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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련의 박살 일본어
조혜련 지음, 요리구치 타즈 감수 / 로그인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일본은
우리에게 역사적으로 많은 치욕을 안겨준 나라이지만
바로 옆에 있는 이웃 선진국이다보니
한국의 많은 이들이 일본어를 배우고 있다.
나 역시 학창시절 일본어를 잠깐 공부한 적이 있다.
하지만 얼마 못가서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말과 어순이 같고
같은 한자어가 많아
처음에는 쉽고 재미있게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예외도 많고 한자 읽는 것도 어렵고 하여
책을 덮었었다.
이후 일본어 배우는데는 관심을 끊고 살았다.
그러다 얼마전 개인적인 일로
일본에 다녀온 이후
일본어에도 관심이 생겨
도서관에 들러 일본어 관련 책자를 찾아보게 되었다.
수준이 완전 초짜이다보니
시험준비용 책이나 문법책은 보지 못하고
여행 일본어같은 비교적 소프트한
일본어 관련 책을 뒤적이다가
우연히 접한 책이
개그우먼
조혜련이 쓴
'조혜련의 박살 일본어'이었다.
한번 공부하다 포기한 경력이 있어
아주 아주 이지하면서도
재미있는 일본어 관련 서적을 찾고 있던 차에
내 눈에 띈 책이다.
이 책은 지하철 안에서
한 2~3일만 왔다갔다하면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게 쓰여진 책이다.
다만 책 겉표지에는
'히라가나 모르는 왕초보도
일본어 말문이 트인다'라고 씌어 있는데
이것은 실제하고 매우 거리가 멀다.
이 책은
조혜련의 일본어 정복기를 담고 있으면서
추가적으로 여행 중에 접할 수 있는
일본어와 일본 문화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일본어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릴만한 책이지
일본어 실력을 풀업시켜주는 책은 아니다.
대신에 일본에서 실수할 수 있는
몇 가지 사항들을 재미있게 알려주어
몇몇 상황에서는 유용할 수 있어보인다.
무엇보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가장 놀란 부분은
조혜련의 도전정신과 성취의 역사이다.
나도 개그에 관심이 있고
남을 웃기는 것에도 흥미를 느끼는 편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순발력이 떨어짐을 느끼며
'30대 중반이 넘어가면 언어도 노화해서 개그를 못하겠구나'라는
나약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조혜련이
일본어를 시작한 나이가 30대 이후...
자식도 2명이나 있는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히라가나부터 다시 시작하여
짧은 시간에 일본어를 마스터하고
NHK라는 일본 대표방송에 진출하게 된다.
제2외국어를 배워서
의사소통하기도 쉽지 않는 나이에...
일본어를 마스터하여
개그맨으로 NHK에 선 것이다.
물론 일본에서 한류가 퍼진 것은 사실이지만
가수나 배우와 달리
실시간 반응과 재치, 순간 대응력이 중요한
개그맨을 토종 한국인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것을 조혜련이 해낸 것이다.
더군다나 그 당시는
그녀가 한국에서 스케쥴을
활발하게 소화하고 있던 중이었다.
한마디로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언어적 어려움과
같이 있는 시간을 줄일 수 밖에 없는
가족 때문에 힘이 많이 들었겠지만
어쨌든 그녀가 이뤄낸
성취는 충분히 감탄할만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그녀가
남긴 일본어 정복기이기 때문에
보는 이로 하여금
도전정신을 불끈 세워주게 만드는 것 같다.
그리고 개그우먼이라는 직업 덕분인지
책도 참 재미있게 읽힌다.
그런데 사실 내가 이 책을 읽는 지금은
조혜련씨가 별로 좋지 않은 일로
일본활동을 접은 이후이다.
어떤 일이 일본에서 있었는지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지만
일본어 공부 하듯 보여준
우직스러움이
국내 대중들에게 다수
불편하게 비친게 아닌가 싶다.
결과적으로는 좀 아쉬움도 있다.
개그에서도 일본내 한류가
통한다는 것을 좀 더 확고하게
보여줄수 있도록 오래 버텨주었으면 어땠을까...
아무튼 이 책을 읽고 난 다음의 나..
일본어 학원 수강을 결정하였다.
현재 나의 일본어 상태는
'일본어 무즈까시이데쓰' 이지만
조혜련이 그랬던 것처럼
6개월이 지나면
'일본어 야사시이데쓰'라고 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자식 두명을 둔 아주머니도
그 바쁜 스케쥴 속에서 해냈는데
나도 그녀처럼 들이받으면
그래도 일본 방송 진출은 못해도
일본 여행정도는
조금 편안하게 할 수 있을
수준은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