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난 줄 알았는데 인생은 계속됐다 - 암을 지나며 배운 삶과 사랑의 방식
양선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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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장난 줄 알았는데 인생은 계속됐다>는 한겨레 신문사에서 20년간 재직한 양선아 기자의 암투병기다. 나는 이 책을 한겨레 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읽게 되었다. 4월 출간 도서 소개를 보고 이 책을 골랐다. 몇 년 전부터 죽음관련 서적, 암투병기를 읽어오고 있는데 유방암 투병기는 안 읽어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읽으면서 내 안에 있던 나쁜 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먼저 저자 소개를 보니 스펙이 대단했다. 이화여대 출신에 한겨레에 입사해 굵직굵직한 일들을 해왔고 정치하는 엄마들활동으로 2018, 2019올해의 언론인상을 받은 사람이었다


아이고, 이렇게 왕성한 활동을 하던 사람이 암에 걸렸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라는 생각은,

이렇게 다 가진 것 같은 사람도 고통을 겪긴 겪는구나...’에 다다랐는데,


잠깐, 나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라는 각성은 이 책을 다 읽어갈 무렵에 감지됐다. 저자가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 입원한 요양병동의 투덜이 환자의 태도에서 내 모습을 본 것이다. 요가 명상수업 강사는 감사 일기를 쓸 것을 권유했고 수업시간에 사람들과 행복한 순간을 나누게 했는데 그 환자는

행복한 일이 뭐가 있겠어. 아무래 생각해도 하나도 없는데...”라며 자신의 몸 아픈 이야기만 했다.


내가 요즘 저런 생각만하며 살고 있구나 싶어 심히 부끄러웠다. 그리고 저자에게 미안했다그가 겪은 고통의 시간을 관람하듯 읽은 게 아닌가 싶었다. 사실 계속 감탄하며 읽었으면서 말이다. 서평단이라서 훌륭한 암투병기라는 칭찬만 쓰는 것보다는 내 못난 마음을 굳이 리뷰의 서두에 썼다. 그러므로 이 책은 암환자나 가족, 특히 유방암 투병에 관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읽었으면 좋겠다. 암과 별 관련 없는 사람이 뭐하러 읽겠냐고 하겠지만 3부는 지금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지 말고 평소 건강한 마음과 몸을 유지할 수 있는 조언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읽어야 한다.


이제 1, 2부를 살펴보자.


1부 믿음과 두려움 사이 는 20191212일 저자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날로부터 시작한다. 뒷부분에도 언급했지만 저자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뽑은 때는 진단을 받은 날부터 명확한 치료 계획이 잡히기 전까지의 한 달 반 정도 되는 시간이었다. 암의 크기가 어느 정도이고 치료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를 때의 그 공포감은 경험자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진단을 받은 후 바로 서점으로 달려가 암 관련 서적들을 샀고, 의학전문 동료기자로부터 조언을 얻었으며 블로그에 일지처럼 기록하기 시작했다. 기자로서의 능력이 본능처럼 작동된 것이다. 그러나 보통의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생계 때문에 일을 그만둘 수 없는 사람들이 있고, 심지어 암 발병을 숨긴 채 항암치료를 하러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고, 네트워크 활용도도 낮다. 그래서 저자는 고립감을 겪는 이 시기를 포함 암 환우를 위한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암 진단 후부터 치료를 시작하면서 우왕좌왕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거의 교과서적 모델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암 투병했던 약 16개월을 시간 순서대로 일지형식으로 서술하지만 그 안에는 암 환우들에게 필요한 깨알팁들이 수두룩하다. 담당 의사와의 면담을 인터뷰형식으로 진행한 내용은 기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니겠나 싶지만 조금만 차분히 생각해보면 누구라도 할 수 있다. 대학병원에서 의사와 만나는 시간은 길어야 5분이다. 그 시간 안에 의사의 설명을 들으며 고개만 끄덕끄덕하다가 나와서 아차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궁금한 것들을 메모해 가서 물어보고 적어오는 방법을 사용하면 답답함을 덜 수 있을 것이다.


