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 밖에서 놀게 하라 - 세계 창의력 교육 노벨상 ‘토런스상’ 수상 김경희 교수의 창의영재 교육법
김경희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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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 밖에서 놀게 하라>는 영재 및 창의력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 김경희 교수의 신간이다. 김경희 교수는 ‘세계 창의력 교육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폴 토런스 상”을 작년에 외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그는 현재 ‘영재교육’으로 유명한 미국 윌리엄메리 대학교에서 종신 교수로 재직중이다.

창의영재 교육법의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자녀의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할지 지침을 알려주고 있다.

파트 1에서는 창의력을 키우는 4S에 대한 내용이다. 그 4가지는 Sun(햇살), Storm(바람), Soil(토양), Space(공간)이다. 4가지 풍토마다 기를 수 있는 태도가 다르고, 이러한 풍토를 골고루 잘 조성하면 아이는 창의 영재로 성장할 수 있는 27가지 태도를 갖추게 된다.

파트 2는 ION사고력이다. ION은 틀 안(Inbox), 틀 밖(Outbox), 새 틀(Newbox)의 앞 철자를 따왔는데 저자는 연습을 통해서 개선, 향상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ION사고력이 기능하기 위해서는 파트1에서 소개한 4S에 기반한 27가지 창의적 태도가 먼저 길러져야 한다.

그럼 그 27가지 태도를 기를 수 있는 방법을 확인해보자.

1. 햇살(Sun) ☞ 배움을 즐기는 아이로 자라게 하는 햇살 풍토

- 긍정적 태도 : 밝은 아이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다.

- 크게 보는 태도 : 큰 꿈을 품은 아이는 큰 사람이 된다.

- 즉흥적 태도 : 눈치 보지 않고 나를 표현하는 아이가 틀을 깬다.

- 유머러스한 태도 : 공부를 놀이처럼, 놀이를 공부처럼.

- 열정적 태도 : 아이의 무한동력은 열정이다.

- 호기심 많은 태도 : 호기심 많은 아이가 배움을 즐긴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틀 밖 놀이터’와 ‘부모를 위한 한 장 요약’ 두 부분으로 요점 정리를 해주고 있다. 자녀 교육에 관심은 많지만 바쁜 부모들을 배려해 준 걸까? 친절하게 요약을 해 놓은 부분만 읽어도 될 것 같다. 하지만 본문에서 위 태도들을 기르기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디테일한 방안들이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본문을 읽는 게 좋다. 자녀의 창의력을 키워주는 방법을 찾으려고 이 책을 읽고 있을텐데 그 정도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

디테일한 방법들이란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호기심 많은 태도에서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게 하는 방법’으로 제시하는 것들이다.

- 시중에서 판매하는 장난감 대신 장난감을 직접 만들어 본다.

- 우리 동네 말고 옆 동네로 가서 아이와 탐험 놀이를 해본다.

- 질문, 자기 주도 학습, 새로운 아이디어 개선, 변화에 대한 아이의 적극적인 태도를 칭찬한다.

- 실험을 통해서 배우기, 직접 체험하며 배우기, 만드는 활동하기, 인터뷰하기, 재미있는 이야기하기, 요리하기, 가게에서 물건 사기 등 다양한 활동을 주도적으로 해보게 한다.

- 독서하기, 그림 그리기, 멍 때리기, 자기 경험 이야기하기 등 아이에게 자유 활동 시간을 매일 최소 30분은 준다. 

 

 

 

2. 바람(Storm) ☞ 전문성을 쌓고 강인한 아이로 자라게 하는 바람 풍토

- 목표 의식 태도 : 목표가 있는 아이는 전문성을 쌓게 된다

- 철저한 태도 : 목표 이상을 이루는 아이로 자란다.

- 자기 효능 태도 : 아이의 진정한 자신감을 키우는 법

- 독립적 태도 : 아이의 독립성을 키우는 법

- 불굴의 태도 : 아이의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법

- 위험 감수 태도 : 작은 위험을 감수하는 대담함을 키우는 법

- 끈기 있는 태도 : 포기하지 않는 아이로 키우는 법

- 불확실 수용 태도 : 세상을 바꾸는 혁신가로 키우는 법

이번 장에서 ‘틀 밖 놀이터’는 아이의 집중력을 키우는 풍토 만드는 법이다.

