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속에 넣어두었던 텀블러가 제대로 닫혀 있지 않았었나 봅니다. 책을 읽으려고 꺼내는데 축축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일이. 책이 젖는 일이 흔하게 있는 일은 아닌데 마음 한켠이 불편해 집니다. 조금더 주의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를 자책해 봅니다. 좀더 뚜껑을 꽉 닫았어야 했습니다. 나의 실수가 답답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런 순간이 다가오게 되면 나도 모르게 멍해지곤 합니다. 마음 한 구석은 점점 답답해져 오면서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것인가를 다시금 되내어봅니다. 반복의 반복 실수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이 들었던 하루가 지나고 나면 한동안은 마음속의 불편함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내면의 아이가 상처를 많이 받았던 것일까요? 이러한 마음이 지속하는 것이 어찌 보면 실수에 대한 용납을 스스로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내면의 아이를 잘 달래야 한다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귓속에서 들리는 듯 합니다. 화가 나는 시점은 나의 상처라는 이야기 그리고 엄마의 무의식은 아이의 운명이 된다는 말처럼 엄마인 나의 행동이 아이들에게 미쳤을 것을 생각하니 또다니 실수를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말조심. 행동조심 또한 모든 것의 조심을 해야 한다는 다짐을 가지게 됩니다. 작가님이 원하는 것은 이게 아닐텐데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옭죄입니다. 잘 성장할 수 있겠끔 안내했어야 하는 부모의 자리에서 제대로 부모 노릇을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고민이 됩니다. 나의 내면 아이는 언제쯤 상처를 이겨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