2부 그럴 땐 바람이 부는 대로 놔뒀다 에는 본격적인 항암치료 과정과 유방 절제수술, 그 후 방사선 치료과정을 담았다. 저자는 자신이 치료를 하는 동안 겪은 어려움, 혹은 궁금증이 일 만한 부분 부분 마다 관련 저서를 소개하고 있다. 통계청을 위시한 각종 해당 통계 수치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독자에게 신뢰감을 준다


예컨대 이런 방식이다. 5~6차 항암을 하면서 쓴 일기장에는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자연식으로 몸에 좋은 음식들을 찾아 누구보다 맛있게 감탄하며 먹을 자신이 있다고 썼다. 치료를 하면서 매 끼니 정성스레 챙겨먹고 감사하며 먹었다면서 암 치료 관련 책을 인용한다. 나샤 윈터스 박사의 <대사치료, 암을 굶겨 죽이다>에서 채소 섭취가 중요한 이유, 십자화과 식물(브로콜리, 양배추, 콜리플라워, 콜라비, )을 추천한다. 이어 2018년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우리나라 성인에서 만성질환 질병부담에 기여하는 식품 및 영양소 섭취 현황과 추이보고서를 곁들이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평소 자신의 식습관을 돌아보고 개선할 수 있는 동기를 심어준다.


저자는 유방 절제까지는 하지 않게 되길 바랐다. 그러나 암은 자신이 희망하는 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항암치료를 통해 크기를 줄이면 암 병변 부위만 제거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고 림프 쪽의 암도 사라졌을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저자는 암 치료과정에서 배운 것이 있다고 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별하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태도이다. 그래서 수술 전에 영양보충과 체력관리를 했고, 수술 후 간병 및 아이들 돌봄 시스템을 짰다. 수술 준비와 수술 후 관리 및 발생 가능한 부작용 확인, 수술 후 입원할 병원을 알아봤다. 그 중 수술 전 준비물 리스트를 세세하게 소개해 놓았다.


저자는 친정어머니와 남편, 친구 및 선후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들의 활약상은 투병과정 내내 스며들어 있었기 때문에 저자가 외롭지 않게 치료할 수 있었다. 특히 한겨레 신문사 직원 290여명의 응원 메시지와 성금은 예상치 못했던 것이라 감격스러운 일이었다.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세 가지를 사람, , 걷기라고 했다. 가장 힘들 때 자신을 살렸고 땅에 발을 딛게 만들어줬다면서 앞으로도 붙들고 살겠다고 다짐했다.


저자는 투병기를 블로그와 한겨레 신문에 연재하면서 받았던 피드백들을 정리하다가 나태주 시인의 서로가 꽃이라는 시가 떠올랐다면서, 세상의 모든 암 환우와 그들을 돌보고 치료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뜨거운 마음으로 서로 기도하자고 했다. 시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입해서 읽고 느낀다고들 한다. 그렇게 보면 이 시는 누구에게나 어울린다. 읽으면서 응원하고 기도하고 싶은 얼굴이 떠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저자의 건강을 기원하며 손글씨로 써보았다. 건강하게 계속될 양선아씨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인생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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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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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살인이 가능할까? 범죄행위인 살인이 완벽하다는 건 두 가지를 뜻한다. 미수에 그치지 않았다는 것과 들키지 않았다는 것. 완벽한 살인이 한 번이라면 모를까, 여덟 건이나 되는데 완벽하다! 그러면 범인에 대한 의문이 두 가지가 생긴다. 대단한 실력의 연쇄 살인범일까? 아니면 범인이 여러 명일까? ‘피터 스왓슨’의 신간은 제목에서부터 여러 가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고 전작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이번 신간 서평단에 신청했다.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이란 주인공 ‘맬컴 커쇼’가 몇 년 전 서점 블로그에 올렸던 포스팅이었다. 보스턴에서 추리소설 전문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맬컴에게 어느 날 FBI 요원 멀비가 찾아온다. 예전에 올렸던 블로그의 포스팅대로 누군가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맬컴은 자신이 혹시 용의자에 오른 게 아닌가 궁금해 하지만 멀비요원의 반응은 알쏭달쏭하다. 사실 맬컴의 아내가 죽긴 했지만 마약 중독 상태로 혼자 운전하다가 일어난 교통사고였고, 현재 맬컴은 성실한 서점 주인이라서 의심할만한 부분은 전혀 없어보였다.

