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은 언제라도 늦지 않다
김재진 지음 / 김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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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에 발행된 김재진 시인의 시집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를 가지고 있다. 평생 외로움을 친구라 여기며 살아왔다. 20여 년전에도 혼자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시를 그리 즐겨읽지 않음에도 시집을 샀던 걸 보니 말이다. 20년도 넘은 시집을 오랜만에 펼쳐보니 종이 색이 많이 바랬다. 무심코 펼친 면에 제목이 "너를 만나고 싶다"였고, 쳣 행에 연필로 줄을 그어 놓았다.

'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표제시를 찾아봤다. 많이 펼쳐본 모양이다. 지문의 흔적이 아래쪽에 둥그러니 남아있다.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 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4행에 줄을 그어 놓았다. 그리고 11행에는 네모로 둘러놓았다.

'완전한 반려(伴侶)란 없다.'

 

98년을 톺아보았다. 기억이 희미하다. 아픈 일이 있었거나 외로움에 빠져 있었던 모양이다. 20년 동안 시인은 시와 에세이를 계속 썼고 첼로를 연주했고 그림을 그렸고 지금은 명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시인은 쉼없이 무언가를 했는데, 자신을 공감해주는 시라며 밑줄까지 그었던 독자는 20년간 무얼 했나? 생각해본다.

 

... 이렇게 쓰고 보니 너무 나이든 것 같다.

무슨 확인 사살도 아니고...

시작을 이렇게 올드하게 했나 싶어 다 지워버릴까? 하다가, 한 때 김재진 시인의 시를 읽었고 감동 먹었던 독자라는 걸 강조하고픈 마음에 그대로 진행해보기로 했다. 물론 시인은 모를테고 알아도 무슨 소용이랴.

, 신간에세이 <사랑한다는 말은 언제라도 늦지 않다>의 서평단에 이 시집 사진 찍어 응모해서 당첨되었으니 서두에 화제로 쓸만 했다고 우겨본다.

 

 

신간의 정체성은 산문집이라고 했지만 목차에서 시의 한 소절 같은 문구들을 발견했다. 마음에 드는 제목부터 먼저 읽어보았다. 신기하게도 혼자가 돋을새김으로 내 망막에 꽂혔다. "반짝이는 것은 다 혼자다"를 펼쳤다.

 

p. 22

 

비어있는 공간에 음악이 잘 울리듯 혼자라는 공간 속에서 고독은 저만의 깊이를 갖는다. 아무도 없는 밤을 지새우며 장미는 저 혼자 향기를 품고, 길 위에서 방랑자는 외로움과 맞서는 것이다. 그러나 참으로 가치 있는 일은 그 모든 것에 반응하지 않고 묵연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외로움 또한 담담히 받아들여야 한다. 감정에 반응하지 않는 이는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으니 그럴 때의 외로움이야말로 텅 비어 가득한 충만함이다.

 

텅 비어 가득한 충만함이란다. 외로워 울며 밤을 지샐 때는 몰랐다. 비어 있음이 가득참이 된다는 것을. 시나브로 외로움이 늘 옆에 있어주는 친구 같아졌다. 이 상태를 충만함이라 불러도 되겠다. 내 상태를 싯구처럼 표현해 주었으니까. 물론 시인은 모를테고.

 

"삶은 모두 불꽃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나! 길고양이에게 한 말이다. 고양이와 선문답이 아닌가. 검은 고양이였지만 털은 빠지고 때가 묻어 병든 게 역력한 고양이에게 시인 자신의 심정을 투사하면서 했던 말이었다. 어머니를 보내고, 낯선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려던 때에 신산했던 자신의 모습과 비슷해 보이는 길고양이를 붙잡고...

 

고양이에게 해 주고 싶었던 말!

"지금 상처받아 고통 속에 있다 해도 삶은 저마다 불꽃을 가지고 있다. 아직 그 순간이 오지 않았거나 설령 그 순간이 지났다 해도 삶이 가지고 있는 불꽃은 결코 사그라들지 않는다."

 

자신에게 하는 말!

