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 나만 알고 싶은 백수 김봉철 군이 웅크리고 써내려간 이상한 위로
김봉철 지음 / 웨일북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밥 먹으면서 쓸데없는 이야기를 너무 낳이 한건 아닌가? 나만 신나서 상대방 생각도 안하고 지루한 이야기를 혼자 떠들어 댄 건 아닌가? 나를 이상하게 생각했으면 어쩌지? 다른 사람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아 버린 건 아닐까? 내가 못생겨서, 내가 입은 옷이 허름해서, 내 말투가 어눌하고 바보 같아서, 내 표정이, 내 걸음걸이가, 어깨가 굽은 내 자세가 이상해서, 나랑 같이 다니기 창피하지는 않았을까? 어제의 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었을까? 남들만큼은 아니어도 그래도 사람처럼은 보였을까? 이 말은 하지말 걸, 그 이야기는 내가 들어도 지루했을 텐데, 그런데도 웃어주던 사람들은 정말 좋은 사람들인 것만 같아서 그게 더 미안하고, 후회되고, 신경 쓰이고, 걱정되고, 불안하다. [P37, 상단]



한동안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살았던 나와 동일시 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왜 이리 못났을까를 계속 되내이고 되내이고 그러면서 나를 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겉으로는 허허 거리면 털털한 사람 흉내를 내보기도 하다가 결국 그것이 들통이 나서 한동안 자시 동굴속에 들어가 나를 감추어 버리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책을 보면서 그럼 나도 우울증 인건가를 몇번이고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렇게 흘러갈수 있는 힘이 있었던 것을 알았습니다. 세아이가 있고 집이 있고 지켜야 할 가정이 있기 때문에 더이상의 깊은 굴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로 빠져 나와 생계를 고민하고 책임져야 하는 생활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약간은 위안을 받아 보기도 하였습니다.



왜 그런 것 같으냐고 묻기에, 아버지가 언제 나를 혼내고 때릴지 몰라 항상 불안해했으며, 학교에 가서도 애들이 괴롭히고 때리는 것을 항상 경계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대답했다. [P118, 하다]



그랬던 거 같았습니다. 나에게도 사람들 믿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되거나 나 스스로가 정말 못났다고 생각하게 되었던 그 시간들은 어쩌면 어릴적에 받았던 상처의 후유증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릴적에는 누구나 맞고 자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말만해도 맞았던 어릴적의 내가 다시 투사가 되어서 지금의 나의 생활에 방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정폭력이 정말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느낍니다. 말 한마디로 인해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신감이 저하되었던 그때의 나에게 괜찮아라고 자주 다독여 주게 되었습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던 손자 아저씨의 말을 떠올리며 나름의 기준을 세웠다. 나의 오랜 경험을 통해 나와 잘 맞지 않는 성씨가 있다는 걸 알고 그것을 골라내기 위해 고용주의 성을 유심히 살펴보기로 했다. 김, 이, 박, 최, 정, 강, 조, 윤, 장, 임...... 그러고 보니 나랑 맞는 성씨가 없는데....? [P122, 하단 /123, 상단]



사람을 사귀면서 이랬던 적이 있었습니다. 나랑 맞지 않는 성이 있을 것이라고 그래서 그 사람과 만나면 정말 힘드니 그 성씨를 가진 사람은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것이 그런 사람만을 만나는 것은 도대체 아이러니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잘 맞춰 가려고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성씨가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출신이 더욱 문제였습니다. 그 지역 출신은 항상 저의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상처의 원인이...



오늘은 나름의 무력감으로 회사에 나가지 않았지만 내일이라고 이겨낼수 있을까? 그렇다고 해서 내일은 꼭 회사에 나가겠다는 다짐 같은 건 하지 않을 거다. 난 거짓말을 잘 못하는 편이니까. [P141, 하단]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기에 이런 글이 나올수 있었던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거짓말을 잘 못하는 편이라는 자신의 위안을 삼아 보자고 한 이 말이 가슴이 다가왔습니다. 착한 사람은 계속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나를 스스로 옭아 매는 행위를 멈출수가 없습니다. 그렇게라도 해야 나는 착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용서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것 만으로도 나를 온전한 나로 만들어 갈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입니다. 착하기 때문입니다.


책속 주인공인 작가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갈수록 이상할 것 없다가도 폭력을 당한 이야기를 보게 되었을때는 공감이 되었다가도 주변에서의 관심이 너무 했다는 것을 보면서도 특히나 가난으로 인해 사람이 병들어 간다는 것을 보면서도 어떻게 할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것에 더욱 가슴 답답해 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사람으로써 성장해 나갈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힘이 필요하다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관심을 지속해야 하고 사랑을 주어야 하고 가난이 굴레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에 더욱 강한 어조로 말하고 싶어졌습니다. 가난으로 인해 평범하게 살아 갈수 있었던 그에게 폭력이 행사 되어지고 점점 삶에 대한 힘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더이상 숨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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