그래서 멀비 요원과 맬컴이 공조하여 모방범처럼 보이는 범인을 잡을 줄 알았다. 허나 그건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에 소개된 소설 중 한 편도 읽어보지 않은 무식자라서 가능한 안일한 예상이었다.

<붉은 저택의 비밀>, A.A.밀론,1922

<살의>, 앤서니 버클리 콕스, 1931

<ABC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1936

<이중 배상>, 제임스 M. 케인, 1943

<열차 안의 낯선 자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1950

<익사자> 존 D. 맥도널드, 1963

<죽음의 덫>, 아이라 레빈, 1978

<비밀의 계절> 도나 타드, 1992

위 리스트에 있는 소설을 읽어본 독자라면 책에서 언급하는 살인 상황을 알 것이므로 훨씬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물론 나처럼 안 읽었다고 해서 재미없는 건 아니다. 어떻게 따라 했는지 설명해주기 때문에 따라가기 어렵지는 않았지만 알고 있다면 이 소설의 재미가 배가되었을 거라는 뜻이다.

그럼 이제 범인이 과연 누구일지 추리해 나가야한다. 맬컴의 주위 인물들을 리스트업 할 필요가 있다. 먼저 그는 혼자 살고 있고, 운영하는 서점에는 두 명의 직원이 있다. 단골로 오는 손님 몇 명이 있고, 친구처럼 지내는 사람 중엔 작가와 전직 경찰이 있다. 독자로서는 맬컴 주위의 인물 중 행동이 의심스러운 사람들을 하나 둘 추려내야 한다. 그런데 그리 의심스런 사람이 없었다. 작가는 좀 어렵지? 하면서 떡밥을 던졌다.

맬컴이 다크웹 개인 채팅에서 <열차 안의 낯선 자들> 좋아하는 사람 없나요?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교환을 하고 싶네요. 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그 책의 열렬한 팬이라는 사람과 채팅할 수 있게 되었다. 맬컴은 채팅에 반응한 사람과 서로 돕기로 한다. 지구에서 사라져야 할 사람을 해결하는 걸로. 일종의 교환살인이다. 맬컴은 아내와 바람 피웠던 사내 ‘에릭 엣웰’을 제거해주기를 원했다. 상대방이 보낸 사람 이름은 ‘노먼 채니’였다.

그들은 각자 성공했고 그 이후로 아무 일 없었다. 둘 다 알리바이가 완벽했고 경찰이 찾아온 적도 없었다. 2010년에 있었던 이 일을 실마리로 작가는 독자들이 맬컴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한층 더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과연 맬컴의 상대는 누구였을까? 혹시 지금 그 주위에 있는 사람일까? 이런 의문에 쐐기를 박는 일이 일어났다. 다크웹에서 맬컴의 본명을 부르는 개인 채팅이 도착한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맬컴은 범인을 찾아나서고 하나 둘 베일이 벗겨지기 시작한다. 다음 내용부터는 강한 스포일러가 될 것이므로 더 이상 언급할 수 없다. 이 소설은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여덟 건의 살인 사건에 사용된 소설을 알면 추리의 퍼즐을 맞추는 재미가 더 있을 것이다. 안 읽었더라도 추리하기 좋아하는 독자라면 작가가 하나씩 던지는 힌트로 범인을 추격하는 맛을 즐길 수 있다. 나는 실력이 모자라서 그러지 못했고 책을 빠르게 읽는 수밖에 없었다. 누가 범인인지 빨리 확인하고 싶었으니까. 큰 반전은 아니지만 반전이 있긴 있었는데 나로선 살짝 아쉬웠다.

서점과 추리소설 매니아인 주인, 그와 주위 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 게다가 책 속의 살인과 똑같이 벌어지는 살인! 이 책은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를 모두 갖췄다. 호기심 왕성한? 혹은 진짜 살인자? 라면 실제로 한번 시도해보고 싶은 유혹에 빠지게 만드는 치명적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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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주성철 지음 / 김영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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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나는 홍콩영화팬이었다. 

