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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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범죄에 연루되지 않았더라도,

사법부의 판결이 돈이나 권력을 가진자에게 유리하게 내려질 때,

우리는 흥분한다.

세상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며...

그런데

나에게 아주아주 억울한 일이 생긴다면?

이를테면 음주운전으로 내 어머니를 죽인 자가, 내 딸을 성폭행한 자가, 말도 안 되게 약한 처벌을 받거나 쉽게 풀려난다면?

그 땐 흥분을 너머 내가 직접 처단하겠다고 나설지도 모른다. 허술한 법망을 이용해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다면, 공적 처벌이 불충분하므로 정의 실현을 위해서라도 사적으로 처단하겠다는 맘이 굴뚝 같을 것이다. 실제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논리로 해결하고 싶은 마음일 터이다.

소설 <디 아더 피플>은 그런 단체다. 사적 복수를 해주는 곳이다. 보수는 없다. 킬러를 고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상부상조하는 곳이다. 자신이 한 의뢰를 누군가가 들어주면 자신도 언젠가는 갚아야 한다. 공짜는 없다. 먹튀하면 끝까지 따라와 응징한다.

이 소설의 작가 C.J.튜더는 이미 소설 두 권을 출간했으며 발간하는 작품마다 극찬을 받고 있다. 전작 <초크맨> <애니가 돌아왔다>는 아직 못 읽어봤고 이번 소설로 처음 만났다. 4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인데 후루룩 단숨에 다 읽을만큼 몰입감이 있었다. 이 소설은 올 상반기에 읽은 <어둠의 눈>과 <실버로드>와 유사하게 시작한다. 공식적으로 죽은 딸이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아빠가 3년간 딸을 찾아 헤매다닌다. 분명 시체가 확인됐고 장례까지 치렀지만 아빠는 딸이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앞차에 딸이 타고 있는 걸 분명 봤기 때문이다.

분명 딸 이지가 살아 있을거라 확신하는 게이브가 3년간 추적 끝에 이지가 탔던 차량을 발견하게 되면서 사건의 실타래는 풀리기 시작한다. 늘 그렇듯 이 소설에서도 경찰은 무능력하고 뒷북 친다. 절실함의 강도가 가장 높은 부성이 경찰의 능력치를 가뿐히 넘어선다. 그리고 게이브가 디 아더 피플이란 사이트에 접근하면서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아니 어떻게 물고 물리는 관계가 되었는지 서서히 드러난다. 그 연결성을 리뷰에 쓰면 줄거리 스포일러가 되므로 쓸 수가 없다.

이 책은 영국 소설에다가 범죄소설인데 불교의 연을 떠올리게 한다. 디 아더 피플의 가동방식이 공짜는 없고 자신이 받은 만큼 되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의도치 않았으나 인물들간에 연결성이 생긴다. 이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게 아닐까? 그것이 치밀한 계획이었든, 개인적 욕망이었든 타자와 어떠한 방식으로든 연결된다는 것을...

그리고 법을 넘어선 개인의 복수, 사적 처벌의 범위에 대해서 독자에게 묻고 있다. 과연 공권력이 아닌 개인의 그런 행위가 얼마만큼의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가? 인간의 죽음의 가치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속도감있게 전개되는 소설이었지만 작가로부터 여러가지 질문을 받았다. 그저 재미로 읽고 말기에는 질문의 무게감이 있다. 그런데 또 이런 생각도 든다. 법의 심판 제대로 안 받고 넘어가는 권력자들은 법대신에 저런 사람들이 처단해줬음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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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명상 1평온 - 오직 나만을 위한 하루치의 충만함
디아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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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당신은 아마 이런 답을 할 것이다. 이름, 나이, 사는 곳, 직업 등등. 그리고 또 당신은 누구냐는 질문을 받으면? 계속 받으면? 겉으로 보여지는 자신을 설명한 후에는 성격과 취향 같은 내적인 것을 말할 것이다. 그런 답은 당신에 관한 것, 즉 정체성이지 당신은 아니다.

정체성이 내가 아니라면, 그럼 나는 누구란 말인가?

