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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 ㅣ 에프 그래픽 컬렉션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말라 프레이지 그림, 신형건 옮김 / F(에프)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어떻게 이렇게 얇을 수가 있지???
책의 가격은 15,000원!!!! 뭘까"
책을 딱 받아 보는 순간 이런 느낌이 정말 솔직하게 올라왔다.
양장으로 되어 있고 페이지는 73페이가 고작. 그림이 대부분이라 읽기 편한 어른 동화 같은
그래서 부담은 없었지만 지금 읽고 있는 김시덕의 "서울선언"은 413페이지. 사진이 곳곳에 삽입이 되어 있다고 해도 양적인 측면에서는 의아해 하는 느낌을 지울수 없는 책이었음은 분명하였다.
까만 표지에 금색으로 글씨를 박고 목줄에 메어 있는 반려묘(?), 제목은 유기견을 입양하다인데 그림은 "유기묘"의 느낌으로 다가왔다. 어찌 되었든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입장으로서 이책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책에서 보여지는 이야기들은 훨씬 좀더 다르게 다가왔다.
*Contents
하느님,
잠에서 깨다 11
미용 학교에 가다 15
보트에 타다 19
스파게티를 만들다 23
병원에 가다 27
체포되다 31
목욕하다 35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다 39
감기에 걸리다 43
책을 쓰다 47
케이블 티브이를 신청하다 51
하느님을 찾아가다 55
회사원이 되다 59
팬레터를 쓰다 63
인도에 가다 67
유기견을 입양하다 71
목차이다. 뜬 구름없이 목차를 소개하는 건 왜일까를 의문해 보았다. 16개의 컨텐츠 중에서 같은 내용의 주인공은 없었다는 것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 이다. 연결성을 보자니 책속에 삽입된 내용으로 연결성을 찾기 쉽지 않다. 각각의 컨텐츠들은 자유롭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주인공의 시점은 "하느님"이다.
각각의 컨텐츠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사람은 "하느님"인데
여자일수도 남자일수도 어른일 수도 아이일 수도 있는 형식으로 책에서 소개가 된다.
잠에서 깨어난 하느님. 사과나무 아래애서 마음껏 평화를 누려 보는 내용으로 시작이 된다.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탐색하고 연구하면서 차츰 삶의 방식을 깨달아 간다. 그러다 중간에 책을 쓰게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성경이 아닌 누군가에게 쓰는 책. 그건 누굴 말하는 것일까 싶게 의문을 자아낸다.
" 그 책은 작은 소년을 위해 쓴 것이었다. 꼭 한권 뿐이었다. 하느님은 그 소년의 머리맡에서 책을 읽어 주었다. 소년은 잠이 잘 오지 않았다. 그래서 하느님은 그 책을 읽어 주었고, 그 소년은 자라서 작가가 되었다. 누구냐고? 그건 말할 수 없다."
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 페이지 48~49
읽은 책의 소감을 적기 위한 자리에서 다시 책을 들여다 보고 고민하게 되었을때 그 소년은 아마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조부모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던 그 소년은 성장하여 작가가 되었고 어릴적 영감을 주었던 조부모를 기리기 위해 하느님이라는 표현을 쓰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며 책속의 의미를 찾아낸 것 같은 기쁨을 살짝 누려 본다. 다독을 하면 책에서 이야기 하는 내용이 보인다고 하던데 이런 경험이 이번 책을 통해서 얻어 낸 것 같다.
"하느님은 그럴 마음이 전혀 없었다. 하느님은 개를 좋아했다. 어렸을 때부터 줄곧 그래 왔지만 지금은 도무지 개를 키울 시간을 낼수 없을 것 같았다...(중략)....문득 깨달았다. 논리적으로 따져 보자면 하느님이 한 일이라곤 단지 세상이 제대로 굴러가게 한 것 뿐이라지만, ....(중략)....이제 하느님은 밤에도 자신의 발을 따뜻하게 해 줄 누군가가 생겼다."
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 페이지 72~73
결국은 다양한 인간의 삶 속에서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는 책임감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책에서 하고자 한 건 아닌가 싶다. 아주 짧은 형식의 동화를 통해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시작하다가 점점 독자의 생각에 밀접하게 관계를 맺게 하기 위한 장치를 사용했다는 것에 공감하고 싶어졌다.
어느날 무언가를 떠올렸는데
그것이 오로지 당신만의 것이라면,
아직껏 아무도, 어느 누구도 해 본 적 없이 오직 당신만이 해 낸 생각이었다면
당신은
하느님일지도 몰라요.
하느님이 되는 건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오늘도 당신은 세상을 찬찬히 살펴보고
그 안에 있는 무언가를 생각합니다.
당신은 이미 하느님일지도 몰라요
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 표지에서
책의 앞으로 넘어와 다시 위의 문구를 보았을때
나도 모르게 무릎을 탁 치게 되었다.
분명 나에게도 능력이라는 것이 있을 것이었다.