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억을 보라 - 비통한 시대에 살아남은 자, 엘리 위젤과 함께한 수업
엘리 위젤.아리엘 버거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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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앤파커스 출판사의 신간 <나의 기억을 보라>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198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리 위젤의 보스턴대학교 강의를 텍스트로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저자 아리엘 버거는 엘리 위젤의 제자이자 조교로서 그와 25년간 인연을 이어왔으며 이 책은 조교로 5년간 함께한 엘리 위젤의 수업을 정리한 것이다.

<나의 기억을 보라>는 엘리 위젤 교수의 수업 내용을 7개의 키워드로 나누어 정리한 것이고, 그 안에 저자가 평생을 위젤 교수와 어떻게 영적 교류를 해왔는지도 들어있다. 책을 읽다보면 위젤 교수의 심도 깊은 강의 내용을 듣는 것 같다가 한편 저자의 에세이를 읽는 것 같기도 했다. 자신의 공부, 결혼, 직장 등 인생의 주요 문제를 위젤 교수와 의논하고 도움 받은 것을 진솔하게 풀어놓았다. 그래서 묵직한 주제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는 수업의 부담은 누군가의 인생을 살짝 엿보며 그 무거움을 환기시킬 수 있었다.

 

홀로코스트에서 생존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경험하지 못한 우리는 알지 못한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일본군 성노예 할머니들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이제 연로하여 하나 둘 이 세상을 떠나면서 더 이상 그 야만의 시기를 증언해줄 사람이 없어지면 그들의 육성은 점점 듣기 힘들어지게 된다. 그들의 경험은 책이나 영상물로 만나게 될 것이고 현 세대는 물론 다음 세대도 그들의 삶을 이해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러야했던 악몽같은 시간들을 우리는 책이나 영화로 만나볼 수 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을 우리는 직접보다는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살긴 하지만 유대인 수용소에서 가족이 죽는 것을 목격하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것을 책으로 읽는다한들 당사자에게 몇 %나 공감할 수 있을까? 역사의 증언을 책으로 읽으면서 우리는 당시의 고통을 간접 경험하고 우리가 놓치지 말고 살아야할 가치가 무엇인지 다잡게 된다.

 

위젤 교수의 수업을 이젠 직접 들을 수 없게 되었지만 이 책은 그의 강의실 한쪽 책상에 앉아 있는 체험을 하게 해준다. 거의 15여 년 전의 강의지만 시대를 초월하는 주제이기 때문에 지금 읽어도 미래에 읽어도 가치롭게 다가온다.

 

특히 위젤 교수는 교사로서의 긍지가 가장 크기 때문에 이 책에서도 학생들에게 배움에 대해 강조하고 가르치는 것에 자부심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을 확인할 수 있는 그의 말은 다음과 같다.

 

나는 내가 만난 모든 학생에게 배움에 대한 애정을 가르치려고 애썼습니다. 배우고 또 배우는 겁니다. 우리는 오직 배움을 통해서만 윤리적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으니까요.”

 

위젤 교수가 죽기 불과 몇 주 전에 저자와 한 대화 내용이다. 그는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느냐고 묻자 교수는 계속 말한다.

 

딱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학생들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그러면 비로소 학생들도 가르치는 사람을 동등하게 바라보고 그를 통해 뭔가를 느끼게 됩니다.”

 

위젤 교수의 답을 읽다보면, 교사가 학생들을 대할 때의 태도와 학생이 공부를 생각하는 태도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또한 위젤 교수는 교사의 역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교사의 역할은 학생들로 하여금 절망하지 않고 어두운 부분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그리고 친구의 역할도 중요하지요. 감상주의를 떨쳐버리고 세상의 광기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함께하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를 절망으로부터 구원해 줄 요소가 하나 더 있지요. 바로 웃음입니다. 웃음이 유용한 건 독재자의 언동과 거짓말을 지적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가 절망이라는 유혹에 흔들릴 때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지요.” - p.204

 