<1일 1명상 1평온>이라는 책의 내용 중 가장 쇼킹했던 부분이었다.

나는 누구인가?

작가는 위 내용에서 마지막 문장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 존재할 줄 알고, 자기 내면으로 다가가는 새로운 길을 열어줍니다.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해야 한다는 말!

자기 계발서에서 흔히 볼 수 있고, 타인과 비교하며 열등감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만병통치약처럼 자주 쓰는 말이기도 하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영혼없이 관용구 쓰듯 했구나 싶었다. 그 어떠한 수식으로가 아닌 ‘존재하는 나’ 가 나라는 것을, 그렇게는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다. 어떻게든 남에게 증명할 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저자는,

나는 누구야?

라는 질문을 100번을 해보라고 한다. 하루의 많은 틈 사이사이에 “나는 누구야?”라고 물어보라고. 나에 관해 설명하려 하지 말고 그냥 물어보라고 했다.

아직 100번은 못해봤다. 일과중 비는 시간 사이에 자문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영화감독이 되어 나의 지난 24시간을 돌려보면 습관처럼 하는 행동들이 많다. 먹는 것, 변을 보는 것, 양치하는 것, 독서, 운전등과 함께 마치 태어날 때부터 그랬던 것처럼 손에는 항상 스마트폰이 들려있고 의식없이 뭔가를 들여다보고 있다.

작가가 책에서 말하는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았다. 무엇을 하든 머릿속은 온갖 생각들이 부유하고 있기에 잠시 그 안에서 나와 관찰자처럼, 영화감독처럼 돌아가는 필름 속 등장인물 보듯이 자신을 바라보는 건 의식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자신에게 질문하기는 의식하지 않으면 하지 못한다.

이 책의 부제는

‘명상을 처음 시작하는 당신을 위한 30일 명상 수업’

이다. 템플스테이나 명상센터 같은 곳에 가지 않아도 작가의 손을 잡고 명상의 세계로 입문하기에 적당한 책이다. 요가 강사이자 책을 쓰는 작가 ‘디아’씨의 목소리톤이 조용조용해서 거부감이 없다.

프로필을 먼저 보고 젊은 사람이 명상 책을? 스무 살 때부터 영적인 방황을 한 후 요가와 명상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고?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책을 읽기 시작한 게 사실이다. 명상은 왠지 나이든 고승 같은 사람이 지도해야 할 것 같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길수록 점점 작가의 이끌림에 따라 스르르 이완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의 지시대로 하나하나 따라하고 있었다.

요가 강사의 동작 구령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느낌과 비슷했다. 꽤 수월하게 되는 동작이 있는가하면 따라 하기 힘든 동작도 있으나 50분이 지나면 어느새 몸이 편안해진다. 차시를 거듭할수록 내 몸이 유연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처럼 이 책도 그랬다. 책에서 요가 동작을 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작가가 요가 강사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톤이 활자에 녹아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작가는 자신이 얼마나 요가를, 명상을, 잘 하는지 자랑하지 않는다. 일상 생활 속에서 겪은 아주 사소한 마음의 변화, 주위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느낀 것들, 간간이 유명인의 책이나 말등을 적절히 배치해서 명상으로 연결해준다. 분명 이렇게이렇게 해보세요! 라고 되어있고 따라하면서도 가르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나는 이렇게 잘 한답니다! 내가 이렇게 성공했으니 여러분도 해보세요! 가 아니었다는 말이다. 재테크나 자기계발 서적을 읽을 때, ‘참 잘난 척 하는구나! 뭐 그러니까 책까지 냈겠지.’라는 시니컬한 마음이 꼭 들었는데 이 책은 그런 뉘앙스가 없었다.

