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 전쟁과 평화
김성회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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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의 갈등을 이야기 할 때, 세대갈등이란 단어를 무람없이 사용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갈등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으로 쓰였다. 크게 나이 든 사람과 젊은 사람으로 구분하자면, 나이 든 사람들을 싸잡아 태극기부대나 틀딱으로 비하하며 세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자기 고집만 내세운다고 표현하고, 젊은이들은 패기도 열정도 없는 철부지로 평가절하한다. 이러한 세대갈등은 그 넝쿨이 꼬일대로 꼬여 풀리지 않을 것처럼 표현되는데 마치 갈등이 지속되길 바라는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이러한 세대갈등을 손쉽게 풀 수 있는 묘책이 있을까? 쌤앤파커스에서 나온 신간 <센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 전쟁과 평화>라는 책은 세대갈등을 넘어 서로를 이해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 김성회 교수는 세대를 크게 3세대로 나누고 그 세대의 특징을 설명한다. 제목에서처럼 3세대 간의 전쟁을 평화롭게 유지하려면 어떠해야 할지를 부제에서 이렇게 힌트를 준다.

 

"서로를 들여다보고 이해하게 해주는 다초점렌즈 같은 책"

 

그럼 제목에서 명명한 3세대의 구분부터 해야 한다.

센 세대는 베이비부머 세대로 1950년대 중반~1965년 출생자 를 이르고,

낀 세대는 X세대로 1965~1970년대 중후반 출생자,

신세대는 이 책에서 MZ세대라고 부르는데

M은 밀레니얼 세대로 1970년대 후반~1990년대 중반 출생자,

Z세대는 그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 이다.

책에서 세대를 지칭한 방식대로 이 리뷰에서도 베이비부머 세대, X세대, MZ세대라고 쓰겠다.

 

저자는 대기업을 비롯 공공기관이나 대학교에서 조직관리, 리더십, 커뮤니케이션등의 인기 강사로 이 책을 위해 조직 내 다양한 계층을 인터뷰했다. 리더십 코칭 전문가이기도 한 저자는 이 시대의 리더들이 소위 요즘 애들과 더불어 조화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 세대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이제 세대 간 전쟁을 끝내고 평화가 오길 바라는 심정으로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비밀 코드들을 이 책에서 전수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조직의 리더에게만 필요할까? 부제에서도 밝혔듯 다초점렌즈라고 했으니 모든 세대가 읽어도 좋다. 내가 속하지 않은 다른 세대를 당최 이해 못하겠다며, 그저 담쌓고 사는 게 상책이라며, 소통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이런 책을 읽고 그들의 특징을 이해하고 쌓였던 오해의 장막을 벗기면 소통의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가장 웃픈 현실은 센 세대의 자식이 신 세대이니 부모 자식 사이임데도 소통이 어려운 것이다. 하물며 부모자식간에도 이러하니 회사에서 상사와 부하직원으로 만났을 때는 어떠랴. 밉다밉다하면 아주 외면하고 싶어지니 이 책을 교과서 삼아 다른 세대 공부도 좀 하고 서로의 간극을 좁히려 노력한다면 더 이상 세대라는 말 뒤에 갈등이니 전쟁이니 하는 단어는 붙이지 않게 되길 바란다.

 

이 책은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각 세대를 다양한 각도로 비추어 차이점을 알록달록한 프리즘처럼 펼쳐보인다. 직장에 대한 생각차는 극명한데 베이비부머 세대는 한마디로 죽을똥 살똥 일해서 밥값하는 것, 즉 먹고살기 위해 뼈빠지게 일했고 하면 된다는 믿고 달려왔으며 뛰는 만큼 성과도 나던 시절을 살아왔다. X세대는 회사에 헌신해봐야 헌신짝이 된다는 걸 실감한 세대로 실력을 쌓는 것만이 생존의 길이라 생각한다. 낀세대에 속하는 나로선 저자의 X세대에 대한 설명에 공감하며 같이 짠했다.

 

p. 43

가장 순응적인 세대이지만 이들의 장점은 불행, 불운, 부당함을 외부보다는 내부로 돌려 노력하고 극복하려는 무한 긍정성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여전히 철없이 낭만과 문화를 꿈꾼다. 그래서 영포티(Young Forty)는 영피프티가 되어서도 티 없고 해맑다. 현실의 걱정이야 끊이지 않겠지만, 머리로는 늘 세상으로부터 일탈을 꿈꾸는 낭만주의자들이다. 이런 세대에 당신 멋져.”란 건배사가 유행한 것은 흥미롭다. 당당하고 신나고 멋지게 져주면서 살기! 괴로워도 슬퍼도 져도 울지 않은 X세대의 자기 위로는 짠하다.

