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눈높이에서 들어보는 서울의 이야기여서 그런가 시적인 풍성함이 가득하였던 책이었습니다. 서울학을 서울평생교육포털에서 접하고 나서 서울의역사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났습니다. 그런 와중에 <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이라는 제목을 발견하고서는 반가움이 생겼습니다. 서울의 100년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었을까요? 서울에서 나고 자라서 서울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서울은 점점 다가가지 어려운 도시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책 속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더욱 그 마음이 들었던데 지방도시, 위성도시, 외곽도시 등의 지명들이 서울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미치자 서울은 너무도 이기적인 도시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만을 부각하고 한곳만을 부각시키는 나라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하니 서울에 사는 것이 어찌보면 이기적인 삶을 사는 사람으로 성장시켜온 주범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이었습니다.
상징 코드로 읽는 서울 인문 기행
[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은 단순히 서울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여행서는 더더욱 아니다. [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은 서울을 인문적 사유로써 이해하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은 우리 삶과 세계의 상징과 비밀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를 인문학의 관점으로 파악하고 상징의 코드로 이해하는 것은 무척이나 흥미로운 일이다. [P8 중에서]
그래서 그런가 싶었습니다. 인문학이라는 단어가 붙는 이유가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처음의 시작은 근대로부터 시작합니다. 한양, 경성, 서울 그리하여 근대의 시작이라는 목차를 중심으로 근대에서 경성, 서울을 이야기 합니다. 서울에 대한 이야기 곳곳에 흔히 아는 곳곳들이 등장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백화점에 관한 이야기와 북촌의 한옥을 지키려 했던 '정세광' 건축가의 이야기였습니다. 지금은 그분의 활동이 의로운 것으로 보여지지만 그 당시에는 집장사의 무분별한 한옥 짓기로 보였다는 내용등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가 소개되어 재미나게 읽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종로3가의 피맛골의 진실부터 익선동, 돈의동 쪽방촌, 서촌, 북촌으로 이어지는 내용의 중심은 서울의 중심을 따라 쭈욱 내려오는 것으로 이야기 전개가 흘러가는 듯 했는데 갑자기 영등포에서 혜화동의 학림다방으로 넘어가 대림동으로 내려오더니 다시 강남으로 이야기가 흘러갔습니다. 왠지 모를 기대감을 가지고 다음에 등장하는 동네가 어디일까를 궁금해 하면서 읽어 내려간 독자를 위해 구성적인 면을 상상이 가능하도록 안내하였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그냥 서울을 한바퀴 돌고 싶은 마음이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