 

 

 

뒷 날개의 “평온한 마음을 기르는 30가지 수업”을 보고 마음에 내키는 부분,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펼쳐서 읽어보는 것도 좋지만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기를 권유한다. 왜냐하면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점점 강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저 자신을 가만히 지켜보기부터 시작해 호흡하기, 자신을 내려놓기, 자신이 하는 행동을 잘게 쪼개어 관찰하기 까지 점층적으로 나아간다. 워밍업을 거치지 않고 갑자기 후반부 내용을 따라해 보려고 하다가 넘어질 수 있다. 역시 명상은 어렵다며, 나랑 안 맞는 것 같다며 그만둘 수 있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30일 명상수업이라 했지만 자기 속도대로 천천히 해보길 권한다. 호흡하기 같은 경우는 한 번 해보고 끝나는 게 아니다.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 작가말처럼 지하철 한 정거장 지나는 동안 내가 몇 번 호흡하는지 세어보는 건 남에게 드러나지 않게 할 수 있다.

책으로 부족하다 싶은 사람들을 위해 QR코드도 넣어두었으므로 집에서 편안하게 자리 펴고 따라해봐도 된다.

 

"나는 누구인가?"

 

답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남에게 증명할 내 취향과 커리어를 말하려는게 아니다.

내가 이순간 이곳에 있다!

나는 그냥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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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가 - 나에게 주는 최고의 이완과 휴식 인요가
폴 그릴리 지음, 이상희 옮김, 지문 감수 / 판미동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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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여러 가지 운동을 해봤다. 그 중 내 몸에 가장 맞는 운동은 요가이다. 격렬한 운동 후 흠뻑 땀 흘리면 후련하다고 하는 이들이 있지만 요가도 힘든 자세를 유지하면 땀이 난다. 격렬하지 않아도 충분히 격할 수 있는 운동이 요가다. 그런데 이 글을 쓰다보니 갑자기 요가가 운동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요가가 운동의 범주 안에 들어가는지 아닌지를 따지려는 게 아니니 그만 넘어가야겠다.

 

판미동에서 나온 책 <인요가>의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다. 그동안 헬스장 안에서 운영하는 요가 또는 필라테스 수업을 들으며 무슨 요가인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그래서 인요가이 무슨 뜻일지 궁금했다. 요가를 배우는 나도 처음 들은 이름이니 분명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므로 출판사에서 소개하는 인요가의 정의를 옮겨보았다.

 

인요가는 음양의 음(, yin)적인 요소에 주목하는 요가로, 온몸의 스트레칭과 이완에 중점을 둔 정적이고 편안한 요가를 말한다. 오늘날 널리 알려진 아쉬탕가, 빈야사, 비크람 등이 근육을 많이 쓰고 활동적인 양요가들인데, 이와 달리 인요가는 한 자세에서 오래 머무르고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인다. 마음을 고요하게 하여 깨달음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 요가의 본래 목적이라는 점에서 보면, 인요가가 훨씬 더 본연의 요가에 가깝다.

 

이 책의 저자는 인요가 창시자 폴 그릴리이다. 첫 출간은 10년 전이었고 이번 책은 개정판으로, 정신적인 부분과 이론적인 부분을 심화했고 수련에 필요한 세부사항도 더했다.

 

 

 

위 목차를 보다시피 인요가의 역사와 이론적 내용이 있으므로 요가 초심자나 인요가에 대한 정보를 찾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책이다.

 

p. 23

인요가는 새로운 요가가 아닙니다. 인요가는 인도의 전통요가 수련법과 현대요가 수련법을 통틀어 더 부드럽고 근육의 노력이 덜한 수련법을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1장에서 요가가 오래된 과학이라고 한 이유를 확인해 보자.

 

 

 

요가를 하면서 이정도 용어는 알고 가야 할 것 같다.

 

[요가이론의 중요한 세 가지 기둥(골격)]

 

1. 세 가지 차원의 몸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에너지가 흐르는 척추 안의 특별한 중심부를 통해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이것을 차크라라고 한다.

2. 차크라들을 통해 흐르는 에너지들을 라고 한다.

3. 에너지()가 온몸으로 흐를 수 있도록 퍼져 있는 통로들을 경락이라고 한다.

 

 

2장은 요가에서 인과 양의 차이점을 설명한다. 양요가가 근육을 단련하고 인요가가 결합조직을 단련하지만 서로 보완적 관계에 있다. 저자는 서로 보완하는 예시로 재활치료법을 들고 있다.

