인해야 했다. 책으로 탐조했다. 실제로 해보고 싶을 수도 있다. 거창하게 탐조여행까지는 아니어도 집 주위에서 만나는 새들을 관찰하고 이름을 확인하고 생태에 대해 찾아보는 활동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새가 내는 소리에 관심이 있다. 소리가 나서 내다보면 어디에 있는지 새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어서 확인이고 뭐고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책을 읽으면 탐조의 세계에 기웃거리고 싶어진다. 자주 만나는 비둘기에는 별 관심도 없으면서 말이다...


마지막에 파랑새와 남자가 조우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빛과 소리가 2차원의 종이 위에서 넘실거린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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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날들이 단단한 인생을 만들지
임희재 지음 / 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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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외국 유학길에 오른다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 지난 달에 읽은 책에서 한민용 앵커는 십대에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이번에 읽은 책 <다정한 날들이 단단한 인생을 만들지>의 저자 임희재씨는 스물두 살에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갔다. 젊은 여성이 타국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려면 어려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 안전 문제이고 다음으로는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이다. 모두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 일이다.


닥치면 다 하게 되어있다는 말이 있다. 유학생활 중이므로 혼자 헤쳐 나가야 한다는 걸 알기에 없던 용기도 불뚝 솟고, 가지고 있는 것들을 맥가이버처럼 활용하면서 몰랐던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런데 발을 동동 구를 상황에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나 도움을 주는 요정 같은 이들을 만날 때도 있다. 저자가 막차를 타고가다가 내릴 곳을 놓쳐서 종점까지 가버렸는데 집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어서 막막했다. 그 때 도와준 사람 뿐 아니라 그녀는 자신에게 대가없는 친절을 베푼 이들을 천사라 부르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한다고 표현했다.


나는 해외 유학은 간 적이 없지만 국내에서 운전 요정을 만난 적은 있다. 20년 가까이 된 것 같은데 내가 초보딱지 뗀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이다. 당시 나는 고속도로에서 잘못 내린 길을 정신없이 내달렸다. 그 길은 역주행 차로의 갓길이었다. 갓길이 끝난 지점에서 나는 망가진 기계처럼 정지상태가 되어버렸다. 몸도 머리도 돌아가지가 않았다. 그야말로 멘붕 상태! 그런데 반대편에서 달려오던 무쏘가 멈추더니 운전자가 내렸다. 그리고 내 차를 운전해 정주행 차로로 갖다놓은 뒤 자기 차를 몰고 바로 떠나버렸다. 그 분은 내게 구세주였고 나는 연신 90도 인사를 해댔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고 마치 꿈인 것 같다. 그 분은 거의 말없이 행동만 했는데 다정함이 듬뿍 묻어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임희재씨는 파리에서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에게서 다정함을 느꼈다고 했다. 제목처럼 다정한 날들이 자신의 인생을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녀는 <다정한 날들이 단단한 인생을 만들지>에서 프랑스와 독일에서 겪었던 다양한 일들을 소개한다.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을 대화로 풀어나가고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는 기쁨을 누리며 성장해 나갔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역시 다정한 게 이기는구나~ 싶었다. 꼭 외국 생활이 아니어도 우리는 살아가며 크고 작은 어려움, 인간 관계의 갈등을 겪게 된다. 그럴 때 조금만 부드럽게 여유를 가지고 상대방에게 다정한 말 한마디를 건네거나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다면 조금은 부드러운 사회가 될 것이다.


저자는 현지인 뿐 아니라 이민자들에게서 도움을 받았고 본인도 베이비 시터를 하며(물론 돈을 벌기 위한 활동이었지만) 누군가의 육아에 도움을 주었다. 우리가 하는 선의의 행동은 팔랑이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언젠가 내게도 돌아오게 된다. 그런 행동이 꼭 등가로 돌아오지는 않지만 내가 보여준 다정함이 나를 포함한 주위에 따뜻하고 선한 영향력이 됨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이 책에서 가장 궁금한 것 하나! 그녀의 독일 남친과는 어떻게 됐을까? 한국에 돌아왔다가 다시 독일로 가지 않았기 때문에 헤어진 것 같은데 잘 지내던 남친 이야기가 뚝 끊기니 몹시 궁금해졌다.ㅎㅎ 다정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던 독일 남자와 싸우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물들어가는 과정을 보니 저자가 꽤 잘 조련시킨 것 같은데 말이다.


나는 미국에 유학을 가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어서 실행하지 못했다. 내가 이십대 때 미국 유학을 갔다면 다정한 천사 같은 이들을 만났을까? 미국은 유럽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고 총기 자유가 있으니 더 위험했을까? 가보지 않은 길에 미련을 두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지만 미국 유학을 갔더라면 내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과연 미국 천사들을 만났을지 궁금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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