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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닭 치리 ㅣ 높새바람 51
신이림 지음, 배현정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싸움닭 치리
책을 놓고 한참을 망설였다. 글을 쓸 수가 없었다. 이 지구상의 사피엔스들은 왜 자신의 생존을 위해 가축을 잡아먹는 것에 멈추지 않고 투전판을 벌이고 그것도 모자라 싸움닭들에게 낫칼이라는 잔인한 도구까지 채우는 것인지 ... 동물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보다 약한 동물을 잡아먹는 다지만 왜 인간이라는 동물은 생존이 아닌 이런 유희를 즐기는 것인지 용납이 되지 않는다.
그런 싸움판에 내쳐진 치리와 깜이 . 낫칼에 상대방이 피를 뚝뚝 흘리며 죽는 것을 보고는 차마 상대방에 대한 낫칼 공격을 하지 못하는 깜이, 그렇다고 자신을 지켜낼 방법도 없는 싸움닭.
그래도 다행히 이런 투계가 금지되고 불법화되어 닭들에게 자유를 줄 수 있어서 마음이 놓였다.
만일 우리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나라는 존재는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 생각해본다. 싸움이라는 상황에서 무엇을 더 생각할 수 있을까? 무조건 상대를 이겨야만 하는 것이라는 가치관외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주어진 대로 최선을 다하자 라는 생각외엔 아무런 고민을 하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산전수전 다 겪은 이제는 인생이란 그런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한다. 그때로 돌아가면 왜 나는 경쟁이라는 조건에 던져졌는지 근본적인 고민을 하고 그래서 그 경쟁을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고민해 볼 것 같다.
그러나 잠시 생각을 해보니 우리가 어찌보면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삶을 강요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실은 왜 아이들이 스스로 벗어나지 못하고 구조적인 해법을 찾지 못하는지 안타까워 한다. 그 해법은 우리가 가지고 있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