 

p. 51

팔다리가 부러지거나 목에 부상을 입은 환자는 우선적으로 견인치료를 받게 됩니다. 부러진 뼈 주위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재생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뼈가 회복되고 나면 근육 강화를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들이 포함된 물리치료를 실시합니다. 이것은 관절 움직임을 회복하기 위해 인과 양의 원리를 지능적으로 이용한 흔한 예입니다. 고정적인 자세에서 자극이 가해지는 시간을 길게 늘리는 견인치료는 인의 원리이고, 저항력을 이용하여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면서 근육을 강화하는 것은 양의 원리입니다.

 

 

 

3장에서는 수련하는 방법인데 인요가의 특징인 이완에 대한 내용이 많다. 평소 요가 수업에서 강사가 지시하는 자세를 강사와 똑같이 되게 하려고 무진 애썼다. 성격상 요가 동작을 할 때도 경쟁하는 마음이 발동하는 거다. 강사는 늘 강조한다. 되는 만큼만 하라, 무리하지 마라, 남들과 똑같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자세에 집중하라!는 말을 귀로 들으면서도 정신은 몸을 다그쳤다. 잘 안 되는 동작을 억지로 하면서 힘들어 했다. 잘 안 되는 자세는 외발로 서서 균형을 잡는 자세다. 남들은 한 발로 잘만 서서 팔까지 유연하게 움직이는데 난 왜 이렇지? 집중하면 덜 흔들리고 조금만 생각이 흩어지면 몸도 휘청거린다. 잘 되고 안 되고 연연하지 않는 것, 마음(정신)이 중심을 잡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이런 것은 요가와 명상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인 것 같다.

 

4장 자신의 수련 계획을 짜기 전에 5장 인요가 기본동작을 해보는 게 먼저다. 책으로 인요가의 동작을 배우려는 이들은 5장의 사진과 설명을 보고 따라하면 된다. 기존에 요가강습을 들어본 사람들은 여기서 설명하는 자세의 이름이 낯설지 않아 금방 따라할 수 있지만 요가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 책만으로는 힘들 수 있으니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직접 등록해서 배우는게 더 좋다. 물론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5장의 자세는 얼추 비슷하게 따라할 수 있다. 요가 수업 외에는 요가 동작을 할 일이 없다. 집에서 한 번 해보려고 하면 자세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영상보다는 활자가 더 편한 나는 이 책을 옆에 두고 적극 활용해야겠다. 사실 이 책을 받았을 때, 직접 동작 하는 사진을 찍어서 리뷰에 활용하려는 계획이었다. 그것은 야무진 꿈이었다는걸 내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고서야 깨달았다. 책의 사진과 너무 비교가 되니 사진폴더 바깥으로 꺼내지 않는 걸로.

 

 

 

 

6장의 바르게 앉기 자세는 요가 동작까지는 힘든 사람들이, 앉는 자세로 수련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 달인의 자세 & 세이자 자세

 

편하게 오래 앉아 명상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수업에서 앉은 자세로 가만히 있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1~2분만 지나도 몸 여기저기에서 반응이 온다. 왜 머리카락은 자꾸 내려와 코끝을 간질이는지, 등은 벌레가 기어가는 것처럼 뭔가가 꿈틀거리는 것만 같고, 다리는 점점 마비되는 느낌이다. 침술학에서 이런 불편함은 기와 혈의 정체 때문이라고 한다. 인요가 수련은 관절들을 유연하게 만들고 기의 정체를 풀어 육체적 불편함을 해소해 준다.

 

7~9장까지는 조금 전문적인 내용이다. 인요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독자라면 어렵지 않게 읽고 자신의 수련과 비교하거나 재정립할 수 있겠지만 나처럼 어영부영 따라하거나 생초보인 사람들은 전문용어에서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명상 시 호흡법은 따라할 수 있을 수준이다

 

이 책과 같이 읽은 책이 명상책이었는데 두 책에서 읽은 내용을 섞어서 활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앉는 자세로 명상하기이다. 처음엔 1~2분에서 시작해 30분까지 동일한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이다. 호흡법도 배운대로, 명상도 처음엔 자신의 현재 느낌을 관찰하면서 질문하기!

