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공부는 집에서 시작된다 - 스스로 묻고 끝까지 생각하는 아이로 키우는 법
켄 베인.마샤 마셜 베인 지음, 정윤미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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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책을 덮고 난 뒤, 괜히 마음이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초1 아들이 있는 우리 집은 돌이켜보면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집이 바로 배움의 출발점이 아닐까?” 하고 자연스럽게 생각해왔던 것 같습니다. 사교육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은근히 다짐해온 것도 그렇고, 결국 아이에게 가장 오래 곁에 있는 선생님은 부모일 수밖에 없다는 믿음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켄 베인의 《최고의 공부는 집에서 시작된다》를 읽으면서 그동안 흐릿하게만 품고 있던 생각들이 조금 더 또렷해진 느낌이었습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분위기가 평생 학습의 바탕이 된다는 메시지는 익히 알고 있었던 내용인데도, 요즘 시대를 생각하면 괜히 더 절실하게 와닿는 것 같더라고요. 특히 팬데믹 이후 드러난 교육 격차를 떠올리면 이 책의 문제의식이 더 깊게 스며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책은 아이들의 호기심이 왜 자라면서 차츰 줄어드는지부터 조용히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이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외적 보상 중심의 환경이 아이들의 자발적 탐구심을 약하게 만든다는 설명이 참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적이나 상장 같은 기준에 맞추다 보면, 아이들이 스스로 알고 싶어 하는 힘을 잃게 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폴 베이커나 셰리 카프카의 사례는 특히 마음에 오래 남았고요. 부모가 너무 앞서기보다 잠수함처럼 뒤에서 조용히 지켜봐 주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말은 한참 곱씹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의 흥미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실패를 다루는 부분도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요즘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작은 실수에도 과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데, 베인은 이를 ‘고정 지능관’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타고난 능력이 전부라고 믿게 되는 순간 도전이 두려워진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았습니다. 반대로 실패를 이해하고 분석하려는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회복탄력성이 자란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부모인 제가 아이에게 건네는 말도 조금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괜찮아”라고 위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패의 과정을 함께 바라보는 태도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집을 배움의 공간으로 바꾸는 방법에 대한 내용도 인상 깊었습니다. 부모가 너무 깔끔한 결과만 바랄수록 아이는 점점 모험을 피하게 된다는 말이 마치 제 이야기 같아 뜨끔하기도 했습니다. 의견 충돌이나 작은 논쟁이 오가는 집이 오히려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설명도 새롭고 신선했습니다. 다만 머리로는 알겠지만 실제로 실천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해서, 그 부분은 앞으로 천천히 시도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마무리 장에서는 공부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이 취업을 위한 관문으로만 여겨지는 시대지만, 다양한 분야를 두루 경험해보는 과정이 인생을 더욱 넓고 풍요롭게 만든다는 메시지가 깊이 남았습니다. 결국 아이가 어떤 길을 가든 그 선택지를 좁히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오늘따라 그런 마음이 더 또렷해지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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