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로켓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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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하다!

한번 잡으면 손을 놓지 못한다!

 

위 두 문장은 뻔하지만 재미있게 술술 잘 읽히는 소설을 두고 할 수 있는 표현들이다. 일본 소설 <변두리 로켓>을 읽으면서 그랬고, 얼른 끝으로 달려가 짜릿함을 맛보고 싶다는 생각에 눈동자와 손끝이 빨라졌다. 해피엔딩이길 얼마나 바랐는지 모른다.

 

<변두리 로켓>은 일본작가 이케이도 준의 소설로 이미 일본에서는 이 시리즈가 350만부 이상 팔렸고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명'이케이도 준'의 명성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제목이 유명해서 알고 있던 <한자와 나오키>의 작가이다. 작가 소개를 보니 스토리텔링 능력이 인정받아 국민작가로 불리울 정도라는데 과연 이번 책 <변두리 로켓>을 읽으며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로켓발사를 위한 핵심 부품인 밸브를 만드는 기술을 주소재로 하면서 기업생태계의 현장을 리얼하게 그려냈다. 여기에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의 비중을 적절하게 분산시켜 개개인의 역할이 살아있도록 했다. 서사 진행을 인물 간 대화로 이어지도록 하여 텍스트임에도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이 소설은 우리 드라마 미생이태원 클라스를 떠오르게 한다. 기업소설인 것 같으면서도 개인의 이야기다. 중소기업의 기술을 가로채고 납품 단가를 후려치는 등 대기업의 횡포는 경제기사에서 종종 보는 것들이다. 그 약육강식의 상황을 소설로 그려낸 것을 읽는 동안 흥분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실제는 이보다 더 할지도 모른다. 경영난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영세기업 사장의 기사가 그 사례일 것이다. 변두리 기업 쓰쿠다제작소가 망하지 말길, 쓰쿠다가 난관을 잘 극복하길, 맘 졸이며 읽었다. 소설 읽으며 주인공을 이렇게 응원하며 읽은 것도 꽤 오랜만이었다. 그만큼 흡입력 있는 소설이다.

 

첫 장면에서 쓰쿠다 고헤이는 시험위성 로켓 발사에 실패한다. 그 다음 장면에서 주거래처인 대기업 게이힌기계공업의 횡포가 시작된다. 납품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게이힌기계공업은 쓰쿠다제작소 매출의 10퍼센트를 차지하는 거래처다. 그리고 줄줄이 이어지는 소송과 특허시비까지, 직원들조차 자칭 변두리 기업이라 부르는 쓰쿠다제작소에 거친 태풍이 연속으로 몰아친다.

 

쓰쿠다는 로켓 발사 실패후 선친이 해오던 엔진부품 업체의 경영을 맡아서 하게 되었고 이젠 연구자가 아니라 종업원 200여명을 책임지는 한 기업의 오너가 된 것이다. 회사를 잘 운영하고 싶고, 주력부품인 밸브의 품질을 세계 최고로 만들어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걸 해내기 위해 쓰쿠다는 기본에 충실하고 원칙을 중시한다. 한편 로켓 발사를 성공시키고픈 꿈을 가지고 있다.

 

이런 기준에 의거한 행동 즉 경영방식을 수용하고 힘을 실어주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그러지 못하는 직원들도 있다. 데이코쿠중공업에서 밸브 특허기술을 사겠다고 했을 때. 쓰쿠다는 기술을 파는 것보다 밸브를 제작해서 판매하고 싶어하지만 그것을 반대하는 직원이 있었다. 쓰쿠다에게 우주개발이라는 허황된 꿈을 따라가지 못하겠다며 독설을 퍼붓는 직원 마노에게 쓰쿠다는 이렇게 말한다

 

난 말이야. 일이란 이층집과 같다고 생각해. 1층은 먹고살기 위해 필요하지. 생활을 위해 일하고 돈을 벌어. 하지만 1층만으로는 비좁아. 그래서 일에는 꿈이 있어야 해. 그게 2층이야. 꿈만 좇아서는 먹고살 수 없고, 먹고살아도 꿈이 없으면 인생이 갑갑해.

 

 

대부분 직장인들은 당장 먹고 사는 게 급하고 그게 해결되면 현실에 안주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 현재 하는 일이 자신의 꿈꾸던 게 아니라며,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하거나 실현을 위해서라면 지금의 직장을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현재 직장에서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여 자신의 꿈을 이룰 거라고 생각하는 이는 극소수일 것이다. 쓰쿠다는 꿈을 꾸며 살자고 말한다.

 

쓰쿠다처럼 자신의 꿈을 직장에서 실현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일 것이다. 어찌보면 망상같기도 하다. 그래서 직원 마노는 인정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독자입장으로서 쓰쿠다를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현재 생계 때문에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마노 편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꿈이 있다는 건 좋은 것이다. 기쁜 마음으로 몰입할 수 있으니 말이다.

 

정글 속에서 덤불을 헤치며 앞으로앞으로 나아가는 쓰쿠다에게 더 이상 장애물이 가로막지 않길 바라며 읽었다. 과연 쓰쿠다는 난관들을 잘 극복해냈을지, 로켓발사를 다시 시도할지 궁금하다면 책을 직접 읽어보길 권한다. 소설 읽는 재미를 만끽할 책으로 적극 추천한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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