저자는 위젤 교수와 평생을 이어온 일들을 이 책에서 밝히면서 꽤 담담한 어조로 두 당사자의 대화조차도 관찰자적으로 서술했다. 위의 웃음 부분을 읽으면서는 위젤 교수가 직접 저렇게 말할 정도라면 꽤 유머러스했을 것 같은데 둘의 대화는 늘상 진지하고 거리감이 있어보였다. 이런 책을 직접 쓸 정도로 밀접한 관계였는데 분명 조크나 유머가 오가는 싱거운 대화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은 책에 실려 있지 않다. 강의 내용의 분위기상 그런 개인적이고 가벼운 내용은 배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 같지만 한편 둘이 책 뒤편에선 얼마나 껄껄대며 웃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의 은사님이 떠올랐다. 2월 말에 안부차 선생님 자부에게 연락했는데 2월 초에 돌아가셨다고 해서 얼마나 허무했는지 모른다. 작년 여름 선생님 댁에 방문했을 때 거동은 힘들어도 지팡이 짚고 거실까지 걸어 나오셨고 심심할 땐 스토쿠를 한다며 책자를 보여주고 웃으시던 그 얼굴이 눈에 선한데 몇 달만에 세상을 버리시다니...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연락 달라고 당부했는데 연락 안 해줘서 뒤늦게 알게 되니 원망스러웠다. 제자로서 은사님 마지막 가는 길 배웅할 기회를 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 책의 저자는 위젤 교수가 살아생전 의미 있는 인터뷰도 하고 마지막도 배웅할 수 있었던 걸 보니 부러웠다. 책에 다 싣지 않은 둘의 더 친밀한 관계도, 저런 은사님을 두게 되어 이런 책을 낼 수 있게 된 것도 모두 부러웠다.

 

이 책은 위젤 교수의 인권활동가로서 홀로코스트 생존자로서의 강연 내용에 무게 중심이 있지만 그의 강의를 다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질문을 한 학생이 있다.

 

상대적으로 편안한 삶을 누리고 있는 우리 학생들이 정말로 교수님의 경험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이해도 못 하면서 교수님의 가르침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p. 63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의 기억을 이해하도록 가르치고, 학생들은 자신의 것이 아닌 기억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위젤 교수는 이렇게 답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야기를 전하는 것뿐이고, 또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그렇지만 어떤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려면 먼저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목격자의 이야기를 경청함으로써 우리 모두 목격자가 될 수 있습니다.”- p. 65

 

위 문답 후 저자는 이렇게 마무리 한다.

학생이 목격자가 되기 위해서는 도덕성을 기르는 교육을 받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이 리뷰의 서두에서 직접 경험하지 못하면 점점 더 공감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위젤 교수의 충고대로 먼저 경험한 목격자의 기억을 경청하면 모두가 목격자가 된다!를 명심하자!

 

나는 이 책을 읽으며 7개의 키워드로 나눈 강의 내용보다 교육의 힘과 교사의 역할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더 크게 다가왔다. 그리고 위젤 교수와 제자 아리엘 버거의 관계도 관심 있게 읽었다. 홀로코스트 이후 자신을 지탱해준 것이 배움이었다고 말한 위젤 교수. 배움이 자신을 구했듯 우리 모두를 구원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리고 교육의 힘으로 역사를 바꿀 수 있다고도 했다. 이 책을 선생님들이 많이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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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끝에 서 보았는가?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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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통상담가 윤정 저자의 책 <끝>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시인, 정신분석상담가로도 활동 중이며 정신분석상담가, 태교상담가, 죽음상담가를 양성하고 있다.

저자는 이번 책 <끝>에서 하나의 단어를 두고 독백과 성찰 사이 끝에 서서 잘게 쪼개어 보았다고 한다. 그는 개념과 의미를 삶 속에 녹아내며 스스로를 새롭게 모시고 살아가려고 '끝'을 쓰고 싶었다. 그 끝으로 가기 위해 이 책에서 27개의 단어 속으로 들어가 본다.

 

 

이 책은 저자가 고른 27개 단어로 자신의 삶을 사유해보는 글이므로 챕터별로 스토리가 연결되지 않는 에세이다. 그러니 굳이 순차적으로 읽지 않아도 된다. 독자 자신이 현재 고민하고 있는 것에 해당하는 단어부터 읽다보면 저자의 사유를 통해 자신의 문제에 쉽게 다가설 수 있다. 선문답 같아 더 머리 아프다고 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물론 저자의 말이 정답은 아니며 그의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하란 법도 없다. 평소 영상과 단문 텍스트만 읽다가 한번씩 이렇게 천천히, 몇 번씩 읽어야 이해가 되는 글을 읽으며 숙독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나는 아래 네 개의 단어를 골랐다.

