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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진짜 비밀인데! ㅣ 길벗어린이 문학
강경수 외 지음, 밤코 그림 / 길벗어린이 / 2025년 11월
평점 :

<이건 진짜 비밀인데>가 정식 출간 되기 전 가제본 서평단 자격으로 송미경 작가의 <내 동생이 구멍을 만든 날>을 받아 읽었어요. 동생이 구멍을 만들다니, 무슨 구멍일까요? 제목부터 궁금궁금~~
누나가 남동생 이야기를 합니다. 동생 이름은 사드락! 남동생과 누나는 여러모로 정반대입니다. 사드락은 한 번도 빠짐없이 숙제를 해가요. 숙제를 다 하면 가방을 싸고 다음 날 입을 옷을 정리한 다음 책을 읽거나 강아지를 돌보거나 어른들의 잔 심부름을 하구요. 이른 저녁부터 잠옷을 입고 책을 읽다가 잠이 들어요. 용돈을 받으면 쓰지 않고 모으며 한 번도 지각을 하거나 거짓말도 하지 않았어요. 어른들이 좋아할 모범생이죠~~
어느 날 사드락이 구멍을 발견하고 그 곳에 사는 족제비를 만난 뒤에 아주 달라져 버렸어요. 갑자기 사라졌다 돌아온 사드락이 누나에게 비밀을 털어놓았답니다. 물웅덩이에서 구멍을 발견했고 말하는 족제비를 만났다는 것! 그 족제비들의 말에 의하면, 지나치게 정확한 인간 아이들 때문에 구멍에 갇혀 살고 있다고 하네요. 특히 사드락 때문에 땅 속 균형이 무너졌대요. 사드락 잘못이 너무 많다나요.
사드락 같은 아이가 하나의 구멍도 만들지 않으면 족제비 세계가 숨을 못 쉰대요, 인간 세상의 아이들이 틈을 만들고 틀리게 굴어 줘야 그 구멍으로 족제비들이 드나들 수 있어요. 누나처럼 실수하고 말썽부리는 아이들이 족제비들에겐 좋다는 사실! 사드락은 그곳에서 특훈을 받고 왔는데 누나가 그 모든 걸 다 동화로 쓰기 힘드니 독자 여러분이 생략된 부분은 상상해 보라고 하는군요. 아, 누나가 바로 작가!
이 동화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무한 상상할 장을 열어줍니다. 뭐든 해도 된다고, 틀려도 되고 말썽 피워도 된다고, 소용없는 짓이란 없으니 다 해보라고요. 그리고 괜찮다고, 그런 것들은 어릴 때 해보아야 하는 거라고, 그동안 움츠려 있었다면 두 팔과 두 다리를 활짝 펼쳐 뛰어 보라고!!
이 세상은 작고 웃기고 쓸모없고 틀린 구멍들로 구성된 아름다운 그물망 같은 거라는 이 문장은 어른에게도 가슴 벅찼어요. 우린 어렸을 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금지어만 듣고 살았어요. 의문을 제기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교육받았고요. 요즘 아이들더러 가장 풍요로운 시절을 사는 세대라고 하지만 그들에겐 허튼 짓할 시간이 없어요. 해야 할 공부가 너무 많아서 다른 것을 해볼 틈이 없고, 침몰하는 배 안에서 가만히 있다가 죽음을 맞았지요. 요즘 아이들은 과연 우리와 다른 교육을 받는 걸까요? 어른으로서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누나가 자신은 틈과 구멍 사이 이야기를 찾는 사람이 되었다고,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지 알겠냐고 묻는 마지막 부분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도 동화작가가 되어보고 싶다는 마음의 씨앗을 품어봄직 합니다. 주위 사람들이나 동물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일기 쓰기를 시작하면 어떨까요. 말썽 부려보고 싶지만 실행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은 하고 싶은 그것!을 글로 써보는 거에요. 아이들이 맘껏 쓸 수 있도록 같이 읽은 어른들이 유도하면 좋겠습니다. 부디 글쓰기 카타르시스의 맛을 느낄 아이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밤코 작가님 그림도 넘 귀여운데요, 본 책은 컬러로 나왔겠죠~~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