 

3. 토양(Soil) ☞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는 토양 풍토

- 다문화적 태도 :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 특별한 정체성이 생긴다.

- 전략적 태도 : 목표가 있는 아이는 전략을 세운다.

- 개방적 태도 :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는 마음을 기른다.

- 복합적 태도 : 복합성을 키우면 융합사고력이 자란다.

- 멘토를 찾는 태도 : 스스로 배움을 찾는 아이로 키운다.

‘토양’에서는 복합적 태도를 기르기 위한 활동이 눈여겨 볼만하다. 저자는 사고하는 재미를 느끼도록 하기 위해 복합성에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 활동으로 요리를 추천하고 있다. 어떤 순서로 무엇을 해야 요리가 완성되는지 직접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또 적극적으로 체스, 바둑, 퍼즐, 추리형 보드게임 등 머리를 쓰고 전략을 세우는 놀이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부모는 지켜보라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놀이과정에서 아이가 문제를 푸는 데 어려움을 느끼더라도 바로 도와주지 말고, 도움 없이 해결하도록 두어야 한다. 미처 풀지 못해도 상관없다. 아이가 어떻게 문제에 접근하는지 유심히 지켜보고, 생각을 끝낸 뒤에는 조언을 해주어 전략을 수정하도록 하자.’

4. 공간(Space) ☞ 개성 있고 당당한 아이를 만드는 공간 풍토

 

- 감성적 태도 : 진짜 ‘나’를 발견하는 아이는 감성이 자란다.

- 공감하는 태도 : 공감능력을 통해 배려심을 키우는 법

- 재고하는 태도 : 혼자 깊이 생각하는 힘을 가진 아이로 키우는 법

- 자기 주도적 태도 : 아이의 자기 주도성을 키우는 법

- 공상하는 태도 : 아이의 상상력을 키우는 법

- 튀는 태도 : 개성 있는 아이로 키우는 법

- 양성적 태도 : 남자와 여자라는 틀을 뛰어넘는 아이

- 당돌한 태도 : 세상의 규칙에 당당하게 소리치는 아이

이번 장 ‘틀 밖 놀이터’는 즐거운 상상을 위한 질문이다.

여기까지 파트1,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27가지 태도는 사실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동안 여러 자녀교육 관련 서적을 읽어온 부모라면 그렇게 여길 것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실천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이미 아이들을 다 키운 나로선 이 책을 읽으면서 실천하지 못한 것들만 눈에 들어왔다. 지금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이렇게 할 것 같다.

보습 학원은 보내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남는 시간은 아이와 더 많이 눈 마주치며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것이다. 못해 본 것들을 하나하나 같이 해 보면서 더 많이 웃을 것이다.

지나고 보니 그렇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짧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녀 양육에 매달려 힘들 때는 이 시절이 언제 지나갈 것인지, 너무나 더디 가는 시간을 견뎌 내느라 힘들었다. 인생 전체를 비추어 봤을 때, 내 아이와 오롯이 교감하며 무언가를 같이 할 수 있는 짧디 짧은 그 시기를 양질의 시간으로 만들 수 있었을 텐데...

나무 바로 아래 서 있어서 숲을 보지 못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독자의 자녀가 아직 어리다면 꼭 아이와 시간을 함께 하며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들을 하나씩 해보길 바란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것을 다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각자가 처한 환경이나 상황에 맞지 않을 수도 있고 특히 맞벌이부부라서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그 짧은 시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트 2에서는 사고력과 상상력, 비판력, 융합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들을 소개한다. 마지막, 새 틀 융합력에서는 여러 아이디어를 크로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새 틀 안에 결합해 다르게 재구성하며, 더 나은 가치로 정제해서 창작물을 만들고 홍보하게 하여 융합력을 길러주라고 한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부모와 교사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 아이들은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학교성적이 우수함에도 사회에 나와서는 문제해결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양육자 때문이므로 지금 엄마가 아이를 분재로 만들고 있는지 사과나무로 키우고 있는지 돌아보라고 했다. 교사들도 서열의식과 권위주의를 내려놓고 아이들과 수평적 의사소통을 하면서 창의력을 계발시키도록 하자고 강조한다.