"누군가에 의지해 구차한 목숨 이어가지 말고 불꽃처럼 타오르다가 단숨에 꺼져버리는 인생이라면 좋겠다. 복받쳐 오르는 날이야 어쩔 수 없다 해도 흐르는 것은 흐르는 대로 내버려둔 채 아무 일 없다는 듯 무심히 살다가 갔으면 좋겠다."

 

책 제목으로 쓰인 문장은 독자마다 다르게 읽히겠지만, 시인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자!

늦기 전에!

늦더라도 꼭 하자

 

제목과 같은 꼭지의 내용은 3년 전 소천하신 어머니의 이야기였다. 서로 사랑한다는 말을 해본 적 없었던 모자지간이었다. 사랑한다는 그 한 마디를 하지 못해 오래 후회했다는 시인은 독자들에게 이렇게 당부한다.

 

p. 69

사람이 떠난 자리엔 후회만 남는 법, 아끼지 않아도 되는 말을 아꼈다는 자책으로 나는 어둠 속에 탄식 하나 토해놓는다.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 언제라도 사랑한다는 말은 늦지가 않다.

 

 

 

이 책은 산문집이라고 하지만 한편 한편이 산문시 같았다. 나는, 아포리즘 같은 문장을 발견하면 성우인양 소리 내어 낭송해보고, 시인이 맘을 드러내면 내 맘과 꼭 같다며 손뼉을 치다가, ! 선배님! 하며 거수를 붙이기도 했다. 시인의 문장으로 모노드라마 한 편 찍었다. 관객은 없다. 혼자 연기하고 혼자 감탄하고 혼자 박수친다. 이것이 충만함?ㅎㅎ

 

 

이상하게도 영화 만추에서 현빈의 펄럭이던 코트자락이 떠올랐다. 이 책과 이 계절이 어울린다는 생각에 리뷰가 감정과잉이 되어버렸다. 살짝 부끄럽지만 이제 끝내야하는 이 마당에 다시 쓸 순 없다...

 

김재진 시인을 몰라도, 베스트셀러 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를 들어본 적 없는 독자라도, 이번 책 <사랑한다는 말은 언제라도 늦지 않다>를 읽으면 시인의 감성이 깃든 따뜻한 위로와 사랑을 받게 될 것이다.

나는 길고양이를 대하는 시인에게 홀딱 넘어갔다. 물론 시인은 모를테지만!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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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 진실보다 강한 탈진실의 힘
제임스 볼 지음, 김선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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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개소리여?”

말도 안 되는,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들었을 때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말이다. ‘개소리라는 단어가 책 제목에 들어가 있다니 이건 또 뭔 소린가? 했다. 도발적인 제목의 책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가 다산초당에서 출간되었다. 저자 제임스 볼은 퓰리처상을 수상한 영국의 대표 저널리스트이다. “가디언심층 취재팀의 책임 기자로 일하며 에드워드 스노든 NSA 폭로’, ‘위키리크스 관타나모 파일’, ‘조세 피난처사건 등을 심층 취재했고, 이 보도들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는 팩트체크에 대한 책임감과 짙은 문제의식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듣는 개소리가 얼마나 많으며 우리는 왜 개소리에 넘어가는지를 밝힌 후 개소리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이렇게 한 문장으로 이 책을 소개했다고 해서 내용이 쉬운 건 아니다. 그가 든 사례는 대부분 영국과 미국이다. 브렉시트 투표와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 얼마나 많은 개소리들이 판을 쳤는지 하나하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국제뉴스에 관심을 가지고 계속 팔로잉을 하고 있지 않다면 위 두 사례가 그리 쉽게 읽히진 않을 것이다. 최근 미국 대선뉴스를 주의 깊게 보았다면 바이든이 아직 미국 대통령으로 확정된 게 아니라는 것은 알 것이다. 지난번 대선시즌 때, 취임식 때, 대통령 자리에 있는 동안 트럼프가 생산한 개소리의 양은 어마무시하다. 이번엔 미국 선거제도를 이용해 상하원투표로 대통령을 확정 짓는 단계까지 가려고 잠시 입을 닫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트럼프는 투표전부터 부정선거를 예측하는 개소리를 하지 않았던가.

