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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당신들의 지영이 - 애정으로 바라봐준 두 사람, 씩씩한 친정엄마와 시대보다 앞선 시아버지 이야기
배지영 지음 / 책나물 / 2021년 10월
평점 :

<나는 언제나 당신들의 지영이>는,
‘친정엄마와 시아버지의 이야기를 펴낸 책’이라는 책나물 출판사의 인스타 소개를 보고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서평단 이벤트를 하기에 얼른 신청했다.
시어머니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못쓰고 있다고 댓글을 달았더니 맘씨 좋은 출판사 마케팅 직원 ‘어쩌면 이 책을 읽은 누군가’(서지 정보에 마케팅 직원 이름이 이렇게 실려있다.)이 뽑아 주었다. 그렇다! 이 책은 사심 그득하게 품고 가재미 눈을 하고 읽었다! 나, 물론 작가 아니지만 시어머니 살아오신 이야기를 인터뷰하면 책으로 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못했다... 이 책을 쓴 배지영 작가가 뉘신지 몰라 뵙고, 어뜨케! 아니, 오뜨케!! 친정엄마랑 시아버지 이야기를 썼단 말이지?? 하며 읽었다는 뜻이다.
작가의 친정엄마와 시아버지는 다른 듯 비슷하시다. 친정엄마는 1949년생, 시아버지는 1933년생이고 두 분 사시는 곳은 다르지만 모두 전라도다. 작가는 두 분과 대화한 것을 그대로 실었는데 전라도 사투리가 겁나?!ㅎㅎ 정감있게 들린다. 아마 입맛을 살려 생동감을 불어넣으려고 그런 것 같다. 두 분의 가장 큰 공통점은 자식사랑이 넘친다는 것이다. 친정엄마는 자식들이 온다고 하면 밤을 새워 음식을 만들고, 시댁 어른들은 몇 날 며칠에 거쳐 김장을 담근다. 그리고 초긍정적인 삶의 태도로 사시는 분들이다. 보통 옛날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젊어서 엄청 고생했다며, 힘들었다는 내용이 많은데 이 분들은 사는 게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작가의 친정엄마는 자칭 법성포 굴비 엮는 기술자다. 작가가 엄마에게 어디게 제일 좋냐고 물으면 이렇게 답한다.
“법성포제라우. 나를 기술자 만들어준 디. 돈까지 벌게 해주는 디.”
평생을 육체노동자로 살아오셨으니 이제 좀 쉴 법도 한데 명절이 되면 굴비를 엮으러 나가신다.
☞ 1부 친정엄마 인스타그램 피드
https://www.instagram.com/p/CWA5MXlvNKu/?utm_medium=copy_link
작가의 시아버지는 지금은 암으로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작가를 많이 사랑하셨다. 책에서 얼마나 자랑을 하는지 배가 좀 아팠다. 나는 결혼한 지 2년도 안 돼 시아버지께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시아버지 사랑이 뭔지도 몰랐다. 짧은 시간 동안 만나 뵌 게 몇 번 되지도 않았다. 작가의 시아버지는 늘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요리도 잘 하셨다고 한다.
☞ 2부 시아버지 인스타그램 피드
https://www.instagram.com/p/CWDqvSSPCjI/?utm_medium=copy_link
작가는 자신의 삶 속에 그 분들이 들어있다고 말한다. 사랑받으며 살아온 사람은 표가 나는데 작가의 글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사람 사는 게 매일 꽃길일까? 1933년, 1949년에 태어난 분들에게 어찌 부침이 없었을까! 그러나 늘 허허 웃는 얼굴로 즐겁게 살아가는 따뜻한 어르신들이다. 작가는 그 분들의 이야기를 20년 간 기록해왔다고 했다. 글과 사진으로 남겨둔 것을 이 책으로 냈다.(아, 이 책에 사진 찍는 내용은 많이 나오지만 사진은 실려 있지 않다.) 제목처럼 그분들에게 영원히 사랑받고 싶어하는 작가의 마음이 제목에서 느껴진다.
그동안 친정엄마와 시아버지의 생애를 한 권에 낸 책은 없었다. 남의 부모님 이야기를 굳이 찾아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그래도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남의 부모님 이야기 속에서 내 부모, 시부모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분들이 계셨기에 오늘날 내가 있고, 내 아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