 

MZ세대는 돈값만큼만 일하기가 이들의 생활 선언이다. 베이비부머는 성공의 조건으로 직장생활에 올인, 열정과 성실에 승부수를 걸었다면 X세대는 업계에서 알아주는 실력 축적을 위한 지식, 자격증으로 내실을 기하고자 했다. 반면 MZ세대는 길고 오래갈습관에 투자한다. 그들은 누군가의 삶을 그대로 따라 하거나, 어떻게 행동하면 성공한다는 말에 동조하지도 않는다. 요컨대 내가 전부인 세대다. 이렇게 키운 것은 사실 그들의 부모 베이비부머 세대다. 공부를 위해 모든 것은 후순위로 미루게 한 것이 부모들인데 그들이 그런 사고방식을 가진 것을 힐난해봤자 제 눈 찌르는 꼴이다.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가졌고 일에 최고로 의미를 부여하건만 MZ세대가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밀레니얼 직장인들의 3가지 유형을 보면 알 수 있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딴청 피우는 메뚜기형

평균 이상의 열정은 보이지 않는 개미형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는 베짱이 유형

 

이 책의 장점이 여기서 드러나는데 조직에서 이런 밀레니얼 세대를 대할 때, 리더 즉 베이비부머세대가 대처할 수 있는 팁을 소개해 준다.

 

메뚜기형에게는 현재의 일에 좋아하는 것을 결합시킬 방법을 모색하도록 도와주고, 개미형에게는 일을 쪼개서 주어 단계마다 작은 성공을 경험하게 해주고, 베짱이유형을 저자는 헛똑똑이라고 했다. 일과 삶의 균형은 분리가 아니라 통합임을 알려주어야 한다며. 그러나 직장생활의 투 트랙인 커리어 지향형과 라이프 지향형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느냐는 각자의 몫이므로 강요할 순 없다. , 본인이 선택해서 현재의 소확행을 중시, 미래 커리어는 포기했다면 다른 이의 성공에 시기질투는 하지 않을 각오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대별 직장의 의미를 아래 표로 정리해 두었다.

 

 

저자는 챕터마다 분석한 것을 이렇게 표로 정리해서 독자에게 텍스트로 읽은 내용을 한번 더 복습할 수 있도록 한다.

 

2장은 조직생활에서 생각의 차이로 인해 확연하게 표 나는 상황들을 사례별로 정리했다. 이 장에서 가장 공감한 부분은 이 에피소드였다.

 

# 에피소드 불안이 디폴드 값인 90년 생

선배세대 : 도대체 요즘 친구들은 충실, 성실, 절실이 없어. 안 되면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되게 하려는 간절함이 없어.

MZ세대 : 우리가 왜 절실함이 없어요? 우리만큼 삶에 절실한 세대는 없을 걸요. 불만 못지않게 불안도 커요. 뭐든 준비하고 있지 않으면 초조한 상시 불안세대인 걸요.

 

MZ세대의 부모들은 그들에게 온갖 종류의 맞춤형, 기획형 사교육을 시켰고 대학 졸업장만으론 부족하다며 더 일찍, 더 세게, 더 많은 종목을 가르치는 것으로 사회 변동성에 대비했다. 이러한 과보호에 대해 캐나다의 임상심리학자 조던 베어런트 피터슨교수는 과잉 보호된 사람들은 오로라 공주처럼 실패나 실망, 적대감을 처음 경험했을 때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부정적인 감정에 대처하는 법을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저자는 이렇게 덧붙인다.

이들이 늘 불안과 대비에 전전긍긍하는 것은 직접경험보다는 늘 간접경험을 통해 세상 공부를 하도록 한 영향도 있다. 사회라는 책에서 배우기보다 책 속에서 사회를 배우려 하기 때문에 아무리 준비해도 준비는 끝나지 않고 뛰어들 자신감은 생기지 않는다. 준비하지 않은 도전은 늘 두렵다. 변동이 심한 사회를 살면서 가장 확실한 대책만을 추구하려니 불안할 수밖에 없다. 미래를 가장 열심히 대비하지만 가장 불안해 하는 세대, 밀레니얼의 역설이다.”

 

이 장의 마지막 챕터 자율성과 관련된 부분도 눈 여겨볼만 하다. 베이비부머세대는 말하지 않아도 척척 해주길 바라고 MZ세대는 말로만 자율성이라고 하면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푸념하며, 알아서 움직이라는 말엔 알아야 움직이지!”라며 억울해한다.

그들의 자율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저자는 이렇게 알려준다.

 

첫째, 자율성의 전제를 바꾸어야 한다. 목표와 좌표를 정확히 알려주어야 비로소 참여한다.

둘째, 경계를 분명히 일러주라. 넘지 말아야 할 경계가 무엇인지를 말해주고 무엇을 하면 위험한지 알려주는 경고가 필요하다.