주윤발빠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제 일의 홍콩영화 전문가 주성철씨의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를 읽으며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홍콩 배우와 내가 본 홍콩 영화는 정말이지 새 발의 피라는 걸. 이 책은 <홍콩에 두 번째 가게 된다면, 2010년>의 전면개정판이지만 나는 전작을 읽지 않았으므로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와 비교할 수는 없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장국영>을 읽으면서 감탄했었는데 이번 신간으로 주성철 평론가의 디테일에 존경심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고맙다.

홍콩영화팬 동지였던 정희와 나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서서히 멀어졌고 연락이 끊긴지 오래 되었다.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되리라곤 그 땐 정말 몰랐다. 그러나 나는 안다. 정희도 분명 이 책을 읽을 거라고. 장국영과 주윤발을 사랑했던 그 때 우리를 생생하게 떠올릴 거라고. 저자가 소개하는 영화를 읽으면 우리가 함께 봤던 극장과 영화가 눈앞에 펼쳐질 것이고, 실려 있는 QR코드로 들어가 영화 속 장소를 돌아보며 머릿 속엔 이미 여행 동선을 그릴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홍콩에서 다시 만날 것이다.

나 같이 한 때 홍콩 영화 팬이었던 사람들은 분명 환호할 책이다. 책에도 실린 것처럼, 장국영 찐팬들은 영화 속에 채 1분도 채 나오지 않은 장면속 장소가 어디인지를 찾아낸다. 그러나 나처럼 호들갑 떨다 급속하게 시들해진 사람들은 본 영화도 그리 많지 않고 감히 찐팬들과 비교할 수 없다. 그저 홍콩 영화 종합선물세트인 이 책을 은혜롭게 받아들어야 한다. 앞으로 할 일이 무궁무진하게 많아진 것에 감사해야 한다.

이 책의 추천평을 세 명의 감독이 썼는데 그 중 류승완 감독의 글을 소개하고 싶다.


예전부터 ‘뿅’ 갈 때 “홍콩 간다”고 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영화계를 뒤흔들었던 ‘홍콩영화’ 속의 실제 거리와 건물을 직접 목격하는 것은 그야말로 뿅 갈 노릇이다. 주성철이 발로 써내려간 이 기록은 영화와 삶을 뿅 가게 이어주는 훌륭한 가교다. 이제 우리는 그와 함께 홍콩으로 뿅 가기만 하면 된다.


그렇다. 뿅 가기만 하면 되는 홍콩 가이드북이 나왔다. 이 책을 토대로 테마 여행 상품을 만들어도 될 듯하다. 일명 ‘홍콩 영화 속 장면을 찾아서’가 어떨까. 장소를 찾아가는 게 주 테마이지만 소 테마로 세분화가 가능하다. 책의 목차대로 홍콩섬, 구룡반도, 신계, 란타우섬, 마카오와 카이핑 을 돌아보는 모범생 루트를 짜보는 거다. 아니면 영화별, 배우별, 감독별로 구분해서 가보는 방법이다. 정답은 없다. 내가 가보고 싶은 곳으로 가면 되는데 홍콩여행이 자유로워질 때가 언제일지... 곧 오겠지?

이 책은 단순히 홍콩여행 가이드북이 아니다. <화양연화> 속 양조위와 장만옥이 몰래 만나던 레스토랑이자 <2046>에서 양조위가 소설을 쓰던 장소, 1960년대 홍콩의 시간과 정서 속으로 관객을 데려가는 곳, 그곳은 바로 왕가위 감독이 사랑한 ‘골드핀치 레스토랑’이다.



골드핀치 레스토랑(장소)을 시작으로 화양연화 줄거리와 등장인물 소개(영화)가 미술, 음악과 함께 쏟아지고, 당시 중국 본토와 홍콩의 관계(역사), 홍콩의 분위기까지 훑는다. 그리고 골드핀치의 메뉴를 소개한 후 그곳이 ‘노스탤지어 레스토랑’으로 이름을 바꾸어 이전했다고 위치까지 소개한다.


이렇게 가이드가 끝나면 심심하니까, 변해버린 영화 속 장소의 아쉬움을 달래려고, 이 꼭지 마지막에 화양연화의 마지막과 오버랩을 시킨다. 엔딩장면의 자막으로.


"그는 지나간 날들을 기억한다. 먼지 낀 창틀을 통하여 과거를 볼 수 있겠지만, 모든 것이 희미하게만 보였다."