 

 

 

 

[부재]

"모든 삶은 부재의 연속이다. 그리고 견디어 내야만 한다."

뭐든 풍족한 세상이고, 내게 부족한 물질은 더이상 없는 것 같다. 그런데도 부재를 느낀다. 그것은 물질은 아니다. 요 몇달간 두문불출하면서 확연히 알게 되었다. 내게 부재한 것이 무엇인지.

견뎌내야 한다?

견디고 있다...

견딘단 말은, 싫은 걸 꼭 참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지키고 버티는 거다.

견뎌낸걸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안다.

[고행]

"기록도 고행이다. 고행은 아름다운 삶의 수행이다."

기록하고 글로 쓰는 일은 확실히 쉽지 않다. 어떨 땐 계속 미루고만 싶다. 스스로 감옥 안에 들어가놓고 나가고 싶어하는 이율배반이다. 내 수준이 고행을 아름답다고 할 경지까지는 못된다. 하지만 나는, 뭐든 쉬운 일을 해버리기보다는 어려운 것을 해내려고 하는 사람이다.

[연민]

"산다는 건 가련하고 불쌍한 나를 아름답게 보려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연민이란 단어를 싫어했다. 유약하고 지질한 인간들이 느끼는 감정이라 생각했다. 스스로에게도 높은 기준과 잣대로 괴롭혔다. 못해내는 자신을 비하했다. 자신을 아름답게 본 적이 있었던가? '연민'챕터를 읽다보니 자신이 좀 안됐다. 아름답게 여겨보자!

나 자신을!!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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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템퍼러리 댄스 - 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다
박서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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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템퍼러리 댄스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로 알아차리는 사람은 무용 전공자 외에는 없을 것이다. 영어 컨템퍼러리(contemporary)’동시대의, 현대의라는 뜻이라는 걸 안다면 현대 무용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현대 무용이란 장르의 이미지가 직관적으로 딱 떠오르는 사람도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Comtemporary Dance’의 사전적 의미를 알아보자.

 

컨템퍼러리 댄스(contemporary dance)’

: 장르상 현대 무용이면서도 현대 무용의 획일화된 안무 스타일을 벗어나는 혁신적인 현대 무용 스타일. 원래는 전통적인 발레에 반대하여 일어난 현대 무용(modern dance)의 개념으로 쓰였으나, 현재는 새로운 조류의 현대 무용을 지칭한다.

 

무용전공자이거나 웬만큼 무용에 대해 조예가 깊지 않다면 위 사전적 의미를 읽어도 컨템퍼러리 댄스가 어떤 무용을 말하는 것인지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단어의 해석을 길게 하는 이유는, <컨템퍼러리 댄스 : ,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다>라는 책을 읽을 독자의 한정성 때문이다. 예술 관련 전공자라해서 누구나 이 책을 읽어보지는 않을 것이고, 일반 독자라 하더라도 춤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없다면 손에 잡기 어려울 책이다. 그러므로 이 책의 독자는 무용 전공자들에게 한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럼 나는 왜 이 책을 읽게 되었는가? 네이버 리뷰어스클럽 카페의 서평단 이벤트 책으로 소개한 것을 보고 신청했고 당첨되어 읽게 되었다. 신청한 이유는 춤에 대해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전공자도 아니고 조예가 깊다고 표현하기도 뭐하지만, 발레든 현대무용이든 직접 공연장을 찾아다니는 편이라서 책의 부제 속 문구인 새로운 친구들이라는 말에 흥미가 생겼다.

 

책을 많이 읽는 편이고 예술 전반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책을 통해서 얻은 정보들을 실제로 음악회나, 무용공연, 미술관을 찾아가 확인하면서 감상하는 것을 좋아한다. 백조의 호수나 지젤 같은 고전 발레부터 현대무용까지 즐겨 본다. 작년에는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와 프렐조카주 무용단의 <프레스코화>를 공연장에서 직접 감상했고, 데보라 콜거 무용단의 공연은 몇 년 전에 관람했다. 피나 바우쉬 공연은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영화 <피나>, 모리스 베자르는 영화 <댄싱 베토벤>으로 감상했고, <봄의 제전>으로 바츨라프 니진스키의 삶에 대해 알게 되는 기회를 가졌다.

