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백건우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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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한마리가 창틀에 올라와 앉아 있는데 눈은 보이지 않아요. 자고 있는 듯 합니다. 반려동물이 최근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고양이가 요즘에는 많이 사랑스러요. 귀여운 모습에 행동은 앙증맞고 쇼츠를 통해 하루에도 30분은 고양이의 귀여운 행동을 관찰하는게 일상이 되어 가고 있어요.

그림 속의 고양이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습은 조금씩 다랄 보였다. 그림 속의 고양이는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언제나 조금씩 달라 보였다. 기분이 좋아서 방을 들어설 때면 귀엽고 사랑스러운 애완용 고양이로 앉아

있었고,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서 방에 들어설 때면 섬뜩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풀죽어 우울한 표정을 지으면

고양이도 함께 측은한 눈길로 우울해 했다.

<검은 고양아> P19 중에서

여기 검은 고양이 책속의 고양이는 1941년에 그려진 그림속 고양이입니다. 황학동 시장에서 우연히 발견하여 건진 그림이라고 해요. 고전을 발견하는 재미를 즐기는 화자가 발견한 고양이 그림은 애사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새벽마다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아파트에선 잠자던 화자가 깜짝 놀라 고양이를 들여다 봅니다. 푸른눈을 뜨고 노려보는 듯한 느낌을 들어 깨어났다는 화자는 고양이 그림의 출처를 찾아다닙니다. 전라도의 광주에 위치한 그곳에서 벌어진 일이 고양이와 연관이 있었던 걸까요?

흥미진진하게 글을 읽어내려갔습니다. 반려묘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검은 고양이를 통해 알게 된 오래전 그 사건들과 죽음을 당해야 했던 일제시대를 살아온 우리 조상의 이야기들이 짧은 글로 소개가 되었습니다. 근데 마지막에 그림을 판 노인의 행방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두편의 글이 삽입이 되어 있는 데요. <쥐의 미로>는 쥐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화자의 직업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CCTV를 관찰하는 직업이 있을까요? 그것도 꽤 좋은 연봉을 제시하며 사람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한다니 평범하기에 이런 일을 있을 수 없겠지만 혹시 모를 두려움을 가지게 됩니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소설이 만들어 졌다고 하면 이또한 앞으로의 미래에 있을 수 있는 일이겠지요. 그러나 좁은 공간에 하루 12시간 일을 한다는 사실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조여옵니다. 화면속에서 쥐가 나타나는 현상도 아마 두려움과 무서움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출근길은 언제나 거북이걸음이었다.

단 한 번도, 단 하루도 쾌적한 출근길은 없었다.

무수히 많은 차,

무수히 많은 차 속의 사람들,

무수히 많은 차 속의 사람들의 무표정

<검은 고양이> P43 중에서

작가님의 글쓰는 형식속에서 발견한 문장들은 이렇게 만들어 낼 수도 있구나 싶었어요. 무수히 많은 차, 무수히 많은 차 속의 사람들, 무수히 많은 차 속의 사람들의 무표정.... 반복적인 표현을 통해 강조하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두편의 글을 읽어내려가면서 소설속 인물들을 만나보고 상상해 보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겹쳐 있던 어려움들이 해소가 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생각을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 다른 세계로 들어가 나온 시간은 다음 책을 기대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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