셋째, 지속적으로 유지 보수하라. 똑같은 제도인데도 잘 운영되는 조직의 비밀은 제도 자체보다 운영에 있으므로 버전을 계속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3. 의자혁명을 통한 미래 직장 인간관계 리포트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으로 아래 표를 보면 3세대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네트 드링킹이란 단어는 이 책에서 처음 만났는데 네트워킹이 일을 잘하기 위한 인간관계 쌓기라면 네트 드링킹은 네트워킹이 그저 술자리에 불과한 시간낭비라는 비꼬는 의미라고 한다. 선배세대는 일을 하기 위한 인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밀레니얼은 자기 실력을 쌓으면 인맥은 절로 따라온다고 믿는다. 선배세대는 어제 누구를 만났느냐로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MZ세대는 혼자 있을 때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으로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같이 해야 할 목적이 있을 때는 낯선 사람들끼리도 모여 힘을 합친다. 목적과 비용의 편리함으로 불편을 감수할 수 있고 서로간에 무엇을 나눠 부담하고 어떤 것을 간섭하지 말아야 할지 영역과 역할만 분명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각 세대는 서로의 빛에 주목하지만 그림자는 보지 않는다고 했다. 서로에 대해 이해한다는 말, 역지사지 해보라는 말을 하는 것은 쉽다. 말로만 했지 실제 그러려고 노력해보았는지 반문해보는 기회였다. 세대 이해는 시대 서사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된다는 말도 기억해야겠다. 알고 보니 서로에게 짠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이 책으로 다른 세대를 알아가는 시작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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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토채식 - 우리 몸에 완벽한 식사
윌 콜 지음, 정연주 옮김 / 테이스트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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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토채식

[명사]

케토제닉과 채식을 융합한 새로운 슈퍼 식단

[형용사]

1. 맛있고 건강한 지방과 채소를 조합한 식단으로 신진대사 및 두뇌, 호르몬 등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최적화한다.

2. 당 대신 지방을 연소하는 방식으로 신진대사를 변화시켜 음식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난다.

 

위 내용은 책 <케토채식>의 표지를 열면 맨 첫 페이지에 나오는 설명이다. 책의 저자 윌 콜은 현재 미국에서 기능의학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으며 약물로 증상을 치료하기보다 근본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자는 케토채식에 대해 이렇게 소개하고 시작한다.

 

<케토채식>은 음식을 약처럼 사용해 신체의 모든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케토채식을 하면 우리의 두뇌와 호르몬, 신진대사가 모두 활발해진다. ‘믿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미국에서 최고라는 평을 듣는 선도적인 기능 의학 개업의로 전 세계 수천 명의 환자를 검진했다. 그리고 우리가 먹는 음식 중에 효과가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확인했다. 수년간의 임상경험을 통해 맛있는 음식을 약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깨달았고 그 내용을 글로 정리했다.

 

케토제닉에 대해서 이미 들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케토제닉은 저탄수화물과 적당한 단백질, 고지방을 강조하는 식습관으로 웰니스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진대사를 지방으로 연소하는 발전소로 탈바꿈시켜서 수년간 아무리 노력해도 꿈쩍하지 않던 체중을 효과적으로 감량시킨다. 물론 체중감소와 더불어 두뇌 기능 개선 및 현대사회 구성원이 직면하고 있는 만성적인 건강문제의 근본 원인인 만성염증 감소에도 효과가 있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자주 실패를 경험하는 사람, 식이요법으로 건강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권유한다. 채식(장단점)과 케토제닉에 대한 상세 설명(원리,실전), 요리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케토채식은 체중 감량, 음식에 대한 갈망을 극복하고 활력 회복, 염증수치 감소를 원하는 사람을 위한 독특하고 신선한 식단이자 생활 방식 이라고 강조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방식대로 최하 2주에서 한 달 정도는 케토채식을 해본 후에 리뷰를 썼다면 실제 보고서처럼 나왔을텐데 책만 읽고 쓰는 리뷰라서 저자가 임상경험한 사례를 정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좀 아쉽다. 그리고 책의 후반부는 요리 사진과 요리법이 나와 있어서 따라해 보기에 좋긴 한데 미국식이라 그런지, 아님 내가 요리에 무관심해서 그런지 처음 듣는 식재료가 많았다. 저 요리를 하려면 해당 재료는 어디 가서 사야하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요리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즐겁게 따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케토제닉에 대한 정리이다.

케토제닉이란 저탄수화물, 고지방을 추구하는 식단인데 이렇게 조절하면 신체가 케토시스라고 하는 지방연소상태로 바뀌게 된다. 우리 몸이 케토시스 상태가 되면 다음과 같은 장점이다. 체중 감소, 활력 증가, 맑은 정신, 혈압 개선, 여드름 및 피부 문제 개선, 전반적인 염증 감소, 음식 갈망 억제, 간질 환자의 발작 감소, 일부 암 위험 감소, 다낭성난소증후군 증상 반전 또는 개선, 2형당뇨병 반전 또는 개선등이다.

 

채식은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있다. 자칫하면 영양부족과 염증발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케톤채식으로 바꾸게 되면 채식만 했을 때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연소하기로 했으니 지방 섭취를 높여야 한다.

