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림동 판타블로 - 이민 작가의 그림으로 세상 읽기
이민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름이 외자. 뭔가 예술적인 감각을 타고났을 것 같은 느낌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오래전 광주학생운동 시절을 지내온 작가님의 인생의 여정의 종착점이 된 것 같은 느낌의 산문들과 함께 판타블로 화법으로 그려진 그림들은 낯설지만 색다른 거기에 다양한 색감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할애하여 주었습니니다.


양림동은 광주에 위치한 동네입니다. 이곳도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점점 사라져가는 수순을 밟고 있는 듯 합니다. 기억속에 위치한 그것의 느낌은 옛것을 그대로 간직한 듯 보여지지만 그 흔적은 남아 있지 않은 아쉬움을 달려봅니다. 책의 앞부분에 있던 공간이 뒷부분에 가면 사라졌다는 표현을 보았습니다. 도시재생을 통해 변화를 일으켜 사람이 살만한 공간으로의 변화는 환영하지만 간직하고 푼 기억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은 남겨 두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책으로 남겨진 양림동의 모습을 보면서 점점 잊혀져 가는 것의 아쉬움을 살짝 드러내 봅니다.

코로나19로 어머님을 하늘나라로 보내드렸다는 내용에서는 순간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눈이 많이 내리던 날 보내드릴수 밖에 없었고 장례조차 치룰 수 없었다는 이야기에서는 가족을 잃은 슬픔이 화폭 가득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날카로운 것으로 긁어낸 듯한 느낌에서 가슴의 뭉클함이 더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녀는 양림동을 떠나 설국으로 갔다

.....

눈은 흰 담요처럼 엄마를 덮어주었습니다.

그 위에 내 마음을 포갰습니다.

"엄마, 미안하고 고마워요, 잊지 않을게요, 사랑해요"

<양림동판타블로> P179 중에서


잔잔함이 느껴질 정도로 어우러지는 그림과 산문은 그곳에 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해 주었습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분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느낌이지 않으까 합니다.

한국, 일본, 미국, 독일에서 개인전 및 초대전을 85회 열었으며, 인문학 강의 등을 활발하게 하신다고 합니다. 라틴어로 넓은 모든 것을 포함하는 이라는 의미와 프랑스어로 탁자라는 의미도 있지만 그림, 이미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타블로를 결합하여 회화와 판화를 모두 포함하는 작품행위인 판타블로 기법을 양림동 판타블로 작품을 통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불 켜진 사직도서관

사직도서관은 기자들이 공부하던 곳이라고

광주일보 김미연 부장이 말해 주었습니다.

광주.전남의 과거, 현재, 미래를 펜으로 쓰던

그때 청년들이 이젠 50대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기자를 꿈꾸는 청년들이 앉아 있을까요?

<양림동판타블로> P91중에서

화려한 색감과 판화에서만 나타낼 수 있는 날카로움의 느낌과 정적인 느낌이 동시에 드러나는 등의 새로운 미술작품의 세계를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미술은 잘 모르지만 잊혀져 가는 동네의 모습을 기록화 하는 중요한 작업을 통해 양림동이라는 공간과 기억에 머무를 수 있게 해 준 작가님의 활동에 응원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