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재테크는 처음이지? - 사회 초년생을 위한 자산관리 첫 출발!
신동국 지음 / 처음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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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요즘 들어서 사람들 사이에서 “돈이 전부는 아니지 않나?” 이런 말도 종종 들리는데요, 그래도 막상 주변 친구들이랑 편하게 얘기하다 보면 결국 화제가 돈으로 돌아오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명예가 더 중요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남에게 베푸는 게 더 의미 있다고도 하지만… 이상하게 결론은 다 비슷하게 귀결되는 것 같더라구요. 돈이 있어야 마음도 좀 여유롭고, 누굴 돕는 것도 가능해지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예전에는 열심히 일하고 윗분 말 잘 듣고 억울한 일 참고 버티면 언젠가 돈이 쌓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런 시대가 이제는 끝난 것 같아요. 2025년을 사는 직장인 입장에서는 공부도 잘해야 하고, 일도 챙겨야 하고, 거기다 투자까지 곁들여야 부자가 되는 시대가 온 것 같아서 조금 벅차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 더 느끼는 게 “좋은 멘토 한 명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까?”라는 생각이에요. 『어서와, 재테크는 처음이지』라는 책이 그런 면에서 초보자에게 길을 밝혀주는 등불 같은 역할을 해주는 것 같더라구요. 저자님이 금융 현장에서 오래 쌓은 경험을 친절하게 풀어줘서, 마치 가까운 선배가 옆에서 조곤조곤 설명해주는 기분도 들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대리·과장 때까지 별생각 없이 흘려보내는 동안, 이런 책 한 권 미리 읽어두면 몇 년 뒤에는 상황이 꽤 달라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책은 “왜 지금 투자를 시작해야 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데, 저도 읽으면서 예전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그냥 통장에 넣어두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인플레이션 계산 예시 보는 순간 ‘아… 이렇게 가치가 줄어드는구나’ 싶더라구요. 복리 설명도 차근차근 해주는데, 예전에 버핏 책 보며 느꼈던 안정감이 다시 스며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또 뉴스에서 스쳐 지나갔던 CMA, ETF, ISA 같은 용어들도 이 책에서는 일상적인 비유로 쉽게 풀어줘서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더라구요. “이제 시작하면 늦지 않을까?”라고 걱정하던 저에게도 괜히 용기가 생기는 느낌이었어요. 금, 리츠 같은 대체투자 부분도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그동안 흩어져 있던 정보들이 큰 그림으로 정리되는 기분도 들었구요.


세 번째 파트에서는 실제 계좌 개설부터 매매 구조까지 현실적인 단계가 자세히 나와 있는데, 괜히 혼자 해보다가 씨드 다 날리는 분들 많잖아요. 그런 분들에게 꽤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장투와 단타의 차이를 설명하는 부분도 특히 공감됐고요. “단타는 공부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는 저자님의 시각이 제 생각과 비슷해서 더 반갑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금·대출·보험 얘기가 나오는데, 이런 기초 안전장치를 초보자가 대충 넘기기 쉬운데 책에서는 꽤 비중 있게 다뤄줘서 좋았어요. 절세 전략이 얼마나 힘이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기도 했고요.


전체적으로, 재테크를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옆에서 같이 걸어주는 느낌”을 주는 책이라서, 어려운 경제서적에 들어가기 전 워밍업 책으로 딱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읽고 나면 마음이 조금은 든든해지는 그런 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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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의 진화 - 최초의 이민부터 워킹 홀리데이까지 호주 이민사로 읽는 한국 근현대사
송지영 지음 / 푸른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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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 받아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요즘 따라 ‘이민’이라는 말이 괜히 가슴에 툭 하고 걸리는 것 같습니다 

아이의 미래 때문일 수도 있고, 그냥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일 수도 있겠죠. 그래서인지 서점에서 《이민의 진화》를 딱 보는 순간, 뭔가 지금 나에게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어서 조심스럽게 펼쳐봤습니다. 