 

4장 케토채식 음식 알기 에서는 섭취할 수 있는 지방종류를 소개한다.

 

 

위와 함께 견과류와 씨앗류를 비롯 방목 달걀, 식물성 단백질, 채소류, 향신료, 허브와 음료. 저과당 과일, 저탄수화물 천연감미료까지 안내하고 있다. 아래 표로 정리한 것을 보면 더 쉽게 이해 가능할 것이다.

 

피해야 할 음식도 상당한데 기존에 습관적으로 섭취하던 것들이 많아서 놀랐다. 식물성 오일이나 유채씨유 같은 경우 나쁜 지방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이 기름들은 집에서 볶음요리시 쓰는 것들이다. 곡물도 마찬가지다. 쌀은 매일 먹는 것이고 빵과 파스타도 자주 먹는데 피해야 할 음식이. 대부분의 콩류도 포함된다. 탄수화물 때문에 케토시스 상태를 쉽게 흐트러뜨릴 수 있으며 대부분의 유전자 변형콩은 에스트로겐 함량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6장 케토채식을 시작하는 법 에서는 4단계로 나누어 소개한다.

1단계 : 음식을 기록하고 무엇을 먹고 있는지 인지한다.

2단계 :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섭취량을 계산한다.

3단계 : 케토시스 상태를 확인한다.

4단계 : 8주후 내게 맞게 조정한다.

 

3단계 케토시스 상태가 됐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혈액측정, 호흡측정, 소변검사가 있지만 하기 힘들다면 스스로 몸의 변화를 감지할 수도 있다. 지방을 천천히 연소시키면 하루종일 몸의 활력이 유지되고 머릿속이 맑아진다. 더 이상 탄수화물에 의존하지 않으므로 당도 잘 조절된다. 건강한 지방 섭취를 늘리면 포만감이 유지되며 허기지지 않아 배고파 짜증나는 상황도 생기지 않는다.

 

케토독감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평생 신체에 연료공급을 위해 탄수화물을 섭취했는데 바꾸게 되면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되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일부는 케토독감이라는 신진대사적 해독 기간을 거치게 된다. 두뇌와 신진대사가 지금까지 이어왔던 지저분한 당 연료에서 건강하고 깨끗한 지방 연료로 바꾸면서 해독증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주로 피로, 두통, 구역질, 불면증, 조급증, 배탈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물을 더 많이 마신다.

- 건강한 지방 섭취량을 늘린다.

- 천일염과 미네랄 섭취량(전해질이 풍부한 음식)을 늘린다.

-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 운동을 한다.

 

7장에서는 간헐적 단식법에 대한 방법과 케토채식의 연계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다이어트든 식이요법이든 건강을 위해서 하는 것이고 정신건강도 같이 챙겨야 할 부분이다. 스트레스 관리법이 13가지나 되는데 그 중 내가 잘 못하거나 앞으로도 지키기 좀 어려운 것은 하루 7시간 숙면이다. 습관이 되어 5시간 이상 자는 것이 잘 안 된다. 수면 시간과 낮에 햇볕을 쬐는 것은 내일부터 당장 노력해 보아야겠다. 케토채식을 바로 시작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요리 재료를 구하는 것보다 지방 섭취를 늘이는 게 좀 힘들 것 같다    

뭐니뭐니해도 실천이다. 누구든 이 책이 다이어트를 너머 건강한 몸으로 재탄생시켜볼 기회를 줄것이니 실제로 도전해보는게 먼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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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파링 파트너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6
박하령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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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령 작가의 신작 단편소설집 <나의 스파링 파트너>가 자음과 모음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작가는 장편소설 <의자 뺏기>로 제 5회 살림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고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로 제 10회 비룡소 블루픽션상을 수상했다. 주로 청소년소설을 쓰고 있는데 이번 책 <나의 스파링 파트너>도 주인공들이 모두 청소년이다.

 

이 소설집에는 모두 6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어른들 눈엔 청소년들이 뭔 걱정이 있겠나 싶지만 그들도 나름대로 걱정과 고민이 많다. 어른도 분명 청소년이었던 시절이 있었을텐데 지금에 와 돌아보니 그 때의 고민은 별것도 아니었던 것만 같다. 하지만 인간이 어디 그런가? 자기 앞에 닥친 문제가 가장 커 보이는 게 인지상정이고 청소년 시기에 하는 고민은 우주적으로 크게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작가가 소설에서 다루는 문제들은 그들이 집과 학교에서,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겪는 (어른이 보기엔)소소하지만 (그들에겐 몹시도)커다란 것들이다. 그러니 이 책은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다. 자신과 유사한 고민을 하는 주인공에 감정이입할 수 있을 것이고, 현재 괴로움이 있다면 그 크기가 한결 줄어들 것이며, 막막해 보였던 문제의 물꼬를 틀 힌트도 얻게 될 것이다. 청소년 소설이라 해서 꼭 청소년만 읽어야 하는 건 아니다. 학부모들이 읽는다면 자녀의 마음을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 엿볼 수도 있겠고, 자녀와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어보기에도 적당한 책이다.