 

직접 공연을 본다고 해서 모두 이해할 수는 없다. 특히 서사와 기승전결이 명확한 고전발레에 비해 컨템퍼러리 댄스는 안무가나 연출가의 의도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컨템퍼러리 댄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앞으로 공연장을 찾을 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저자 박서영씨는 유니버설발레단 단원 출신으로 현재는 한예종과 국민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서문에서 저자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책에 나오는 춤의 친구들은 춤과 연관된 측면만 보여줄 뿐이니 어떤 한 부분에 호기심이 생긴다면 관련 전문 연구서를 찾아보라고 하면서 참고문헌과 영상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 다음으로 책의 서술방식이다. 춤의 친구들을 시대순으로 서술했는데 역사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독자가 읽기에 편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춤의 친구들이란 누구를, 아니 무엇을 말하는 걸까? 목차의 순서대로 보자면 미학, 연극, 디지털 매체, 공간, 음악, 시각예술이 그것이다.

 

 

 

1장에서는 컨템퍼러리 댄스가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게 된 배경으로 미학과의 만남을 설명하고, 2장에서는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있어온 연극에서 시작해 춤이 연극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말한다. 3장은 가장 최신 친구라 할 수 있는 디지털 매체와 춤의 만남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4장은 춤이 관객과 직접 만나는 장소인 공간의 모습을 역사적으로 살펴본다. 5장은 춤과 뗄 수 없는 존재인 음악을 통해 두 예술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애증의 기간을 거치며 변화하고 있는지 밝히고 6장에서는 성격이 전혀 다를 것 같은 친구인 시각 예술과 춤의 관계를 다룬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다시피 각 장은 연대기적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이것은 장단점을 동시에 가진다. 다양한 예술 장르와 춤이 만나는 지점을 역사적으로 짚다보니 앞에서 나온 내용이 여러번 다시 나오기도 하는데, 했던 얘기 또 하나?’ 싶어 지겹다고 할 독자가 있을 것이고, 반복학습의 의미로 좋게 받아들일 독자도 있을 것이다. 또 춤과 그 친구들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주제가 되는 친구의 역사를 서머리하듯 훑어내는 각 장의 앞 부분에서는 , 다 아는 내용인데!’ 혹은 굳이 이런 설명이 필요한가?'라며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길 원하는 독자가 있을 수 있고, 처음 아는 내용들이 많고 그것과 춤과의 연관성을 잘 알게 되었다고 생각할 독자가 있을 것이다.

 

즉 이 책은 호불호가 클 가능성이 있다. 춤과 그 친구들과의 관계 및 역사에 대해 전반적 이해를 하게 될 목적으로, 혹은 무용을 시작하거나 전공하기 위해 공부하려는 학생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반면 컨템퍼러리 댄스 자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한 독자라면 조금 아쉬울 수도 있다.

 

내가 이 책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사진이다. 저작권과 비용 때문에 싣지 않은 것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각 장에서 소개하는 유명 무용단, 혹은 인지도 높은 무용의 몇 장면 정도를 실어주었다면 읽기에 부담이 없었을 것이다. 댄스 책인데 댄스 사진이 한 장도 없다는 것은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또 하나는 각 장의 마지막에 소개한 유튜브 영상 링크이다. 요즘은 QR코드 하나면 스마트폰으로 바로 영상을 볼 수 있는데 주소 링크로 되어 있어 찾아 보기가 불편했다. 물론 열성적 독자라면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일일이 찾아보겠지만 요즘처럼 편리함에 익숙해진 독자들은 QR코드 제공이 아니라면 굳이 찾아보지는 않을 것 같다.

 

정리하자면, 꼭 컨템퍼러리 댄스만을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춤을 위시한 예술 전반에 대해, 춤의 역사와 연관성을 가지는 다른 매체들과의 관계에 대해 두루두루 살펴보기에 적당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컨템포러리 댄스를 포함한 무용 공연 관람시 배경지식이 되어줄 수 있다.