이런 구성이야말로 골드핀치레스토랑용 풀세트가 아닌가! 읽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주는 완벽한 편성이다.


영화는 좋아해도 여행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책! 일독을 권한다. 앞에서 말한 대로 책을 읽고 영화 속 장소를 찾아가는 투어를 계획하고 실천할 생각에 심장 쿵쾅거릴 사람은 그것을 맘껏 누리면 된다. 여행에 별 취미가 없다면 이 책을 '홍콩영화 가이드북'으로 삼으면 된다. 장소에 대한 설명과 여행자를 위한 식당, 호텔 소개도 좋지만 책 전체에 베이스로 깔려있는 건 홍콩영화이기 때문이다. 나는 주윤발을 좋아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저자가 언급한 주윤발 영화 중 안 본 것이 더 많았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당시에 어마무시하게 찍어댄 영화들을 개봉하는 족족 다 보긴 힘들었을 거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해 본다.

주윤발이 느와르만 찍었을 것 같지만 아니다. 장르불문 다작왕이었다. 느와르는 물론 코미디, 멜로까지 쉴 틈 없이 찍었고, 너무 많은 영화에 동시 출연하다보니 대사를 다 외우지 못할 지경이었다고 한다. 그럼 어떻게 영화를 찍었단 말? 그 때는 후시녹음이라서 가능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 그리고 처음 듣는 제목 <감옥풍운>에서 주윤발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잭 니콜슨을 연상시킬 정도의 연기력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팬이었다면서 본 영화가 몇 편 안 되다니 슬며시 낯 뜨거워졌다. 그래서 저자가 소개한 주윤발 영화를 리스트업해서 보려고 한다.

양조위 영화도 찬찬히 봐야할 게 많다. <류망의생>에서 양조위가 “Let It Be Me’를 부르는데 저자는 이 노래의 여러 리메이크 곡 중에 양조위 버전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요 영화, 리스트 1번 각이다! 아, 저자는 음악 얘기도 자주 하는데 장국영과 매염방이 같이 부른 <연분> 주제곡의 애절함을 이야기하며 그들의 사망을 안타까워했다. 2003년 4월 1일 장국영이 떠난 후 매염방도 소문에 의하면 충격으로 병세가 악화돼 그해 12월 30일에 영원히 잠들었다. 이렇게 책에서 언급한 영화를 배우별로 리스트업해서 하나씩 도장깨기하고, 소개한 음악들을 플레이 리스트에 업로드 해두면 홍콩에 여행가지 않아도 홍콩에서 지내는 것 같을 것이다.


홍콩영화 광팬이 영화평론가가 되었고 무수한 취재를 바탕으로 다른 홍콩영화 팬들을 위해 책을 냈다. 이 책 앞에서, 홍콩영화를 두고, 누가 먼저 팬이 되었고 누가 더 많이 좋아하는지를 견주는 일은 의미 없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이를 축복하고, 그 혜택을 받을 수 있음에 고마워하면서, 우리는 홍콩에서 만나면 된다. 헤어진 이들도 다시 홍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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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돌보고 연구합니다 - 경이롭고 감동적인 동물과 과학 연구 노트
장구 지음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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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돌보고 연구합니다>는 서울대 수의과대학 장구 교수의 신간이다. 주로 번식생물학을 연구하는 학자지만 이 책은 인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동물과 질병, 과학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나는 고양이 집사이다보니 수의사가 출간한 책을 가끔 읽는데 대부분 고양이 전문병원 선생님이 쓴 글이었다. 4월 김영사 서포터즈 도서로 신청할 때 제목을 보니 동물 서적이라 신청했고 잘 몰랐던 분야에 대해 알게 되어 좋았다.


저자 장구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동물 관련 굵직굵직한 이슈에 직접 참여한 선생님이다. 그런 자신의 활동과 유명 학술지에 100여 편이 넘는 논문을 제출한 이력을 바탕으로 우리가 잘 몰랐던 인간을 위한 동물들의 활약상?을 이 책을 통해 알려준다. 다 읽고 나니 동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먼저 목차를 확인하고 인상 깊었던 내용 몇 몇을 소개하려고 한다.

