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 이해하는 사이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김주원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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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십 분 전에 만난 사이인데

누가 보면 십분 이해하는 사이로 알 거야.

누가 앞서거니 뒤처지거나 하지 않고

친구처럼 나란히 뒷모습을 보이며 걸어가고 있잖아.

<십분 이해하는 사이> P29 중에서

말장난인가 싶었습니다. 학교 폭력이 왕따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제 자녀가 학교생활을 잘 마무리 하고 사회에 나갈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먹먹해 졌습니다. 순간 슬퍼졌습니다. 김주원 작가님의 다른 소설들이 궁금해 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요즘의 작가님들의 사이에서 죽음이란 단어가 돌고 도는 것일까요? 아님 죽음을 다루는 소설이 인기를 끄는 것일까요? 슬픔은 오래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기분 좋은 글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고 난 마음은 한동안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십분 이해하는 사이>라는 제목에서 뭔가 좋은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잘 이해해 주는 사이라는 뜻이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이가 오랫동안 유지가 된다면 삶은 그닥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 두 십대 소년은 옥상에 자신의 죽음 모습을 계속 회기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움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등장한 소년은 먼저온 소년을 지켜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뒷편에서도 자기가 어떤 형아를 구할 수 있었다는 복선이 나왔기 때문에 설마라는 마음으로 책의 마무리를 이해가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점점 그게 아니었구나 싶은 마음이 들면서 아련해졌습니다.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인생에서 어떤 무엇인 필요했던 것일까요? 전두엽이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말로 모든 것이 설명이 되어질까 싶었습니다. 첫 페이지 부터 등장하는 글의 쓰임이 현실적으로 다가와 상당히 놀랐습니다.

뭐 그러면 내가 먼저 말을 걸 수 밖에.

야, 근데 반모해도 되지? 싫으면 싫다고 말해라.

바로 우디르급 태세 전환해서 존모해준다.

자, 나 이제 너한테 말 건다.

<십분 이해하는 사이> P10 중에서

반모? 존모? 현실적인 표현이 어찌 보면 더 현실감이 생겨서 좋았습니다. 특히나 <우주맨의 우주맨에 의한 우주맨을 위한 자기소개서> 에서는 현실 백수와 이혼 후 아들을 키우고 있는 누나와의 동거 속에서 어릴적 만났던 옥상 위의 형아가 X행성에서 왔고 다시 돌아갈 때가 되었다는 말을 전적으로 믿었고 그 형아가 그 다음 주에 행성으로 돌아간 이야기 등 어린 시절에 간직한 이상한 현상들을 모두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으로 마무리되어진 이야기도 눈을 크게 뜨고 문장 하나를 놓치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만년 백수 삼촌의 자기 소개서를 대신 써주는 10살짜리 조카라는 설정은 말이 되진 않지만 논술에 자신을 보이는 조카라면 가능했을까 싶습니다. 모든 이야기를 만나고 책을 덮었을때 문학평론가의 글은 다시 한번 책의 내용을 정리해 볼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 김주원의 소설은 마이너한 존재들이 스스로 형성한

현실 속에서 서로의 뒷모습을 알아보고

지켜주는 데서 오는 지극한 위로를 제공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이 어디까지나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들로 부터 배제되거나 축출된,

모르는 사이의 존재라는

엄연한 진실을 통절하게 의식하게 만든다.

<십분 이해하는 사이> P90 중에서

결국 죽음을 맞이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곤경에 처했던 상황이 어떻게 해결이 되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상상력으로 해결해 나간 이야기들이 김주원 작가님의 옛 소설인 <피터팬 죽이기>를 읽어 보고 싶어졌습니다. 우울한 이야기인데 전혀 우울하지 않은 소설들을 만났던 우연이었습니다.


** 위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솔직하게 쓴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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