 

 

 

 

** 이 리뷰는 네이버카페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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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위로 - 산책길 동식물에게서 찾은 자연의 항우울제
에마 미첼 지음, 신소희 옮김 / 심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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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울증에 대해서 잘 모른다. 주위에 우울증을 앓는 사람도 없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 ‘자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질병

과 같은 미디어에서 주워섬긴 말들은 증상의 낙차가 큰 질환으로 인식되었으며 약물치료로 다스릴 수 있다는 정도의 얕디얕은 정보뿐이었다.

 

<야생의 위로>를 읽으면서 우울증을 이렇게 잘 다스릴 수 있구나 싶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작가 에마 미첼25년간 우울증을 앓아왔다. 견디기 힘들 때는 의사를 만나야 하고, 약을 처방해서 먹기도 하지만 평소 그가 선택한 항우울제는 자연이다. 날마다 숲속을 산책하는 일은 그 어떤 상담치료나 의약품 못지않은 치유효과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야생의 위로>는 작가가 자신이 살고 있는 집 근처 숲을 주로 산책하면서 온 몸으로 느낀 자연을 텍스트로, 사진으로,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 산책에는 늘 애견 애니가 동행한다.

 

집보다 조금 더 먼 곳이나 예전에 살았던 곳, 숲이 아닌 도로나 바닷가에서 만난 자연도 이 책에 등장한다. 1년 동안의 기록을 월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나는 우울증 환자도 아니고 주위에 그런 사람도 없는데 우울증에 대한 책을 굳이 읽을 필요가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텐데 장담컨대 이 책은 그런 고민 하나도 할 필요 없이 누구나 읽으면 좋다. 대부분 콘크리트와 시멘트에 둘러싸여 살기에 흙을 밟을 일이 없고 풀이나 곤충 새를 마주할 기회도 없는 사람들은 모두 읽어봐야 한다. 사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지하주차장에 주차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들어가는 자신의 일상을 떠올려보면 앞의 말이 실감날 것이다. 물론 집에서 식물이나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생명체를 키우는 행복감으로 충분하다고 하겠지만 이 책의 제목이 말하는 야생의 위로와는 차원이 다르다.

 

 

 

 

작가는 이 책에서 변화하는 계절에 따른 자신의 상태와 자연의 상태를 그대로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자연과 만나면서 위로받고 치유받은 내용들을 사진과 그림으로 더해 자연이 항우울제라는 것을 설파하고 있다.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유수 논문이나 저명한 학자들의 책을 인용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분명한 증거는 작가가 내놓은 이 책이다. 하루 종일 자연과 한번도 만날 기회가 없는 사람 누구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확인가능하다. 우울증 환자가 아니어도 영국의 야생을 통해 위로받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아래는 작가가 말하는 자연을 만났을 때의 효과이다.

 

- 녹지를 걷는 것은 체내 여러 계통에 직접적으로 이로운 작용을 한다. 자연 속에서, 특히 숲에서 시간을 보낸 연구대상자들은 혈압이 떨어지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리티솔 수치가 감소했으며 불안이 가라앉고 맥박도 차분해졌다.

- 대부분의 식물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감염을 막아주는 휘발성 화합물과 기름을 생성하는데 이런 물질을 통칭하여 피톤치드라고 부른다. 피톤치드 흡입은 식물뿐만 아니라 인간의 면역계와 내분비계, 순환계와 신경계에도 일부 같은 작용을 한다.

- 세로토닌은 뇌 신경세포 간의 신호를 전달하는 화합물인데 우울증 환자의 경우 이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감소한다. 세로토닌과 인간의 기분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은 확실하며 자연과의 접촉이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한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 피부나 망막이 햇빛에 자극을 받으면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되는데 햇빛이 강한 날일수록 그 효과는 더욱 커진다. 그래서 11월에서 3월 사이에 햇빛이 약해지면 어떤 이들은 겨울 우울증 혹은 계절성정서장애를 앓기도 한다.

