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혼자라는 즐거움 - 나의 자발적 비대면 집콕 생활
정재혁 지음 / 파람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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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이고 싶어질 때가 있었다. 나만 이상한 것인가 싶어지는 마음이 들어서 주변을 둘러 보았다. 그러다 우연히 책에서 혼자라는 표현을 보게 되었다. 나만 그런게 아닌가 보다. 작가의 혼자의 생활은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혼자이다. 일년전에 무지개다리를 건넌 곰돌이와의 이야기 속에서는 혼자가 아님이 느껴질 정도로 글에서 힘이 있었다면 그리움도 느껴질 정도로 혼자라는 것은 결코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렇지만 나도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가 특히나 일을 할때에는 혼자가 좋다. 혼자서 하는 일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혼자이기 때문에 더욱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그런 나의 생각은 여러 책에서 리더쉽, 공동체, 함께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잘못 된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혼자이고 싶을 때 혼자 있게 해 주는게 예의 아닌가?


책 속 글을 읽어 내려가다가 놓질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작가님의 이야기가 어디까지 이어질까 상당히 궁금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씨네21 기사 출신이라고 하니 정말 다양한 영화 소개가 눈에 들어 왔다. 잘 모르는 일본 영화들도 눈에 들어 오고 잘 모르는 일본 밴드들도 언급이 된다. 그래도 이야기를 들으면서 괜히 궁금해 진다.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졌다. 재미나게 풀어 놓은 것도 아닌데 그냥 책속에서 언급이 된 영화며, 밴드며, 배우여서 그런지 소개를 받는 그런 느낌을 잠시 누굴까? 뭘까? 찾아볼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회사를 다니다 돌연 집에서 혼자가 된 뒤,

 많은 것이 '사람'들로 설명됐다.

 몸을 좀 추스리고 난 뒤 떠오른 것은

멀어진 사람들이었고

마음을 다스리며 생간한 건 남아있는 사람들이었다.

그건 2016년의 마지막 무렵이었는데,

당시 나의 SNS를 훑어보면

못 생긴 감정이 덕저덕지 붙어있다.

숨고 싶어 손톱, 발톱도 감추고 싶은 기분이 든다.

누나들이 출근을 하고,

엄마가 외출을 하고,

곰돌이와 홀로 남은 방안에서,

 하염없이 거의 매일 모든 걸 쏟아내다

하루가 끝이 난다.

[P129 중에서]




작가가 혼자일때를 이야기 하기 보다는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생활에 대해 혼란스러운 독자들을 위한 살짝 혼자가 아님을 건네는 글이라는 느낌이 크다. 10년이 넘게 살아온 샐러리맨 생활에서 벗어난 이야기이며 일본으로 건너가 살았던 이야기이며 지금 살고 있는 인천의 논현동 집에 오게 된 이야기 특히나 왕복 4시간이 걸려 들리게 되는 예전에 살던 집 근처의 동네카페에 대한 이야기 등 그저 일상의 이야기를 푹 펼치듯 이야기를 건넨다. 글들을 읽다보면 사람냄새 난다라는 느낌도 들었다. 일본어를 잘하는 것도 너무 부러운 일이기도 하고...언어를 안다는 건 생각의 확장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는 건 너무 늦은 감각이 아닌가 싶다.


글을 읽다 보면 눈에 띄는 단어들이 보인다. 원래 이렇게 쓰던 글이었을까 싶게도 자주 등장을 하는데 "꼐"라는 단어이다. 중간 중간 눈에 보이는데 어느순간 익숙해 져서 자동적으로 "께'로 읽기는 하지만 이러한 단어들은 아마도 일본어를 번역하는 습관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지금 남아있는 나의 사람들 누나들과 엄마라는 문장으로 그래도 혼자라는 것은 참으로 힘든일이 되는 것 같다. 그러나 가족이 있기에 힘을 낼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 부분에 공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나마 내가 낳은 자녀들이 나의 편이 되어 주고 있고 나의 부모님께서 내 걱정을 항상 해 주고 계시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많은 만남은 뒤로 하고 있지만 함께 한다는 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보면서.. 오랫동안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는 글에서 어떤 아픔이 있으셨을까 지금은 괜찮은 걸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내일 내시경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감정 이입이 더 많이 되었던 느낌이다. 갑자기 변화된 일상에서 나라면 어떻게 할까? 상상하는 것으로 책을 덮을 수 있었다. 감수성이 비슷한 분의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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