나는 누구인가?

 

이 책을 읽었다고해서 인요가를 다 배웠다고 하기는 힘들다. 일반 독자라면 5장의 기본동작을 따라해 보면 된다. 한 자세를 매일 하면서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동일한 자세에 익숙해지면 다른 자세로 넘어가도 되고, 4장에서 소개하는 초보자를 위한 세가지 시퀀스를 그대로 따라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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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 카페 - 세상에서 가장 작은 지식 충전소
질다 르프랭스 지음, 최린 옮김 / 가디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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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

첨 들어 보는데...

라고 말하면 학교 지리시간에 졸았던 사람~

지정학이 뭐지?

지리와 정치를 합친 말인가...

라고 말하면 거의 맞힌 거~

요즘 말 줄이는게 유행이라서 네 글자를 두 글자로 줄인건가?

라고 말하면 반만 맞은거~

지정학은 지리(geography)+정치(politics) 를 합쳐서 줄인 말은 맞지만 요즘 줄인 건 아니다. 1,2차 세계대전때 주로 사용하기 시작한 이 용어로 카페를 만들다니!

그렇다!

가디언 출판사에서 나온 따끈따끈한 신간 <지정학 카페>는 프랑스의 유튜버 '질다 르프랭스'가 쓴 책이다.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에 작가 일러스트가 있고 유튜브를 직접 볼 수 있게 QR코드가 나와 있다. 찍고 들어가보면 아래 영상이 바로 뜨는데 불어로 말.한.다...

당근 못 알아듣는다!

 

 

영상만 보고 뭘 말하고 있는지 유추해보려고 했지만 쫌 힘들었다.

책 표지의 아래쪽에 간단한 설명이 있다.

 

"지도와 함께 살펴보는 지구상에서 가장 핫한 이슈 30개 완벽 분석"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지리, 경제, 전쟁, 범죄, 국제 정치, 난민, 마약, 가난등등 다양하다.

 

 

 

그동안 어디선가 이슈로 들어는 봤지만 너무 어려워 보여서 스킵했던 주제들, 알긴 아는데 직접 설명하기엔 또 입이 안 떨어지는 것들, 그래! 나 이런 거 궁금했어! 하는 내용들이라 재미있게 읽어 볼만하다. 성인뿐 아니라 중고생들까지도 읽기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요즘은 사람들이 긴 호흡의 글을 읽기 힘들어 하기 때문에 딱 2장, 4페이지로 초간단 편집에다 사진과 지도도 들어있어 가독성을 높인다. 학생들 수업용 자료로 쓰기에도 좋을 듯하다. 세계 시사 뉴스들을 접할 때 이 책에서 배경지식으로 삼는다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 꼭지의 구성을 살펴보자~

4장 스포츠 행사를 왜 열까? 는 처음에 월드컵 사진을 크게 두고 아래에 간단한 문제제기를 한다. 그 다음 페이지에서 세계 지도안에 올림픽과 월드컵 개최지를 표시했다. 아프리카와 서아시아는 이런 국제 경기를 치른 적이 없는 걸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그 뒤 두 페이지에서는 국제 경기의 영향에 대한 내용들을 정리해두었다. 장단점 위주의 평가다. 3번째 페이지 우측 하단에 소치 올림픽 예산 중 30~40%가 횡령되었다는 내용도 있다. 마지막 페이지 하단에는 장단점에 대한 요약정리를 해두었다.

 

 

 

이 부분을 학생들과 읽고 올림픽을 유치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토론해 볼 수 있겠다.

18장 조직범죄는 어떻게 돈을 벌까?는 세계적 조직범죄 조직과 그들이 하는 불법거래 품목에 대한 내용을 다루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유럽에서 압류된 위조품 출처가 중국이 80%라니, 역시 가짜는 중국이다!

전체 의약품중 7~10%가 위조 의약품이라니 놀랍다!