- 인간이 미코박테륨백케이 같은 양성 토양 박테리아에 접촉하면 박테리아의 세포벽에서 나온 단백질이 특정 뇌세포 군집에서 세로토닌 분비를 증가시킨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잠시 잡초를 뽑으며 보내는 시간이 화단 주위에 심은 꽃에만 유익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 산책과 같이 가벼운 운동을 하면 혈류 내에 엔도르핀이 분비된다. 엔도르핀은 통증을 감소시키며 온화한 황홀감과 은근한 자연적 도취 상태를 불러일으키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여기에 햇빛과 식물이 생성하는 화합물과 유익한 토양 박테리아의 효과까지 더한다면 정원이나 들판, 숲을 산책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자연의 약상자에 손을 집어넣는 것과 같다.

 

 

 

 

나는 작가가 직접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린 자연을 보는 것도 충분히 좋았지만 작가의 텍스트가 더 마음에 들었다. 자연을 서술함에 있어 눈에 보이는 그대로 쓰기도 했지만 비유나 묘사를 통해 마음 속으로 그려볼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영국의 풀들(혹은 야생초)은 생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사진으로 봐도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나는 야생초에 대해선 아는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다. 새이름 같은 경우는 들어본 적 있지만 생김새는 전혀 알지 못하기에 그 역시 모른다고 하는 것이 맞다. 그러니 어차피 전혀 모르는 대상인데 그림이나 사진보다는 텍스트로 읽으며 상상하는 맛이 있었기 때문에 작가의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한 텍스트들을 골라 옮겨본다.

 

- 활짝 핀 등나무꽃과 햇살에 잠긴 꽃이 만발한 정원을 묘사한 단락이 내 마음에 향기로운 연고처럼 작용한다. 나는 멜랑콜리에 빠진 고슴도치처럼 아주 오랜 시간 잠을 잔다.

-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높이 자란 산울타리가 통로를 이루고, 마침내 눈앞이 활짝 트이자 흐린 잿빛과 갈색, 겨울철의 맥빠진 녹색으로 이루어진 풍경이 펼쳐진다. 마치 거칠고 헤진 군복을 꿰매어 만든 조각보 같다.

- 제비가 정원 위로 솟구쳐 오른다. 마치 허공에서 파도를 타는 흑청색 돌고래 같다. 각다귀와 날벌레들이 모여드는 울타리 가장자리를 따라 헛간 지붕을 스치듯 날아오르더니 능금나무에 이르러 휙 급강하하여 작은 정원 끄트머리에 있는 낡은 텔레비전 안테나에 앉아서 쉰다.

- 노란구륜앵초의 색은 매우 강렬하다. 마치 진한 게란 노른자 안에 오렌지색 점 다섯 개가 찍혀 있는 것 같다. 꽃받침에서 불쑥 나와 줄기를 빙 둘러싼 조그만 꽃송이에 하트 모양의 꽃잎 다섯 장이 주름 장식처럼 달려있다.

- 이 새의 울음소리에는 일련의 순서가 있다. 거품을 일으키며 흘러가는 물소리와 견디기 어려울 만큼 감미롭게 반복되는 떨림 섞인 고음, 반음계 아래 엔진의 울림처럼 나지막한 저음까지. 나이팅게일의 노래를 들을 때면 다른 모든 감각이 마비되는 것 같다. 청각이 모든 것을 압도하고 새의 울음소리에 반응하여 머릿속의 뇌세포가 폭발적인 환희에 빠진다.

- 애기풀의 키는 7센티미터 정도이며 참제비고깔처럼 푸르고 카리브해 상공처럼 맑은 외꽃잎 안에 흰 공작새 꼬리털처럼 가느다란 술 모양의 내꽃잎이 있다.

- 쏙독새는 정말로 매혹적인 조류다. 특이하게도 땅바닥에 둥지를 틀며, 깃털에는 나무껍질과 이끼를 쏙 빼닮은 섬세한 얼룩무늬가 있어서 낮 동안 나뭇가지에 앉아 쉬어도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넓죽한 분홍색 주둥이 때문에 두꺼비와 닮아 보이는 쏙독새는 6,7월의 황혼이면 거대한 나방처럼 황야와 삼림지대의 공터를 날아다니며 매혹적인 짝짓기 춤을 추고 기계적인 느낌의 진동음으로 서로를 부른다.