읽다 보니 생각이 여기저기 튀어나와서, 한동안 머릿속이 좀 복잡해진 것 같기도 해요.




책은 한국과 호주의 이민 역사를 시간순으로 차근차근 따라가는데요, 호주 속 한인 이야기를 들여다보니 마치 한국 근현대사가 겹겹이 스며 있는 또 하나의 작은 다큐를 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요즘 워홀이나 유학을 고민하는 또래라면, 이 책이 은근히 현실적인 나침반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1870년대 호주로 떠난 존 코리아 이야기는 거의 모험담에 가깝습니다. 

기록도 희미하고, 이름조차 확실하지 않은 청년이 상하이에서 배를 타고 낯선 땅 뉴사우스웨일스까지 갔다니… 

그 결심이 얼마나 컸을까 상상이 잘 안 되더라고요. 

양털 깎는 일을 하며 살았다고 하니 누구보다 고된 날들을 보냈겠지만, 그 안에 어떤 외로움과 두려움이 있었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묘하게 먹먹해졌습니다.




또 김호열 선생의 호주 유학기는 완전히 다른 결의 이야기예요. 일제강점기 한복판에서 배움을 향한 열정 하나로 멜버른까지 건너갔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낭만적인 유학’과는 아예 결이 다른, 거의 싸움에 가까운 하루하루였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일 흥미로웠던 건 베트남전 이후 이어진 이민 흐름이었어요. 전쟁이라는 큰 파도에 떠밀리듯 호주로 향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민이 단순한 로망은 아니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그 과정에 자리한 선택과 포기, 그리고 운 같은 것들이 어쩌면 우리 생각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고요.


책 속에서 혜린과 로제 두 여성의 상반된 선택을 보여주는 부분도 인상 깊었어요. 

누군가는 정착에 성공해 안정적인 삶을 꾸렸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차별과 회사 문화의 벽에 부딪혀 결국 돌아올 수밖에 없었죠. 어쩌면 이민의 성패는 ‘개인 능력’만의 문제는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중국과 태국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적응이라는 게 얼마나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저는 즐겁게 지냈던 편이지만, 어떤 분들은 너무 힘들어하다 결국 일찍 귀국하시기도 했거든요. 같은 풍경을 보더라도 각자 받아들이는 감정은 정말 제각각인 것 같아요.


책 후반에는 워홀, 영주권, 스폰서 비자 같은 실질적인 정보가 촘촘하게 담겨 있어서 실제 준비 중인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특히 저희 집도 아이가 어려서부터 영어 교육을 받고 있다 보니, ‘혹시 나중에 호주에서 키우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은근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저에게 준 힌트가 꽤 컸던 것 같습니다.