결국 아이들을 아름드리 나무로 키울 토대를 만들 수많은 방법을 알고 있어도 양육자의 태도와 입시 제도,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없다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우리의 할 일을 회피할 순 없는 노릇이다. 이 책을 읽고 ‘우리나라에선 안 돼!’ ‘이런 대입제도가 유지 되는 한 쓸모없어!’ 라고 자조하지 말자. 사회제도적 개혁과 변화가 더디더라도 우리는 묵묵히 밭을 갈아야 한다. 씨앗을 틔워 잘 자랄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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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의 도시 이야기 - 12가지 '도시적' 콘셉트 김진애의 도시 3부작 1
김진애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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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의 도시 3부작 시리즈11월에 출간 되었다. <도시의 숲에서 인간을 발견하다>는 해외 도시 공간들을 담고 있고, <우리 도시 예찬>은 우리 도시 공간들을 담고 있다. <김진애의 도시 이야기>12가지 도시적콘셉트라는 부제로 우리 도시를 비춰본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도시 공간들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지는 못했다며 앞의 두 책에 구체적 사례에 대한 갈증이 다소 풀리길 바란다고 했다. <김진애의 도시 이야기>의 초판 한정 특별 부록 <도시는 여행 인생은 여행>에는 김진애의 도시 여행법 3가지와 인터뷰가 실려 있다.

 

 

제 철학은, 건축가든 도시계획가든 역사에 남을만한 위대한 작업은 필요치 않다는 거예요. 사회에 괜찮은, 사람에게 좋은, 좀 더 행복하게 만드는, 기술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자연에 죄를 덜 짓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에 최대한 집중해야 해요. 그러다 보면 위대함이 어디에선가 튀어나온다고 생각해요.

- 부록, 김진애의 인생생각중에서 -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목요일 코너에서 3년 넘게 방송하고 있는 김진애의 도시이야기는 고정 프로로 계속하고 있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매일 청취하고 있는데 그동안 이런 주제의 방송을 들어 본 적이 없어 신선했다. 거기에 여성 고정 패널이라 반가웠다. 방송에서는 짧은 시간 때문에 내용을 진전시키기도 전에 끝내야만 해서 아쉬웠던 적이 많았는데 이렇게 책으로 나오니 더 반갑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이라고 하면, ‘을 먼저 떠올리지 도시가 우선 순위는 아니다. 우리는 대부분 도시라는 공간에 살고 있지만 도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저 내가 사는 아파트의 가격이 얼마나 오르는지에 대해 관심 있고, 아파트를 고를 때는 기반시설이 잘 형성된 대단지 아파트를 고른다. 이렇게 도시보다는 집에 대해 더 관심이 많은데 그것은 아마도 평생의 과업 중 하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사는 도시의 12가지 콘셉트에 맞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제 김진애의 12가지 도시적 콘셉트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1부 모르는 사람들과 사는 공간

1. 익명성 : 낯선 사람들과 같이 사는 법

2. 권력과 권위 : 존경인가, 사랑인가?

3. 기억과 기록 : 우리는 누구인가?

2부 감이 동하는 공간

4. 알므로 예찬 : 가슴 뛰는 우리 도시 이야기

5. 대비로 통찰 : 해외 도시로 떠나는 이유

6. 스토리텔링 : ‘내 마음 속 공간은 어디인가?

7. 코딩과 디코딩 : 공간에 숨은 함의

3부 머니 게임의 공간

8. 욕망과 탐욕 : 나도 머니 게임의 공범인가?

9. 부패에의 유혹 : ‘자 돌림병의 도시

10. 현상과 구조 : 이상해하는 능력

4부 도시를 만드는 힘

11. ‘’ : 이 시대 도시를 만드는 힘

12. 진화와 돌연변이 : 설계로는 만들 수 없는 도시

 

12가지 중에서 내가 관심있게 읽은 부분은 콘셉트 5. 해외 도시로 떠나는 이유

이다. 요즘 해외든 제주도든 한 도시에서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이 인기다. 나는 해외여행을 패키지상품으로만 가보았기 때문에 어떤 한 도시에 오래 머문 적이 없다. 주제를 가지고 자유롭게 다녀보지도 못했다. 그래서 그렇게 돌아다녀보는 것에 관심이 있다. 그 도시에 가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당연히 의문이 든다. 저자는 진본성 때문이라고 한다.

