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다음 생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날게

다음 생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날게 - 세상 모든 딸들에게 보내는 스님의 마음편지
선명 지음, 김소라 그림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제목만으로도 깊은 가슴에서 올라오는 울컥 거림에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을가 싶었지만 무사히 책 읽기를 마칠수 있었다. <다음생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날께> 라는 제목과 귀여운 <다람쥐 가족 (모녀사이겠지만)>이 어떤 이야기로 가슴 뭉클하게 만들지 기대 되었다. 그런데 표지위의 작은 글씨를 애써 무시하지 말았어야 했다.

세상 모든 딸들에게 보내는 스님의 마음편지

그렇다. 이 책의 저자는 선명스님이다. 엄마와 함께 속세를 떠나 스님이 되신 분. 어떻게 스님이 되셨을까글 궁금해 할때 스님은 스스로 이야기를 담아 놓았다. 이혼후 힘들어 하는 엄마를 따라 산을 넘고 넘어 간 절. 절에서 만난 큰스님이 하신 이야기. "스님이 되어라" 그래서 선명스님의 어머님은 스님이 되었고 그 이후인지는 알수 없지만 선명스님 또한 스님이 되었다고 한다. 엄마인 주지스님과 티격태격 스승과 제자로 다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딸이 엄마에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아 낸 책이었다. 그리고 절에서의 생활을 통해 깨달은 이야기를 고스란히 보여 주신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절에 가야 할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살면서 한번도 절이라는 곳에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서 심신의 위안을 가지고 싶은 마음에서 절에 가서 잠시 휴식을 하고 와야 할까 싶었다. 삶이라는 게 어느 누구에게나 힘든 연속이겠지만 말이다.

주지스님과 선명스님의 알콩달콩 다툼의 이야기가 전달 될 때마다 엄마와 딸의 관계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이 스승과 제자와의 관계에서는 배움의 시간들이 전해진다. 이후 등장하는 주오스님과 막내보살님의 이야기와 큰스님의 질문에 대한 적절한 대답들이 책을 읽어 내려 가는 내내 재미와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그냥 마음을 달래 주는 것 같은 마음에 따스함을 느낄수 있었다. 요즘 책에 푹 빠져 사는 나에게 독서의 중요성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에 보는 책 마다 포스트잇으로 덮어 버렸다. 위안을 삼을수 있는 글들이 책 속에서 발견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새해 아침에 어른 스님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스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래, 너는 새해에 복 많이 지어라."

복 많이 받으려 하지 말고,

복 많이 지으려 하라는 뜻입니다.

나는 어찌 복은 받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을까요.

복 받는 사람보다 복 짓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 4부 *다듬고 덜어내면 마음도 단정해집니다. P150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보는 것이 달라진다고 하죠. 힘듦에 괴로워 하지 말고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히려 하지 말고 물 흐르는 대로 살며시 흘러가면 어느 샌가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하게 되어 행복한 순간을 맞이한다고 한다. 아마도 선명스님이 이야기 하는 내용은 딸로써 삶을 살다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순간도 시간이 지나면 다 이해가 가능할 것이라는 걸 말씀해 주시려고 하신건 아닐까 하는데. 짧은 이야기들 속에 전달하시려는 내용이 저절로 와 닿은 마음편지를 읽다보니 어느샌가 선명스님도 궁금해 지고 주오스님도 궁금해 져서 네이버 검색을 해 보게 되었는데 검색은 되지 않으셨다. 절에서의 삶이 그리 녹록치 만은 않을 텐데 왠지 그안에서 위로와 해명을 주려 하시는 노력에 만나고 싶은 분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