호주 이민에 관심 있으시다면, 정말 한 번쯤은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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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공부는 집에서 시작된다 - 스스로 묻고 끝까지 생각하는 아이로 키우는 법
켄 베인.마샤 마셜 베인 지음, 정윤미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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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책을 덮고 난 뒤, 괜히 마음이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초1 아들이 있는 우리 집은 돌이켜보면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집이 바로 배움의 출발점이 아닐까?” 하고 자연스럽게 생각해왔던 것 같습니다. 사교육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은근히 다짐해온 것도 그렇고, 결국 아이에게 가장 오래 곁에 있는 선생님은 부모일 수밖에 없다는 믿음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켄 베인의 《최고의 공부는 집에서 시작된다》를 읽으면서 그동안 흐릿하게만 품고 있던 생각들이 조금 더 또렷해진 느낌이었습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분위기가 평생 학습의 바탕이 된다는 메시지는 익히 알고 있었던 내용인데도, 요즘 시대를 생각하면 괜히 더 절실하게 와닿는 것 같더라고요. 특히 팬데믹 이후 드러난 교육 격차를 떠올리면 이 책의 문제의식이 더 깊게 스며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책은 아이들의 호기심이 왜 자라면서 차츰 줄어드는지부터 조용히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이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외적 보상 중심의 환경이 아이들의 자발적 탐구심을 약하게 만든다는 설명이 참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적이나 상장 같은 기준에 맞추다 보면, 아이들이 스스로 알고 싶어 하는 힘을 잃게 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폴 베이커나 셰리 카프카의 사례는 특히 마음에 오래 남았고요. 부모가 너무 앞서기보다 잠수함처럼 뒤에서 조용히 지켜봐 주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말은 한참 곱씹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의 흥미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실패를 다루는 부분도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요즘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작은 실수에도 과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데, 베인은 이를 ‘고정 지능관’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타고난 능력이 전부라고 믿게 되는 순간 도전이 두려워진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았습니다. 반대로 실패를 이해하고 분석하려는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회복탄력성이 자란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부모인 제가 아이에게 건네는 말도 조금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괜찮아”라고 위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패의 과정을 함께 바라보는 태도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집을 배움의 공간으로 바꾸는 방법에 대한 내용도 인상 깊었습니다. 부모가 너무 깔끔한 결과만 바랄수록 아이는 점점 모험을 피하게 된다는 말이 마치 제 이야기 같아 뜨끔하기도 했습니다. 의견 충돌이나 작은 논쟁이 오가는 집이 오히려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설명도 새롭고 신선했습니다. 다만 머리로는 알겠지만 실제로 실천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해서, 그 부분은 앞으로 천천히 시도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마무리 장에서는 공부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이 취업을 위한 관문으로만 여겨지는 시대지만, 다양한 분야를 두루 경험해보는 과정이 인생을 더욱 넓고 풍요롭게 만든다는 메시지가 깊이 남았습니다. 결국 아이가 어떤 길을 가든 그 선택지를 좁히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오늘따라 그런 마음이 더 또렷해지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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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성장 스위치를 켜라 -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고 싶게 만든다
최윤희.김대권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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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 받아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요즘 따라 제가 제일 많이 하는 말이 “괜찮은 걸까?”인 것 같아요. 초1 아이를 키우다 보니, 뭔가 계속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달까. 예전엔 그냥 공부 열심히 하면 대기업 들어가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런 공식이 거의 사라진 시대잖아요. 성장도 둔화되고, 큰 회사들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 같고, 뉴스만 켜면 분위기도 좀 우울하고… 그러다 보니 ‘우리 아이는 뭘 키워줘야 하지?’ 이런 고민만 잔뜩 쌓여가더라고요.




AI가 사람 일까지 척척 해내는 걸 보면, “어학 선행이 이제 의미가 있는 걸까?” 싶기도 해요. 우리 아이도 5살 때부터 이것저것 시켜왔는데, 요즘 챗GPT 번역을 보면 외국어 자체가 경쟁력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후욱 들어요. 그렇다고 뭘 해야 할지 명확한 것도 아니라서, 괜히 옛날식 학습 구조 안에서 허우적대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그러던 중에 읽은 책이 <아이의 성장 스위치를 켜라>인데, 솔직히 좀 숨이 트이는 기분이었다고 해야 하나. 요즘처럼 정신없이 바뀌는 시대에 부모가 뭘 붙잡고 가야 하는지, 약간 북극성 같은 걸 보여주는 느낌이었어요. 아이를 몰아붙여서 공부 싫어지게 만드는 대신, 스스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키우는 게 핵심이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요즘 부모들 사이에서 그렇게 공감을 얻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어요.




특히 SKY 중심 사고방식의 한계를 처음부터 콕 집어내는 부분이 좀 통쾌했달까. 이제는 정답 같은 성공 공식을 따라갈 필요가 없고, 각자 가진 기프트를 살리는 게 진짜 힘이라고 말하는데, 저도 읽으면서 여러 번 고개를 끄덕였어요. 아이마다 배움의 스타일도 다르고, 그걸 잘 찾아주면 아이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는 사례들도 실감나게 적혀 있었고요. 우리 아이도 어릴 때부터 책을 끼고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학 쪽 기프트가 생긴 것 같아 더 공감됐어요.