이 주제는 조세 피난처, 마약, 가난및 기아, 질병 문제와도 연결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모든 문제들은 개별적인 것 같아도 결국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고 그 문제의 근본은 인간의 욕망이다. 자본주의는 그 욕망이라는 차가 더욱 속력을 내도록 동력을 공급해주고 있다.


한 꼭지가 짧아서 책이 두껍지 않다. 간편하게 관심있는 분야 위주로 읽기 좋은 책이기도 하고 한 주제에 대해 심도깊게 생각해보기에도 좋다. 작가의 문제제기를 그냥 읽고 넘기기보다 독자 스스로의 문제의식으로 사고의 폭을 넓혀보면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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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마사 스타우트 지음, 이원천 옮김 / 사계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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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라는 책의 제목은 모순적이다. 친밀한 상대가 배신을 했다는 말인데 그럼 그 배신감은 배가 될 터이다. 친밀한 배신자란 누구일까? 원제는 “The Sociopath Next Door”인데 당신 옆의 소시오패스, 즉 가까운 사람이 소시오패스라는 말이다. 그만큼 우리 가까이에 소시오패스가 있다는 뜻? 그렇다. 저자 마사 스타우트는 하버드 의대 정신과 교수이며 심리 상담사로 오랜 시간 상담하면서 만난 이들이 소시오패스로부터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가 만난 환자들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조종당하고 심리적으로 붕괴되어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이었다.

 

그럼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 소시오패스가 있다는 걸까? 저자는 전체 인구의 4%, 25명 중에 1명꼴이라고 했다. 이렇게 많은 수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책은 미국에서 2005년에 출간되었고 조사 집단에 한정성이 있으므로 현재 우리나라에 저 숫자를 그대로 대입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책이 출간된 지 15년이나 지났으니 그들의 수가 더 늘었을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는 강력 범죄들을 보면 그럴 법도 하다. 전남편을 살해한 고유정이나 n번방 운영자 조주빈같은 사람들을 전문가들은 소시오패스라고 불렀다.

 

여기서 용어정리를 명확하게 하고 넘어가야 한다.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라는 단어를 최근 들어 자주 듣고 사용하기도 하지만 정확한 의미는 모른 채 싸이코, 또라이 같은 말과 뭉뚱그려 사용하기도 한다. ‘사이코패시소시오패시라는 단어를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에서는 구분하고 있지만 임상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에서 별 차이가 없어 서로 통용해서 쓰고 있으며 저자도 책에서 그렇게 사용하고 있다. 미디어에서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풀어쓰기도 한다.

 

저자는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을 양심이 없는 것을 꼽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양심에 찔린다고 표현할 때 그 양심과 저자가 말하는 양심의 정의는 차이가 있을까? 저자가 정의하는 학술적 의미의 양심을 알아보자.

 

심리학적으로 말한다면, 양심은 본질적으로 인간을 비롯한 다른 생명체 또는 사람들의 모임, 심지어는 인류 전체에 대한 감정적인 애착을 바탕으로 하는 의무감을 말한다.’

 

양심에 따른 선택을 하면 우리는 행복감을 느낀다. 뿐만 아니라 그런 행동을 보거나 듣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해진다.’

 

오감이 신체적인 감각이고 제6감이 직관에 관련된 감각이라면 양심은 기껏해야 7번째의 감각 즉, 7감에 불과하다.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뒤늦게 발달하기 시작한 양심은 아직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감각이 되지는 못했다.’

 

초자아와 양심은 서로 다르다. 초자아라는 개념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프로이드가 심리학적 사고에서 도덕적 절대주의를 배제하기 위해 다른 중요한 것들도 함께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프로이드는 사랑을 비롯해 그와 관련된 모든 감정을 제외시켰다. 비록 아이들은 부모를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사랑한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프로이드가 서술한 초자아는 전적으로 두려움에 기초하고 있다.’

 

두려움에 바탕을 둔 초자아는 어두운 커튼 밑에 숨어서 우리를 나무라고 초조하게 만든다. 양심은 자신이 아닌 타인을 살펴보도록 하고 그 행동이 사소하든 대단하든 스스로 의식하며 행동하도록 만든다.’