 

섬세한 감성들을 드러내기엔 여학생이 적당했는지 주인공은 대부분 여학생이다. 표제작 나의 스파링 파트너의 주인공만 남학생이다. 범생이 스타일인 현민이 어느날 친구의 담배 하나를 몰래 가져와 으슥한 곳에서 피우려고 하다가 우연히 성추행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그 자리를 피하다가 떨어트린 휴대폰을 3층에 사는 기주가 주웠다면서 가져다준다. 그 일로 기주는 교묘하게 현민이 성추행 사건의 당사자인 듯 몰아세우며 협박하기에 이른다. 억울하지만 현민은 담배를 피우려고 했다는 사실이 드러날까봐 당당하게 밝히지 못하고 기주에게 끌려 다닌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등장인물들은 다 학생인데 어쩜 야비한 면모를 드러내는 아이들이 있는지 사실 놀랐다. 더 이상 학생들과 접하게 될 일이 없어져서 2000년 이후에 출생한 그 아이들과 나는 영 세대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또록또록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옹골찬 아이들을 보니 놀랍고 기특하단 생각이 드는 한편, 기주나 수아가 집으로 가는 시간의 수아같은 아이들을 보면서는 다른 이유로 또 놀라웠다. <90년생이 온다>는 책으로 90년생들의 의식과 삶에 대한 태도를 알았듯 청소년 시기의 아이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 해볼 기회가 없으니 이번 책으로 그들의 생활이나 사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비록 소설이지만 말이다.

 

현민은 어떻게 되었을까? 제목처럼 그 아이는 기주를 자신을 단련시킬 스파링 파트너로 여기기로 마음먹는다. 쓸데없이 겁먹고 막연한 두려움에 떨던 자신을 떨쳐버리려 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현민은 아빠와의 관계가 서먹하다. 아빠의 강요 아닌 강요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캐나다에 홈스테이를 갔다가 집안 형편으로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어서 4년 만에 돌아오게 된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아빠와 헤어져 있었던 시간의 공백때문에 서먹한 것만은 아니다. 현민은 대놓고 아빠가 싫다!”고 말한다. 모든 일을 경제적 논리로만 귀결시켜며 18번 멘트는 쓸데없이이고 권위주의적으로 지시만 하기 때문이다.

 

어른의 입장에서 옹호해보려 해도 자녀들에게 강요만 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현민아빠의 편을 들기는 좀 민망하다. 소설은 현민이 기주의 의뭉스런 태도에 대항하려고 마음먹은 것으로 끝이 나지만 그것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여동생 현선과 함께 맨홀에 빠진 길고양이를 구하러 나가겠다는 행동에 쓸데없는 짓거리들 말고 들어가라고 윽박지르는 아빠에게 현민은 이렇게 말한다.

 

쓸데없고 있고 정도는 저도 판단할 줄 압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은 쓸데없는 일이 아닙니다.”

 

현민이 기주를 스파링파트너로 삼겠다고 한 것과 억압적인 아빠에게 당당하게 말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한 것은 어른으로 가는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마이 페이스의 주희가 내 페이스대로걷는 마지막 장면 역시 유사성을 띤다. 친구 하정의 말처럼 이렇게 사는 사람’, ‘저렇게 사는 사람을 긍정해보고 싶어진 것이다. 부모가 제시하는 한 방향 말고.

 

그 외의 소설에 등장하는 청소년들도 자신의 문제를 어떠한 방식으로든 해결하려고 애쓴다.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시기, 그 어정쩡한 자리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답답하기만 한 주인공들의 무대에 독자도 같이 서 보게 하는 기회를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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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는 나를 만들어 팝니다 - 영리한 자기 영업의 기술
박창선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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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당신의 능력이 얼마 정도 가격에 팔릴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 저요?

... 값을 매길 수가 없군요...

이것은 다분히 중의적인 표현이? 아니, 아니다!

질문부터가 잘못됐, 아니 번지수가 틀렸다.

이 나이에, 어디 가서 나를 팔겠단 말인가?

어불성설이다.

그러므로 이 책의 첫 문장은 나에게는 논외로 하고 리뷰를 써야겠다.

... 리뷰의 시작이 너무 비관적인가?

조금만 참아주시라~

 

독자의 상태는 참으로 거시기하지만, 이 책 <팔리는 나를 만들어 팝니다>의 저자 박창선씨는 쌈빡하다. 디자인 비전공자로서 디자인계에 몸담은지 6년째, 홀로 북치고 장구치는 1인 기업가요, 브런치 대상을 수상한 글빨되는 작가님이시다. 이 책도 브런치에 연재했던 글을 모은 것이라 한다. 제목으로 예상가능하듯 이 책은 영업책이다. 자신을 브랜딩하여 남에게 팔 수 있는 비법?을 전수하는 책이다.