 

개소리와 거짓말이 어떻게 다른지 잠시 짚고 넘어가자. 저자에 의하면 거짓말이 진실과 권위를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개소리는 진실도 거짓도 신경 쓰지 않고 마구 내뱉는 허구의 담론이다. 문제는 개소리가 사람들의 일상뿐 아니라 국가 정책이나 지도자 선정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영역을 파고든다는 점이다. 그래서 저자는 왜 이렇게 개소리가 활개를 치는지 밝히는데 공감이 바로바로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사례보다는 이론적으로 설명할 때 우리나라의 어떤 상황과 유사한지 찾아보는 게 더 쉬울 정도였다. 맨 앞에 추천 및 감수의 글을 쓴 JTBC 이가혁 기자가 든 우리나라의 사례들을 읽을 때까지는 고개 끄덕였지만 본문을 읽으면서는 갸우뚱 했을 정도이니까... 나같은 사람 분명 있을 것 같다

 

그럼 우린 왜 이렇게 개소리에 홀라당 넘어가는 걸까? 저자는 인간의 심리 때문이라고 한다. 개소리를 듣고도, 역시! 이러면서 자기가 믿고 싶은 대로 믿는 확증편향’, 그리고 역화효과. 이것은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증거가 나와도 믿음을 더 굳히는 것을 말한다. 심리 실험 사례로 보여주는 집단 본능도 있다. 아무리 틀린 답인 것 같아도 많은 사람들이 말하면 자신도 그 틀린 답을 따라간다. 가짜뉴스의 제목을 보고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면 내용도 안 보고, 물론 팩트체크도 하지 않고, 공유하기도 한다. ‘소속감을 따르는 행동이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인간은 참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이다.

 

이제 개인 말고 집단을 보자. 미디어는 왜 개소리를 양산하는가? 돈 때문이다. 이제 래거시 미디어가 되어버린 신문사 방송사들은 예전의 방식으로는 망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 유튜브에서 1인미디어들이 중소기업 못지않게 돈을 벌어들이고 있고, 개소리로 단독이라는 제목만 붙이면 돈이 되는데 어떻게 그 유혹에 넘어가지 않겠는가! 인터넷에서 화제 영상을 찾아 수익화하는 전문 대행사가 홍보하고 판 영상을 영국의 주요매체들이 퍼날랐다는 사례를 읽으며 영화 <나이트 크롤러>가 떠올랐다. 제이크 질렌할이 분한 루이스는 더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뉴스를 찾기 위해 특종을 조작한다. 물론 가짜 뉴스는 직접 나가서 취재할 필요 없이 사진을 조작(문재인대통령이 왼손으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모습)하거나, 현장 취재할 필요없이 타 언론사의 기사(최초 기사도 가짜뉴스)를 베껴서 올리면 된다. 트래픽 증가는 수익으로 연결된다. 돈과 별 상관없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희안한 개소리들은 단톡방이나 페북, 트위터 등을 통해 삽시간에 번져 나간다

 

개소리가 뭐며 누가 개소리를 퍼뜨리고, 우린 왜 속아넘어가는지 까지 알았으니 이젠 어떻게 개소리에 대처할 것인가!’라는 과제가 남는다. 4부 진실을 수호하는 가장 현명한 대처법 에 나와 있다. 이 책의 의도와 저자의 열정이 좋았는데 4부 대처법은 바람 빠진 풍선 같았다. 3부까지 가열차게 풍선을 훅훅 불다가 4부에 와서 피시식하고 바람이 새버렸다. 각각 정치인, 미디어, 독자 및 유권자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몇 가지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유권자인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이 교과서적이고 숙제같다. 다 아는 얘기고, 알지만 귀찮아서 안 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저자가 내준 과제를 정리해 보았다.

 

1. 나와 성향이 다른 사람들을 팔로우해서 그들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보자.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쉽게 악마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

2. 개소리를 보고 바로 공유하지 말고 몇 초만 생각해보자.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고, 입증가능한 주장인지 살펴보자. 이렇게 몇 번의 팩트체크로도 진위확인가능하다.