 

p,149

우리가 먼길을 떠나 해외에 가는 것은 이른바 오리지널을 직접 만나기 위해서다. 현장에 직접 가기 전까지는 아직 모른다. 아무리 사진으로 많이 보고 동영상을 통해 봤더라도 실제 가보면 다르다. 실물을 마주하고도 사진이나 동영상을 볼 때와 똑같은 느낌을 받는다면 그게 외려 이상한 일이다. 여러 이유들이 있다. 첫째, 사람은 전체와 부분을 온통 한꺼번에 느낀다. 둘째, 인간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셋째, 인간의 눈은 카메라보다 넓고 또 정교하다. 넷째, 체험이란 시각만이 아니라 오감의 종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섯째, 우리 뇌속의 시냅스가 폭발하면서 지적 자극과 감성적 자극을 상승시킨다.

 

내가 현장의 오리지널리티를 느껴보고 싶은 도시는 베를린이다. 동서분단의 현장, 그 허문 벽을 유물처럼 공원처럼 관리하고 있는 그 곳에 가서 역사의 현장을 확인하고 싶다. 그리고 영화속에서 흔하게 그려지는 베를린의 삭막하고 쓸쓸함(순전히 개인적인 느낌) 속에 나도 한 번 들어가보고 싶다.

 

그리고 저자가 든 두 번째 이유는 완전한 익명성이다.

 

 

p.156~157

왜 해외로 가는가? 로망을 찾아서? 신기한 풍물을 접해보려고? 유명한 공간들을 직접 확인하려고? 박물관과 기념관에 들러 원작을 보려고? 생생한 공연 현장을 체험하려고? 다 작용한다. 그런데 이것은 어떨까? 완전한 익명성을 찾아서!

사실 나는 이것을 해외여행의 핵심 동기라고 본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누릴 수 있는 완벽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그 느낌이 좋아서 떠난다. 내가 속한 세상, 나의 콘텍스트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느끼는 해방감과 자유로움이 반갑다. 나를 모르는 세상에서 완벽하게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환상마저도 찾아온다. 익명성이란 두려움의 원천인 동시에 자유의 원천이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완전한 익명성은 완벽한 자유를 의미하는 것 같다. 이 부분에서는 누구나 공감하고 이루고픈 로망일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인데 한편 이런 생각도 든다. 그런 자유를 누리려면 오지나 벽지로 가야하는 게 아닌가? 왜냐하면 해외 유명 장소에서 어김없이 우리 말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많이 나간다는 뜻이다. 아직 로마니 파리니 하는 곳에 가보지도 못해놓고 섣부른 걱정이다. 그러나 오랑주리 미술관은 꼭 가보고 싶다. 모네의 수련 연작을 보면서 해방감과 만족감을 맛볼 수 있을 것만 같다.

 

3부 머니 게임의 공간 에서는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 떡하니 세워진 흉물 엘시티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그 건물을 짓기 전부터 부산시와 정계, 재계가 얽힌 문제들, 그리고 공사 중 벌어진 사고들을 뒤로 한 채 준공이 났다. 저자는 엘시티의 문제를 7가지로 정리한 것을 읽으면서 화가 났다. ‘그것이 알고 싶다뉴스에서 회자되는 내용들로 대충 알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저런 비리선물세트 같은 건설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아파트 건설 관련, ‘도시형 아파트라는 이름으로 여러 가지 방안들을 모색한다. 가로형 아파트, 한 건물에 여러 가지 주택 유형을 섞는다든지 하는 것이다. 그러한 방법들은 환타지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이미 아파트를 포함하는 물리적 공간은 너무나 여러 사람들의 욕심이 뒤엉켜 있기 때문에 그러한 공공적이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방향성을 가지기에 우린 너무 멀리 와버렸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사는 공간이 모두 도시는 아니다. 그러므로 이 책의 제목이 가리키는 도시는 서울시, 부산시 같은 행정구역으로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곳, 삶과 문화가 있는 곳, 그런 공간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읽으며 독자도 도시에 대해 그동안 해보지 않은 여러 생각과 고민들을 하게 될 것이다. 저자의 에필로그의 마지막 문단으로 마무리한다.