 

아하! 그런 묘안이?

있다!

작가가 직접 맨땅에 헤딩하며 발로 뛰고 맨몸으로 구른 실전경험들을 풀어낸 책이기 때문이다. 나처럼 나이도 능력도 애매한 사람들 말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이 읽는다면 분명 도움 많이 받을 수 있다. 이직을 준비하고 있거나 작가처럼 디자인 쪽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실전에 바로 써먹을 만한 내용들도 수두룩하다.

여기까지 읽고 혹시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밝힌다.(TMI일 수도 있겠지만~) , 당신에게 해당사항 없는 책은 왜 읽었고, 리뷰는 왜 쓰는 거요?” 라고 궁금해 할까봐...

 

이 책은 RHK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받은 책이다. 아마 서점에서 이 책을 봤다면 나는,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랑 별 상관없는 책이라고 생각했을테니까. 그런데 타의로 책을 받다보니 평소 관심 없거나 전혀 생소한 분야의 책을 읽게 된다. 이것은 장단점이 있다. 이번 책은 단점이 많을 거라 예상하고 읽었는데 장점이 많은 책이었다. 컴퓨터로 디자인 하는 것에 대해 1도 모르는 내가 뭐라고 평가를 할 수 있겠나? 게다가 똥손이라서 책 만들기 과정의 인디자인 프로그램을 조작하지 못해 접은 주제에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제목처럼 우리 자신을 상품화하여 시장에서 잘 팔아보자고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사례를 들 때 디자인관련 내용이 나오긴 해도 전반적으로는 자기계발서의 느낌에 가깝다.

 

내가 이 책을 다 읽었다고 해서 디자이너가 될 수도 자신을 영업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처럼 이 책의 독자 범주에 들어가지 않을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내용은 꽤 있었다. 원해서 잡은 책이 아니어도 책에서 영양가 있는 내용들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 무엇보다 작가의 분류, 정리벽 덕에 책이 깔끔하다. 세 파트로 구성된 각 장에 소제목이 있고 그 아래 주제어를 둔 다음 본문 내용이 나온다. 본문에서도 주요 부분은 노랑 형광색으로 줄을 그어 주고 요약이 필요한 부분은 파란색으로 딱딱 정리를 해준다. ‘영업을 완성하는 디자인이라는 회사의 모토가 이 책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part 1 능력 팔아 기회 얻기 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팔기 위해 스스로를 진단해보자고 한다. 장단점을 파악하고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을 구분하여 분명 숨어 있을 남과 다른 특별함을 끄집어 내보자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도 많이 벌면 금상첨화일 것인데 아다시피 그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작가 자신도 좋아하는 일을 능력으로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고 그저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산 적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것은 비현실적 합리화일 뿐이라고 하며 이렇게 하자고 권유한다.

 

p.71

당신이 좋아하는 것은 현재 상품 가치가 없고 잘하는 것은 명확한 상품가치가 있습니다. 일단 있는 상품부터 팔아서 기회를 만드는 편이 더 좋습니다. 돈도 벌고 시간도 벌고 기회도 벌고 좋아하는 것도 지속할 수 있죠. 그러면서 남는 자원으로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발전시키며 팔아먹을 수 있는 능력인지 실험해 봅시다. 꼭 능력으로 전환이 안 되더라도 다양한 취미는 확보할 수 있을 것이고, 이도 저도 아니라면 좋은 경험과 추억 정도는 가져갈 수 있겠죠. 낙담하지 마세요.

제일 안 좋은 케이스는 할 수 있는 능력은 내팽개치고, 좋아하는 일만 쫓아다니면서 돈이 안 벌린다고 주저앉아 울고 있는 것입니다. 이미 상품은 당신 손안에 있습니다. 자꾸 엉뚱한 곳에 한눈팔지 마세요. 손안에 있는 상품을 파는 게 우선입니다.

 

Part 2 생각 팔아 마음 사기 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어떻게 끄집에 내어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그것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이다. 이 부분은 넓게 보면 누구에게나 다 해당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영업이라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것이므로 어떻게 그들을 사로잡을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결국 표현력이다. 그런데 이 표현력이라는게 흔히들 책을 많이 읽으면 된다고들 하거나 연습, 훈련을 통해 가능하다고도 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 작가는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생각들을 어떻게 이미지화해서 밖으로 끄집어 낼 수 있는지, 그것을 고객에게 표현할 때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팁까지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이 파트는 나이나 직업에 상관없이 누구나 읽고 활용해볼 수 있다. 적당하고 즐거우며 이기는 대화의 팁을 살짝 엿보자.

 

- 꼰대짓을 너무 무서워하면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조언을 남발하면 오지랖이 됩니다.

- 대화의 기조는 상대를 인정해주는데서 시작합니다.