1부 세상을 바꾼 동물학자의 연구실 은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실험 동물에 대한 이야기다. 동물들의 희생 덕분에 인간이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2부 세상을 바꿀 동물학자의 연구실 의 내용은 현재 진행 중인 생명과학 분야의 일들인데 특히 돼지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3부 생명을 돌보는 수의사의 진료실 에는 저자가 직접 돌보는 동물들의 이야기와 인상에 깊이 남았던 진료 후기가 실려 있다.


다양한 동물들이 인간을 위해 실험도구로 사용되는데 저자의 경우 동물병원에 오는 반려동물들을 살리기 위해 애쓰면서 연구자로서 실험동물들의 희생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실험동물은 연구 목적 외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데 일부 연구자들이 실험동물에 감정이입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저자의 학생이 연구에 참여하면서 있었던 일이다. 그 학생이 다루던 실험동물을 마음속으로 너무 아끼게 된 모양인지 연구가 끝나고 그 동물을 안락사시켜야 하는 상황이 되자,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하며 며칠 학교를 나오지 못했다고 한다. 저자는, 마음 같아서는 그 동물을 분리해서 키우게 해주고 싶었으나 실험동물은 안락사로 생을 마치는 것이 운명이고 실험실의 규칙이다. 일반적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강한 사람들일 것 같은데 단호하게 구분해야하는 게 일이니까 딜레마적 상황에 마음을 컨트롤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소와 돼지를 살처분한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 사람에게 고기를 대량으로 공급하기 위해 시작한 공장식 축산은 구제역 같은 전염병을 낳았고 그것이 번지면 생목숨을 묻어야만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구제역으로 인한 살처분 뉴스를 보지 못했다. 이 책을 읽고 그 이유를 알게 되었고 어찌나 다행인지! 2010년 구제역 통제에 실패해 무려 3조원을 투입해 350만 마리의 가축을 매몰하여 겨우 종식시켰다. 그 후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백신 정책이 도입되었다고 한다. 2011년부터는 수백만 마리의 소와 돼지에게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정착이 되었고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구제역이 거의 발병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구제역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덕분에 점차 국산화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책을 통해 돼지에게 더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소보다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인간의 육식욕구를 채워주고 있는 돼지가 인간의 건강을 위한 실험에도 많이 쓰이고 있는데 이젠 직접적으로 인간에게 장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 인간에게 장기를 공급하기 위해 면역 반응이 억제된 돼지를 생산하는 연구는 이미 20여 년전부터 하고 있으며 유전자 조절 돼지들에서 얻은 장기를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연구도 진행중이다. 다중 유전자 조절 돼지의 심장을 분리해 원숭이에게 이식해서 1년 이상 생존한 다국적 연구팀의 결과가 2018년에 보고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돼지의 신장을 원숭이에게 이식해 2개월 이상 생존하는 결과를 얻었다. 향후 돼지의 심장이나 신장을 영장류에 이식해 더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생존하는 연구 결과들이 나올 것이다.


사실 심장이나 신장은 구조가 매우 복잡해서 이식하는데 어려움이 많은데 반해 임상적으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장기가 있는데, 바로 각막이다. 눈은 면역 체계가 분리돼 있어서 돼지의 각막을 이식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면역 거부 반응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중국에서 최초로 사람에게 돼지의 각막을 이식했고 9년이 지난 2019년 이식받은 여성이 건강하게 지낸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첫 수술이후 100명 이상이 돼지의 각막을 이식받았다.


또 다른 이식 후보로 연구되고 있는 돼지 장기는 췌장이다. 췌장은 매우 민감하고 부드러운 조직이므로 분리해서 다른 동물에게 이식하기 매우 어렵다. 그래서 췌장 전체를 이식하는 대신,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도만을 분리해 사람의 간에 이식한다. 그런데 이식된 돼지의 췌도가 사람의 몸 안에 직접 노출되면 사람의 면역 시스템이 이물질로 인식하고 공격해서 췌도 세포를 죽이게 된다.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돼지의 췌도를 특수한 생체 물질로 코팅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특수물질이 세포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은 통과하지만 세포를 죽이는 항체는 통과할 수 없다. 이런 특수 장치를 이용해 실제로 돼지의 췌도가 원숭이의 간에서 오랫동안 그 기능을 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2020년 우리나라에서 돼지의 췌도를 사람에게 이식하겠다는 임상실험계획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되었다고 한다.