- 나를 에워싼 야생식물과 곤충들로부터 느끼는 이 절대적 환희를 병에 담아두었다가 우울증으로 쓰러져 집을 나설 기운이 없을 때 열어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난 4월에 거실 창밖으로 새를 관찰한 것은 우울증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되긴 했지만, 그건 말하자면 이부프로펜 한 알로 부러진 다리의 통증을 가라앉히려는 것과 같았다. 그에 비교하면 페르민 숲의 효력은 아편이나 마찬가지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우울증 환자가 아니더라도 더 자주 산책하고 더 많이 자연을 가까이 하면 좋겠다. 흙을 밟으며 새소리를 듣고 피어나는 새순과 꽃을 보며 코로나 때문에 우울해진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2년 전 주택으로 이사한 후 아파트에 살 때보다 당연히 식물과 가까이 있고 흙을 더 많이 밟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고 살았다. 관심이 없어서 그렇기도 하지만그것들에 눈길을 주지 않고 살아온 시간이 너무 오래되어 습관이 된게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작가처럼 새나 곤충, 야생초들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천한 실력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까봐 사진찍기로 만족하기로 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얼굴을 바꾸는 자연의 모습에 촉을 세우며 살아간다면, 우울증 환자는 항우울제의 효과를, 아닌 사람은 우울증 예방 백신을 맞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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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 서울대 입학사정관이 알려주는 입시 맞춤형 공부법
진동섭 지음 / 포르체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자유학기제’ ‘고교 학점제’ ‘학종

이란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없다면?

<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는 책은 읽을 필요가 없다.

들어는 봤지만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모른다면?

궁금하고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을 대상이다.

자녀가 초등학생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제목에 가장 부합하는 독자 되겠다.

 

우리나라는 교육문제가 심각하다!’고들 하면서 정작 교육, 입시관련 제도나 법을 바꾸는데는 무관심하다. 그 이유는 교육문제가 전 국민에게 늘 해당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문제는 자녀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대입과 직접적으로 상관이 있는 몇 년간 바짝 관심을 기울이다 만다. 그러니 긴 호흡으로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런 입시관련 책도 자녀가 있고, 그 자녀가 중고등학생일 경우 사서 볼 확률이 높다.

 

실제로 읽어본다면 후회하지 않을 책인데 그 이유는 저자 진동섭씨가 입시전문가이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대학교 입학사정관, 2015 개정 교육과정 연구위원 출신으로 현재 MBC관찰예능 프로그램 <공부가 머니?>에서 패널로 활동 중이다. 저자는 30여 년간의 교직생활과 입학 사정관을 지냈기에 교육실태 뿐 아니라 교육과정 및 입시의 역사에 대해서도 훤히 꿰고 있다. 이 책은 그의 전공분야 정보들을 총망라하여 풀어놓았다. 평소 같았다면 신학기를 맞이하여 학교와 학원에서는 대입 및 학습 관련 설명회를 빈번하게 개최했을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개학이 미뤄진 상태라서 그런 정보를 얻지 못해 답답해 할 학부모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의 가장 귀중한 정보는 대입제도와 교육과정에 대한 부분이다. 자녀가 초등 고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까지의 학부모들이라면 필독해야할 내용들이다.

 

 

2장에서 우리나라 입시제도가 어떻게 변화해 왔으며 2021부터 2028년까지의 로드맵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정보가 빠른 중학생 학부모라면 관심가지고 있을 내용인 대학을 수능으로 갈 것이냐? 학종으로 갈 것이냐?’ 에 대한 질문에도 명쾌한 대답을 내놓고 있다.

 

정보가 방대하지만 조금만 엿보자. 올해 고2가 된 학생들부터는 학생부 기록이 이전과는 달라질 내용은 아래와 같다.

 

- 교과 활동에서 방과후 학교 기록이 기재되지 않는다.

- 학생부 교과에서 진로 선택 과목이 절대평가가 된다.

- 자율동아리 활동이 연간 한 개만 기록된다.

- 소논문은 이제부터 전혀 쓸 곳이 없다.

- 봉사활동 특기사항은 미기재한다.

- 진로희망분야는 대입에 반영하지 않는다.

- 수상경력은 학기당 한 건만 대학에 제출할 수 있다.

- 독서활동은 여전히 유지된다.