- 상대방이 끄덕이며 잘 들어준다고 해서 내 말에 모두 동의한다거나 잘 듣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 먹히는 말을 하고 싶다면 상대방의 문을 열어둔 다음에 해야 합니다.

- 상대방을 공격할 생각이 아니라면 반드시 돌아올 대답의 여지를 남겨두어야 합니다.

 

part 3 상품 팔아 돈 벌기 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십분 활용하여 좋은 상품으로 만들어 보자는 내용이다. 궁극적으로는 돈을 벌어야 한다. 이 파트의 마지막 즈음에는 일이 잘 안 풀려서, 즉 돈이 안 벌릴 때 자학하지 말고 이렇게 해보자고 한다.

 

모든 욕망을 충족시킬 순 없습니다 성장은 스스로 하는 겁니다. 돈은 그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이고요.

선량하게 목표를 달성해 봅시다 선량을 퍼준다는 마음 대신 선을 지키고 공공의 가치를 추구하는 선의를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호감과 구매의사는 다릅니다 선호도와 판매도는 필히 연관성을 갖지는 않습니다.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 주의합니다 특히 앉아서 일하는 게 많다면 소화기관과 허리를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재무 상태를 냉정하게 점검합시다 통장에 돈이 없다면 일단 재무 계획부터 다시 냉정하게 세워야 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내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과 가격대는 손대지 않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자신을 만들어 팔려고 노력하는 동안 너무나 열심히 일하느라 가까운 사람들을 잊지 말 것을 강조하면서 이 책은 끝이 난다.

 

"당신이 소비자나 클라이언트에게 탈탈 털리고 돌아왔을 때 기댈 곳은 그들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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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의 형태 - 여태현 산문집
여태현 지음 / 부크럼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다정함의 형태라? 다정함에는 어떤 모양이 있다는 걸까? 여태현 작가의 산문집 <다정함의 형태>는 제목에 끌려 출판사 이벤트에 신청해서 책을 받아 읽게 되었다. 나는 다정하지 못한 사람이다. 호불호를 표현함에 있어 너무 명확해서 단호박이라 불리기도 한다. 좀 다정하게 표현, 말하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작가가 말하는 다정함에 대해 알고 싶었다.

 

책은 크게 3장으로 구분하고 있고 각각의 제목은 이러하다.

첫 번째 이야기. 다정함의 형태

두 번째 이야기. 나를 다정하게 만드는 것들

세 번째 이야기. 체온, 그 다정함

 

작가는 자신만의 섬세함으로 다정함에 대해 조곤조곤 이야기한다. 이 책은 에세이이므로 당연히 문장마다 그의 취향이 뚝뚝 묻어난다. 활자만으로 느껴지는 작가의 감성은 아주 예민한 것 같다. 여기서 예민하다는 의미는 긍정이다. 사물 하나하나에도, 사람의 목소리와 말투와 손의 촉감 하나하나에도 자신만의 섬세함으로 느껴낸다. 그런 예민함이 있으니 이런 글들도 쓸 수 있는 것일 터이다.

 

작가를 다정하게 만드는 것들사전-사랑의 정의 편에서는 직접 사전을 찾아본 이야기가 나온다. 이 책에서는 부산에 여행을 자주 간다고 하는데 보수동 헌책방에서 고른 사전을 열어 맨 처음 찾아본 단어는 사랑

1992년에 펴낸 사전에 정의된 사랑은 이렇다.

 

사랑 : 1) 하는 일 또는 그러한 마음. 연애. 2) 아끼고 위하는 마음에 드는 이성을 몹시 따르고 그리워 따듯한 인정을 베푸는 일, 또는 그 마음. 3) <> 하느님이 사람을 불쌍히 여겨 행복을 베푸는 일. 4) 일정한 사물에 대하여 몹시 즐기거나 좋아하는 마음

 

이 사랑의 정의 부분을 사진찍어 SNS에 올렸더니 메시지가 왔는데 1987년에 편찬된 사전의 표지와 사랑의 정의였다고 한다. 그 메시지 내용은,

제가 가진 사전보다 작가님이 가진 사전의 정의가 더 아름답네요. 그 시절에 사전을 만든 이들의 정의. 낭만적이야.’ 라고.

작가는 그 메시지를 받고 모든 시대에 편찬된 사전을 뒤져 사랑의 정의를 모조리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전에 사랑의 정의를 적는 사람과 87년도에 정의된 사랑의 의미를 찍어 보내주는 사람 중 과연 누가 더 낭만적인가에 대한 생각도 한다.

 

둘 다 참으로 낭만적이구나 싶었고, 나도 집에 있는 사전 두 개를 꺼내 시옷부분을 펼쳐보았다. 87년도에 정의된 사랑은 우리집에 있는 <동아 참 국어사전> 2000년 판과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하나는 금성출판사의 2004년 판 <훈민정음 국어사전>이다.