3. 통계를 어느 정도는 알아두자.

4. 내가 믿는 담론을 믿지 않는 담론만큼 의심해보자.

5. 음모론에 굴복하지 말자.

 

결론은 개소리의 유혹에 빠지지 않게 정신줄 꼭 붙들고 살자는 것이다. 인간의 비합리성을 인정하고, 좀 귀찮지만 팩트체크 후 액션을 취하자! 개소리 라이더가 되지 않으려면!!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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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학력이 무기가 될 때 - 대기업 생산직, 고촐 취준생을 위한 길이 되다
한고졸 지음, 조원희 그림 / 이담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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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다. 코로나 때문에 지인도 못 만나는 상황인데 새로운 사람을 사귈 일이 생길 리가... 책으로라도 남들은 어떻게 사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볼 수 있다는 건 참 다행이다. 요즘은 자신의 직업을 알리는 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어서 관심 가는 직종의 책을 찾아 읽어보면 된다. 그동안 방송 작가, 디제이, 특수청소 하는 사람, 소방관이 쓴 책을 읽고 리뷰했는데 이번엔 대기업 생산직에 근무하는 사람이 쓴 책을 읽었다.

<고졸학력이 무기가 될 때>는 제목부터 흥미로웠고 주위에 대기업 생산직에 근무하는 사람이 없으니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서 서평단에 신청해서 받은 책이다.

부제는 ‘대기업 생산직, 고졸 취준생을 위한 길이 되다’라고 되어 있다. 나는 취준생도 아니고 주위에 취준생도 없으면서 이 책을 읽었다. 내가 취준상태였던 적은 너무 오래되어 그 상황에서 심리적 압박감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오랫동안 취준생이었다가 취업에 성공한 남동생을 보며 예상해볼 뿐이었다.

그럼 나같은 사람이 고졸 취준생을 위한 이 책을 읽는 게 무슨 도움이 될까? 또 저자에게는? 읽어보니 저자가 책을 낸 의도가 훌륭했고 쉽게 쓰였으며 구성도 좋았다. 역시 직업세계에 대한 책은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알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비록 글로 만나는 것이지만 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이 든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취업에 도움 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리는 리뷰를 쓰는 게 내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직 취업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대학은 가기 싫고 얼른 취업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리뷰를 쓰고 싶었다.

 

 

 

                                                                            

 

목차순대로 소개하자면 1장과 2장에서 우리 사회와 사람들에게 잘못 인식된 생산직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고 자신이 근무했던 중소기업과 대기업 생산직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해 준다. 3장은 실제 취업을 위한 정보를 주고 있다. 4장은 생산직의 미래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5장은 Q&A 이다.

구성을 살펴보자.

1장의 첫 번째 글의 제목이 ‘대기업 생산직, 어떻게 생각하세요?’이다. 3쪽의 내용에 걸쳐 생산직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다루며 타인의 시선에 휘둘려 적절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소신있게 지원해 보자고 한다. 대기업 생산직의 채용인원수가 많음에도 사람들이 워낙 관심이 없어 모르니까 말이다. 그 다음에 바탕 색깔을 구분하여 “합격률 UP!”이라는 꼭지에서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의 차이’를 표로 설명해준다. 그리고 4컷 만화를 넣어 생산직 현장의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요즘 긴 내용을 읽기 힘들어하는 독자를 위한 구성으로 보인다. 한 꼭지의 글이 두세 쪽밖에 되지 않아 짧은 호흡으로 읽을 수 있고, “합격률 UP!”이라는 코너에서는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중간 중간 만화를 넣어 환기시켜주기에 책 한권 다 읽는데 부담이 없다. 정보책이기 때문에 문학적인 표현을 음미하거나 비유를 이해할 시간은 필요 없으니 금방 읽을 수 있다.