 

나는 도시에서 인간의 밑바닥도 보지만 인간의 무한한 능력도 본다. 도시에서 위대한 만남을 목격하고, 운명과도 같은 큰 흐름을 읽는다. 도시라는 무대에서 인간이 펼치는 드라마를 보고 즐기고 또 의미를 찾는다. 무엇보다도, 나는 도시에서 살며 도시 이야기를 계속 한다. 도시 이야기,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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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일 때 더 잘한다 - 자기만의 방이 필요한 내향인의 섬세한 성공 전략
모라 애런스-밀리 지음, 김미정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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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초만에 한 번씩 휴대폰을 들여다 보면서 내 SNS 계정에 좋아요!가 몇 개인지 확인하고, 실시간 검색어 1위로 뭐가 올라왔는지 확인하는가? 혹시 당신이 그렇다면 포모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포모 증후군(Fear Of Missing Out)이란?

자신만 세상의 흐름을 놓치고 있는 것 같은 일종의 고립 공포감

 

저자는

당신이 보는 SNS, 친구들의 모습은 현실이 아닐 수 있다!

타인에게 보여지는 부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고 말한다.

 

<나는 혼자일 때 더 잘한다>의 저자 모라 애런스-밀리가 책의 서두에서 주장하는 내용이다.

저자는 내성적이어서 성공할 수 있다고~

인맥이나 소통이 아니라, ‘고독은둔으로도 가능하다고~~

내향적인 자신을 지키며, 자기 방에서도 성공을 이루어낼 수 있다고!

자신의 사례와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이 책에서 주장하고 있다.

 

그의 이력을 한 번 살펴보자.

브라운 대학교와 하버드 케네디 스쿨을 졸업했다. 사회적 마케팅 회사 우먼 온라인CEO, 포브스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칼럼니스트로 이른 나이에 성공해 포브스 ‘top 30 under 30’리스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처럼 보였던 그녀는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자각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꿔나간다.

 

p.20

나는 서른 살도 되기 전에 회사를 아홉 번이나 옮겼고 거의 모든 날마다 화장실에서 울었다. 마지막으로 다녔던 회사에서 사방을 훤히 밝히고 있는 형광등 아래에 선 채 그 불빛이 끔찍하게 싫다고 생각했다. 매일 출근해서 10시간 이상씩 그 불빛 아래에 앉아 있어야만 한다면 나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서 말했던 포모 증후군인 사람들은 또 자신의 즐거움은 간과한 채 주어진 역할을 연기하는데 저자는 이런 행동양태를 성취 포르노라고 했다.

 

p.26

성공한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잠재력과 인생의 도약에 관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우리는 이들의 지혜를 수많은 방송과 언론 매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소비하면서 누구나 불가능한 일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앞에 펼쳐진 온갖 성공담을 보면서 내 것이 아닌 타인의 성공을 질투한다. 질투라는 감정을 즐기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 때문에 교묘한 자랑이 일상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하루에도 몇 번 씩 질투를 느낄 만한 순간을 맞이한다.

당신이 취업할 나이가 됐을 무렵에는 이러한 포모가 깊이 내면화되어 의문조차 갖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일하느라 바빠서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일해야 한다는 진실은 의식하지 못한다. 이처럼 포모는 교모하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어서 대부분의 사업가들이 이를 조장한다.

 

나 같은 경우 포모 증후군이 맞는 것 같다. 인정 욕구와 타인과의 비교 때문에 자신을 옭아맬 때가 있는데 그런 경우가 점점 많아지면서 자존감에도 타격을 받게 된다. 여기에 성취 포르노까지 해당되는 것 같다. 성취욕과 인정욕은 충분히 상관 관계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경향이 있었고 어떤 계기가 생기면 그 성취에 목매기도 했다. 그러지 말자, 쓸데없이 혼자 레이싱하지 말자고 했지만 잘 안 된다. 작년부터는 블로그에 글쓰기를 시작하다보니 다른 이웃과 비교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리뷰쓰기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글과 비교를 하며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다.

이것이 이 책의 주 내용은 아니지만 내게는 가장 와닿은 부분이다.

그래도 책 내용은 확인해야 하니까...

 

저자는 1부 화장실에 숨고 싶은 당신에게 에서 위와 같은 내용과 함께 자신의 내향적 성향을 오히려 발견하고 사랑하라고 말한다.

2부 자기만의 방 안에서 만들어낸 비즈니스 에서는 자신의 비즈니스 활동에서 얻은 내용들을 소개하며 이렇게 조언한다.

 

p.198

자기만의 방식을 가진 사업가가 되기 위해서

위험을 회피하고 집에 있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하루 24시간 상시 근무를 끔찍해 하는 사람은 사업가가 될 수 없다는 세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말자. 당신은 타인들이 규정한 사업가가 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자기만의 방식을 가진 사업가가 될 수 있다.