또 특정 질병에 걸리지 않는 일명 슈퍼동물의 사례도 있다. ‘돼지 생식기 호흡기 증후군 바이러스(PRRS)’ 질병에 걸리지 않는 돼지가 있다. 이 질병은 돼지에서 호흡기 증상과 유산을 일으켜 구제역만큼이나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이 질병의 기전을 연구해, 바이러스가 돼지의 세포에 침투할 때 세포의 표면에 있는 특정 통로를 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미국 연구팀이 유전자 편집으로 돼지에서 세포의 특정 통로를 제거하는 시도를 했다. 그렇게 태어난 돼지에게 PRRS바이러스를 감염시키는 실험을 했는데 감염되지 않았다는 놀라운 결과가 2016년에 발표되었다. 이후 미국에서 PRRS에 저항성이 있는 슈퍼돼지를 차세대 동물자원으로 이용하기 위한 연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동물을 이용한 과학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저자는 식량자원에 있어 사람들이 가지는 두려움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윤리적 문제도 꼼꼼히 살펴야 하지만 그런 논의 이전에 근거 없는 편견으로 문을 닫아걸지는 말자고 충고하고 있다. 우리가 그런 기술을 외면하고 규제해도, 다른 나라에서 개발을 장려하고 관련기술을 선점해버리면 순식간에 경쟁할 수 없는 수준으로 격차가 벌어지게 될 수도 있으므로.


마지막 장, 저자가 병원에서 직접 만나고 돌본 동물들의 이야기 중 심바 이야기는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 뭉클했다. 저자는 세계 최초 복제견 스너피의 핵심연구자였다. 언론으로부터 연예인급 관심을 얻은 스너피와 세포를 제공한 타이외에 숨은 공로자가 있었는데 바로 심바였다. 심바는 스너피의 대리모였다. 심바의 출생과 저자의 반려견이 되었던 사연, 복제 수정란을 심바에게 착상시켜 출산까지 성공한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동화 같았다.


첫 반려견 심바의 유골함을 연구실에 두고 있다는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동물과 사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공유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한다.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가 건강해야 사람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므로 저자는 오늘도 묵묵히 진료실과 연구실을 오가며 동물을 돌보고 연구하고 있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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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달콤한 인생입니다 - 아픈 나와 마주보며 왼손으로 쓴 일기
고영주 지음 / 보다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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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오른손 위주로만 살아왔다. 작년 여름부터 오른쪽 팔꿈치 뼈가 아팠다. 병원에 갔더니 뼈에는 이상이 없었다. 일명 테니스 엘보우, 팔꿈치를 주로 사용하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걸리는 병이란다. 근육에 염증이 생겼고 석회화도 진행되었다고 했다. 의사에게 저는 테니스도, 골프도 안 치는데요?” 했더니 주부시잖아요!” 그렇다. 주부라는 직업으로 너무 오래 오른팔만 혹사해왔다. 치료를 할 때 잠시 괜찮더니 지난 겨울부터 점점 심하게 아파서 청소하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는 왼손을 주로 사용해야 했다. 왼손에 수세미를 들고 설거지를 하는데 뭐가 이렇게 엉성하냐! 왼손은 정교성이 너무 떨어졌다. 빡빡 문질러야 하는데 것도 안 된다. 힘도 딸리는 거다.

 


그런데 오른손잡이가 왼손으로 일기를 쓰고 그림 그린 것으로 책을 냈다고? 내가 왼손으로 버벅거리고 있을 때 책 <이만하면 달콤한 인생입니다>의 광고를 보게 되었다. 왼손으로 일기를 쓴 사람은 초콜릿을 만드는 고영주씨라고 했다. , 내가 제일 좋아하는 초콜릿이라니! 어머 이 서평 이벤트엔 꼭 참여해야 해! 그래서 신청했고 당첨되었다.

 

 

책은 202147일에 왼손으로 쓴 일기부터 시작한다. 갑자기 나도 왼손으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제목을 왼손으로 써봤는데 이런 괴발개발이 있나...


