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소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해졌습니다. 매번 읽었던 책들이 정보를 갈구하는 마음으로 읽게 되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환타지적 세계에 빠지는 내용이 흥미를 자극하고 재미를 유발합니다. 이번에 선택한 책은 <산책>입니다. 산책이라는 표현은 반려동물 특히 반려견과의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산책이라고 하거나 가까운 곳에 잠시 산보를 나가는 것과 같은 느낌을 표현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의 주인공 윤경과 여경 자매의 현실감있는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는 소설이지만 소설속 내용은 소설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입니다. 원하는 내용의 구성이 아니라는 것이지만 현실감을 적절하게 표현해 놓은 글이라서 살짝 거부감을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강남의 좁은 아파트에서 남편과 성장하는 아들과 함께 사는 윤경을 보는 여경의 눈은 안타까움이고 변두리에서 집값이 오르지도 않을 곳에서 넓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여경을 바라보는 시점이 보여집니다. 어디에 살든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면 안 되는 것일까요? 라는 의문감을 살짝 담아 내어 보았습니다. 살고 있는 집이 서울의 변두리에 사는 것이 사람의 인격이 낮아지는 것은 아닐텐데 한편으로는 지켜야 할 예의범절이 아파트의 소통방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소통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불편함도 생깁니다. 이것이 소설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어 내려가고 싶었어요. 산책을 편하게 나갈 수 있는 공간에서 산다는 것이 어찌보면 더 부러운 것은 독자인 저의 깊은 마음입니다.
마무리에 대한 아쉬움이 상당히 큰 노파의 부탁으로 장애가 있는 손주를 편의점에서 빼내오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였는데 현재진행형같은 느낌으로 뭔가 이야기가 더 진행될 것 같은데 끝이 나버렸어요. 속이 답답함이랄까 이후의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가는 것일까요?
두번째 소설은 읽는 내내 맘이 무겁게 내려앉았습니다. 가족의 부재로 인한 상실감이 큰 주인공에게 다가온 외국인 남자 에릭과의 짧은 동거를 통해 이화의 표현방식이 옳은가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상황에 빠지게 되면 사람의 구실을 넘어서 다른 방식의 삶을 살고 싶어지는 것이 당연한 것인가 싶었습니다. 안타까우면서 마지막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힘을 내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한 글들은 반갑지만 일탈을 통해 꼭 해결해야 하는 것인가 싶었습니다. 경험을 중시하는 사람으로써 모든것을 감내하는 경험이 꼭 필요한 것일까 합니다. 읽는 내내 이화의 행동에 화가 난 건 에릭뿐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떠나가버리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동경은 사라지고 전달되지 못하는 마음을 이메일로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 함으로써 지금의 모습이 제자리를 찾아갔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