당신에게 맞는 방식의 성공을 이루겠다는 비전을 실현하려면 확실한 경계, 자기 시간에 대한 통제, 틈새시장의 파악, 사업 운영의 기본 기술이 필요하다. 여기에 허술 전략과 전문 지식이 더해지면 내면의 시간적, 정서적 요구를 지키면서도 근사한 소규모 사업체를 건설할 수 있다.

 

3부 아무도 만나지 않을 수는 없다 에서는 비즈니스에서 협상 방식에 대한 조언, 그리고 저자처럼 내향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필요한 현장에서의 자세까지 조언한다. 또 하나, 온라인상 활동에 있어서도 다음과 같은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p.279

관계가 너무 깊어지면 불안해지는 나로서는 온라인상의 네트워킹에서 장단점을 느낀다. 사회생활이 점점 더 온라인이나 휴대폰으로 이뤄짐에 따라 디지털상의 연락이 현실의 연락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즉시 답장을 보내야만 한다는 강박이나 어마어마한 양의 소통이 큰 부담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온라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라고 주장하는 만큼이나 가끔씩 이를 꺼두라고 주장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행사에 참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매일 온라인 비즈니스 커뮤니티에 접속한다면 지칠 수 있다. 논란이 많았던 2016년 대선 이후에 많은 사람이 한동안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활동을 중단했다. 조용히 비통해하며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는 때에 과도하게 자극이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신도 업무상 온라인 활동에 참여하고, 번아웃 상태는 아닌지 자신의 반응을 관찰하고, 열띤 온라인 대화로 과한 자극을 받을 때는 잠시 눈을 감아도 좋다. 알람을 꺼두어도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그 후 실제로 현실의 친구에게 전화를 하거나 산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내향적 성향이 약점이 아니라 사업을 할 때도 장점이 되고 성공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저자 자신과 인터뷰한 사람들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스스로 내향적 성격이라서 외향적인 사람에 비해 위축되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요구하고 격려하는 외향적 성향에 비해 자신을 초라하게 느꼈던 사람들이라면 반가워할 책이다. 특히 출산이나 육아로 자신의 능력을 펴지 못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저자에게서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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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행복했으면 좋겠어 - 행복을 찾아가는 펭귄 요요의 포근한 응원
똥그리 지음 / 부크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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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싶나요?

언제부터요?

오늘부터 행복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똥그리 작가의 <오늘부터 행복했으면 좋겠어>입니다.

 

 

누군가 나에게 행복하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해준다면 좋겠지요.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됩니다.

부제에도 이렇게 나와 있거든요.

행복을 찾아가는 펭귄 요요의 포근한 응원이라고요.

 

 

아핫, 펭귄??

뽀로로를 떠올리신다면 아기를 키우던 사람~

아니, 그 아기가 이미 중학교는 갔겠네요~~

요즘 펭귄하면 펭수!! 라고 떠올리시면 당신은 인싸!!

어린이를 위한 뽀로로가 있었다면 이제 어른들을 위한 펭수가 나왔는데,

너무 크다! 가까이하기엔 왠지 부담스럽다!!

그런 분들이라면 귀여운 펭귄 요요를 이 책에서 만나보세요!

요요네 가족을 소개합니다.

 

 

친구들이 많죠?

엄마는 사슴, 아빠는 곰, 할아버지가 고양이라는게 말이 안된다! 싶겠지만 뭐 그게 그리 중요한 건 아니에요. 각각의 캐릭터가 더 중요하고 서로를 늘 응원하고 행복하길 바라면서 살아가니까요.

 

 

연말이 되니까 그동안 뭘했나? 싶어서 자학모드 돌입 분위기라면 이 책으로 분위기 바꿔 보세요~~

큰 일은 작게! 힘든 일은 쉽게! 만들어 줄겁니다.

귀여운 요요와 그 친구들을 보고 있으니 힘이 납니다!

또 행복하고 희망찬 새해를 준비해야지요~

무려 2020! 뭔가 동글동글 희망적인 느낌이 들지 않나요?

저는 2020이란 숫자의 느낌이 좋네요!

왠지 좋은 일만 생길 것 같은~~

 

 

마법의 주문을 함 외쳐보자구요!!