그래도 책 읽기가 버겁고 영상에 익숙한 사람들을 위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니 영상을 보면 된다. 저자는 필명 '한고졸'로 유튜브 채널 “한국에서 고졸로 취업하기”를 운영하고 있다. 요즘은 유튜브가 학교라더니 취업관련 정보도 유튜브에서 배우다니 나로선 놀라웠다. 유튜브엔 없는 게 없다는 말도 인정하게 됐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유튜브보다는 책을 읽는 게 훨씬 좋다. 유튜브는 아래 링크 건 영상만 봤고 나머지는 제목을 보니 책 내용이랑 같은 것 같아서 패쓰했다.

https://youtu.be/IMWTpJ5Fqc

 

이 채널에는 구인정보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톤이 따뜻하다. 먼저 취업한 선배가 후배들을 위해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알려준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라며 잔소리하는 게 아니라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어서 조근조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따뜻함이 느껴졌다. 자신이 받지 못했던 것을 후배들에게는 뭐든 다 주고 싶은 맘이랄까. 자소서, 이력서 쓰는 법부터 면접 준비까지~~

 

모든 학생이 대학을 가야한다는 이상한 신화에 휩싸여 학력인플레만 심해진 한국사회에 일침을 가하는 내용은 교육전문가와 기성세대들에게 하는 말 같았다. 2장의 첫 번째 글 ‘꼭 대학에 진학해야 할까요?’라는 글은 전체를 다 옮기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고보니 이 책의 독자를 고졸 취준생으로 한정하면 안 될 것 같다. 가깝게는 취준생부터 중고등학생, 교사, 학부모까지 모두 읽어야 할 책이다. 저자는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어온 가치관에 의문을 제기한다.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현장에서 직접 겪은 것을 토대로 쓴 책이기에 신뢰감을 준다.

대기업에 취업했을 때의 장점을 읽으면서는 부러웠다. 내 주위엔 대기업 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복리후생이 그만큼 좋은 줄 몰랐다. 내가 어리다면 당장 이력서 넣었을 텐데~~ㅎㅎ 4년제 대졸자인데 취업 준비만 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팁도 좋았다. 주위에 대졸 취준생이 있다면 저자의 말대로 해보라고 알려주고 싶다. 사기 당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당부도 있다. 취준생에게 사기치는 인간들이 다 있다니! 사기꾼은 어디에나 있다는 사실! 확인!!

이 책은 정반대의 책이다!

에필로그에서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을 먼저 읽은 이들이 취업을 고민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할 수 있다면 내 리뷰는 성공이다. 물론 저자는 이미 성공했고~~

나는 ‘고졸학력으로도 취업할 수 있다.’라는 이 한 가지만 독자들 머릿속에 각인시켰다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청년들과 성인들 모두 좋은 일자리에서 합당한 연봉과 복리후생을 누리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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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한 클래식 이야기
김수연 지음 / 가디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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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이렇게 쉽고 간단하게 읽을 수 있게 만든 책은 첨이다!

클린이(클래식 어린이)도!

클알못(클래식 알지 못하는 사람)도!

<FUN한 클래식 이야기>를 읽으면!

클래식 무식자에서 탈출할 수 있다~~

그동안 읽은 클래식 소개책 중 이 책처럼 쉽게 설명한 책은 못봤다.

작곡가 한 명의 일생과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요렇게 콤팩트하게 줄여주다니!

각 챕터 끝에 첨부한 QR코드 찍고 들어가면 "클클뮤직"으로 연결이 되는데,

저자 김수연 바이올리니트가 직접 연주한다.(앗, QR없는 챕터도 있으니 추천곡 직접 검색해야 함)

 

그동안 읽은 클래식 책에서는 QR을 찍으면 유명연주자의 영상으로 연결해 주는데

이렇게 직접 연주해주니 신선했다.

바이올린 독주만 있는 게 아니라 피아노랑 같이, 다른 성악가가 부르기도 하는등 다양하게 연주하니 좋았다.

책 내용 한 챕터 읽는데는 5분도 안걸리고,

영상 분량은 10분 내외이니 한 음악가에 대해 알고 연주까지 듣는데 20분이면 충분하다!

요즘 사람들의 짧은 집중력에 꼭 맞는 구성이다.

책과 영상의 연결! 아이디어가 좋았다.