 

 ↑ 일주일간 왼손으로 써보니 조금 늘긴 늘었다.

 


저자는 20년 넘게 초콜릿을 만들어 파는 쇼콜라티에이다. 자칭 초콜릿 기술자인 오른손잡이가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굽어버렸다. 예전처럼 유연하게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어느 날 그는 매일 글 쓰고 그림 그리기를 실천하겠다고 공언하고 어길 시에는 백만원을 기부하겠다고 다짐했다. 10달이 넘는 시간동안 왼손으로 실행에 옮겼고 그것을 SNS에 올렸다가 책으로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저자의 일기와 에세이, (음식 그림 포함)초콜릿 레시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부분 왼손으로 직접 그리고 썼다. 처음에 삐뚤빼뚤했던 글자가 어느 순간 예뻐지고 있었다. 줄 없는 노트인데 오르락 내리락하지도 않고 가지런해졌다.

 


 

그는 왼손으로 쓰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했더니 에필로그에 이렇게 썼다.

 

"왼손 글씨로는 복잡한 생각을 다 쓰기가 힘들다. 그래서 덜어내고 건너뛰며 쓰게 되는데, 다 쓰고 읽어보면 굳이 쓰지 않아도, 혹은 버려도 상관없는 생각들이 참 많구나 싶다."

 

역시 덜어내기다! 좋은 퇴고는 많이 덜어내는 것이라더니 애초에 이렇게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것들은 건너뛰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싶었다.

 

이 책은 저자가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한 것, 힘들었던 개인사, 사장으로서 가게를 운영하며 겪게 되는 고충들 등등 독자 입장에서 공감할만한 것들이 많다. 다들 비슷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리라. 남의 일기를 왜 읽냐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서 읽는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사람 사는 모습 거기서 거기구나 하며, 일면식 없는 타인의 삶으로 위로받을 수 있는 것이다.

 

저자와 올레길을 같이 걸었던 친구의 소감이 제 맘과 같이 너무 좋아서 옮겨 적는다고 한 내용은 지금 하는 일에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걱정 잠시 접고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가라며 용기를 줄만하다.

 

 


 

저자는 심리상담을 왜 받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잘못해 횡설수설하다가 집에 돌아와 천천히 생각해보니 이런 답이 나왔다고 했다.

 

"나와 친해지고 싶어서요. 나를 좀 더 알고 나를 좀 더 이해하고 위해주고 싶어요. 나 말고 나를 이만큼 이해하고 싶은 사람 없잖아요. 나를 잘 이해하고 싶어요."

 

우린 타인을 이해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정작 자신은 잘 모른다. ‘나 말고 나를 이만큼 이해하고 싶은 사람 없다는 말이 참 맞는 말이다. 타인보다 나를 잘 이해하고 위해주는 게 먼저다. 자신을 잘 알면 어떤 어려운 일이라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20여년 전 벨기에에서 배워와 '카카오봄'을 차린 이후로 사장을 하고 있으니 시대의 흐름과 종업원들의 태도 변화를 몸소 겪었고 이젠 다 잘 아는 것 같아도 여전히 처음인 것 같은 상황과 맞닥뜨릴 때가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그런 경우다.

 


 


쇼콜라티에로서 저자가 받은 진단명이 한 두 개가 아니다. 하지정맥류부터 시작해 허리, 어깨, , 손목, 손가락까지 골고루다. 운동을 해야지, 해야지 다짐을 하면서도 운동보다 쉬는 게 먼저가 아닌가 하며 또 핑계를 댄다. 그러나 규칙적인 운동과 골고루 음식 섭취 같은 방법 역시 잘 알지만 실천이 힘들다. 저자는 습관으로 잘 지키겠다고 표어를 하나 만들었다.

 


 

 

왼손으로 이렇게 그림을 잘그리다니 대단하다!

 

 ↑ 저자가 좋아하는 서해안 어느 펜션에서

 

 

↑ 옥상에 도시양봉을 하면서 벌을 관찰하게 됨

 

 

20211231일 일기에서 저자는 친구와 냉면을 먹으면서 한 해를 돌아본다. 많은 변화가 있었던 한 해였고 큰 일도 무사히 치른 것 같다며 내년을 다짐했다. 소박하게.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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