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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의 힘
이영만 지음 / 은행나무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프로야구를 오래전부터 즐겨보던 팬이라면
김응룡이라는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해태의 전성기 시절 수많은 우승을 일궈내고
이어 삼성에 옮겨서도 우승컵을 안겨주었던
승부사 감독 <김응룡>
김응룡 감독은
절대 칭찬을 남발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오히려 위협을 조장해
알아서 기게 만드는 것을 추구한다.
가끔씩
뛰쳐나가 심판과 한판 뜨고(?)
나태한 선수의 조인트를 까고
옆에 있는 물건을 집어던지는
폭군 감독.
폭군 감독에게 반항한다면
그 결과는 어떨까?
선수생활을 접을 수 밖에 없다.
실제 프로야구 선수의
옷을 가장 많이 벗긴 감독이
바로 이 김응룡이다.
알아서 기게 만드는
이 폭군 스타일이 효과적인 것일까?
일단 결과로 보면
나쁘지 않다.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훌륭하다.
30년 된 국내 야구 역사에서
무려 10번이나 우승을 했기 때문이다.
이 결과는 선동열, 이종범, 이승엽 등
스타플레이어의 도움을 받은 측면도 있겠지만
강력한 그의 카리스마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 생각된다.
승리하지 못하고 사람만 좋은 리더는
모두를 망하게 한다는
사상을 가진 듯한 김응룡.
그래서 그는 승리를 위해서라면
가족이 관객석에 앉아있는 선수도
단 1이닝만 던져도 기록을 세울 수 있는 선수도
과감하게 내쳐버린다.
조금만 더 공을 던지겠다고 버티던
한 선수는 팔을 비틀려가며
치욕적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는 후문도 있다.
그렇다면 김응룡은 무조건 깡패같은
스타일의 감독이었는가?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먼저 원칙을 중시하기 위해
사적인 자리를 멀리했고
(친한 선수를 중용한다는 의심을 제거하기 위해)
성실하고 재능있는 선수에게는
어설픈 농담도 작렬시켰다
(최향남 선수를 향기나는 남자라고 불렀다 한다)
또, 전체를 조율하는 마에스트로처럼
승리를 위한 계산에 집중했다.
그러다보니 승리가 늘어났고
선수들의 몸값도 높아졌다.
착하면서 패배를 자주 하는 장수는
무능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사실 요즘같은 세대에
(구타가 금지된 군대, 체벌이 금지된 학교)
이런 김응룡식 리더십이
제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프로야구와 같이 남성만 존재하는
사회가 아닌 다음에야
쉽게 활용하기 어려운게
이 김응용식 리더십이다.
다만, 선수를 차별하지 않고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과
목표를 위해서
신상필벌을 명확히 하고
개인의 이해는 철저히 배제했다는 점은
벤치마킹할 대상이라고 판단된다.
어찌되었든 조직의 평가는 결과로 입증되는 법이다.
부드러움과 칭찬이 대세라고 판단되는 시절이지만
사실 이 방법이 만병통치약일 수 없다.
엄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란 말이 괜히 있는가?
자애로운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는
아이를 나약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강한 리더십...
폭군형 리더십은
때에 따라 차용해 봄직한
방법이라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