그동안 이 책과 컨셉이 비슷한 클래식 책을 여러권 읽었다. 읽을 때마다 유사한 내용, 같은 추천음반과 에피소드들이라 점점 식상해져가고 있었다. 이번 책 <FUN한 클래식 이야기>도 잘못하면 뻔할 수 있었는데 FUN하게 읽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된 클래식 이야기를 몇 가지 소개한다.

◇ 하이든

하이든의 두개골을 영구보전하겠다며 에스테르하지 가문(헝가리의 부호가문으로 하이든을 후원)의 비서가 몰래 빼돌린 사건이 있었다. 돌려받았는데 알고 보니 가짜! 결국 하이든의 옴과 머리는 145년이 지나서야 다시 만나게 되었다는 웃픈 이야기!

◇ 비버

동물이름 아니고 작곡가 이름이 비버?

처음 듣는 이름!

역시 FUN한 클래식 이야기~~ㅎㅎ

그의 풀네임은 '하인리히 이그나츠 폰 비버'

독일 사람? 아니고 체코 사람이다.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 였고 성경의 내용을 담은 "묵주소나타"도 작곡했다. 클래식은 다른 분야보다 더 아는 것만 듣는 경향이 강하다. 이번에 새로운 작곡가의 곡을 소개받았다. 역시 모르는 게 너무 많다.

 

 

◇ 힐데가르트, 파니, 나디아

그러고보니 클래식 작곡가는 죄다 남자다. 여성 작곡가는 왜 없지?라는 생각도 안 해본 것 같다. 이 책에서 3명의 여성 작곡가를 소개해주는데 고마웠다.

'힐데가르트 폰 빙엔'은 11세기 사람이다. 그녀는 100편이 넘는 곡을 작곡했고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천상의 계시로 이루어진 조화로운 교향악"이라는 성가집으로 중세음악의 스타일을 잘느끼게 해준다.

'파니 멘델스존'은 '펠릭스 멘델스존'의 누나이다. 남편의 지지 덕분에 결혼후 400여곡이 넘는 작곡을 했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하지 못했다. 동생이 출판할 때 그 작품들 사이에 끼워넣는 형식으로 발표할 수 있었는데 12개의 가곡집 중 8,9번이 그녀의 작품이다.

'나디아 블랑제'는 가장 최근 인물이다.19세기 말에서 20세기까지 프랑스에서 활동한 음악가로 거쉰, 코플랜드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킨 스승이었다. 아르헨티나에서 프랑스로 유학온 피아졸라는 그녀의 가르침으로 '누에보 탱고' 라는 장르를 만들어내게 된다.

'클래식 바로알기' 코너는 부록처럼 Q&A와 음악용어, 오페라와 지휘자에 대한 내용도 간단하게 설명해준다. 간단하고 쉬운 책이기만 한 게 아니라 있을 건 다 있는 책이다.

클래식 입문자, 쌩초보에게 강추한다!

아이들과 같이 읽어도 좋겠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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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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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하다!

한번 잡으면 손을 놓지 못한다!

 

위 두 문장은 뻔하지만 재미있게 술술 잘 읽히는 소설을 두고 할 수 있는 표현들이다. 일본 소설 <변두리 로켓>을 읽으면서 그랬고, 얼른 끝으로 달려가 짜릿함을 맛보고 싶다는 생각에 눈동자와 손끝이 빨라졌다. 해피엔딩이길 얼마나 바랐는지 모른다.

 