"케찹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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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의 교향곡 - 음악에 살고 음악에 죽다
금수현.금난새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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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지휘자로 가장 유명한 사람! 하면 떠오르는 이름은 금난새일 것이다. 티비에서 봤든 공연장에서 봤든 그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 같다. 나는 그가 하는 지휘를 직접 본 것은 두 번뿐이고 꽤 오래 전이다. 미디어에서 만났을 때의 인상 그대로 공연장에서도 그는 늘 반달눈을 하고 부산 사투리로 자상하게 곡 해설을 해주었다. 보통 클래식하면 왠지 거리감이 느껴지는데 금난새씨는 같은 경상도 사람으로서 경계심 1단은 허물었고, 특유의 눈웃음으로 2단도 허물어지게 하는 사람이었다. 내겐 그랬다. 그러다가 적극적으로 클래식 음악을 듣게 되면서부터는 외국 연주자나 지휘자에 관심을 가지다가 클라우디오 아바도구스타보 두다멜의 팬이 되면서 금난새씨는 점점 멀어져갔다.

 

이번에 다산북딩스 활동으로 받게 된 <아버지와 아들의 교향곡>은 금난새씨가 쓴 책이라고 해서 기대하고 받았다. 제목부터 음악이 들어있고 그와 아버지가 음악 혹은 교향곡을 소재로 주고 받은 이야기일 것으로 예상했다. 띠지의 설명도 이렇게 되어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지휘자 금난새가 아버지와 함께 써 내려간 삶과 음악 이야기!”

 

그런데 내 예상은 빗나갔다.

아버지와 아들이 나눈 대화나 편지는 아니었다.

이 책을 소개하는 금난새씨의 문장을 옮겨본다.

 

올해는 아버지가 세상에 오신 지 꼭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아버지는 19193.1운동이 일어났던 해에 태어나셨습니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100세 넘게 사시는 분들이 많은 요즘 기준으로 보자면 아버지는 너무 일찍 돌아가셨습니다. 어느덧 제가 아버지 돌아가셨을 즈음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근래 들어 아버지가 더욱 그립습니다.

이 책은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자식들을 대표해 아버지와 제가 함께 쓴 글들로 엮었습니다. 아버지는 19623월부터 6월까지 모 일간지에 짧은 칼럼을 연재하셨습니다. 연재가 끝난 뒤에는 이를 모아 <거리의 심리학>이라는 책으로 펴내셨습니다.

본래 그 책에는 글 100편이 실려 있었는데, 요즘 독자들에게 친숙한 글로 75편을 추려 다듬은 뒤 나머지 25편의 글을 제가 새로 썼습니다. 그래서 다시 100편이 되었습니다. 좀 색다르게 책을 아버지와 아들의 교향곡으로 꾸며봤습니다. 1악장부터 제3악장까지의 글이 아버지가 쓴 글이고, 마지막 제4악장의 글이 제가 쓴 글입니다.

 

 

 

이제 책 내용을 소개해야 하는데 한 꼭지가 아주 짧다. 아버지의 글은 옛날에 쓴 글이라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다. 20~30대가 읽으면 고개 갸웃거릴 내용도 제법 있다. 내가 예상했던 음악이야기는 많지 않고 예전의 문화나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알게 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아들의 이야기로 넘어오면 음악과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4악장에서 금난새씨의 음악적 경험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비롯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아들의 심정이 표현된다.

 

, 아버지 금수현씨에 대한 소개가 늦었다.

세모시 옥색 치마, 금박 물린 저 댕기가~~’로 시작하는 가곡 그네의 작곡가이며 음악 용어를 한글로 바꾸는데 큰 공헌을 했다. 그 외 많은 활동은 책 날에게 있는 소개로 대신한다.

 

 

각 악장에 제목은 이렇게 달았다.

1악장 거리에서 본 풍경

2악장 사람 속마음 들여다 보기

3악장 생각이 보배다

4악장 인생은 음악과 같다

 

아버지 금수현씨의 에피소드 중에 ~~~ 옛날이여!!”라는 노래가 절로 떠오르는 것들이 꽤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이선희의 이 노래보다 더 옛날 이야기다.지금은 아예 사라진 물건이나 요즘 세태와는 달랐던 시절, 사람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내용들을 소개해 본다.