부모가 아이의 흐름을 존중해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계속 강조돼요. 근데 솔직히 책만 읽고 바로 실천하는 게 쉬울까 싶기도 하더라고요. 우리는 강압적인 방식으로 자란 세대라서, 아이에게 부드럽게 말하고 기다려주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부모의 한마디가 아이 자존감을 살리기도 하고 꺾기도 한다는 사례를 보니, 저라도 조금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후반부에서는 독서가 왜 AI 시대에도 절대 대체가 안 되는지 설명하는데, 이 부분이 특히 마음에 남았어요. 생각하고 공감하는 힘은 결국 사람이 가진 고유 능력이라는 말이 음— 맞는 것 같달까요. 그리고 AI 시대에는 기술을 쓰는 것뿐 아니라, AI랑 협력해서 자기만의 가치를 만드는 능력이 중요해진다고 하니, 부모와 아이가 미래를 같이 얘기하는 시간이 훨씬 값지지 않을까 싶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이런 책은 혼자만 알고 싶은 마음도 좀 들었어요. 하지만 결국 우리 아이들이 경쟁해야 하는 건 옆집 아이가 아니라 세계 무대의 수많은 친구들이잖아요. 그러니 다 같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기록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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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역에서 기다리는 너에게
이누준 지음, 이은혜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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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서와 역사서에 익숙한 제 독서 루틴이지만, 가끔은 마음 깊은 곳을 울리는 이야기가 필요하더라구요. 그래서 신간 목록을 훑다가 눈길을 강하게 끄는 한 권을 발견했어요. 바로 종착역에서 기다리는 너에게. 제목부터 이미 어떤 온도감을 품은 작품이라는 느낌이 들어 조용히 펼쳐보게 됐습니다.


이 책은 하나의 장편이 아니라 여섯 개 에피소드가 느슨하게 이어지는 구조인데, 이야기가 따로 노는 듯하면서도 결국 ‘그리움’이라는 하나의 축으로 다시 모여드는 방식이 꽤 정교하더라구요. 읽다 보면 인물들이 서로 다른 자리에서 출발했지만 같은 감정의 흐름 위에 있었다는 사실이 슬며시 드러납니다.




배경이 되는 가케가와역은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작품 안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겹쳐지는 경계로 기능합니다. 특히 ‘기적의 개표구’라는 장치는 현실과 환상을 자연스럽게 오가게 하며, 독자가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도록 이끌죠.




저를 가장 흔들어놓은 건 인물들의 결이었습니다. 화려함 없이 소박한 사람들이어서인지 감정의 여파가 더 생생하게 와 닿아요. 남편이 남긴 퍼즐을 풀기 위해 열차에 오르는 미키의 서사는 직접적으로 울컥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데도 묵직한 울림이 스며듭니다. 하루카를 다룬 단편에서는 모성이 겹겹이 쌓이며 독자를 천천히 잠식하고요. 은퇴한 철도원 켄은 여섯 이야기의 축이 되어 ‘종착역’이라는 장소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합니다.


이 작품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기다림’을 단순한 감성 장치가 아니라 인물들이 변화하는 과정으로 해석했다는 점이에요. 기다림을 상실의 시간으로만 보지 않고, 마음이 가라앉고 다시 정리되는 숙성의 단계로 보여주더라구요. 저 역시 인생 후반부에 접어들며 여러 의미의 ‘종착역’을 생각하게 되는 시기라 더 와닿았습니다.


잔잔하지만 오래 남는 온도의 소설을 찾으신다면, 이 책은 꽤 깊은 여운을 남길 작품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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