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라는 모험
신순화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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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낳아 키우면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부분이 층간소음으로 인해 아이들의 발소리를 최대한 줄이면서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성장기의 아이들이 누군가에게 민폐를 끼친다는 것을 염두에 살아야 하는 삶이 제대로된 삶일까 싶었고 아이들이 활발한 활동을 방해하는 이웃이 참으로 야속했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1층이었습니다. 아랫층에 아무도 없기에 뛰는 것에서 자유롭고 행동의 자유를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곰팡이와 벌레와 함께 하는 삶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게됩니다. '이사하자' 이사가 답이라 생각하고 몇년째 그럼 어디로 갈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고민들 속에서 진작에 용기를 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드는 책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집이라는 모험>은 마당이 있고 벽난로가 있는 이층주택을 선택한 작가 신순화님의 12년째 전원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였습니다. 전원에서 살면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행복하게 성장하는 아이들을 연상하는 것을 넘은 이야기들이 줄기차게 소개가 되었습니다. 고생은 모두에게 같은 경험을 남겨주었고 이 집을 통해 그 경험의 순간을 공유 할 수 있는 시간들이 가족 모두에게 끈끈한 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는 이야기가 상당히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어려움을 함께 나눈 사람들이 더 끈끈해 진다는 이야기 또한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럴거야라고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주 열지 않은 창틀엔 보온재를 둘렀다.

가족 모두 내복을 챙겨 입는 것은 필수였다.

오래 비어 있던 집의 벽돌 하나하나까지 우리의 손길과

온기로 데우기까지, 그래서 집 전체가 내뿜던

강력한 한기가 누그러지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집이라는 모험> P26 중에서

낡고 큰 집은 수시로 어딘가 문제가 생겼고

그 덕분에 늘 남편에게만 의지하던 나도 급할 땐

삽이나 망치를 들고 달려드는 만능 일꾼이 되었다.

그러니까 사실은 불평할 수 없다.

이런 집이어서 이렇게 살 수 있었다.

어떤 집을 얻는다 해도 이 집에서의 경험과 추억은

우리 가족의 가장 소중한 보물일 것이다.

<집이라는 모험> P248~249 중에서

경험한 자의 경험하고자에게 하는 이야기라고 하면 좋겠습니다. 어릴적 살았던 짧은 시골생활의 경험이 전부이지만 그때 그 공간에서 즐거웠던 시간들이 생각날때면 즐거움을 가지고 생활을 하면 좋겠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 시골생활을 하라고 하면 모든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하는 의무를 짊어져야 하는 두려움이 먼저 앞서게 됩니다. 얻을 수 있는 것들을 포기하고 편한 삶을 사는 것을 선택하였을때 지금에 남아 있는 것은 손에 잡을 수 도 없는 것들과 공유되지 못하는 추억이 전부인 것 같았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모닥불 파티이며 넓은 마당에서 키우는 자연채소들이며 억센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이며 노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단단해지기 어려움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키우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스스로 깨우치지 못한 일상을 자녀들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를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자연과 함께 성장하면서 자연에 대한 이해가 넘치는 아이들의 모습이 마냥 부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좀더 튼튼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거 같아 아쉬움이 컸습니다.

지금도 반려견 두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반려견들이 공원에 나가서 뛰어놀때 그 아름다운 모습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반려견들의 산책이 얼마나 중요할까 싶어질 것입니다. 그런 아이들을 매번 산책하지 못하는 것도 참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핑계삼아 반려견들을 위해서 우리도 자연으로 나가볼까 하는 용기를 살짝 가져보게 됩니다.

태어난 곳이 아니라 가장 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 고향이라면

이 집이야말로 아이들의 고향이다.

<집이라는 모험> P236 중에서

다섯명의 모험가들의 이야기를 집을 통해 잘 읽어보았습니다. 앞으로의 변화도 응원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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