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암전들
저스틴 토레스 지음, 송섬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0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개인의 의견입니다 **
어린 소년과 늙은 어른이 나누는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들어가다보면 여긴 어디인 것일까? 이 둘은 왜 만났을까? 그리고 지금 나누는 이야기는 무엇이지? 계속 연결된 이야기들을 찾아가기 위해 책의 페이지를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낯선 풍경의 페이지를 접할 때면 이렇게 지워내었어야 하는 이야기들이 책의 한 부분에 남겨져 있는 것은 맞는 것인지 의심을 가지게 됩니다. 후안이 읽은 책의 일부인 <성적 변종들>에 대한 내용이라는 것을 찾아내었스빈다. 찾고 찾고 이야기의 흐름에 대한 역동성을 찾아가는 동안 이 둘의 대화는 단순하다고 생각되지 않게 됩니다. 어린 부모네게서 태어난 주인공을 부르는 이름은 '네네" 스페인어로 어린 소년을 부를 때 쓰는 표현 방식이라고 합니다. 후안은 주인공을 네네 라고 부릅니다. 후안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꺼냅니다. 둘다 정신병원에 있지만 둘의 대화는 계속 이어집니다. 심리학적인 정서 상태를 포함하여 아름다운 문학을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주로 후안의 제안에 따라 이야기는 전개되고 점점 살이 붙어 가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전개 됩니다. 어릴적 불행은 지금의 삶에 큰 영향을 주고 있고 그로 인해 정서적인 상태의 불안감은 높아지는 듯 합니다. 아랫집에 물이 세고 있으나 물을 잠가야 하는 상황에 대한 이해 조차 못한 상황이 생겨 났을 때의 그 비참함이란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그럼에도 그곳, 팰리스에서 후안과 이야기하고 있노라면 때때로 거짓 자아, 철학적으로 가장한 자아, 순진한 척을 일삼는 자아를 상기하거나, 아니면 찰나의 순간 바에서의 한 장면을, 어떤 남자와의 잠자리가, 또 내가 얼마나 가짜였는지, 얼마나 두렵고 메스꺼웠는지가 자연스레 떠오르고는 했다. 내가 존경을, 동정을 구하려 얼마나 간절하게 몸무림쳤는지, 그러려고 거짓말했는지, 그러다가 또다시 수치심으로 활활 타버려서 더는 나아갈 수 없었는지
<암전들>P72 중에서
사람의 감정은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에 대해서 나조차 잘 모르는 상황들이 발생했을때의 그 느낌은 표현내 내고 싶을 정도의 감정은 항상 목 부위에서 머릿속에서 맴맴 돌다가 사라지게 됩니다. 이것은 바로 수치심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그것을 글로 표현해 내는 순간의 느낌이 다가왔습니다. 심리적인 상태를 표현하고자 하는 시간. 그 순간의 표현의 방식은 어떻게 나올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서두에서 작가가 왜 그 어떤 책과도 닮지 않은 미국 문학의 강력하고 새로운 목소리라 평가 받는 퀴어 작가라고 합니다. 푸에르토리코인 아버지와 이탈리아 -아일랜드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작가의 자전적 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책의 모태가 된 <성적변종들 : 동성애 패턴 연구소>에서 출발합니다. 사실 퀴어 문화에 대해서는 애니메이션에서 종종 다루는 이야기만 만났을 뿐입니다. 그래서인지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소설의 이야기 또는 삽화는 색다르게 다가오기도 하였습니다. 특히나 지워진 페이지들들의 표현 방식으로 알아가는 이야기들을 알아챌 때의 생각의 한계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상대의 에고를 훔치기 위해 포주들에게 자신을 내준 젊은 망나니
장 주네를 묘사한 샤르트르의 말이지
<암전들> P470 중에서
문학적 요소와 함께 퀴어를 표현한 이 책을 읽는 순간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가 되는 시간을 경험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