- 자격증과 인증 취득 상황은 대입활용자료로 제공하지 않는다.

- 자기소개서는 축소되고 추천서는 폐지된다.

 

2025년부터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면서 대입제도가 현재와는 많이 달라진다. 크게는 수능에 서술형 문항 도입 가능성과 수능 전면 절대평가로 제공될 예정인데 확정된 것은 아니다.

2021학년도 이후 대입 변화를 깔끔하게 표로 정리해두었다.

 

2025년에 고등학생이 되는 현 초등학교 5학년 학부모들은 그동안 귀동냥으로 들은 내용이나 자신이 경험한 입시와 전면적으로 다른 교육과정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리뷰의 처음에 이 책의 독자는 초등고학년 학부모부터 적합하다고 밝힌 것이다. 아무런 정보없이 맞닥뜨려서 당황하지 않도록 이런 책으로 예방주사를 맞아둘 필요가 있다. 물론 이 책 한권으로 방대한 교육정보들을 다 꿸 수는 없다. 한 번 읽는다고 무슨 말인지 다 이해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이런 책을 미리 읽고 감을 잡고 있어야 학교나 학원의 입시 설명회를 듣고 무슨 말인지 이해가 쉬울 것이다책 뿐아니라 자녀교육에 관심 있는 부모라면 관련 정보에는 늘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할 것이고 그래야 자녀의 대입 준비에 조언을 할 수 있는 부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3장에서는 교육과정의 변천사와 함께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재상은 아래 표와 같다.

 

 

이를 토대로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스스로 계획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이때 소통과 협력이 원활하고 평소 교양 있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 교과목에 대한 이해, 성적 산출방식, 이를 토대로 대학에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어떻게 평가하는지 요소와 항목까지 공개한다.

 

 

2장과 3장을 읽다보면 머리가 아플 수도 있다. 허나 우리 아이들을 먼저 생각해보자.

'얘들이 이렇게 어려운 것들을, 참 많이도 하고 있구나!'

싶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 것이다.

'공부를 좀 더 쉽게 할 방법은 없을까?'

싶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모든 부모들이 내 아이가 상위권 대학에 합격하길 원하는데 그 좋은 대학에서 뽑는 숫자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경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미 학생들 숫자보다 대학에서 모집하는 인원이 더 커진 시대지만 상위권 대학이 상대평가로 학생들을 뽑기 때문에 대입을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책을 사서 읽는 학부모라면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을 것이고 SKY대 합격을 목표로 삼고 있을 것이다. 대입까지 짧게는 1~2, 길게는 4~5년 정도 남았을 것이다. 부모로서 변화하는 입시제도와 교육과정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내 아이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래야 내 아이가 가고 싶은 대학, 하고 싶은 공부에 대해 알고 맞춤하게 도움주는 부모가 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의 관심과 적성은 무시하고 부모가 원하는 학교를 강요하는 짓을 저지르게 될 것이다.

 

사랑하는 자녀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겠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부모가 원하는 결과를 위해 아이를 다그치거나 종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지 않도록 부모 자신을 먼저 돌아볼 일이다. 그것이 기본이다. 아이들도 대입이 궁극의 목표이지만 그 전에 깔아두어야 할 베이스가 있다. 이 책의 저자가 1장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크게 2가지로 요약하자면 평소에 숨 쉬듯 해야 할 일은 독서이고,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념학습이다. 다른 학습관련 서적이나 부모 강좌에서도 들었던 내용일 것이다. 중복되는 말이라고, 다 아는 거라며 흘려들을 일이 아니다. 어디서나 나오는 이야기라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고 기본이란 것임을 기억하자.

 

지금 자녀가 초등학생이라면 같이 책을 읽도록 하자. 중학생 이상이라면 요즘같은 때에 학습의 기본을 닦을 수 있도록 개념학습을 철저히 하도록 하자. 학원은커녕 학교도 못가고 있는 이 때에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는 좋은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 각계의 전문가들은 이제 우리 사회가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 갈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이들의 학습에 있어서도 외부에 의존하는 것보다 스스로 하는 능력이 장착되면 코로나 이전의 시대는 까마득한 옛일이 될 지도 모르겠다. 너무 장밋빛 희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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