 

 ↑↑ 1번으로 나오는 정의에 굳이 "성적으로 이끌려"라고 한정한건지ㅠ

 

세 종류의 사전에서 찾은 사랑의 정의 중 작가가 보수동 책방에서 고른 사전의 정의가 가장 문학적인 느낌이다. 책을 읽다가 작가처럼 사전을 찾아본 나는, 낭만적인걸까? 그건 아닌 것 같고 그저 무언가를 읽고 확인해보길 좋아하는 성격일 뿐...

 

작가를 다정하게 만드는 것들 중 이상해씨 인형, 양말, 목폴라, 장갑은 모두 촉감과 관련있다. 따듯한(작가는 따뜻한보다 따듯한을 더 선호하는 듯~) 느낌을 주는 것들이기도 하다. 그중 양말을 표현한 부분은 유난히 그러했다.

 

p. 59

한겨울, 침대에 앉아 스탠드 조명 아래에서 따듯한 양말을 신고 책을 읽는 걸 좋아합니다. 그 보들보들한 감촉, 당신과도 나누고 싶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손수 고른 양말을 세 켤레 정도 선물합니다. 사이즈도 크게 나뉘지 않고, 튀는 양말이 아니고서는 취향을 타는 법도 잘 없습니다. 게다가 따듯하기까지. 혹시 지금 누군가의 선물을 고민하고 있다면, 양말. 무조건 양말입니다.

 

작가의 취향이 드러나는 영화에 대한 부분에서는 십분 공감하며 읽었다.

 

p. 102~103

주말 아침에 눈 뜨자마자 이불을 끌어안고 보는 영화도 좋습니다. 혼자 영화를 봐서 좋은 점은 역시 울고 싶을 땐 마음껏 울 수 있고, 화내고 싶을 땐 화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영화 속 세계에 온 힘껏 젖어 들 수 있는 것입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면 오랜 여운을 느끼는 편입니다.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몇 년에 걸쳐 영화의 여운을 느리게 소화시킵니다. 한 인간의 단편적인 생애를 이해하는 데에 영화나 소설을 탐닉하는 일만큼 좋은 것도 없습니다.

( …… )

잘 만든 영화는 모든 장면과 대사, 배경이 각각의 의미를 내포하기 마련입니다. 해석하는 것 역시 관객의 몫이라서 나는 종종 감독이 의도한 것 이상을 읽기도 합니다. 영화가 가진 오독의 묘미입니다.

 

정답 찾기 교육의 폐해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는 감독의 의도를 정확히 찾으려 노력하는 편인데 이게 참 우스운 꼴이다. 내 이해가 맞는지 틀렸는지 감독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인데 의도를 맞게 해석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제 오독이라해도 뭐 어떤가. 영화를 보며 내 마음대로 해석한들 뭐 어떠랴 생각해봤다.

 

세 번째 이야기. 체온, 그 다정한 은 주로 연애에 대한 이야기다.

선인장 화분에 물을 일주일에 두 스푼만 줘도 무리없이 잘 자라는 것을 보며 연인 J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J에겐 정량이 없다. 일주일에 두 스푼을 줘야 하는지, 다섯 스푼을 줘야 하는지, 아님 이주일에 한 스푼이면 족한 건지 도무지 알 도리가 없다. 정해진 권장량이 없으니 조심해서 급수해야 한다. 다정함이 과하면 어딘가 잘못될 수도 있었다.’

 

또 자신을 무한히 다정하게 만들던 사람을 생각하며 이렇게 말한다.

죽을 만큼 사랑하면 정말 내 정신건강과 상관없이 늘상 다정할 수도 있을까. 오랜 시간 내 삶을 괴롭혀온 질문이었다. 시종일관 다정한 태도를 유지하는 사람은 오히려 마음 어딘가가 병들어, 곪아 터지기 직전의 상태일 거라고 제멋대로 짐작하기도 했다.’

 

작가에게는 다정함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던 때도 있었으며, 다정함은 더 큰 다정함으로 덮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때도 있었고, 언젠가 연인이 심어둔 다정함이 지금 이렇게나 자랐다고, 그런 마음이 있단 거를 알려주어 고맙다고 말하고, 누군가에게 영영 다정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동안엔 세상이 좀 더 살만하게 느껴지기도 할 거라고 다. 그리하여 작가는 온 힘을 다해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린 우리를 평화롭게 만드는 또 하나의 다정한 표정을 갖게 될 거라고 했다.

 

작가는 다정함이라는 키워드 하나로 책 한 권을 써냈다. 그런데 나는, 제목만 보고 다정함을 다정한 말투하나에 한정지었다. 이 상상력 부족 역시 정답 찾기 교육의 폐해인 것으로 합리화해야겠다. 작가는 다정함을 사랑과 연애를 넘어 이 세상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애정으로 표현했다. 작가의 예민한 감성을 내 감성에 이식하고 싶지만, 뾰족뾰족해져서 그 틈이 너무 깊어진 게 아닐까 싶다. 그래도 그 크랙 사이를 조금은 채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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