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代에 시작한 4개 외국어 도전기
김원곤 지음 / 맛있는공부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50대에 시작한 외국어 도전기'는 제목에서 바로 내용을 유추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50이 넘은 나이에 4개 외국어를 공부하면서 어느 정도 실력을 쌓은 인물이다.


우선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는 입장에서, 나보다 많은 연세에 4개국어를 공부한다는 사실에 놀라 책을 집어보게 되었다. 

자극을 얻고 더불어 노하우도 얻을 수 있으면 얻으려고 책을 선택한 셈이다.


30대만 되어도 머리회전이 예전같지 않고, 공부능률이 현저히 떨어짐을 절감하게 된다.

아직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50대는 이러한 현상이 더 심할 것이라 여겨진다. 

물론, 이 책의 저자가 서울대를 졸업한 의사이기 때문에 두뇌가 남들보다 우수한 것은 사실이겠으나, 그래도 아무리 똑똑해도 나이 앞에 장사가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50대에 4개 국어를 공부하고, 실력도 유지한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다만 이 책을 보면서 조금 아쉬운 것은, 저자의 외국어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판단할 근거가 약하다는 점이다. 공인된 점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관련 동영상이나 음성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내가 못 찾은 것일수도 있지만) 외국어를 얼마나 잘 하는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도 책을 읽다보니 적어도 4개국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가 중급이상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책에서는 저자가 왜 4개국어에 도전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공부했는지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이어서 뒷부분에서는 4개국어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택한 공부방식은 근무시간을 제외하고 학원수강을 하고, 지하철 안이나 산책 도중에 외국어를 공부하는 일반적인 방법이었다. 외국어 정복에 특별한 꼼수가 없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다른 것이야 그랬다쳐도 학원수강을 장기간 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고 여겨진다. 보통 어느정도 수준이 되면 학원을 끊고 혼자서 독학하거나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중급 이상 수준이 되어도 실력향상과 감각유지를 위해 학원을 다녔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싶다.

특히나 외국어는 저자가 얘기하는 것처럼 반복학습이 중요하고, 매일 매일 한만큼 바로 바로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계단형식으로 실력향상이 이뤄지기 때문에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정도 하다가 때려치는 내 입장에서 반성하게 되는 장면이다.


책 뒷 부분에 써있는 4개국어의 장단점에서는 앞서 말한 것 같이, 4개국어를 공부한 선험자로서 각각의 외국어 특성을 알려주고 있다. 이 부분은 어떤 외국어를 공부할지 선택하려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다만 이미 외국어 공부에 들어간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이므로, 참고적으로 볼 만하다.


일본어는 한자권이고 조사와 어순을 공부하는데 유리하지만, 읽는 것이 어렵고 존경어를 쓰는 것도 만만치 않다. 중국어는 한자권이라는 점에서 일본어와 마찬가지로 공부하는데 좋은 면이 있으나, 성조와 어순 등이 어렵다. 프랑스와 스페인어는 기본적으로 영어권 문자라서 발음이 쉽지 않고, 프랑스어같은 경우 단어마다 따라오는 성별구분이 쉽지 않다. 또, 스페인어는 관사 같은 부분에서 고전하기 쉽다. 게다가 프랑스와 스페인어를 공부하다 보면 어느새 영어와 헛갈리기도 하며, 국내에서는 사용환경이 아무래도 아시아권 언어에 비해서 낮은 편이다. 정리하자면 어느 언어나 단점과 장점이 있기 마련이다.


외국어는 사실 평생을 바쳐도 정복하기 힘든 분야로, 고난과 험난함이 따르지만 그만큼 가치있는 투자라 생각된다. 세계가 글로벌화되어 있고 전세계로 여행하는 일이 많아진만큼 더욱 그러하다고 여겨진다. 


작가는 젊은 시절 외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몇 번의 기회 (의대시절 예과, 군의관 시절)가 있었음에도 살리지 못했던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나 역시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왜 젊은 나이에 하지 않았는지 후회할 때가 많아서 공감이 간다. 


어쨌든 일본어 하나를 1년 이상 공부해가면서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 하나도 아닌 4개 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의 책을 읽고 많은 것을 느꼈다.

물론, 작가처럼 4개 국어를 공부할 생각은 없지만 일본어 단 하나라도 제대로 해서 중급 이상의 수준에 도달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