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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은 아니지만 둘이 살아요 - 고양이랑 사는 현실남의 생활밀착형 에세이
김용운 지음, 박영준 그림, 스튜디오 고민 디자인 / 덴스토리(Denstory) / 2019년 7월
평점 :
성격 있어 보이는 고양이가 표지에 나와 있고 두명은 아니지만 둘이 산다는 말에 이 책의 주된 내용은 아마도 반려묘와 사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행복한 상상(?)에 빠져 읽어 보게 되었다. 생각한 데로 상상한 데로 반려묘와 함께 사는 40세 미혼 아저씨의 이야기는 맞지만 반려묘에 대한 이야기는 책의 거의 3분의 1이 넘어가고 잠깐 또다시 3분의 1이 넘어가고 나서야 살짝 살짝 이야기가 되었다. 반려동물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 책들을 읽으면서 우리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반려동물의 이야기를 비교하게 되는 재미를 느끼게 되면서 부터는 이런 류의 에세이가 참으로 재미나게 다가온다. 그래서 그런가 반려묘 송이의 이야기가 나오는 그 부분에서는 눈과 손이 더욱 긴장하게 된다. 더욱이 짧은 이야기였지만 송이의 이야기는 그냥 반가웠다. 책을 맞이했던 느낌은 다 그냥 내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 책.. 그냥 위안이 되었다. 그런거 있지 않나? 내 삶이 이렇게 가는 이유에 대한 고찰. 지금 잘 살고 있는 건가 싶은 막연한 마음들을 표현할 길 없어 그냥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사는 것이 인생인 건데 이게 도대체 왜 나한테만 그런거지 하는 심정. 미혼인 기자. 반듯한 아파트 한채 그리고 차 그런데 미혼. 그래서 다른 생명과 함께 사는 것을 한번 해 봐야 싶어 1년동안 고민 끝에 맞이한 반려묘 송이와의 삶. 인생이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사이여야만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좋으면 내가 편하면 되는 그런것이 삶이 아닐까 싶다가도 책에서 주는 친구같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문장 하나 하나에 힘이 들어간다. 나도 그렇지. 내가 만약 미혼이었다면 이랬을까? 싶다. 그런 재미를 쏠쏠하게 느낄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던 책이 아니었나 한다. 40이라는 나이가 주는 막연함을 20대나 30대가 알리가 없겠지만 그냥 함 읽어보면 다 똑같은 삶을 사는 것을 이해하게 되는 것 아닌가 싶다.
택배왔습니다.
집에 찾아오는 이 없어 적적할 때면
주문을 외우지 말고 주문하세요.
이런걸 위트 있다고 하지 않던가. 책속 중간 중간 위트있는 생각들을 맞이할때 이렇게 사는 재미도 있겠구나 싶다. 유머도 상실하고 삶의 의미도 상실하고 있는 지금 이 책은 어쩌면 내안의 마음을 위안해 주려고 나에게 온건 아닌가 싶다.
그러니 혼자 사는 집에는 정말 나밖에 머물지 않는다.
완벽한 자유의 공간에서 편안함을 누릴수 있어 좋지만 편안함도 쌓이면 적적해 진다.
적적하다 못해 적막해진다.
고요함과 쓸쓸함이 집 안에 감돌면 정신 건강에 좋을 리가 만무하다. [p43]
밥하고 빨래학 설거지하고 집 안을 정도하는,
그저 주부들의 일로 여기는 살밍의 실체는 현경 교수의 말대로 사람을 살리는 일이었다.
아니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일임을 부인할수 없었다. [p79]
경험해 보지 않으면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던가. 남자가 40평생 혼자 살다 보니 여자의 마음 특이나 살림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위의 문장을 통해 우리 가족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다시 한번 상기 시켜 주었다. 곳곳에 숨어있는 위안과 배려... 그런것들이 주는 소소한 행복감을 느낄수 있었던 내용이 가득한 책이라고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