<변두리 로켓>은 일본작가 이케이도 준의 소설로 이미 일본에서는 이 시리즈가 350만부 이상 팔렸고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명'이케이도 준'의 명성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제목이 유명해서 알고 있던 <한자와 나오키>의 작가이다. 작가 소개를 보니 스토리텔링 능력이 인정받아 국민작가로 불리울 정도라는데 과연 이번 책 <변두리 로켓>을 읽으며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로켓발사를 위한 핵심 부품인 밸브를 만드는 기술을 주소재로 하면서 기업생태계의 현장을 리얼하게 그려냈다. 여기에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의 비중을 적절하게 분산시켜 개개인의 역할이 살아있도록 했다. 서사 진행을 인물 간 대화로 이어지도록 하여 텍스트임에도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이 소설은 우리 드라마 미생이태원 클라스를 떠오르게 한다. 기업소설인 것 같으면서도 개인의 이야기다. 중소기업의 기술을 가로채고 납품 단가를 후려치는 등 대기업의 횡포는 경제기사에서 종종 보는 것들이다. 그 약육강식의 상황을 소설로 그려낸 것을 읽는 동안 흥분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실제는 이보다 더 할지도 모른다. 경영난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영세기업 사장의 기사가 그 사례일 것이다. 변두리 기업 쓰쿠다제작소가 망하지 말길, 쓰쿠다가 난관을 잘 극복하길, 맘 졸이며 읽었다. 소설 읽으며 주인공을 이렇게 응원하며 읽은 것도 꽤 오랜만이었다. 그만큼 흡입력 있는 소설이다.

 

첫 장면에서 쓰쿠다 고헤이는 시험위성 로켓 발사에 실패한다. 그 다음 장면에서 주거래처인 대기업 게이힌기계공업의 횡포가 시작된다. 납품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게이힌기계공업은 쓰쿠다제작소 매출의 10퍼센트를 차지하는 거래처다. 그리고 줄줄이 이어지는 소송과 특허시비까지, 직원들조차 자칭 변두리 기업이라 부르는 쓰쿠다제작소에 거친 태풍이 연속으로 몰아친다.

 

쓰쿠다는 로켓 발사 실패후 선친이 해오던 엔진부품 업체의 경영을 맡아서 하게 되었고 이젠 연구자가 아니라 종업원 200여명을 책임지는 한 기업의 오너가 된 것이다. 회사를 잘 운영하고 싶고, 주력부품인 밸브의 품질을 세계 최고로 만들어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걸 해내기 위해 쓰쿠다는 기본에 충실하고 원칙을 중시한다. 한편 로켓 발사를 성공시키고픈 꿈을 가지고 있다.

 

이런 기준에 의거한 행동 즉 경영방식을 수용하고 힘을 실어주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그러지 못하는 직원들도 있다. 데이코쿠중공업에서 밸브 특허기술을 사겠다고 했을 때. 쓰쿠다는 기술을 파는 것보다 밸브를 제작해서 판매하고 싶어하지만 그것을 반대하는 직원이 있었다. 쓰쿠다에게 우주개발이라는 허황된 꿈을 따라가지 못하겠다며 독설을 퍼붓는 직원 마노에게 쓰쿠다는 이렇게 말한다

 

난 말이야. 일이란 이층집과 같다고 생각해. 1층은 먹고살기 위해 필요하지. 생활을 위해 일하고 돈을 벌어. 하지만 1층만으로는 비좁아. 그래서 일에는 꿈이 있어야 해. 그게 2층이야. 꿈만 좇아서는 먹고살 수 없고, 먹고살아도 꿈이 없으면 인생이 갑갑해.

 

 

대부분 직장인들은 당장 먹고 사는 게 급하고 그게 해결되면 현실에 안주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 현재 하는 일이 자신의 꿈꾸던 게 아니라며,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하거나 실현을 위해서라면 지금의 직장을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현재 직장에서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여 자신의 꿈을 이룰 거라고 생각하는 이는 극소수일 것이다. 쓰쿠다는 꿈을 꾸며 살자고 말한다.

 

쓰쿠다처럼 자신의 꿈을 직장에서 실현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일 것이다. 어찌보면 망상같기도 하다. 그래서 직원 마노는 인정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독자입장으로서 쓰쿠다를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현재 생계 때문에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마노 편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꿈이 있다는 건 좋은 것이다. 기쁜 마음으로 몰입할 수 있으니 말이다.

 

정글 속에서 덤불을 헤치며 앞으로앞으로 나아가는 쓰쿠다에게 더 이상 장애물이 가로막지 않길 바라며 읽었다. 과연 쓰쿠다는 난관들을 잘 극복해냈을지, 로켓발사를 다시 시도할지 궁금하다면 책을 직접 읽어보길 권한다. 소설 읽는 재미를 만끽할 책으로 적극 추천한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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