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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다섯 미선 씨
윤이재 지음 / 꿈의지도 / 2018년 2월
평점 :
내 나이가 어때서 라는 노래가 들려 오는 듯 했다. 나이가 뭐가 문제일까 싶었는데 ... 마흔다섯이 된다면 (아직 되기 전이라서) 지금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속의 미선씨를 만나보고 나서 내 나이가 벌써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흔이 넘어가면 주변의 것들 뿐만 아니라 내 몸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이야기를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진짜 그런 것 같다. 마흔이 넘으면... 모든 것이 참으로 변하게 되는 듯 하다.
마흔다섯 미선씨가 도착하고 나서 몇장 안되는 문고판이라서 바로 읽어 낼수 있었다. 약 2시간 가량 책을 들고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이 책 속에 몰입되어 진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나와 다름이 없을 이야기들 그리고 그 안에 들어 있는 내용들이 현실의 삶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꼭 집어 버리고 싶은 글들이 생길 때마다 나도 모르게 책 귀퉁이를 접어 버리게 되었다. 다른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책속의 이야기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기형도 시인의 "입속의 검은 잎" 기형도 시인의 유고작이라고 한다. 그 내용이 상당히 섬뜩하다.
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
나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그를 생각한다.
...(중략)...
그의 장례식은 거센 비바람으로 온통 번들거렸다
죽은 그를 실은 차는 참을 수 없이 느릿느릿 나아갔다.
-기형도 시인 <입속의 검은 잎>
미선씨의 아침은 여느때와 달랐다. 컵을 깨기도 하고 뭔가 불길한 일이 일어 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좋은 소식을 들었다. 오랫만에 연락이 온 곳에서 일감을 준다는 이야기 였다. 여기까지 너무 좋은 상황들 ... 하지만 결국 아침의 노파심은 현실이 되는데 이혼한지 6개월만에 전남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순간 당황스러운 일들이 일어나는 상황으로 이 책은 시작을 한다. 남편 정경수가 죽을 수 밖에 없던 상황을 통해 미선씨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자녀와의 갈등에서 부터 시작해서 이혼하기까지의 그 시간들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래서 그런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몰입을 할수 밖에 없던 이유는 미선씨가 겪었던 이야기들이 부러웠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맡길수 있는 마을공동체가 있었던 것도 너무 부럽고 오랫 시간이 흘러도 만날수 있는 동네친구들이 있었다는게 나에게는 너무도 부러움의 연속이어서 그 부분을 읽어 내려갈때는 속에서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게 뭐라고 참... 별것도 아닌 것인데 동네 친구를 만나는 일, 남편에게 프로포즈를 멋지게 받은 일들이 너무도 부러웠다. 그런 미선씨의 이야기들이 나에게는 다르게 다가온 듯 하다.
책속이라고 하기에는 현실반영이 너무도 잘 묘사되어 있어서 몰입하게 되었던 책
마흔다섯 미선씨는 주변에서 흔지 볼수 있는 평범한 언니이자 누나 그리고 동네 친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