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괜찮냐고 시가 물었다 - 시 읽어주는 정신과 의사가 건네는 한 편의 위로
황인환 지음 / 웨일북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또다시 찾아온 스트레스. 이 공간에 있으면 터질 것 같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슴은 답답하고 머리는 멍하고 입으로는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은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찾아낸 질문은 "나 왜 이러지?"

근처 정신과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다녀올 곳은 마땅하지 않았습니다. 다시금 사무실로 돌아와 자리에 앉아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여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도움의 요청은 팀장에게로 향했고 팀장은 흔쾌히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처럼 보였으나 또다시 시작된 나의 트집 잡기입니다. 도움을 주는 것 처럼 이야기하는 그 입에서 언급이 되는 내용은 크게 확장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든게 누구인데 그렇게 이야기를 할까 싶었으나 더 이야기를 하면 꼬리를 물고 톱니바퀴를 돌 것 같았습니다.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고 알겠다고 긍정도 부정도 아닌 대답으로 마무리 합니다. 그러고 나서 다음날 결근을 합니다. 터질 것 같은 가슴을 부여잡고 있는데 진단서와 코로나 검사를 받아 보라는 이야기와 전자문서를 통해 결재를 올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정신과 의사의 책들을 보면 내면에 숨겨져 있던 생각들이 올라오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찌 어찌 버티고 있는 상황인데 그것의 불을 확 당기는 역할을 하는 것이 위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를 찾는 다고 하는 이유도 꽁꽁 숨겨놓은 마음을 어딘가에 터 놓을 곳이 없기 때문이라는 글을 읽는 순간 20~30대에 그렇게 찾아 헤매이다 시간이 흘러 40대가 되었을때 그때 해소되지 않은 마음은 삶을 방해하는 요소로 다가오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0대에 그렇게 많은 상담을 받았지만 내담자에게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어보는 의사로 인해 더 이상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구나 마음에 새기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내가 문제가 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노래한 것이 언제인가,

마지막 춤을 춘 것은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한 것은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고요히 앉아 있던 때는 언제인가,

이 네가지 행동을 한지 오래되었다면

마음이 병드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었죠.

꽤 그럴듯한 처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은괜찮냐고시가물었다>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을 발견하다 P29 중에서

책속에서 똑같은 마음을 만났고 똑같은 이야기를 찾았습니다. 정신과의사의 글들이기때문에 마음의 위안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한단어로 응축된 내용의 시를 만나면 그 마음이 더 동하여져 마음의 위로를 받았습니다. 윤동주의 시가 그랬고 기형도의 시가 그랬습니다. 넓게 가져보지 못한 마음이 자꾸 움츠러들게 하는 듯 합니다. 시의 소개가 단순히 이런 마음은 이런 시를 만나야 한다를 넘어서 어떤 현상에 대한 마음이 드는 건 이런 부분 때문이다 하며 손을 내밀어 주는데 그 손을 잡아 끝까지 다가가다 보면 맞아...나도 그랬어 하며 동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정신과에 손 내미는 것이 절대 부끄러운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손 내밀어 위안을 받을 수 있다면 손을 내밀어야 하는 것이겠다 싶어집니다. 화에 대한 이야기를 만났을때 우리의 화가 내면의 화인지 외면의 화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니 묻지마 폭행같은 것들도 없어지지 않을까요. 마음을 위로해 주는 책이었기에 위로를 받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