 

p.56

대개 자동차 넘버란 복잡할수록 좋고 전화번호는 간단할수록 좋다고 한다. 자동차의 경우는 규칙 위반을 했을 때 빨리 달아나려는 심보고, 전화의 경우는 외기 쉽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손가락 수고에서 보면 ‘1111’이 제일이고 ‘0099’가 힘들다.

 

이 부분에서 ‘0099가 왜 힘들다는 말이지?’ 라고 생각하는 독자라면 다이얼식 전화기를 사용해 본적이 없어서 일 것이다. 다이얼식 전화기로 전화를 걸 때 번호가 있는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시계방향으로 돌려야 하는데 가장 앞쪽이 숫자 1이고 맨 끝이 0이기 때문이다. 이 설명을 읽고도 못 알아들을 가능성이 높긴 하다.

 

p.97

우리나라 어린이에게 부족한 것이 셋 있는데 첫째 칼슘이요, 둘째 기름이요, 셋째 설탕이라고 한다. 고기는 이 중 칼슘과 기름을 포함하고 있으니 어린이에게 먹여야 한다는 게 영양학자의 변이다. 당분은 머리가 좋아진다고도 한다. 그래서 설탕 많이 먹는 도시 아이들의 입학률이 좋아지는지 모를 일이다.

 

영양이 많이 부족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놀라운 것은 당분이 머리가 좋아진다고 생각했다니!! 도시 아이들은 설탕을 많이 먹어서 공부를 잘한다고 여겼던 모양이다. 그래서 명절 선물로 설탕이 인기였나 보다.

 

버스 차장에 대해서도 아예 모르는 독자가 있을 것이다. 버스 차장이 시간을 줄이기 위해 발음할 때 끝을 흘리는 것을 놀리듯 따라하는 사람들과 어린 버스 차장의 죽음을 오버랩한 글이었다. 차장의 죽음을 안타까워한 글에서 세상에 대한 관심, 인간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p.134

얄궃은 승객은 차장에게 도전하여 더욱 마음을 울린다. 지칠대로 지쳐 발음조차 흐리게 하여 다소라도 피로를 줄이려는 어린 생활 투사, 그중 한 사람 14세의 이 양이 합승에서 떨어져 죽었다니 참으로 가슴이 멘다.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는 외국영화 키스씬처럼 은유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쓴 꼭지의 시작은 고양이였다. 그 글의 시작을 고양이로 하며 단 여섯줄을 썼다. 그런데도 고양이를 얼마나 사랑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중성화 수술 같은 건 하지 않았을 시절에, 시도 때도 없이 발정난 고양이의 울음 소리는 분명 소음이었을 것이다. 그 소리가 어떤 이에게는 소름끼칠 만큼 혐오스러운 것일 수도 있는데 이 분은 이렇게 표현했다.

 

고양이 연애가 흥밋거리다. 달밤에 아무리 쫓아도 창밖에서 목메어 부르는 로미오가 그만이다.”

 

역시 음악하시는 분답다! 같은 고양이 키우는 사람으로서 고양이 사랑을 저렇게 표현하다니~~ 리스펙트!!.ㅎㅎ

 

금난새씨의 4악장에는 주로 메세나 활동이 많이 소개되어 그가 음악가로서 사회에 기여한 활동을 알 수 있었다. 부산의 고려제강 터를 재활용한 F1963에 대한 소개도 나와 반가웠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1977년 카라얀 콩쿨에서 같이 입상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는데 좀 놀랐다. 그 많은 연주중에서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을 오늘 음악감상실에서 들었는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사진과 콩쿨 내용을 읽다니 신통방통한 우연이다.

 

 

이 책은 내가 기대했던 음악적 내용 대신 지나간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내용과 격세지감을 느낄 내용들이었다. 조금 실망스럽긴 했지만 아버지의 악장에서 옛 정취를 느끼고 그 분의 감성을 나눌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만약 나이 어린 독자가 읽는다면 별 감흥을 못 느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본 젊은이들이, 겪지 않은 옛 시절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뉴트로 열풍까지 일으킨 걸 보면 이 책을 읽는 젊은 독자들의 반응이 그리 나쁘지 만은 않을 것 같다. 물론 나처럼 올드한 사람들은 충분히 공감하겠지만...

 

에필로그 제목이 아름다운 선물이다. 아들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천성으로 이런 저런 것을 시도하는 삶을 사는 것을, 아버지를 닮아가고 있다고 썼다. 그 모든 달란트가 바로 아버지에게서 받은 아름다운 선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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