 

진정한 양심은 세상에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온다.’

 

전반부에서 양신에 대한 정의로부터 시작해 가까이 있는 소시오패스를 알아보는 법, 그리하여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법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의학전문 서적처럼 보여 어려울 것 같지만 아니다. 마치 심리 스릴러 소설을 읽는 듯 흥미진진했다. 이 소설 같은 내용들은, 저자가 25년간 해온 심리치료를 토대로 인물과 사건, 대화를 재구성했으며 비밀 보장 의무에 따라 등장하는 사람들과 상황은 사실과 허구를 섞었다고 한다. 11장 마멋의 기술만 완전 허구라고 한다.

 

이렇게 소설의 주인공 같은 인물들을 유형별로 나누어 소개하면서 양심이 없는 소시오패스들은 어떻게 태어나는지 고찰한다. 태어날 때부터 양심이 없는 것인지, 양육 방식의 차이 때문인지, 지역, 종교, 문화적 차이는 없는지 등등 하나하나 살펴 나간다. 또한 인류에게 양심이라는 제7감은 어떻게 진화 발전해 왔는지 그 역사적 과정까지도 소개한다. 이와 같은 학술적 내용은 책으로 직접 만나보면 좋을 것 같고 이 리뷰에서는 우리의 실생활속에서 소시오패스를 판별하고 대처하는 방법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저자는 소시오패스를 구분하는 최고의 단서는 '동정 연극' 이라고 말한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동정을 받으려고 연기한다면 그는 소시오패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예컨대 소시오패스 남편은 아내를 마구 때린 뒤 오히려 자기 머리를 감싸 쥔 채 괴로워하며 "순간의 화를 참지 못했다. 이런 자신을 용서해달라"는 식으로 군다. 이런 동정 연극은 소시오패스가 양심 없이 자기 멋대로 굴면서도, 상대방과의 사회적 관계를 본인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수법이다.

 

그리고 '일상에서 소시오패스에 대처하는 13가지 규칙' (p.250~258) 을 소개한다.

 

1. 아무리 싫더라도 양심이 결핍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받아들여라.

2. 교육자, 이사, 지도자, 동물애호가, 인도주의자와 같은 사람들, 심지어 부모라 해도 어떤 사람이 맡은 역할에 기대되는 바와 당신의 직감이 상반될 때는 당신의 직감을 따라라.

3. 삼세번의 규칙을 개인적인 방침으로 삼으라.

4.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라.

5. 아첨인지 의심하라.

6. 필요하다면 존경의 개념을 다시 정의하라.

7. 게임에 동참하지 말라.

8. 자신을 소시오패스로부터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피하고, 어떤 종류의 접촉이나 연락도 가부하라.

9. 너무 쉽게 동정하는 자신의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라.

10. 구제할 수 없는 사람을 구제하려고 애쓰지 말라.

11. 동정심이든 다른 이유든 간에, 소시오패스가 자신의 본심을 숨기는 일을 절대 돕지 말라.

12. 당신의 정신을 지켜라.

13. 잘 사는 것이 최선의 복수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대부분 소시오패스가 아닐 가능성을 전제했을 때, 저자는 독자들이 소시오패스를 잘 알아보고 그들로부터 상처받지 말기를 기원하는 것 같다. 나아가 4%의 소시오패스의 종말은 어두울 수밖에 없으며 양심 없이 내 맘대로 아무 짓이나 하겠다는 생각은 부디 말길 바란다고 했다. 이러한 저자의 조언을 그대로 옮겨 본다.

 

p308~309

내가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심리학적 조언은 이렇다. 세상을 돌아보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누가 승리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다가 나도 양심이 좀 없었으면……하고 바라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말라. 더 많이 가질 수 있기를 바라라.

 

양심을 가지고 있는 당신은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며 온정과 위안, 분노, 혼란, 압박, 때로는 즐거움이 충만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큰 위험을 무릅쓸 기회 즉, 사랑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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