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직 간호사, 현직 보건교사의 가꿈노트 - 간호 새싹들을 위한 오색빛깔 진로 개발 지침서
정진주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월
평점 :

<전직 간호사 현직 보건 교사의 가꿈노트>는 간호사로 시작해 보건교사가 된 정진주씨가 낸 책이다. 그는 간호사나 보건교사가 되고 싶은 간호새싹들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이 책에 오롯이 털어놓았다. 진로를 이쪽으로 정한 학생들에게 더없이 알찬 정보들이 담겨있다. 그러므로 강추한다. 나처럼 진로와 상관없는 사람들이 읽어도 좋은 책이다.
학교 다닐 때 (예전엔)양호실에서 만난 양호선생님이 하는 일이란 지극히 간단해보였고, 병원에서 만나는 간호사들의 일도 눈에 보이는 것뿐이지 속속들이 알기란 어렵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자세히 알고 보니 사명감 없이 하기 어려운 직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간호사들의 악습 ‘태움’을 접했을 땐 그리 곱지 않은 시선이었다. 사람이 몸 부대끼며 일하는 곳에서야 어슷비슷하게 벌어지는 일들이었음에도 자극적으로 다룬 미디어의 시각에 휩쓸린 것 같다.
저자 왕진주씨는 학창시절 꿈이 간호사는 아니었으나 인서울 영어영문학과와 가천길대학 간호과 두 군데에 합격했을 때 간호과를 선택했다.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할 수 있고 간호과에서 배우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아 선택한 것이 보건교사의 길로 이어졌다. 간호과는 학과 공부가 거의 고등학교 때 수준과 같을 정도로 빡빡하며 임상실습부터 실제 간호사가 된 이후로도 긴장의 연속이다. 나에게는 간호사 세계를 간접 경험하는 흥미진진함이 있었다. 나는 책으로 타인의 인생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소설 속 인물이 아닌 실제 한 사람의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서 인상깊게 읽었다.
이 책은 간호과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친절한 안내서 역할을 톡톡히 함은 물론 저자의 진솔한 경험들로 미리 겪어보는 임상실습이라 하겠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조카는 간호사가 꿈이다. 내가 먼저 읽어보고 조카에게 선물했다. 이 책을 읽은 조카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말했다. 막연한 꿈을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게 해주었다며 고맙다고 했다. 서평단용으로 받은 책이라 조금 미안한 마음으로 주었는데 다행이었다. 그런데 내가 서평단으로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책이 눈에 띌 리 없었으니 그 또한 다행한 일이라 생각한다.
조카는 저자가 대학에서 공부한 방법들을 지금 바로 자신의 공부에 적용해보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간호학생으로 실습을 나갈 때 저자의 충고를 보고 미리 준비해두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무엇보다 보건교사에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자신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학교 보건선생님하고 친해져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단다. 이 책으로 조카는 진로를 명확히 그려나가는 데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렇게 책 한 권이 어떤 이의 꿈을 이루는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얼마나 값진 일인가!
저자 왕진주씨와 출판사 미다스 북스에 감사드린다. 간호사나 보건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이 모두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p.130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을 보면 ‘힘들어서 어떻게 버티냐, 그냥 참고 일하는 거겠지!’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울며 겨자 먹기로 억지로 일하는 사람도 잇을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내가 길지도 않지만 짧지도 않은 5년을 임상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환자와 가족들을 만나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좋아서였다. 거창하게 간호한다는 생각보다는 병원에서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이 다시 건강해질 수 있게 돕고 있다는 것이 좋았다. 특별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게 간호사란 직업의 매력 포인트다.
p.183
중고등학교에서 예비 간호학생을 키우는 건 보건교사다. 최근들어 간호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걸 실감한다. 고교학점제가 이슈화되면서 보건 교과나 간호화 관련된 과목을 이수하는 학생들의 수요가 훨씬 더 커졌다. 이런 과목들을 수업하는 사람이 바로 보건교사이다. 간호학과 입학 시 보건 교과를 이수하면 가산점을 주거나 보건 동아리 활동을 의미있게 봐주면 학교에서 보건교사의 입지도 좀 높아지고 직업적인 위상도 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p. 235
수업이 없고 학교에서 보잘것 없는 존재처럼 느껴진다 해도, 있는 그 자리에서 꾸준히 기회가 생길 때마다 배우고 도전하고 경험하다 보면 그게 다 내 피가 되고 살이 될 거라고 말이다.
p. 268
폴리토르(politor)는 라틴어로 닦는 사람, 가꾸는 사람을 뜻한다. 내가 만들어 낸 호모 폴리토르는 한 마디로 ‘꿈의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이다. 다양한 역할과 능력을 키우고 발전시켜 나가는 다재다능한 인간을 의미한다. 나처럼 배우고 성장하는 걸 즐기는 사람, 미래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학생들, 취업 준비생, 직장인, 퇴직자 모두 꿈을 가꾸는 사람들이다. 나는 나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며 꿈을 가꾸며 사는 사람들의 조력자로 살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다. 또 그들과 호모 폴리토르의 삶을 함께하고 싶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